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0년 전 산양산삼 형태(13년근)

산양삼의 빨갛게 익은 열매가 한떨기 꽃을 연상케 한다.

산양삼

한국전통심마니협회(www.simmemani.org)는 2월 17일, ‘대한민국 우수 산양삼출품전시대회’를 개최했다

산양삼 자생지

산양삼 7년근 모습

산양삼(山養蔘)은 원기를 북돋워주고 활발한 두뇌활동과 정신력을 강하게 하는 한편 인체의 저항력을 증강시켜 각종 질병으로부터 면역기능과 자연치유력을 높여주는 작용을 한다.
또한 각종 성인병이나 수험생의 스트레스 해소 등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전해진다. 산양삼은 그 명성답게 일반 재배인삼과는 확연히 다른 까다로운 재배환경과 기법, 10~20년에 이르는 오랜 인고의 시간 등을 요구한다.
하지만 이러한 까다로움으로 그 부가가치 역시 뛰어나 임산농가들의 고소득원으로 그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산양삼이란 가장 간단히 표현하자면 산삼 씨를 뿌려 자연 그대로의 임하(林下-산) 상태에서 자란 삼을 일컫는 것으로, 현대인들이 원하는 친환경, 무농약의 영초(靈草)로 불린다.
산양삼은 산림 속에서 사람의 도움 없이 천연적으로 자라게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데, 산삼과 약효가 동급인 최고품을 얻기 위해서이다. 최근까지도 이러한 산양삼은 산삼과 별다른 구분 없이 통칭 ‘산삼’으로 불려 왔는데 그것은 형태나 약효가 산삼과 다름이 거의 없기 때문이기도 하며 그만큼 키우기도 산삼만큼이나 어렵기 때문이다.
산양삼 키우기가 어려운 점은 산삼이 자라는 환경 자체가 매우 까다로우며 번식력이 매우 저조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원시적인 형태의 산양삼은 심마니가 애써 발견한 산삼 중 나이가 너무 어려 채취하지 못한 산삼의 장소를 기억했다가 오랜 세월 뒤에 채취하거나 아니면 자기만이 아는 장소에 옮겨심기도 하고 또 산삼 씨를 채취해 산삼이 발견된 그 장소에 파종해 키우거나 아니면 제3의 장소에 키우는 형태였다.
그 동안의 산양삼 재배는 심마니들에 의해 은밀하게 이루어져 왔다. 그래서 지금도 산양삼 재배는 산지나 재배지 정보가 부족한 형편인데 가장 주된 이유는 보안성에 있다.
인삼 재배농가에서도 다 자란 인삼을 절도 피해로부터 막기 위해 많은 비용을 쓰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그보다 더 오랜 세월을 키우고, 그것도 절도 보안대책이 거의 전무한 깊은 산중에서 키우는 산양삼의 경우에는 그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10년 이상을 자라야 하는 산양삼을 산속에서 지킬 수도 없거니와, 좋은 산양삼이 되는 확률도 만만치 않은 삼의 생존율로 따지자면 은밀하게 소량으로 키울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로 인해 그 비밀이 묻혀지기라도 하거나 다른 이에 의해 채취되면 형태적으로 산삼과 구분도 어려워서 산삼으로 둔갑되기도 하는 것이다.
농산촌 소득증대, 미래의 고부가가치 작물로 급부상
산양삼은 이러한 까다로운 재배법에도 불구, 우리 농•산촌 미래 고부가가치 작물로 급성장하고 있다.
