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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식의
' 클래식은 영화를 타고 '
< 대부 3 - The Godfather Part III >
1979년 미국 뉴욕, 어느덧 60대의 노인네가 된
마이클 콜레오네(알 파치노 분)...
그는 1세기에 걸쳐 피로 얼룩진 가문의 오명과
죄업을 씻어 내기 위해 무던한 노력을 쏟아붓죠.
모든 재산을 합법적 사업에 투자하고 바티칸
교황청과도 돈독한 관계를 갖습니다.
어엿한 기업가의 총수로 올라 선 마이클에게
더할 수 없는 기쁨이 겹쳐 보입니다만...
딸 메리를 내세운 재단의 자선사업 덕분에
교황청에서 성 세바스찬 훈장을 수여받게 되는
자리에 이혼한 부인 케이 아담스(다이안 키튼
분)가 오게 된 거죠.
실로 8년 만의 재회였습니다.
하지만 케이는 '살인으로 점철된 위선' 이라며
1억 달러의 자선 기부 행사를 폄하하죠.
아들 안소니(프랭크 담브로시오 분) 마저 법학
공부를 접은 채 성악가의 길을 걷겠다고 나섭니다
마이클은 그가 학위를 마치고 변호사가 돼 자신의
사업을 이어줄 것을 요구하지만...
안소니는 거절 잘하는(?) 아버지를 닮았는지
단호히 이를 거부하고 말죠.
여전히... 마이클의 머릿 속은 형 프레도를 죽음에
빠트렸던 < 대부 2 > 종결부의 호숫가 장면이
맴돌고 있습니다.
형이나 다름없던 톰 헤이건의 둘째 앤드류
헤이건(존 사베지 분)도 신부가 되어 바티칸을
향하죠.
마이클은 "누가 뭐래도 나는 가족을 지키고 있는
거야" 라고 자부합니다.
한데... 콜레오네 가족들이 모여있는 자리에
초대장도 없이 죽은 형 소니의 혼외 자식인
빈센트 만시니(앤디 가르시아 분)가 나타나죠.
마이클은 다혈질 큰형을 빼닮은 빈센트를 거두어
들이면서도 사뭇 착잡해집니다.
가족 중에 그나마 마이클에 우호적인 딸 메리
(소피아 코폴라 분)는 사촌오빠인 빈센트를
기억하며 이성적인 관심을 기울이게 되죠.
그런데, 마이클을 향해 신참 마피아 조직의 젊은
보스 조이 자자가 눈에 가시처럼 도발해옵니다.
일단 도전을 받은 이상 응하지 않을 수가 없고...
하지만 조이 자자의 뒤에는 마이클의 계획을
방해하는 거대한 조직의 음모가 도사리고 있었죠.
콜레오네 패밀리를 업고 마약 밀매를 하며 이탈리아
이민촌을 슬럼가로 전락시킨 자자에게 불만을
품고 있던 빈센트...
그는 화해를 시키려던 마이클의 앞에서 오히려
조이 자자의 귀를 물어 뜯고 말죠.
마이클은 세계적 부동산 기업 ‘이모빌리아레’ 의
최대주주 절차를 밟는 중이었습니다.
바티칸 은행을 관리하는 길데이 대주교(도날
도넬리 분)를 설득해 바티칸 측 지분 25%를
매입하려 하지요.
이미 부패와 비리에 깊숙이 연루된 길데이
대주교는 바티칸 은행 측의 아킬레스 건을 내밀히
털어놓습니다.
"어떤 사악한 세력이 우정의 미명으로 바티칸
은행에 손실을 입혔지요. 그것도 무려 7억 7천만
달러를 말입니다!"
마이클은 고심 끝에 제안하죠.
"우린 이미 카지노와 도박, 모든 사업을 정리했지요.
'이모빌리아레' 의 합법적 대주주로 승인해주면
바티칸 은행에 5억 달러를 입금하겠습니다."
이에 노회한 길데이는 한술 더떠 "용서의 힘보다
빛 갚을 수 있는 힘이 더 큰데 말이죠" 라며 더 많은
6억 달러를 요구하죠.
급기야, 마이클은 "용서의 힘을 과소평가하지
마세요" 라며 대주교와 6억 달러에 최종
합의합니다만...
