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동도 여행과 강화도 맛집에 관한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
김장 담글때가 되었습니다.
본격적인 김장에 앞서 먼저 담그는 김치가 '동치미'와 '알타리무김치'입니다.
온 식구가 모여 텃밭의 동치미무와 알타리무를 뽑아 하루는 다듬고 절구고, 다음날 양념 버무려 넣었습니다. 장장 이틀에 걸친 김치였습니다.
2015년 11월 2일 강화 교동 대룡시장
모처럼 모인 김에 의기투합하여 강화도에서도 더 들어가는 '교동섬'구경을 가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교통이 불편했는데 작년(2014년)부터 연륙교가 개통되어 편해졌습니다.
자통차를 가지고 가면 섬 입구 군초소에 출입자 신원을 써 내면 출입증을 줍니다. 그러나 아직도 교동은 밤 12시에 통행금지가 실시되고 있는 지역입니다.
유명한 '대룡시장' 골목길도 걸어 보고, 잡화를 조금 내놓고 있던 '강화상회' 아주머니한테 TV극 '장미빛 연인들'을 촬영할때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또 TV극 '전설의 마녀'에서 춘천에 있다고 설정된 '거북당'이란 빵집이 대룡시장내에 고색창연한 모습으로 있습니다.
2015년 11월 2일 강화 교동 향교
교동섬에서 제일 높은 화개산아래에 자리잡은 교동향교는 고려때 '안향'이 세웠다고 하는 유서깊은 곳으로 특히 대성전아래에서 솟아나는 '성전약수'는 여러가지 효험이 있다고 합니다.
2015년 11월 2일 강화 교동향교
교동향교 옆으로 800m만 가면 '화개사'라는 조그만 절이 있습니다. 여기서 내려다보는 경치가 아주 좋습니다.
2015년 11월 2일 강화 교동
교동섬에는 이것들 말고도 '교동읍성' '연산임금유배지'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한가지 아쉬운 것은 식사를 할만한 적당한 식당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같이간 식구들에서 식사메뉴와 식당을 물으니 약속한듯 입을 모아
'충남서산집 꽃게찜'
을 외칩니다.
외포리에 있는 이 식당에 도착하니 평일인데도 식사손님이 가득합니다. 대기표를 받으니 열여섯팀이나 앞서 있습니다. 분점이 있기는 하지만 그 집도 사정은 마찬가지 입니다.
과연 한시간이 될지 두시간이 될지를 기다려 '충남서산집'에서 꽃게탕을 먹어야 할까요? 아니면 다른 집으로 가야 할까요? 여러분도 이런 경우를 당해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과연 오랜 시간을 기다린 만큼 후회하지 않을 맛이었던가요? 우리도 대가족을 끌고와서 이런 고민에 빠졌습니다. 우리의 선택은?
인근에 있는 다른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그집은 거의 파리 날리는 수준으로 손님이 적었습니다. 근처의 모든 꽃게탕집들은 같은 사정이었습니다. 충남 서산집이 진공청소기와 같이 손님들을 빨아들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2015년 11월 2일 강화 장화리 바닷가
충남서산집의 꽃게탕을 먹어보지 못했으니 무어라 말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나도 나이를 먹고, 식구가 딸리고 보니 '맛(味)'의 관점이 바뀌었습니다. 혓바닥으로 느끼는 '맛'의 비중보다, 눈과 몸으로 느끼는 맛의 비중이 커진 것입니다. 우선 보기 좋아야 한고, 그것보다 몸이 편해야 합니다. 몸이 불편해서는 보기 좋을 수가 없고, 맛있을 수가 없어진 것입니다. '한숫갈의 맛'보다 '한번의 친절함'이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충남 서산집에서 오랜 시간을 기다려 자리를 차지한들, 넓은 자리는 기대하기 어렵고, 옆 사람, 뒷사람과 몸을 부대끼면서 먹어야 할 것이며, 또 다시 기다리는 사람들 때문에 빨리 빨리 조급한 써비스를 받아야 할 것이고, 음식을 느끼고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입속으로 처치하고 나와야 할 것입니다. 이런 맛 보다 나는 여유있는 맛을 택한 것입니다.
가족들은 왜 '충남서산집'을 외쳤을까요? 그것은 인터넷 검색에 가장 앞서 올라왔기 때문입니다. 소위 검색 헤드페이지에 떴기 때문입니다. 검색 헤드페이지에 뜬 이유는 그집이 맛있어서 이기도 하겠지만 '포털 사이트'의 영업에 의해서 라는 것은 다 알려진 사실입니다. 포털사이트가 수익을 내는 것이 모두 그것이니까요.
'줄서서 기다리다 먹는다. 아니 편안한 곳에가서 먹는다.' 여러분의 선택입니다.
단 선택하신 다음 후회하지는 마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