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선과 함께하는 국내 14산 산행
언제 : 2010년 11월13일
누구와 : 친구들과
어디로 : 금정산(801.5 m)
금요일 저녁 10시50분발 부산행 열차를 타기 위해 배낭을 챙기고 시간이 일러 와이프와 커피한잔 마시는데 부천 친구에게 메시지가 온다. 「내가 너무 일찍 왔나~ 나 서울역이얍!」ㅋㅋㅋ. 시계를 보니 9시 5분전이다. 친구 3명과 이번 달 오은선 14좌 국내 산행 참석차 부산 금정산에 가기로 되어 있어 저녁 열차를 이용하기로 했다. 아직도 시간 반은 기다려야 되는 상황이라 혼자 기다리게 할 수 없어 나도 출발이다. 서울역 도착 주변 식당에서 한잔 하자고 하니 저녁 모임이 있어 한잔 했다고 싫고 춥다고 대합실에서 기다린다고 한다. 다른 친구들에게 연락해보니 아직도 한강을 넘지 못했단다.
부산의 진산인 금정산은 역사적으로 나라를 지키는 호국의 산으로 우리나라 대표적인 호국사찰인 범어사와 국내최대의 금정산성이 축성되어 있다. 주봉인 고당봉(801.5m)을 중심으로 북으로 장군봉(727m)과 남으로 상계봉(638m)을 거쳐 성지곡 뒷산인 백양산(642m)까지 길게 이어져 있고 그 사이사이에 원효봉, 의상봉, 미륵봉, 대륙봉, 파류봉, 동제봉 등의 준봉을 일구어 놓고 있다. 산 곳곳에 약수터가 수군데 있어 등산객의 갈증을 해결해주는 반면에 일부 구민의 식수로 쓰여지고 있다. 2,300여 종의 식물과 600여 종의 동물이 서식하는 동, 식물의 낙원이며 산세는 그리 크지 않으나 곳곳에 울창한 숲과 골마다 맑은 물이 항상 샘솟고 화강암의 풍화로 기암괴석이 곳곳에 우뚝우뚝 서있으며 인근에 동래온천, 금강공원, 범어사, 국청사, 금정산성과 산성마을 등 명소를 두루 지니고 있어 부산이 자랑하는 명산이다. 금정산 이름의 유래는 '동국여지승람', '동래부지' 등에 기록된 전설에 의하면 고당봉 정상 주변에 높이가 3장 정도되는 바위가 있어 꼭대기에 우물이 있는데 물이 항상 마르지 않고 금빛이 있으므로 금색어가 다섯 색깔의 구름을 타고 하늘에서 내려와 그 샘에서 놀았다고 하여 금정산이라고 일컬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금요일 열차는 늦은 시간에도 초만원이다. 의자를 서로 마주보게 하고 앉으니 남자 넷은 불편하지만 그래도 서로 이야기하면서 가니 괜찮다. 한친구넘이 약을 먹는다고 술을 안마셔 맹숭맹숭하니 상찬이 친구가 음료수라고 한잔 주는데 소주다. 승차 전 물통에 두 병을 담아 가지고 왔다면서……
대전을 지나면서 내일 산행해야 하니 잠시 잠을 자두자고 하지만 쉽게 눈이 감기질 안는다. 대전을 지나 역에 정차할 때마다 입석으로 힘들어 하던 사람들의 모습이 줄어들고 차내가 조용해지니 불편해도 피곤했던지 눈이 감긴다. 설 잠을 자고 어느덧 부산에 도착 새벽의 부산은 택시들만 쌩쌩 달리고 역 맞은편에 찜질 방으로 직행 이곳도 만원이다. 잠시 휴식 후 아침식사 해결, 차라리 새벽에 용두산 일출이나 볼걸 후회한다. 