교황 성 바오로 6세가 사업 승인을 하지 못할 만큼
위중한 상황에 처하며 거래는 지지부진한
교착상태에 빠져들고 말지요.
이때 뉴욕 마피아 보스인 알토벨로(일라이 월락
분)가 마이클을 찾아와 이 거래 파트너로 끼워줄
것을 요구합니다.
알토벨로는 누이 코니의 대부로 오랜 세월
콜레오네 가문의 친구로 행세해왔죠.
새로운 시대의 사업을 펼치려 했던 마이클은
마피아의 개입을 원천적으로 꺼려합니다.
해서, 그는 패밀리 대표들을 모두 직접 만나
설득을 통해 빚과 불만을 청산키로 하죠.
마이클이 주재하는 회의에 참석하러 헬기에
동승한 빈센트.
혈기왕성한 그는 "조이 자자를 태우고 와 밑으로
떨어트렸으면 좋겠어요." 라고 내뱉습니다.
마이클은 그런 천방지축의 조카를 차분히 타이르죠.
" 그놈은 별거 아냐. 허풍떨고 위협이나 해대는
해결사에 불과해. 무슨 짓을 꾸미든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녀석이지.
그럼에도 일 커지기 전에 그를 없애버려야 한다는
빈센트에게 또 충고하죠.
" 적들은 언제나 네가 남기고 간 것에 의해서
강해지는 거야. 적을 그저 미워하지 마라! 그건
네 판단력을 흐리게 한다."
애틀랜틱 시티 호텔에서 열린 총회에서 마이클은
신규 사업을 단독으로 진행하겠노라고 선언합니다.
대신 동업관계를 완전히 정리하는 조건으로
두둑한 카지노 주식 배당금을 패밀리별 보스들에게
나누어 주죠.
깜짝 선물에 만족하는 모두를 뒤로 한 채... 한 푼도
받지 못한 조이 자자는 분노하며 그 자리를 박차고
나갑니다.
"오늘 받은 수모는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내 몫은
내가 직접 챙길 거에요.
어쨌든 마이클 측이 나를 적으로 여긴다는 걸
분명히 알았소. 여러 분은 누구 편을 들지 확실히
결정하는 게 좋을 겁니다!"
얼마 뒤 자자 일당은 무장 헬기로 기습해 마피아
보스들을 대거 살해해 버리죠.
초토화된 아수라장을 빈센트의 도움을 받아
극적으로 탈출한 마이클...
당장 자자를 죽여버리자는 빈센트에게 마이클은
아버지 비토가 일렀던 경구를 깨우쳐줍니다.
"네 생각을 함부로 남에게 알게 하지 마라!"
그러나 마이클 역시 "조이 자자, 그놈이 혼자서
이런 엄청난 일을 저지를 리가 없다" 라며 배반감으로
치를 떨죠.
"내가 빠져나왔다고 생각하기 무섭게 그들은
내 발목을 사로잡았어. 우리의 진정한 적은 아직
자신의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마이클의 분노와 쇼크'
https://youtu.be/UneS2Uwc6xw
이 명대사는 < 대부 3 > 전반을 아우를 뿐만
아니라, < 대부 > 시리즈 전체를 통해 마이클의
심정을 대변하는 메시지로 울려옵니다.
이처럼 한 번 발을 디딘 이상 빠져나오지 못하는
저주의 굴레를 조카인 빈센트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았지만... 빈센트의 욕망은 이미 대부의
자리를 향하고 있었죠.
그는 분통을 터뜨리다 그만 저혈당 쇼크로
쓰러지며 외칩니다.
"이 겉다르고 속다른 늙은이 알토벨로, 개자식!",
그리고 "형 프레도! 프레도!" ...
문병을 온 케이는 아들 안소니가 시칠리아에서
오페라 데뷔 무대를 갖게 됐음을 알리죠.
그동안 빈센트는 사촌 메리와 연인 관계가 되고...
또 고모 코니의 승인을 등에 업고 부하들과 함께
축제 퍼레이드에서 숙적 자자를 처단해버립니다.
깨어난 마이클은 불같이 화를 내죠.
