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맘을 먹고 도봉산을 오르기로 한다.
한번도 가 본 적이 없어 다른 사람들의 산행기를 보니 너무 쉽다.
그러나 나는 속지 않는다.
젊고 날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대로 믿고 따랐다가는 큰 일을 당하기 쉽다.
나는 천천히 오르기로 맘을 먹고 가는데 시작보터 삐끗댄다.
"도봉산역"에서 내려 왜 출구를 혼동했을까?
둘레길을 도느라 수도없이 드나들었는데 나가는 길을 처음 가는 길로 나갔다.
전혀 엉뚱한 곳으로 나와서 한참을 헤매다 겨우 "도봉탐방소"를 찾아 올라간다.
올라가기는 최단코스인 "천축사"길로 올라가고,
올라가는 길이 수월하면 내려오는 길은 "송추"로 잡으려 했다.
그러나 원위치로 내려 올 수밖에 없었다.
다만 내려오는 길은 다른 코스로 잡기는 했지만,,,
탐방 안내소를 지나 곧장 올라간다.
"천축사"까지가 2k이고 거기서 1k만 올라가면 된다.
"광륜사"를 들어가 대웅전을 처음 본다.
이길은 오래전에 서울 둘레길을 돌 때 일부러 금석문(金石文)을 보려고 돌아 내려 왔던 적이 있다.
아! 이곳에서 "원앙새"를 보다니,,,,,
수컷이 한마리 더 있을텐데 보이지를 않는다.
"김수영"시비(詩碑)와 "도봉서원"터.
"도봉서원" 바로 앞 개울의 바위에 "고산앙지"(高山仰止)라고 "김수증"(金壽增)선생이 쓴 글이 있다.
이 근처 여러 곳에 이런 암각자(岩刻字)가 있다고 하는데 찾을 수가 없다.
갈림길에서 오른쪽 "천축사"(天竺寺)가는 길로 올라간다.
처음은 걷기에 좋은 길이라 기분좋게 올라간다.
개울 건너에 올라가는 계단이 보이는데 어디로 가는 길인지,,,,,,
문득 나무틈 사이로 "선인봉"(仙人峰)의 암벽이 나타난다.
조금 더가면 선인봉 "포토 포인트"가 있는데 나무가 가려서 좋은 모양은 나오지 않는다.
포토포인트에서 찍은 선인봉.
그래도 천축사 앞에 가면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말을 들었으니 그냥 올라간다.
여기서부터 다듬지 않은 돌계단길이 시작된다.
다리를 지나면 이내 계단이 나온다.
오른쪽 위에 보이는 건물이 "도봉 대피소"인듯,,,
여기서 "천축사"까지가 300m다.
이제는 이런 높낮이가 다른 돌계단이 무척 다리를 피곤하게 한다.
드디어 "천축사" 일주문에 도착했다.
여기서부터 "천축사"까지는 가지런한 돌계단이다.
계단 아래 계곡에 돌절구인지 아니면 문을 달았던 "돌확"인지 모를 석물이 버려져 있다.
누가 가져다 버렸을리는 만무하고, 이근처에 성(城)이 있었다는 이야기도 없었고,
그렇다고 옛 절터도 위쪽으로 없는데 어디서 나온 물건일까?
천축사로 올라간다.
작은 석문을 지나면 여러 부처상이 가득하다.
부처만 있는 것이 아니고, 문수보살도 있고,지장보살등 여러 보살도 섞여있다.
절로 들어가려면 왼쪽으로 빙 돌아가야 하는데 건너편 입구에서 "선인봉"만 구경한다.
정말 이곳에 와야 확실한 선인봉을 볼수 있겠다.
천축사를 지나면 점점 험한 계단길이 나온다.
때로는 바위 틈으로 지나야 한다.
길인지 아닌지도 모를 험한 돌길을 올라야 한다.
삼거리 길이 나오는데 여기서 "마당바위"가 불과 30m란다.
"성도원"이라는 이정표앞에는 넓직한 공간이 조성되어 있다.
그 위로는 쉼터도 잘 마련되어 있다.
드디어 "마당바위"에 도착했다.
여기까지 한시간 반이나 소요되었다.
아무래도 체력이 딸리니 어쩔 수가 없다.
여기에서 "주봉"으로 가는 길은 "어렵다"고 하고, "신선대"쪽은 "매우 어렵다"고 한다.
그런데 "주봉"이 뭘까?
제일 높은 곳을 이야기 하는 것일까?
아니면 "주봉"(主峰)이란 뜻일까?
내 생각에는 "주봉"이 "주봉(柱峰)일듯하다.
즉 기둥처럼 생긴 바위를 뜻하는 것일듯하다.
오늘은 날이 무더워 적당한 그늘에 앉아 커피를 한잔 마시고 일어선다.
멀리 앞에 기암괴석이 보이지만 내게는 너무나 먼 곳이다.
아마도 저 바위가 "우이암"(牛耳岩)일듯하다.
조금 올라가니 오른쪽에 "마당바위 쉼터"가 있다.
진작 알았으면 여기서 쉬어갈걸,,,,,,
여기에는 비상 구급약함도 비치 되어 있다.
여기서부터는 본격적으로 험한 바윗길을 올라야 한다.
가다가 가다가 이제는 난간에 의지해야 올라갈 수 있다.
스틱은 접어두어야 했다.
낙석을 방지하기 위해 위험한 돌들을 와이어로 묶어 둔 것도 보여 조금 위태롭다.
험한 바윗길은 끝이 없다.
몇번을 쉬면서 올라간다.
"자운봉"(紫雲峰), "만장봉"(萬丈峰)이 바로 옆에 있는듯 한데 올라가는 길은 끝이 없다.
여기에도 "선인쉼터"라는 꽤나 넓은 쉼터가 있다.
얼마 올라오지 않았는데 또 쉼터가 있는 것은 그만치 올라오기가 어렵다는 뜻이겠다.
내려오는 사람들이 대부분 여기에서 점심을 먹는다.
난간을 잡고 올라가야 하는 길은 계속된다.
조금 올라가다가 울창한 소나무 숲을 보며 또 쉬어간다.
얼마 올라가니 계단이 보인다.
왼쪽에 보이는 암봉이 "신선대"일듯하다.
보통은 계단이 나오면 별로 였는데 올라오는 길이 하도 험하니 계단이 반갑다.
하지만 계단길도 만만치가 않다.
계단을 허덕지적 올라가니 "도봉산"의 세 봉우리에 대한 이야기가 써 놓았다.
그런데 앞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고 맞은쪽 산에 사람들이 많이 있다.
다시 좌측을 보니 또 한번 철난간을 잡고 올라가야 하는 길이 있다.
저곳이 "신선대"로 가는 마지막 길일것이다.
힘을 내서 난간봉을 잡고 기어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