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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시의 용감한 선택과 새로운 도전
주민자치센터 활성화를 위하여 - 세 번째
꺼벙이의 십원어치 머리 손질
몇해 전에 별세한 길창덕 화백의 대표작 「꺼벙이」를 아시지요.
꺼벙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게슴츠레한 눈, 어리버리한 행동, 썩은 충치라는, 꺼벙이 아이템 3종 세트를 두루 갖춘 주인공. 그 꺼벙이는 원형탈모증처럼 머리 한웅큼이 빠져 있는데 혹 여러분은 왜 머리가 빠져 있는지 아십니까. 예전에 친구가 저에게 들려주기를, 엄마가 머리 깎으라고 돈을 주었는데 이발소에 가던 도중 군것질의 달콤한 유혹에 빠져 이것저것 사먹다 보니 남은 돈이 십원뿐인지라 그냥 집에 돌아가자니 어머니에게 뒤지게 맞을 것을 염려하여 타협책으로 이발소 주인에게 십원어치만 깍아달라고 해서 그리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 말을 전해준 친구 녀석은 워낙 우스개 소리와 장난을 좋아하는지라 신빙성이 매우 떨어지는 이야기이긴 합니다만 진위여부를 각설하고 이야기를 더 진행시키면 이렇습니다.
꺼벙이의 고뇌
꺼벙이는 100원이라는 돈을 손에 쥐고 있습니다. 엄마의 말대로 머리를 깎을 수 있고 아니면 만화방에 가서 만화책을 볼 수도 있고 입에 새콤달달한 떡복이를 먹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하고 싶은 것은 많은데 재화는 한정되어 있으니 갈등과 번뇌가 생기게 마련입니다.
이런 일은 개인뿐 아니라 국가단위에서도 발생합니다. 한정된 재원을 두고 중앙부처간 로비가 벌어지기도 하고 예산안을 의결하는 국회의원의 이해요구에 따라 예산이 늘거나 줄기도 하고 여차직하면 여야간에 헐리우드 액션 영화를 찍기도 합니다.
이천시의 용감한 선택
경기도의 4.5%에 해당하는 면적에 2읍 8면 4동에 20만명 정도의 주민이 살고 있는 도시 이천. 도농복합도시 이천의 경우 재정자립도는 42.8%로 전국도시 재정자립도 평균에 약간 못미치는 수준이며 2012년 예산은 약 5천 2백억 정도입니다.
5천 2백억이면 한 도시의 살림살이치고 결코 많지 않은 금액입니다. 또한 시장과 시의회가 찰떡궁합으로 합의한다고 해도 5천 2백억이라는 돈을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5천 2백억 속에는 법률적으로 반드시 사용해야 할 금액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919명 공무원에 대한 급여 같은 것 입니다. 정부 정책에 의해 무상보육도 반드시 해야 하고 노후화된 시설도 보수해야 하고 수송 및 교통분야에도 예산이 배정되지 않으면 안됩니다. 이렇게 필요한 예산을 배정하고 나면 5천 2백억은 그야말로 손 안의 모래알처럼 금방 사라지고 그래서 실제 시장이 핸들링할 수 있는 금액은 없거나 미미한 수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산이 수반되는 신규사업은 쉽게 시도하기가 어렵고 특히나 급여처럼 경직성 비용이 소요되는 일이라면 더더욱 어려운 선택이 되고 맙니다.
그러나 이천시는 14개 읍면동 지역 주민자치학습센터(주민자치센터를 이천에서는 ‘학습’을 강조하는 의미에서 주민자치학습센터라고 명명하고 있다)에 전문 평생교육사를 각각 1명씩 배치했습니다. 평생학습이 아무리 중요하다고 강조한들 시 전체 차원에서 보면 당장 급한 사안도 아닐뿐더러 그렇게 자원과 인력을 투입한다고 해서 바로 눈에 확 띄는 결과물을 만들어내기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한정된 재화의 배분은 일종의 풍선효과가 있어서 한쪽에 예산을 투입하면 다른 쪽에서는 예산이 줄어들기 십상입니다. 게다가 휘발성 높은 총액임금제 적용을 받게 되는 분야인지라 자칫하면 내부 갈등과 불만이 터져 나올 수도 있는 일입니다. 그래서 이천시의 선택은 미래를 위한 투자이고 용감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국내 최초로 읍면동 주민학습센터마다 전담 평생교육사를 배치한 이천시청 담당자 뿐만 아니라 실제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현장의 평생교육사들을 만나 보았습니다. 이 사안을 먼저 종합적으로 보기 위해 시청 담당 공무원을 만나보았습니다.