조카 빈센트가 앞뒤 안 가리는 난폭한 성정 때문에
일을 그르쳤던 아버지 소니의 뒤를 잇길 바라지
않기 때문입니다.
마이클은 빈센트의 섣부른 행동을 질타하고,
메리의 안전을 위해 두 사람의 관계를 끝낼 것을
요구하죠.
또한 자신을 배신하고 영혼을 파는 것처럼
알토벨로에게 접근해, 그가 어디까지 줄을 대고
있는지 확인하라는 비밀 명령을 내립니다.
계획대로 다가온 빈센트에게 알토벨로는 "권력과
가까운 사람이 가장 부유한 분" 이라며 거물급
정치가 돈 루체시(엔조 로부티 분)를 소개해주죠.
루체시는 "강인하고 예의바른 친구라고 들었네.
자네가 조이 자자를 무덤에 보낸 장본인이구만!
최강자에게도 친구는 필요하지" 라고 격려하며
빈센트를 맞아들입니다.
마이클의 지략대로 빈센트는 짐짓 루체시를
떠보죠.
"돈 루체시, 당신은 금융과 정치를 잘 아시는 분이죠.
저로선 너무 깜깜한 분야여서 어찌 해야 할런지
모르겠습니다만..."
루체시는 "자네 총은 전문가잖아!" 라며 한마디로
풀이해줍니다.
"금융이 총이라면 정치란 그 방아쇠를 언제 당기는
지를 아는 거라네."
한편, 마이클은 길데이와 루체시의 비리를 폭로하기
위해 후견인 돈 토마시노(비토리오 두세 분)의
주선으로 람베르토 추기경(라프 바로네 분)을
만나죠.
"여기 수조 속에 잠겨 있던 돌을 쪼개 보면, 오랫동안
유럽 사회에 주님의 말씀이 스며들지 않은 것처럼
말라있지요" 라는 말씀에 감화된 마이클...
그는 추기경 앞에서 뜻밖의, 아니 오래 전부터
맘 속 깊이 품어왔던 고해성사를 통해, 자신의
수많은 죄악들, 특히 둘째 형 프레도를 죽인 죄를
통한의 눈물로 회개합니다.
"음, 저는 제 아내를 배신했습니다. 저 자신도
배신했고요. 저는 사람을 죽였고, 또 사람을
죽이라는 지시도 했습니다.
아뇨, 별 소용이 없네요.... 저는 제 형을 죽이라는
지시를 했었습니다. 그가 저에게 해를 입혔거든요.
저는 그렇게... 제 어머니, 또 제 아버지의 친자식을
죽였습니다."
마이클은 이 참회를 계기로 불신과 두려움의
거대한 벽을 허물며 진정어린 사과와 함께 전처
케이의 용서를 받게 되죠 .
마이클은 이제 어엿한 콜레오네 패밀리의
콘실리에리 역할을 하는 여동생 코니에게도
고백합니다.
"코니, 나는 가족을 위해 합법적이고 깨끗한
사회에 편입될려고 갖은 노력을 다했다. 하지만
위로 올라갈수록 더욱 더러워지더구나..."
코니는 그런 마이클을 향해 프레도 오빠는
사고로 익사했을 뿐이라며 위로하지요.
< 대부 3 > 는 종반부에 이르며, 점점 서사의
시원(始原)을 향해 치닫아 갑니다
안소니의 오페라 공연을 축하하기 위하여 모두
모인 가족들과 시칠리아에서 휴가를 보내게 된
마이클.
그는 빈센트로부터 부동산사업체 인수 건이
반대세력의 추악한 음모에 휘말려 있다고
보고받죠.
노회한 '알토벨로' 와 부패한 '길데이' 대주교, 또
본질이 같은 정치와 범죄 두 세계를 넘나드는 정치
마피아 '루체시' 로 이뤄진 커넥션이 콜레오네 가의
돈만을 빼먹기 위해 혈안이 돼있다고 말입니다.
마이클은 "합작 비지니스의 배는 똑같은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라 주장했던 루체시를 떠올리죠.
그는 다시 한번 피의 참극이 되풀이될 수 밖에
없음을 예감합니다.