일반 재배인삼은 최근 들어 재배지 확보가 어려울 뿐 아니라 상 만들기, 비료주기, 물주기, 풀매기 등 여러 가지 조성관리비가 들어간다. 하지만 산양삼은 산지의 막대한 유휴면적을 활용해 고가의 고부가가치의 작물을 수확할 수 있는 것이어서 산림에서의 산양삼 재배 면적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산양삼은 이와 같이 부가가치는 높으나 재배상의 어려움이나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과거에는 음성적인 재배가 주로 이뤄져 왔다. 하지만 근래에는 정부의 각종 지원사업을 통해 활기를 띠고 있다. 임산소득증대 단기임산물생산기반조성사업 중 산양삼 생산단지조성사업, 임업정책자금으로 지원되는 산양삼 생산자금지원사업 등이 대표적인 지원책이다. 이중 산림청의 산양삼 생산이력제 사업은 산양삼의 생산에서 유통까지 전 과정의 이력정보 관리를 위한 농약검사, 토양검사, 유전자검사, 이력관리 등이 이뤄지며 여기에는 국비와 지방비가 지원되고 있다.
강원대학교 한상섭 교수에 따르면, 산양삼은 장기소득작목(목재 등)과 대비되는 단기소득작목(약초•산채•버섯 등) 중 부가가치가 가장 높은 작목으로 분류된다. 농가의 재배기법이나 관심도에 따라 큰 차이는 있지만, 최상급의 경우 1ha를 기준으로 연간 조수입이 1억~1억5,000만 원을 상회한다.
이에 따라 전국적인 재배면적도 늘어나는 추세를 보여, 2008년 기준 5,650ha, 농가는 1,870여 호로 추산되고 있다. 추정 생산량도 2008년 약 15t에서 2009년 18t, 2010년에는 21t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치다.
산양삼은 직사광선과 저녁 햇빛을 싫어하므로 북향이나 북동향이 재배적지
산양삼(장뇌삼)의 재배방법은 임간(林間)재배, 임하(林下)재배가 있는데 이는 가장 오래된 원시적인 방법으로, 산삼을 채취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심마니로부터 시작된 방법이다.
산양삼을 재배하기 위해서는 우선 입지 조건을 잘 가려야 한다. 산양삼은 직사광선을 싫어하고, 시원하고 수분을 좋아하는 식물이므로 햇볕이 바로 쬐는 남향은 좋지 않고 특히 저녁 햇빛을 싫어하므로 서향도 좋지 않다. 햇빛이 직접 들지 않고(적정한 햇빛은 15~20% 정도) 여름철에 시원하고 습기가 많은 북향이나 북동향이 좋다. 경사는 10~20°가 적당하다.
산양삼 재배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토양 배수에 있다. 배수가 불량하고 토양수분이 많으면 뿌리의 표피가 산화철과 같이 적갈색으로 변하고 2~3년 후 썩어버리며 토양수분이 적어 건조해지면 생육에 지장이 있어 자라지 않고 그대로 있다. 낙엽이 썩어 흙이 된 부식질(H, A1 층)이 많은 곳은 아무리 가물어도 수분을 보존할뿐더러 비가 온 후에도 금방 배수가 된다. 비온 뒷날 흙을 손으로 꽉 쥐었을 때 물기가 손가락 사이로 비치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여러 가지 조건을 생각해 볼 필요 없이 산에 가서 땅을 파보고 산지렁이가 많으면 그곳이 적지이다.
산양삼 재배 적지는 해발 300m 이상이면 가능하다고 본다. 산양삼은 따뜻한 기운을 지닌 식물로 무더운 여름철에 숲속에 앉아 바람이 산들산들 불 때 시원함을 느끼고 햇빛이 나뭇가지 사이로 산란되어 부서지는 곳이 재배 적지이다. 또 산삼은 아무리 추워도 얼어 죽지 않으며 추위에 아주 강하여 겨울에 눈이 많이 와서 겨우내 눈이 쌓여 있는 곳이 좋다.
모든 작물 재배에 있어 좋은 종자를 확보하는 것이 농사의 성패를 좌우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군다나 한번 파종하면 10년에서 20년이나 걸려 수확하게 되는 산양삼은 더욱더 좋은 종자 확보가 중요하다. 좋은 종자는 씨알의 크기가 고르고 작아야 하며 통통해야 하고 칼로 잘라보아서 배가 제대로 여물어야 하며 물에 띄워 정선해야 한다.
