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내내 수업하고, 오후에는 강의가 있어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아차 싶은 것이 있었다. 다음주부터 학교 수영교육이 시작되는데 아이들이 사용할 물비누를 사놓지 않은 것이다. 아이들마다 가져와서 쓰라고 하면 되지만 그것 때문에 애써 매일마다 일회용 샴푸를 준비해야 하는 번거로움, 가져온 아이와 잊고 오는 아이들 간의 불편함 때문에 작년부터 물비누를 학교에서 사서 함께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아무 마트나 들어가서 사 오면 편할 것을, 아니 인터넷으로 주문하고 배송만 받아도 될 것을 나는 굳이 한살림 매장에 가서 온몸용 물비누를 사다가 준다. 그게 환경도 살리고 미래세대 아이들도 살리는 길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나에게는 몹시 불편한 일이다. 갯수가 많기 때문에 적어도 3일 전에는 전화로 주문을 해야 하고, 학교 카드를 갖고 매장까지 차를 끌고 가서 물건을 찾아와야 하기 때문이다. 짐꾼 역할을 자처한 나도 가끔, 내가 왜? 이러고 있나 싶을 때가 있다.
이번엔 미리 주문을 못해서 재고 파악에 들어 갔다. 미아 매장에 7개가 있단다. 쌍문 매장에는 2개가 있단다. 길음 매장에는 5개가 있단다. 미아 매장에 가서 7개, 길음 매장에 가서 5개를 사서 일단 4학년에 필요한 12개를 맞췄다. 그리고 나머지 36개를 주문해두고 다음 주 목요일에 찾으러 가기로 했다.
자, 이런 나의 의지적 행동을 갖고 누군가가 한 업체에 유착 관계를 갖고 납품비리 같은 문제가 있는 업체를 지속적으로 이용했다(사실 한살림에 납품 문제가 종종 발생한다는 것을 우린 다 알고 있다. 아주 심각했던 적도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고 누가 개수작을 부리며 다닌다고 생각해보자. 억장이 무너질 일이다. 속이 뒤집어질 일이다.
박원순 후보는 어떨까! 도대체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하는데 잔류농약 검출되었던 두 건을 가지고 모든 학교에 농약급식을 했던 것처럼 공세를 펴는 것은 미치고도 환장할 노릇 아닌가! 내가 미치고 환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