산행 들머리가 범어사이기에 부산역에서 전철을 이용 40여분 거리에 있는 범어사역에 하차 이곳에서 또 다시 마을버스를 이용 7분 거리인 범어사 주차장으로 이동한다. 예전엔 마을버스 종점이 산행 들머리였던 흔적이 남아 있지만 지금은 삼각산주변처럼 집들이 들어차있다. 행사접수 확인 후 협찬사(블랙야크)에서 제공하는 행동식(김밥, 식수 등) 및 기념품을 지급받고 10시에 오은선대장의 인사와 준비운동 후 10시10분경 300여명이 넘는 인원이 일사불란하게 산행시작을 하지만 범어사 입구까지는 차량이 진행하므로 서로가 양보의 미덕을 발휘해야 되지만 차량에서 경음을 울리며 바쁘다고 항의한다. 주변도로에는 울긋불긋 단풍들이 물들어가는 이곳에서……
우린 중간쯤 위치 후 범어사 오른쪽 등산로(?)로 진입을 한다. 좌측으로 보이는 사찰경내에는 노란색으로 익어가는 감들을 보노라면 서울과 계절 차가 있구나 싶다. 포장된 도로를 따라 진행하다 보면 고당봉과 계명봉 갈림길이 나오며 계명봉쪽으로 외로이 혼자 계단을 오르는 산객을 뒤로하고 우린 좌측으로 접어든다. 사송리갈림길부터 비포장도로가 나오며 주변 밭에는 그 비싸다던 배추가 탐스런 모습을 하고 있다. 한 포기 얻어 속을 발라서 된장에 찍어먹으면 얼마나 맛이 있을까?? 금값이라는데 쓸데없는 생각하는 중 내 코끝으로 구철초향이 진동한다. 등산로 옆에 조성해 놓은 국화들이 가을 색으로 단장하고 바람에 하늘 걸이고 있다. 농장 끝에서 우측으로 진입하며 이제 조금씩 경사 길을 오르지만 아직도 등산로는 고속도로이다. 들머리에서 산행시작한지 30여 분만에 중간쯤인 범어사1.8Km, 고당봉1.9Km라는 이정표가 나오며 좀 더 진행하니 개울에 단풍잎이 떨어져 흐르는 물이 온통 단풍색이다. 좌측으로는 사유지인 듯 철조망으로 울타리를 설치하여 보기에 흉물스럽다. 높이를 조금씩 올리면서 바람에 떨어지는 낙엽을 보면서 두 친구는 벌써 먼발치에 올라가고 나와 같이 뒤에 쳐진 친구는 비지땀을 흘린다. 옆에 꼬마를 무등 태워서 올라가며 힘들다고 아우성인 아빠의 머리 위에서는 신나게 웃는 아들모습을 지나치면서 나도 애들 무등 태우던 추억이 아련하게 떠오른다. 이제는 다 자랐다고 딴지를 걸어도 거들어 보지도 않는다. 산행한지 1시간이 지나 억세밭이 나오며 양산방향과 고당봉 갈림길 능선에 당도한다. 좌측으로 고당봉의 암봉위에는 벌써 등산객들이 만원을 이루고 있고 전방에는 낙동강 줄기가 공장지대와 어우러져 몸살을 하고 있다. 잠시 휴식하며 과일을 나눠먹으며 학생들의 왁자지껄이는 모습을 뒤로 하고 소나무 숲 길로 들어가 바로 바위지대에 접하게 된다. 오르기 힘든 곳은 밧줄이 설치되어 있어 있다. 어느덧 정상 바로 앞에 당도 정상은 화강암 암봉으로 되어 있어서 안전장치로 보호(?)된 등산로는 오르내리는 산객들이 어우러져 정체가 심하다. 간신히 정상에 올랐지만 부산 시민이 온통 이곳에 모인 듯 초만원이다. 간신히 확인도장 찍고 주변을 돌아보니 날씨가 좋아 조망이 으뜸이다. 동서로 길게 드리워진 산성의 흔적과 낙동강 주변 논에 비닐하우스가 햇볕에 반짝인다. 