(좌로부터 이천시 평생교육센터의 송성숙 평생교육사, 서성원 소장, 장병준 자치학습팀장)
이 제도를 언제부터 시행했는지요.
이천시가 평생학습도시로 선정된 것은 2004년인데 평생학습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2005년도부터 이 제도를 시행하게 되었고 이런 과감한 결정과 시 차원의 의욕이 반영되어 2005년도에 이천시가 평생학습도시 대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인력수요는 모든 부서의 공통사안이고 총액임금제 문제도 있기 때문에 내부의 이견이나 갈등 같은 것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물론 그럴 개연성은 있지만 그래서 시장님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에 관해 시장님 관심이 워낙 높고 열의가 있으셔서 큰 문제없이 추진되었습니다. 의회의 경우에도 적극적으로 호응을 해 주었고요.
이 제도를 도입한 이후의 성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 하시는지요.
가장 대표적인 성과를 꼽자면 프로그램의 활성화입니다. 지역특성을 기반으로 주민여론을 반영하게 되니 자연스럽게 참여자가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또한 읍면동 별로 평생학습 발표회 같은 것을 하게 되는데 이런 것들을 계기로 참여 인원이 증가하게 되었습니다.
평생교육사는 행정과 민간 사이에서 브릿지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평생교육사라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지역의 실정을 감안한 특성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위축된 각종 프로그램을 활성화시켜 줄 것을 기대했는데 점차 주민자치위원회 활동에서 요구되는 업무도 병행하게 되면서 행정과 민간을 묶어주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게 만들었습니다. 당연히 업무양도 증가하게 되었지요. 주민자치위원들의 경우 전업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봉사 개념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이 일을 전적으로 담당할 수 없는 한계가 명백합니다. 그런데 평생교육사들이 서포트를 해 주니 그분들도 더 열심히 하게 되었고 동기유발의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평생교육사 업무양이 늘어나게 되면 보수나 혹은 신분상의 안정성 등을 제공해야 하는데 이와 관련한 어려운 점은 없는지요.
평생교육사들이다 보니 평생교육 관련 업무만을 생각하고 참여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주민자치위원회 업무라든지 대민 서비스라든지 기타 다른 업무를 병행하게 되니 업무량도 늘어나고 힘든 점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주민자치위원장들도 매달 별도의 간담회를 통해 인식을 개선시켜 나가고 있고 평생교육사들도 정기 모임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평생교육사는 5년 단위의 계약직 공무원이기 때문에 신분상의 불안정성이 있는데 이것은 총액임금제라는 행정의 가이드 라인이 있기 때문에 시 차원에서만 해결하기는 어려운 문제입니다. 도 차원, 더 넓게는 국가 차원에서 검토하고 해결책을 마련해 주면 좋겠습니다.
이 제도 도입으로 인한 성과를 제 나름대로 재구성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프로그램 활성화라는 가시적인 성과 외에도 주민자치위원들의 의식이 개선되면서 위원회가 점차 실질화 되고 있다는 것과 단지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넘어 마을 특성화 사업으로까지 연결되고 있다는 점. 게다가 더욱 근본적인 것은 이친시민들이 평생교육에 대해 맛을 느끼게 되면서 평생학습은 이제 돌이킬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 제도를 도입할 수 있었던 가장 강력한 기제가 시장의 의지라고 한다면 이것은 다른 각도에서 보면 새로운 시장의 의지에 의해 언제든 이 제도가 폐기될 가능성도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따라서 최고 결정권자의 의지의 영역이 아니라 시민의 판단과 선택 영역으로 이동해야만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평생학습을 향한 이천시의 노력은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구로자와 아키라의 ‘라쇼몽’이라는 영화를 보면 하나의 살인사건을 보는 시각과 진술이 사람에 따라 제각각 다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제 논에 물대기 식으로 사건에 대한 해석이 객관성을 떠나 자신의 이해요구에 따라 달라지는 것입니다. 일상다반사의 상식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과연 시청 담당 공무원의 시각과는 달리 현장에서는 어떻게 이해하고 평가하고 있는지, 직접 읍면동을 찾아가 담당 평생교육사들을 만나 보았습니다.
이연자씨는 2010년에 채용된 후 지난 3월 이곳 창전동으로 근무지를 옮기게 되었습니다. 이분들은 공무원처럼 반드시 순환보직을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닌데 읍면동 지역에 따라 근무환경과 조건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형평성 차원에서 근무처를 정기적으로 변경시키고 있다고 합니다.