산지에 직파하는 경우 파종 시기는 싹틔우기를 한 종자가 10월 하순경에 개갑되면 이때 파종하고 파종할 때에 햇빛이나 바람에 건조시키지 말아야 한다. 점 파종은 종자량이 적고 고르게 파종하고자 할 때와 이식하지 않고 그대로 키울 경우 실행하며, 방법은 20~30cm 간격으로 호미와 꼬챙이를 사용해 1cm 깊이로 파종한 후 손으로 잘 누른 다음 부식된 낙엽으로 덮어준다. 줄 파종은 묘근생산과 산지 직파를 병행할 때에 실행하며 등고선 방향으로 40~50cm 간격으로 골을 파고 5~10cm 간격으로 파종하며 관리하기 쉽도록 3골로 만들고 90cm 정도 띄워 작업로를 만든다.
산양삼은 공복에 뿌리부터 먹는 것이 ‘효과만점’
산양삼은 잠자기 전이나 아침 공복에 먹는 것이 좋다. 저녁에 복용할 경우에는 점심은 미음이나 소화되기 쉬운 죽 종류로 먹거나 또는 공복상태에서 먹되 다른 음식은 가급적 먹지 말아야 한다. 피해야 할 음식은 술•육류•생선회뿐 아니라 콩•녹두•무 등이며 미역•다시마 등의 해조류와 너무 맵거나 신 음식도 피하는 것이 좋다.
산양삼은 생삼으로 먹는 것이 가장 좋은데, 우선 흐르는 물에 삼을 깨끗이 씻어 뿌리부터 천천히 맛을 음미하면서 꼭꼭 씹어 먹으면 된다. 이때 뇌두는 제거하되 잎과 줄기를 모두 먹는다. 되도록 한 뿌리를 혼자 먹는 것이 좋다. 잎과 줄기가 먹기 부담스러우면 나물로 해먹어도 좋고, 말려서 차로 마셔도 좋다. 뇌두 부분에는 약간의 독성이 있어 이를 먹으면 토하거나 설사를 하기 쉬운데, 차로 끓여 마시거나 술에 담가 먹으면 된다.
생으로 먹기 어려운 노인이나 아이의 경우에는 달여서 먹는다.
한 뿌리에 100cc 정도의 물을 넣어 중불에 2시간 정도 달여서 물이 절반 정도 남았을 때 따뜻한 상태로 공복에 마시면 좋다. 아이의 경우에는 산양삼 한 뿌리에 대추 6알을 넣고 끓인 후 꿀과 잣을 넣어 마시거나 꿀에 재어 먹여도 좋다. 또한 산양삼에 현미를 넣어서 끓여 현미죽으로 먹어도 좋다.
산양삼은 술로 인한 간 손상을 막아주고 체내대사를 촉진시키는 기능이 있어 술로 담가 먹어도 좋다.
술을 담글 때에는 병을 뜨거운 물로 소독한 후에 삼을 깨끗이 씻어 물기를 제거한 후 밀봉이 가능한 병에 35도 이상의 술을 6홉 이상 채운 다음 삼이 잠기도록 술을 붓는다. 이때 삼의 잎과 줄기의 모든 부분이 술에 잠겨야 하며 최소한 100일 이상 지난 후 개봉해 아침•저녁으로 1~2잔씩 음용하면 된다.
산양삼을 먹으면 취(醉)하게 된다. 이 현상은 병이 치유되는 것으로 부작용과는 구분돼 명현현상이라 부르는데 몸에 열이 나거나 맥이 빠져 나른하거나 의식이 희미해져 판단력이 흐려지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본인이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약하게 나타나거나 심하면 의식을 잃는 경우도 있다. 삼을 먹고도 별 반응이 없는 사람은 대개의 경우 건강한 사람이며 명현현상은 허약한 사람에게서 잘 나타난다.
산양삼은 바로 먹는 것이 좋으나 보관하고자 할 때에는 잎•줄기가 있는 경우 바람이 잘 통하는 신선한 곳에 잎과 줄기는 놔두고 뿌리만을 이끼로 싸서 물을 촉촉히 뿌려 줘야 한다. 약 10~20일이 지나면 잎과 줄기의 자양분이 뿌리로 내려가고 잎과 줄기가 마르게 되는데 충분히 말랐으면 잎과 줄기는 떼어내고 뿌리만을 보관한다. 산양삼의 뿌리는 이끼로 싼 다음 밀봉해 김치냉장고에 보관하면 좋다.
글·사진 / 길경민 (농수축산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