산행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금샘방향으로 진행, 떡갈나무 우거진 등산로로 접어들어 금샘에 도착하니 쉽게 올라갈 수 없는 위치에 있지만 요즘 리지 등반을 좋아하는 산객들이 많아 오름 짓을 한다. 건너편에서 바라다본 금샘의 물 색깔은 산 전체에 물들고 있는 색과 같은 갈색이건만는 사실이지만 아마 금색을 이런 색으로 표현하지 않았나 싶지만 범어사라든가 금정산이라는 명칭이 근거이니 믿어야 되지 않나 싶다.ㅋㅋㅋ. 우리가 서있는 바위에도 조그마한 웅덩이가 있는데 그곳은 재털이인냥 담배꽁초와 휴지가 버려져 있어 보기 민망하다 요즘 산에서 담배 피는 산객이 얼마나 된다고…… 담배꽁초 버리고 쓰레기 방치한 등산객은 각성하시오. 각설하고 시누대가 무성한 북문 방향으로 하산 길을 재촉 어디서 산성막걸리 마실 수 있는지 친구들이 독촉이다. 출발 시 협찬사에서 산성막걸리 한잔씩 제공한다고 했기에 하는 말이다. 이곳 산성막걸리는 유명하여 이번 산행에 꼭 맛을 봐야 한다고 어제 열차타고 내려오면서도 주고 받은 애기다. 막걸리의 맛이 처음 알려진 것은 1703년(숙종 29) 금정산성을 쌓을 때 부역꾼 5만여 명이 낮참으로 마시면서부터이다. 박정희 대통령이 애용하던 이 막걸리는 1980년 국세청에 우리나라 1호로 향토주로 지정하여 양성화되었다.
너덜지대를 지나 북문 쪽에서 올라오는 산객들은 이마에 구슬땀을 흘리며 헉헉거린다. 돌계단이 길게 조성되어 있지만 옆으로 새로 산길이 생겨 불편한 돌계단을 버리고 새로 생긴 등산로를 이용한다 이렇게 되다 보니 여기저기 샛길이 생겨 자연훼손이 심하다. 12시 정각, 공터에 도착하니 왼쪽으로는 포크레인이 산장을 철거하기 위하여 올라와 있으며 오른쪽으로는 식수대가 설치되어 있고 억세밭 주변에는 삼삼오오 무리지어 점심 먹는 모습에 내 위장도 신호를 보낸다. 습지보호구역이라는 안내 간판이 설치 되어 있는 길을 좀 더 진행하니 북문 앞에 당도한다. 먼저 도착한 친구들은 벌써 막걸리 한잔씩하며 나에게도 종이컵으로 한잔 건네준다. 살짝 시큼하면서도 단맛이 나는 막걸리를 한잔 더 받아 마시니 이제야 갈증이 해소된다. 좀 서운한 건 안주가 동이 난 것이다. 하는 수 없이 고추장을 손으로 찍어 안주로 삼아 한잔을 더 마시고 보수중인 북문 앞 안내문에 눈이 간다. 4개 문중 가장 투박한 모습으로 멋을 가미하지 않고 견고성을 부각시킨 것으로 생각하며 성벽 옆으로 난 등산로를 오른다. 20여분 진행하여 우리도 점심을 해결한다. 점심이라야 행사장에서 준 김밥 한 줄씩과 과일 몇 조각, 양이 얼마 안되니 꿀맛이다. 자리가 좋아 옆에 한 팀이 새로 자리를 잡으며 쓰레기 있으면 달라고 한다. 산행을 하면서 쓰레기를 수거 해 가면 무게를 측정 가장 많이 수거한 참가자에게 상품을 주니 쓰레기 봉투를 배낭 옆에 차고 산행하는 모습들이 자주 눈에 보인다. 보온 통에 물을 준비 커피까지 마시니 이런 맛에 산속에서 커피 향을 기다려진다. 30여분을 점심과 휴식을 한 후 12시40분 출발이다.