“동과 면단위는 여러 모로 차이가 나게 되는데 아무래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에는 동이 훨씬 나은 조건”이고 “게다가 도회지이다 보니 젊은 사람들도 많아서 일전에는 20대 주민자치위원도 있었다”고 합니다.
주민자치위원회가 많이 개선되었다는 시청의 자체평가를 염두에 두고 ‘지금 평생교육사들이 빠질 경우 주민자치위원회가 어떻게 될 것 같은지’에 대해 물었더니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이곳 창전동은 주민자치위원이 25명인데 내부 실행력과 프로그램 운영면에서 보면 위원들 자체만으로 꾸려가는 것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주민자치위원회 운영과 평생교육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데 주민자치위원회의 업무 중에서 제가 해야 할 일과 위원들이 처리해야 할 일에 대한 명확한 역할 구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주도적으로 일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서포트 역할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역할 구분이 분명치 않으면 나중에 혼란과 분쟁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 제도의 도입으로 변화된 내용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를 풀어 냈습니다.
“어떤 주민의 경우 단지 프로그램을 배우러 왔다가 많은 경험을 하게 되면서 그 분 스스로 주민자치위원으로 나서기도 했습니다. 이런 분들이 많이 계서서 주민자치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면 굉장히 좋은 일이지요. 그리고 프로그램을 넘어 동아리에 가입하도록 유도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또 아무래도 제가 전담을 하게 되니 주민 상담도 자연스레 하게 되는데 임신 우울증에 걸린 주부에게 적당한 프로그램을 소개했는데 이 분이 나중엔 관련 자격증까지 획득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면에서 제 일에 대한 자부심도 느낍니다”
그러나 이연자씨 역시 신분상의 불안함을 이야기 했습니다.
“일에 몰두 할 수 있도록 조치가 취해졌으면 좋겠네요”
부발읍에서 근무하는 이선미씨는 2005년부터 일을 시작했으니 초창기 멤버 중 한명입니다.
그래서 이 제도의 산증인이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프로그램 활성화 중심 업무였는데 점점 업무가 늘어나더라구요. 어떨 땐 주민자치위원 경조사까지 챙기기도 했구요. 처음이니까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처음엔 주민자치위원회 회의 할 때 제가 회의 기록부터 왠만한 모든 일은 다 처리한 것 같아요. 조례에 의하면 회계정리는 주민자치위원회 간사가 하게 되어 있는데 그분들은 민간인 신분이니까 행정감사 나오면 감사는 결국 교육사들이 받게 되니 어쩔 수 없이 제가 하기도 했지요. 그래도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많이 개선되었고 의식도 변화되었습니다”
이 제도를 도입할 당시 14명이었던 초기 멤버 중에서 이제 이선미씨를 포함 4명만 남게 되었습니다. 이천에 연고가 없는 분들은 장기간의 생활고를 버티기 힘들고 또 더 좋은 자리가 나게 되면 이직하게 되는 것은 인지상정이기 때문입니다. 평생교육사 제도의 도입으로 변화된 점을 말해 달라고 하니 프로그램과 동아리 활동 외에 마을 의제를 끌어내는 이야기를 들려 주었습니다.
“도자기로 유명한 신둔면의 경우 마을 주민들이 마을의 특색을 살리는 사업들을 진행했습니다. 도자기로 지도를 제작하기도 하고 버려진 굴다리를 벽화로 채색하기도 하면서 외지에서도 많은 분들이 찾아 오고 계십니다. 평생교육사들이 촉매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런 의제를 발굴하고 사업도 진행시키는데 수월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선미씨도 업무 여건 이야기를 빼놓지 않았습니다.
“저희 업무 시간이 주 30시간입니다만 실제로는 그렇게 업무를 할 수 없습니다. 제가 일찍 퇴근하면 다른 공무원이 그 업무를 대신해야 하고 회의가 저녁에 개최될 때도 많고 주말 프로그램도 많아서 30시간만 근무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그래도 이 일에 소신을 가지고 하는 사람들을 위해 내부 교육도 많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런 동기부여가 잘 되어야 도전의식도 생기고 열심히 하고자 하는 의지도 생기니까요”
지금까지는 그래도 규모가 있는 읍과 동을 돌아 보았는데 이번에는 면단위 지역의 현장 실무자를 만나 보았습니다. 손경씨는 2006년에 업무를 시작하였는데 이곳 모가면이 3번째 근무지라고 합니다.
