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틀담의 꼽추』 , 디즈니
솔직하게 말하자면, 난 디즈니 작품을 좋아한다.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말이다. 디즈니 작품들은 언제나 내게 많은 상상력과 감동을 불어넣어 줬고, 또 실제로도 그러한 수작(秀作)들을 만들어 낸 것은 사실이다. 실은 노틀담의 꼽추는 오래전에 나온 작품이고, 그만큼 유명하지만 실제로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본 것은 최근의 일이었다. 그리고 이 작품을 다 보고나서 나는 이 작품이 아동들을 대상으로 했다기엔 진지한 주제를 담고 있다는 데에 놀랐다. 특히 이 작품에서 눈여겨 볼 점은 작품 곳곳에 등장하는 종교적 요소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가톨릭”- 와 인물들의 대비는 신앙인으로써 한 번 쯤 생각해볼만 하다.

작품의 주인공인 "반쪽자리" 라는 뜻의 콰지모도.
이 작품의 주인공은 제목에 나온 그대로 노트르담 대성당(Cathédrale Notre-Dame)에 살고 있는 종지기 콰지모도(사진)이다. 그러나 내가 작품을 서너번씩 보면서 느꼈던 것은, 우습게도 신앙적으로 보았을 때 이 작품의 주제를 드러내는 것이 주인공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신앙적으로 보았을 때 중요한 인물은 두 명이다.

파리의 영주인 프롤로(左)와 떠돌이 집시인 에스메랄다(右)
작중 파리의 영주로 등장하는 프롤로와 떠돌이 집시 에스메랄다가 그 두 명인데, 전혀 다른 둘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먼저 파리의 권력가인 프롤로는 스스로에게 엄격하고 항상 대의를 위하며 도시를 걱정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타인에게 무자비하고 대의를 위해 살인도 마다 않는 악당이다.


"이건 옳지 못합니다. 저 잔인한 시민들을 멈추게 해야겠습니다." / "아니, 그냥 두게. 그래야 잘못을 깨달을테지."
반대로 에스메랄다는 당시 주류 문명에 함께 하는 것을 거부하고, 정당하지 못하게 돈을 벌며, 항상 괄시 받는 떠돌이 집시지만 자신의 자유만큼 타인의 자유를 존중하고 신분에 얽매이지 않고 부도덕함을 지적한다.


"두려워 말아요." / "나리는 우리 집시들이나 이 아픈자에게 너무 가혹하십니다!"
그리나 둘의 결정적인 차이는 프롤로는 열심한 가톨릭 신자이고, 에스메랄다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서, 프롤로는 성모님께 스스로 선행을 하며 자신이 다른 죄인들과 다름에 감사한다. 대성당 앞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을 죽이고 집시를 색출하기 위해 자국민의 집은 물론 도시 전체를 불태우는 것도 마다 않는데도 말이다. 반면에 에스메랄다는 대성당에서 부주교에게 자신은 대성당에 있으면 안 되는 사람이라고 말하며 대성당 구석에서 자신은 감히 신자가 될 수도 없는 사람이지만 자신보다 더 가진 것 없는 사람들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기를 간청한다.

"전 그저 버림받은 집시일 뿐이니 / 당신께 기도할 자격도 없겠지요
하지만 당신의 얼굴을 뵈오니 생각이 납니다 / 당신도 한때는 버림 받은 자이지 않으셨나요?"


"노트르담 대성당 계단에 무고한 피가 흐르고 있소!" / "난 잘못한게 없소만."
이 부분에서 신자라면 자연스레 루카 복음의 이 비유가 떠오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또 스스로 의롭다고 자신하며 다른 사람들을 업신여기는 자들에게 이 비유를 말씀하셨다. “두 사람이 기도하러 성전에 올라갔다. 한 사람은 바리사이였고 다른 사람은 세리였다. 바리사이는 꼿꼿이 서서 혼잣말로 이렇게 기도하였다. ‘오, 하느님! 제가 다른 사람들, 강도짓을 하는 자나 불의를 저지르는 자나 간음을 하는 자와 같지 않고 저 세리와도 같지 않으니,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일주일에 두 번 단식하고 모든 소득의 십일조를 바칩니다.’ 그러나 세리는 멀찍이 서서 하늘을 향하여 눈을 들 엄두도 내지 못하고 가슴을 치며 말하였다. ‘오, 하느님! 이 죄인을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그 바리사이가 아니라 이 세리가 의롭게 되어 집으로 돌아갔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루카 18, 9-14)
이렇듯 악행과 위선을 일삼는 신앙인과 선행과 진실한 비신자를 보면서, 과연 나는 어떤가, 나와 다른 사람이라고 무시를 하고 있지는 않은가, 스스로 신앙인으로 부르며 위선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나아가서는 신앙인은 어떤 모습을 지니고 실천해야 하는가를 곰곰이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다.
첫댓글 그냥 문학작품으로만 읽었던 책이었는데, 이렇게 각 장면을 삽입하시고 그에 대한 설명을 자세하게 해주시니 더불어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나도 '프롤로'와 같은 위선자구나.....
사회문제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겠다 싶습니다.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묵직한 주제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물론 원작 소설과 애니메이션은 많은 내용이 다르지만, 개인적으로는 애니메이션 쪽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더 명확한 주제를 제시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저 또한 제 안에 '프롤로' 같은 면모가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제 안에 에스메랄다는 얼마나 될지요. 저 또한 많이 생각해보고 고민해 봐야겠습니다
끝으로 언제나 항상 제 부족한 글에 관심과 사랑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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