더 이상의 전쟁을 원치 않았던 마이클이 망설이는
사이 빈센트가 대신 복수를 자청하며 나서자
마이클은 고민에 빠지죠.
결국 마이클은 메리와의 관계를 끝낸다는 조건을
내세워, 빈센트를 콜레오네 패밀리의 새로운
'대부' 로 지목합니다.
"이제 전 당신의 아들이니 모든 것을 명령하세요"
라는 빈센트에게 마이클은 확고하게 못을 박죠.
"내 딸 메리를 포기해! 모든 건 값을 치루는 법...
그것이 네가 선택한 인생의 대가야."
마이클은 새 대부 자리에 오른 빈센트에게
"적들은 항상 네가 사랑하는 사람을 노린다"고
충고하는 동시에, 경륜어린 가르침 또한
계속해서 전해주죠.
"입은 다물되, 눈은 열어라!"
"돈과 우정은 물과 기름이지."
안소니는 부활절을 맞아 콜레오네 가의 뿌리와도
같은 시칠리아 섬의 팔레르모 극장에서, 마스카니
오페라 <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 속 투리두
역으로 무대에 섭니다.
마이클은 '시골의 기사'(騎士)로 번역되는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를 '카발라리아
루스티카나' 로 잘못 발음했다가, "뉴욕에서
오래 살다 보니 표를 잘못 산 모양" 이라면서
멋쩍게 웃습니다.
공연을 앞두고 케이가 이토록 아름다운
시칠리아에서 비극이 왜 끊이지 않는지 묻자,
마이클은 "돈과 명예, 가족을 위해서 살육은
늘 끊이지 않았소" 라고 답하죠.
아이러니하게도 이 응답은 영화의 말미에 그의
사랑하는 딸 메리에게 비수가 되어 꽂힙니다.
그런데... 마이클의 멘토요 정신적 지주였던
돈 토마시노가 알토벨로 일당에게 먼저 피격되며
크나큰 충격과 슬픔을 안겨주죠.
마이클은 애석하게 세상을 떠나간 돈 토마시노를
충심으로 애도합니다.
"안녕히 가시오, 나의 오랜 친구여.
당신은 조금 더 살 수 있었고, 나는 내 꿈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는데.
당신은 참 많이 사랑받았지요, 돈 토마시노...
왜 나는 두려움을 받았고, 당신은 사랑을
받았을까요? 대체 뭐였을까요?
나는 고결하지 못했어요. 나는 좋은 일들을 하고
싶었는데, 뭐가 날 배신한 걸까요? 나의 마음?
나의 심장? 나는 왜 나 자신을 책망하는 거죠?
내 자식들의 삶에 걸고 맹세해요. 속죄할 수 있는
기회를 한 번만 주세요. 그럼 더 이상 죄를 짓지
않겠어요."
그럼에도...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는
그 막을 열며 영화 종반부를 채워갑니다.
무대 위에서 오페라가 공연되는 동안 극장의
안과 밖, 그리고 저 멀리 바티칸에서는 피비린내
나는 암투가 벌어지죠.
전주곡과 함께 진중하게 울리는 오케스트라
사운드는 극적인 긴장감을 극대화시키고, 앞으로
펼쳐질 처절한 인과응보의 비극을 은유합니다.
마이클은 빈센트의 살인 계획을 암묵적으로
승인하죠.
교활한 알토벨로 역시 전문 암살자 모스카
(마리오 도나토네 분)를 고용해 마이클을
죽이려 합니다.
엇갈리는 애욕이 빚어내는 핏빛 드라마
<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 는 죽음의 그림자를
짙게 드리우며,
마피아의 비극적 최후를 그린 < 대부 3 > 에 더없이
어울리는 음향적, 정서적 배경을 제공하죠.
오페라 하우스에서 고문 변호사 B.J.해리슨
(조지 해밀턴 분)은,
요한 바오로 1세가 '이모빌리아레' 사업을
승인했으며, 또 바티칸 내부의 썩은 걸 과감히
도려내고 있다고 마이클에게 보고합니다.
이에 마이클은 "세상 일은 알 수 없는 거" 라며,
너무 강직하다 못해 위험해질 수 있는 상황을
우려하죠.