“직전 근무지가 장호원읍이었는데 그곳은 규모가 크기 때문에 사업 볼륨도 클 수 있고 주민들 자발성도 높았습니다. 그에 비해 이곳 모가면은 지역 특성상 주민들이 참 순박하고 정감이 있지만 아무래도 저와 같은 평생교육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고 생각해요”
장호원에서 근무할 때에는 주민자치위원들과 업무 영역에 대한 구분이 매끄럽지 않았는데 다행히 이곳에서는 특별한 업무 마찰은 없다고 합니다. 그러자 옆에 앉아 계시던 김복수 주민자치위원장께서 한마디 거들고 나섰습니다.
“위원장이 뭐 큰 벼슬이 아니거든요. 평생교육사와 잘 조화가 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사 나름대로 고유업무가 있고 전문성이 있는데 위원들이 월권행위를 하면 안되지요. 다만 저희들은 의견을 제시해서 조율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평생교육사를 부려먹는 존재로 보면 안되지요. 잘 존중해주어야 합니다. 업무적으로 평생교육사가 왠만한 일들은 다 카바를 해 주고 간사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데 만일 평생교육사가 없으면 참 어려울겁니다”
마을의 변화 사례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 주었습니다.
‘시에서 주관하는 마을만들기 공모 사업 같은 것에 대해 주민들에게 신청하시라고 하면 잘 신청을 안한다. 그러나 위원회와의 회의를 통해 논의하고 그렇게 해서 뽑힌 마을 의제를 가지고 주민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일이 순조롭게 풀리기도 한다. 마을 주민의 의견과 평생교육사의 전문성이 결합되는 좋은 사례다. 서경 1,2마을의 경우 주민들과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서 주민참여형 도자기 솟대를 만들게 되었다. 전통과 현대가 잘 어우러지고 전통장과 맞물리면서 관람객이 많아지게 되었다’
그러면서 본인 업무에 대한 자긍심을 내비쳤습니다.
“당연한 일일수 있습니다만 주민참여가 높아졌다는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저와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은 주민자치와 행정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런 시스템이 기초가 되어서 이천이 평생학습도시로 발돋움하는데 발판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곳 모가면에서는 일반적인 사업 외에 ‘꿈나무 안심학교’를 위탁 운영하고 있습니다. 꿈나무 안심학교란 2008년초 안양에서 일어난 혜진이ㆍ예슬이 사건 이후 맞벌이 가정 자녀의 방과후 돌봄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시작된 것으로, 초등학교의 빈교실과 도서관 등 공공기관 시설을 활용해 운영되고 있는 사업인데 이에 참여하고 있는 학부모의 만족도가 굉장히 높다고 합니다.
(모가면 주민자치위원회가 위탁운영을 맡고 있는 꿈나무 안심학교 모습)
보통 이런 위탁사업은 대학교에서 주로 맡고 있는데 반해 모가면에서는 주민자치위원회가 위탁을 맡아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 전담 평생교육사가 없었으면 해당 학생들이나 학부모들 모두가 좋아하는 이런 일을 추진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 짐작합니다.
눈여겨 보아야 할 이천의 사례
보통 예산을 책정할 때에는 효과를 기대하기 때문에 ROI(Return on Investment)를 측정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혹 이 제도 도입 이후 나타난 변화의 성과들이 투입요소에 비해 미진하다고 판단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 물론 업무 내용이 좀 더 확장되었으면 하는 사안이 눈에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결국 이 제도를 개선,보완시켜 나갈 것인지 아니면 폐기를 할 것인지는 오직 이천시민의 선택과 결정에 달려 있습니다.
이 제도가 주민자치센터를 활성화시키는 유력한 혹은 유일한 방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천은 이 제도 도입을 통해 평생학습의 기반을 확장시키고 있고 주민의 참여를 이끌어 내고 있습니다. 더불어 이 제도는 여타 지자체에서 시도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고 해도 결코 쉽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이천 시청의 송성숙 평생교육사는 이렇게 말합니다.
“2008년부터 이듬해까지 1주일이 멀다 하고 각 지자체에서 이천의 제도를 벤치마킹하러 왔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현실화된 지자체는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천의 방식이 주민자치센터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유력한 방도는 아니라고 말씀 드렸습니다만 주민자치센터 활성화를 고민하시는 분이라면 이천의 사례는 유력하게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씀 드릴 수 있겠습니다.
끝으로 여러 사람과의 미팅을 조율해주고 바쁜 업무 와중에도 곳곳을 안내해준 송성숙선생님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이번 글을 마칠까 합니다.
[출처] [와10호] 이슈&인물 "이천시의 용감한 선택과 새로운 도전"|작성자 우리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