바로 앞에 북문, 상아마을, 동문, 금성동 사거리 이정표가 나오며 제 4망루까지는 아직도 멀었나 보다. 성곽이 많이 훼손된 부분은 지금도 계속 보수 중이며 새로 만들어 놓은 데크계단을 지나 전방에 해운대 건물들이 아스라이 보인다. 지난달 화재가 크게 났던 쌍둥이 아파트며 그 주변 초고층 건물들도 위용을 자랑하고 있는 모습을 뒤로하고 원효봉 인근에서 내려오는 한 단체와 마주친다. 어느 단체(보이스카우트)에서 산행과 더불어 쓰레기수거를 한다. 아름다운 모습에 지나가는 산객들이 너도나도 수고한다고 한마디씩 해주니 해맑은 미소들이 얼굴 가득 번진다. 언덕을 오르니 원효봉이라는 정상석이 있지만 성곽으로 이어지는 봉우리라 별 의미는 없지만 사방이 탁 트인 조망은 일품이다. 식사 후 20여분을 진행 제4망루에 도착했지만 범어사방향 이정표는 보이지 않아 산행지도를 펼쳐보니 조금 더 진행해야 한다. 시간도 촉박하고(사실은 부산역에서 15시25분 출발하는 열차를 예약해 놓았음)마음이 초조해지니 발걸음이 빨라진다. 고개를 하나 더 넘으니 성곽 우측으로 억새군락지가 펼쳐져 있고 전방에서 안내하는 모습이 보인다. 좌측 상아마을 방향으로 진입 이제야 등산로 같은 산길이 나타난다. 7분 정도 하산하여 남산동과 상아마을 갈림길이 나오는데 시간 재촉을 하다 보니 우린 착각을 하고 만다. 상아마을로 진행 해야 범어사 행사장에 도착하는 것을 남산동으로 직진했으니 알바도 큰 알바를 한다. 각설하고 10여분 더 진행하니 금정산 화룡정사라는 암자가 나타난다. 즐비하게 세워진 돌탑들을 보며 잘못 하산 한 것을 인정한다. 어쩌랴 내려오는 길은 쉽지만 다시 백 할 수 는 없는 짓이고 우리일행은 모두 아무 말도 안하고 20여분 줄기차게 잰 걸음으로 내려오니 어느덧 주택이 보이며 뒤뜰에는 잎이 다 떨어진 모과나무에 노란 모과 열매가 주렁주렁 열려있다. 마침 내려가는 아주머니에게 방향을 물어보니 좀 더 내려가서 택시를 타야 된단다. 우쒸~
임시로 만들어 놓은 개울가 다리를 건너 소나무와 전나무의 향이 진동하는 산길을 지나 노란 솔잎이 깔려있는 왼편으로 운동기구가 설치되어 시민들이 운동하는 모습이 눈에 다가 온다. 1시40분 도로가 나타나며 남산동 선경3차 아파트 이정표가 보이며 산행 종료가 된다. 도로를 건너 택시를 이용 행사장에 도착 산행 완료 접수 후 우린 다시 범어사역행 90번 마을버스를 타기 위하여 부리나케 정류장으로 달려간다.
후기
많은 인원이 행사에 참석하기에 여유로운 산행을 못했다. 조금 아쉬움이란 그 먼 부산까지 가서 자갈치시장도 못 가보고 올라오는 기차시간에 맞추기 위하여 분주했던 하루였다. 정기산행이 무박이라 올라오자마자 무박산행 참석 차 열차 예약을 앞당겨지만 정기산행이 당일산행으로 변경이 되어 아쉬움, 산행을 하면서 느낌은 화려한 산세가 부산의 진산임은 틀림없지만 등산객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 쓰레기들이 다른 산보다 많이 눈에 보인다는 것이다. 조금만 더 신경을 써서 깨끗한 금정산으로 거듭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