드디어 오페라는 투리두 역의 안소니가 세레나데
'오! 롤라, 우윳빛처럼 새하얀 그대여’ 를 부르며
시작됩니다.
아직 막이 오르기 전으로 극장 안에 관객들이
계속해서 들어오는데, 그중에는 신부로 위장한
히트맨 모스카의 모습도 보이죠.
이후 영화는 오페라 공연 장면과 극장 밖에서
벌어지는 암살 장면들을 숨막히는 긴장감 속에
번갈아 담아냅니다.
'대주교 양초에 불을 켜드리는'... 암살 미션을
실행할, 마이클의 충복 알 네리(리처드 브라이트
분)가 쿠키 상자에 숨긴 권총과 함께 기차를
타고 가는 장면과,
오페라 속 롤라의 남편 알피오가 씩씩하고 힘찬
마부의 아리아 '망아지는 용감하게'(Il cavallo
scalpita)를 부르는 장면이 교차되죠.
마이클을 노린 암살자가 신중하고도 노련하게
작업을 진행하는 가운데,
루체시의 저택에도 마이클 측 자객인 칼로
(프랑코 시티 분)가 도착합니다.
해골 마스크 연출로 그로테스크하게 풀어지는
오페라 무대엔 부활절 성가가 충일하게
울려퍼집니다만...
잠적했던 바티칸 은행 책임자 카인직(헬무트
베르거 분)이 맨 먼저 마이클 패밀리에 의해
목졸려 죽임을 당하죠.
또한 루체시를 찾아간 칼로가 몸수색을 받고
있는 동안, 무대에서는 투리두가 롤라의 남편
알피오와 결전의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빈센트가 배치한 쌍둥이 경호원들은
한 수 위의 암살자 모스카에 의해 칼에 찔려
차례로 죽임을 당하죠.
오케스트라의 저음 현악기들이 팽팽한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가운데, 투리두가 알피오의 귀를 물어
결투를 신청할 때 모스카는 마이클을 향해 총을
겨눕니다만...
마침 변호사 해리슨이 교황이 제거될 위험에
처해 있다며 마이클을 불러내는 바람에 저격
타이밍을 놓치고 말죠.
산전수전 다 겪은 마이클은 "교황님의 적들은
너무 막강해. 그분을 구하기엔 이미 늦었을거야"
라며 오페라 홀 관람석으로 돌아갑니다.
이어 화면엔 오페라 속 부활절 행렬 장면과 이미
독살된 교황의 모습이 엇갈리며 펼쳐지죠.
요한 바오로 1세를 깨우러 간 수녀가 교황이
서거한 것을 알고 울부짖을 때,
오페라에 나오는 부활절 합창(Easter Hymn)
'할레루야' 클라이맥스가 장엄하게 울려
퍼집니다.
발코니 석의 알토벨로는 코니가 80세 생일
선물(?)로 준, 독이 든 '카놀리'(canolli) 과자를
먹으며 오페라 아리아에 맞추어 손으로 신나게
박자를 젓지요.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손에 힘이 빠지며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둡니다.
오페라 글라스를 통해 알토벨로가 죽어가는
광경을 죽 지켜보던 코니는 눈물을 흘리며
"편히 잠드세요. 대부님” 이라고 되뇌죠.
어느덧, 오페라는 부활절 미사가 끝나고
파국을 향해 치닫습니다.
피할 수 없는 결투를 앞두고 최후를 예감한
투리두는 어머니에게 격정적인 작별 인사를
남긴 채 집을 뛰쳐나가죠.
바순의 저음 안단테 선율이 마치 저승사자의
목소리처럼 음산하게 울려오며...
"이제 사람들은 당신네들을 신뢰하지 않는다" 라며
한껏 비꼬는 루체시를 향해, 칼로는 귀엣말로
나직히 마이클 콜레오네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권력이 없는 자는 사라지게 마련이오..."
그러곤 안경 테를 무기삼아 루체시 목을 찔러
절명케 하고 자신 또한 경호원의 총에 맞아
장렬하게 숨을 거둡니다.
더불어, 묵직한 콘트라 베이스 울림 속 일정한
간격으로 울리는 팀파니 소리가 긴박하고 불길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가운데,
길데이 대주교도 계단에서 넬리의 총을 맞고
마침내 쓰러지죠.
