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나루
당선작 : 「기계는 휴머니즘을 꿈 꾸는가」
1989년 출생
조선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졸업
제38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 활동(2018년)
justice7387@naver.com
당선 소감
어릴 때 수십 번은 족히 읽은 책이 있습니다. 『뚱뚱보 미켈레』라는 장편 동화인데, 교통사고로 다리가 부러져 수술대에 들어갈 때도 가져다 달라고 부탁했던 책입니다. 등굣길에 우체통, 유리 너머 진열대, 하수도 위에 난 잡초까지도 보고 만지고 관찰하는 호기심 많고 확실한 것을 좋아하는 성격 탓이었을 것입니다. 어린 시절엔 교통사고로 다리가 부러졌고, 유치원이나 학교 하굣길에 문구점 자판기나 우체통에 손을 넣어보거나 길에서 만나는 사물들에게 호기심을 갖느라고 늘 해찰을 했습니다. 이러한 지적 호기심이 저를 키웠다고 생각합니다.
‘뚱뚱보 미켈레’처럼 나 또한 일어날 수 없는 상황을 자주 상상하니 동화와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속의 생각을 밖으로 꺼낸다면 그것이 동화가 되고 수필이 되고 때론 시가 될 것입니다.
아직은 설익은 작품을 뽑아주신 심사위원 선생님과 에세이스트에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앞으로 삶의 비의에 관해 깊이 사색하고 통찰하는 글을 열심히 쓰도록 하겠습니다.
배영복
당선작 : 「손목시계」
1960년 출생 서울시 은평구 거주
배영복의자기경영코치스쿨 대표
셀프리더십 마스터 코치(1일,3일,1개월,3개월,6개월 과정 운영)
인성, 리더십, 독서 강사
배영복의 정체성, 비전, 전문 직업을 한 문장으로 표현:
‘매화향의 은은한 감성과 자기경영의 축복을 전하는 시간과 공간 디자이너’
E-mail : dbaeyb@hanmail.net
당선 소감
「손목시계」를 신인상 작품으로 선정해 주신 심사위원님에게 감사드립니다. 기쁜 마음으로 동네 뒷산을 올랐습니다. 죽은 듯 고요하게 누워있는 낙엽들 위로 연분홍 자태로 세상에 희망을 노래하는 진달래 물결을 보았습니다. 10대의 암울했던 날들이 따뜻한 봄볕에 온화한 온기로 몸과 마음을 평안하게 합니다. 하늘을 보았습니다. 밝고 청명한 하늘이 가슴으로 들어왔습니다. 평안하고 행복한 날입니다.
가난하고 질병으로 신음했던 10대 시절, 삶과 치열하게 싸우며 산하를 누비던 20대 시절, 모든 열정을 직장에 바치며 지적 갈증에 목말라했던 30대 시절, 삶이 무엇인지 종교가 무엇인지 고민했던 40대 시절, 풍요의 절정에서 나락으로 떨어지고, 다시 용기로 도전한 50대 시절을 건너고 있습니다. 이번 「손목시계」는 고등학교 1학년 시절 내가 겪었던 이야기입니다. 아버지와 나 그리고 나와 아들을 생각하면서 쓴 글입니다.
저의 청소년기의 사진들이 영화의 스크린처럼 하나씩 지나갔습니다. 21편의 자전적 글을 쓰는 동안 삶의 희로애락이 담긴 의미와 이유가 되살아나 춤을 추었습니다. 그 시절로 돌아가 마음껏 사유하며 뒹굴고 놀았습니다. 실컷 눈물 흘리고, 마음껏 웃음도 터뜨리고, 외쳐도 보았습니다. 그리고 잔잔한 메아리가 되어 저에게 돌아왔습니다. ‘영복아 괜찮아 수고했어.’ 저를 좀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눈이 생겼습니다. 마음의 근육도 단단해졌습니다.
저는 간절히 저의 생을 쓰고 싶었습니다. 아니 아픔을 쓰고 싶었습니다. 가장 아픈 부분을 쓰고 나니 후련하였습니다. 그리고 알았습니다. 저만의 아픔이 아닌 것을 깨달았습니다. 아픔을 묻어두면 슬픔과 한으로 끝나지만, 글로 풀면 치유와 보화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삶과 지성의 종착역이 글쓰기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인간과 동물의 차이는 협력과 상상력이라고 유발 하라리는 말하는데 그중에서도 글쓰기 아닌가 싶습니다. 저도 인간에게 준 상상력을 도구 삼아 지적 유희를 즐겨보려 합니다.
동네 산을 내려오면서 맞은편 북한산을 바라보았습니다. 오후 늦은 시간에 맑은 밝은 햇빛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산의 기운이 내 몸과 마음으로 전이되었습니다. 이제 글쓰기로 제3의 인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많은 세월이 흘러도 몸 한쪽에 남아있던 아린 흔적을 이제는 떠나보내렵니다. 한결 가볍고 상쾌합니다. 바람결에 꽃향기가 콧등을 간지럽힙니다.
제가 마구 글을 쓰고 싶을 때 만남 분이 김종완 선생님입니다. 이제 배운지는 얼마 안 되었지만 글쓰기의 본질과 품격을 가르쳐준 것에 대해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고마움을 전합니다. 초보인 저에게 선배 선생님들의 많은 지도와 편달을 부탁드립니다.
신동호
당선작 : 「팔순잔치」
1963년 경북 문경 출생
현재 제주 거주
서울대학교 자원공
입시학원 원장 및 수학강사
현 신제주와이즈만 영재교육원
sec1-shin@hanmail.net
당선 소감
산골에서 태어나 학교에서 배우는 책 외에는 책을 읽어 보지도 못하였습니다. 수학을 좀 잘하였나 봅니다. 초등학교 때 상경을 하여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수학을 좋아하는 학생들은 문학이나 글쓰기를 특별히 좋아하지 않는 것처럼 저 또한 수학 과학 서적 이외에는 담을 쌓고 살았습니다. 중학교 시절 글짓기 대회에서의 전교생이 모여 있는 시상식에서 교장 선생님께서 “이번에 상을 못 받은 글 중에 제일 감동적인 글을 소개한다” 하시면서 제가 쓴 글을 조회 시간에 읽어 주셨습니다. 선생님들과 학생들에게 엄청난 박수를 받았습니다. 국어 선생님께서 다가와서 문법 철자 이런 것이 정확하지 않아 상은 줄 수가 없었다고 하시면서 국어 공부 열심히 하라고 한 기억이 납니다.
대부분 사람의 인생이 특별나겠지요. 저에게도 각별한 인연, 힘든 인생사가 있어서 미사여구도 사용할 줄 모르고 글의 순서도 잘 몰라 이러한 인연과 일을 일기식으로 머리와 가슴에 쌓아 두었습니다. 수학 선생이 무슨 글이야, 하지만 가끔 쌓아 두었던 인연과 일들을 너무 소중하기에 글로서 남겨두고 싶었습니다.
몇 년 전부터 우연히 시인, 수필가 등과 만나고 대화를 하고 동행을 하면서 어느덧 나도 작가라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가슴으로 쓴 일기를 글로써 표현해보았습니다. 주변에서 글을 쓰게 도움을 주신 여러 선생님과 과연 글이 될까 하는 끄적거림을 이렇게 신인상을 주어 흔적을 남기게 해 주신 심사위원님들과 에세이스트 관계자에게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