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이면 병원예배로 일정을 마치고 복귀하곤 한다. 그 시간이면 갖고 있는 것이 얼마만큼이든 내 체력을 다 소진하기 위해 힘을 다해 전도하고 복음증거하기에 지쳐서 잠들기도 하는 시간이다. 때론 TV를 시청하기도 한다. 대중문화에 대해 상당히 비판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는 바이지만 내게 의미가 있는 프로 하나정도 보기도 한다. 지난 주일에는 딸의 추천으로 유명가수와 듀엣무대를 하기 위해 일반인들을 경합시키는 ‘판타스틱 듀오’라는 프로를 시청했다. 물론 그 가수의 노래로 경합한다. 처음 시청하는데 에일리라는 여가수의 “보여줄께”라는 곡으로 3인의 일반인 여성이 경합을 벌인다. 그런데 깜짝 놀라고 말았다. 처음듣는 노래지만 3인의 일반인 여성들의 너무나도 탁월한 무대에 마음을 빼앗길 정도여서다. 심지어는 울컥한 무엇이 느껴질 정도여서 한주간 여러차례 반복해 들으며 그 힘이 무엇일까 깊이 묵상했다.
첫째는 노랫말의 진정성이다. “보여줄께”란 제목의 이 노래는 이별당한 여인이 떠나간 남자와 지낸 시간과 추억 때문에 아파하지만 오히려 더 예뻐지고 행복해져서, 더 멋진 남자를 만나는걸 보여줘 당당하게 극복하겠다는 노랫말이다. 전통적인 가요의 이별구도와는 확연히 다르다. 기존가요의 전통적인 주제중 하나인 이별에는 아픔, 그리움, 아쉬움, 미련같은 감정이 드러난다. 그런데 이 노래는 제목대로 이별해서 아프긴 하지만 더 행복해지고 예뻐져서 더 멋진 남자를 만나 날버리고 간 그를 후회하게 만들겠다고 선언한다. 기껏해야 이젠 사랑하지 않을래 하는 기존정서에서 더 나아간다. 가사는 도발적이고 멜로디는 통쾌하다. 가장 보편적인 주제인만큼 사랑했고 이별한다는 일은 우리네 인생사에 흔히 있음직한 일들이다. 무대의 가운데 위치한 푸짐한 여성은 실제로 그 아픔을 갖고 출연할 정도이다. 여성들은 아픔에서 해방하는듯한 유쾌함을 갖고 아픔을 극복한다. 실제로 여성들은 이 노래에서 여성위주의 감정적인 위로를 경험한다고 한다. 멜로디좋고 노랫말도 좋고... 그러니 가수도 좋다. 공감대 형성 짱이다. 심지어 남성도 여자에게 버림받는 일은 흔하지 않는가! 이정도면 인류보편사이다. 두 번째는 실력이다. 두드러지게 설 기회가 없을 뿐이지 이렇듯 숨은 실력자들은 많다. 시청자도 그들중 하나이기도 하다. 대리만족이다. 가수가 했는지, 음악감독이 했는지 모르지만 각자의 발성과 장점을 고려해 무대를 잘 꾸몄다. 현저하게 중음에서 흉음을 매력적으로 내는 여성과 폭발적인 고음을 두성으로 내는 여성과 풍부한 성량으로 호소력있게 노래하는 여성에게 적절한 파트배분을 했다. 사탄에게 넘어가기 쉬운 가요계에 아직 남아있는 진정성을 본다. 본격적으로 가요계에 사탄주의가 침투해 들어오기 전에 이런 음악적인 진정성을 갖고 있는 분들이 뿌리를 내리고 오랫동안 우리 젊은이들에게 건강한 영향력을 끼쳤으면 좋겠다.
본인은 목회자로서 설교자로서 영생하도록 걸 내 인생의 진정성이 끊임없이 솟아나기를 소원한다. 그리고 기도할 것이다. 성도들에게 이런 진정성을 인정받기를 원한다. 그러나 그 누구보다도 하나님앞에 이런 진정성이 인정받기를 소원하고 분투할 것이다. 다윗이 하나님 마음에 합한 자라는 하나님의 인정과 칭찬을 들은 분이라면 성목사는 성도로서 설교자로서 목회자로서 본인의 진정성과 실력을 인정받으면 얼마나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