세발의 총소리가 울리는 것과 동시에
오페라에선 “투리두가 죽었어요" 라고 세번
울부짖는 소리가 아우러집니다.
아리아 하나 없이 비통한 오케스트레이션과
함께 순식간에 일격의 미학으로 마무리되는
피날레...
대주교의 사체가 나선형 계단을 따라 바닥으로
추락하고,
여기에 목 매달린 카인직과 피흘리는 루체시
최후의 심판 모습이 오버랩되며 처절한 복수극의
드라마도 그 장대한 막을 마감하는 것처럼
보이죠.
오페라가 끝나고 마이클은 공연장을 나오며 "이제
우리 콜레오네 가문이 예술가 집안이 되었구나"
라고 자랑스러워 합니다.
그러나 이는 헛된 망상일 뿐... 악행으로 점철된
마이클을 향한 면죄부는 끝내 건네지지 않죠.
콜레오네 가족들이 극장의 계단을 내려오는
순간, 모스카가 마이클에게 다가가 총을
발사합니다.
그러나 총을 맞은 사람은 마이클이 아닌
딸 메리였죠.
메리는 “아빠” 라는 한 마디만 남기고 그 자리에서
쓰러집니다.
순간 마이클은 절망적으로 “오, 안돼!” 를 외치며
딸을 껴안지만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일...이제
그는 메리의 차가운 주검 앞에서 절규할 뿐입니다.
마이클의 오열과 함께 처연한 '카발레리나
루스티카나 간주곡'(Intermezzo) 이 흐르죠.
그토록 애지중지했던 딸 메리가 떠나간지
어언 18년...
화면은 바뀌어 백발이 성성한 노인네가 된
마이클 콜레오네는 시칠리아의 퇴락한 정원에
외로이 홀로 앉아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가 앉은 의자는 그저 한구석을 차지할 뿐
나머지는 텅빈 여백으로 비춰지죠.
마이클이 그토록 가족을 지키겠다고
몸부림쳤건만, 정작 지금 이순간 그 자신의
곁에는 아무도 남아있지 않다는 암유인 겁니다.
화면엔 마이클이 시칠리아에서 아폴로니아와
결혼식을 올리는 신,
딸 메리, 그리고 아내 케이와 함께 행복하게
춤을 추는 장면,
그리고 저택 마당에 늙고 병든 모습으로
앉아 있는 시퀀스가 교차 투영됩니다.
오페라 < 카바렐리아 루스티카나 > 의 파국적인
결말을 앞두고 가슴 시리도록 울려 퍼졌던
간주곡 선율과 함께 말이죠.
마침내, 고독한 대부 마이클 콜레오네는
힘없이 손을 떨어뜨린 채...
의자에서 떨어져 허무한 영욕의 삶을 마감하고
맙니다.
그 길고 긴, 치열했던 드라마도... 어떻게
해서라도 일가(一家)를 지켜내고자 했던
한 사내의 꿈도, 모두 아스라이 페이드 아웃되죠.
< 대부 3 > 의 라스트 신은 그렇게 3분도 채 되지
않는... 인생교향곡의 '코다'(coda)와 같은
짧고도 애절한 간주곡으로 마이클의 비극적
결말을 새겨냅니다.
필사적으로 콜레오네 일가를 지켜내고자 했던,
그토록 장대하고도 숱한 영욕의 시간들을
덧없이 뒤로 한 채 말이죠.
'시칠리아' 섬으로 돌아온 '시칠리아' 출신의
콜레오네 가문이, '시칠리아' 를 배경으로 하는
오페라를 통해서 유장한 3부작의 대단원을
맞이한 것입니다.
- 엔딩 신
(feat. '카바렐리아 루스티카나 간주곡')
https://youtu.be/pYvNcEnoAtc
전편에서 강조했던... 어둡고 오염된 권력의
허상과 함께,
마이클이 가장으로서 그리도 혼신을 다해
지켜내고자 했던 '가족' 의 허망한 몰락을
부각시킨 < 대부 3 >.
영화는 한편의 장엄한 오페라를 보듯 영상과
음악이 절정의 하모니를 이루고 있죠.
1. < 대부 3 > 트레일러
https://youtu.be/z8h3LVb8cl8
2. < 대부 3 > 주요 시퀀스 1~10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53D5270D59AA70AD
'대부 3부작' 의 완결편 < 대부 3 > 은 패밀리
비지니스의 합법화 과정의 막바지에 있으면서
동시에 그들의 어두운 과거가 발목을 붙잡는
프레임으로 엮어집니다.
그 지난날의 역사는 가깝게는 마이클 콜레오네의
얼룩진 업보(業報)요, 또 유산인 동시에...
멀리보자면 '콜레오네 가(家)' 전체의 뒤틀린
시대적 상흔(傷痕)이라고 할 수 있지요.
이 과거사들은 마이클과 그의 가족들을
집요하게 위협하면서 영화에 극적인 긴장감을
더하고 있습니다.
3. < 대부 3 > 사운드 트랙
3-1. 카르미네 코폴라 '니노 로타 원곡' 에 의한
사운드 트랙 모음곡
https://youtu.be/Zdja3XCdl4Qㅗ
3-2. 안소니의 찬가 'Promise me you'll
remember' - 마이클의 '아폴로니아 비텔리 회상'
https://youtu.be/G75TuYk7gNU
4. 마스카니 오페라 <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 Cavalleria Rusticana >
코폴라 감독은 마스카니 오페라
< 카바렐리아 루스티카나 > 주요 장면을
편집없이 과감하게 < 대부 3 > 후반부에 삽입해
대미를 장식하게 했습니다.
영화 속 마지막 클라이막스인 복수 레이스는
오페라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이어지게 되지만...
이번에는 콜레오네 측도 동시에 당하게 되죠.
이렇듯, 약 40여 분에 달하는 이 오페라
시놉시스는 < 대부 3 > 의 극 중 상황과 많은
부분에서 기막히게 겹쳐집니다.
안소니의 오페라 데뷔 무대이지만, 화려한
오페라의 커튼 뒤로 양측의 물밑에서의 처절한
암투가 펼쳐지지요.
4-1.전주곡과 시칠리아나 - '오! 롤라, 우유빛
셔츠처럼 새하얀 그대여'('O Lola ch'ai di latti
la cammisa')
- 테너 잔프랑코 체켈레
https://youtu.be/SHCODH-Jqu0
투리두의 시칠리아나' 아리아는 산뜻한 하프
반주에 맞추어 불려지는 우아한 세레나데로,
안소니가 무대 뒤에서 이 노래를 부르는 동안,
로열석에 가족과 함께 앉은 마이클은 흐뭇한
미소를 짓습니다.
4-2. '오렌지 향기는 바람에 날리고'
('Gli aranci olezano sui verdi margin')
https://youtu.be/Kq1hmStvVh4
4-3. 마부의 노래 '망아지는 용감하게'
(Il carvallo scalpita)
- 바리톤 클라우디오 스구라
https://youtu.be/QgXWdwXvRo8
4-4. '어머니도 아시다시피'
('Voi lo sapete o mamma')
- 소프라노 피오렌차 코소토
https://youtu.be/x6uhQA0vojE
4-5. 부활절 합창 '할레루야'
('Regina coeli laetare')
- 소프라노 마리아 웨스트브룩 : 로열오페라
https://youtu.be/n6D5ZNwqYB0
4-6. '산투차, 왜 여기에'('Tu qui, Santuzza')
- 테너 플라치도 도밍고,
소프라노 피오렌차 코소토
https://youtu.be/3E1JlyzjKmY
4-7. '간주곡'(Intermezzo)
산투차는 투리두의 어머니 루치아에게 아들의
행방을 물어도 만족스런 답변을 얻지 못하죠.
결국 질투에 이성을 잃은 산투차는 미사에도
참석하지 않고 알피오를 찾아가 “당신 부인이
내 애인을 빼앗아갔어요!” 라고 따집니다.
이를 들은 알피오는 불같이 화를 내며 오늘
해가 저물기 전에 그를 죽이겠노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지죠.
산투차는 후회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이 대목에서 바로 그 유명한 '간주곡'
(Intermezzo)이 연주됩니다.
바이올린의 조용한 선율로 시작하여 오르간과
하프가 합주되는 가운데 극적인 힘을 담은
선율이 미려하게 펼쳐지죠.
숨 막히도록 아름답고도 애절한 비장미의
선율과 이어서 나타날 파국을 예견하는
폭풍 전야의 정적이 기막힌 효과를 가져다
줍니다.
클라이맥스로 급박하게 치닫기 전에 관객의
숨을 돌리게 하면서, 동시에 비극적인 종말을
암시해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는 이중의 역할을
하지요.
이 간주곡의 장면은 오페라에서 마을 사람들이
모두 성당 안으로 들어간 걸로 처리되면서
텅빈 무대를 배경으로 연주됩니다.
인간의 삶이란 우주를 지배하는 영겁의 시간에
비하면 그저 덧없는 순간의 '간주곡' 에 불과한
것인지도 모르지요.
- 카라얀 지휘 라 스칼라
https://youtu.be/8xxjkNP8R1U
4-8. 합창 '친구들이여 집으로 가자'
('A casa... Viva il vino')
https://youtu.be/k5pg1iuNV6A
4-9. '사랑을 위해 행복을 위해 마시자'
('Viva il vino spumeggiante')
- 테너 마리오 델 모나코
https://youtu.be/HKZshEHFFIs
4-10. '어머니, 이 포도주는 독하군요'
('Mamma, quel vino è generoso')
- 테너 요하네스 카우프만,
https://youtu.be/ID00Vp4bgYI
< 대부 3 > 의 극중극 < 카바렐리아
루스티카나 > 속 피날레...
투리두의 죽음을 뒤로 한 채 결연한 표정으로
검은 '미사보'(velum)를 쓰는 산투차.
오페라에서 산투차는 대부분 시어머니 루치아와
함께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것으로 설정됩니다만...
잠시 후, 영화 스크린은 현실로 돌아와 조카딸
메리의 비극적인 죽음을 애도하며 미사보를 쓰는
코니의 모습을 보여주지요.
5. 베르디 오페라 < 나부코 - Nabucco > 3막
헤브라이 포로들의 합창 - '날아라 상념이여,
금빛 날개를 타고'(Va pensiero, sull'ale dorate)
- 제임스 레바인 지휘 메트오페라
https://youtu.be/ntflUU_xmqY
안소니의 공연을 위해 휴양 차 온 마이클을
시칠리아 주민들은 '나부코' 코러스로 환영하죠.
- 李 忠 植 -
첫댓글 < 대부 3 - The Godfather III > 엔딩 신
feat. '카바렐리아 루스티카나 간주곡'
https://youtu.be/pYvNcEnoAt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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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 3 - The Godfather Part III> 트레일러
https://youtu.be/z8h3LVb8cl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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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부 3 > 사운드 트랙 모음곡
- 카르미네 코폴라
https://youtu.be/Zdja3XCdl4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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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부 3 > 속 마이클의 아폴로니아 비텔리
회상 시퀀스 - feat. 안소니의 찬가
'Promise me you'll remember'
https://youtu.be/G75TuYk7gN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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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카니 오페라 < 카바렐리아 루스티카나 >
전주곡과 시칠리아나 '오 롤라, 우유빛
셔츠처럼 새하얀 그대여'
- 테너 잔프랑코 체켈레
: 카라얀 지휘 라 스칼라
https://youtu.be/SHCODH-Jqu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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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바렐리아 루스티카나 > '간주곡'
(Intermezzo Sinfonico)
- 카라얀 지휘 라 스칼라
https://youtu.be/8xxjkNP8R1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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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의 분노와 쇼크'
https://youtu.be/UneS2Uwc6x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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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의 고해성사'
- 'I killed my father's son'
https://youtu.be/t2QvuZpxm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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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바렐리아 루스티카나 >
- '부할절의 합창(Easter Hymn)' 할렐루야
: 소프라노 에바 마리아 웨스트브룩
로얄오페라 코러스
https://youtu.be/n6D5ZNwqYB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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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디 오페라 < 나부코 >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 제임스 레바인 지휘 메트오페라
https://youtu.be/ntflUU_xmq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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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데이 와 루체시의 죽음'
https://youtu.be/5uK3wYrl3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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