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狐死首丘[호사수구] ...이라.
오늘은 추석입니다.
서둘러 고향을 찾으신 분도 있고 지금 고향으로
차를 몰고 가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현대인의 삶은 한 곳에 정착하기보다
일에 따라 여러 곳을 돌아다니게 됩니다.
풀을 찾아 옮겨 살았던 유목민과
생활 방식이 비슷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우리 한민족은 설과 추석이 되면
온갖 어려움을 아랑곳하지 않고 고향을 찾습니다. 올해 추석 연휴(9월5~11일) 동안
총 3945만 명이 ‘민족대이동’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명절이 되면 어김없이
고향을 찾는 것을 두고 여우의 습성에 비유해서
‘수구초심首丘初心’이라고 합니다. 중국에서는 ‘수구초심’은 잘 쓰이지 않고
‘호사수구狐死首丘’라고 합니다.

여우가 죽을 때 머리를
제가 살던 언덕으로 향한다는 뜻입니다.
이것은 자신이 태어난 곳을 편하게 여기고
근본을 잊지 않는 마음가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선시대 사대부들은
나이 들어 정사를 맡기가 힘에 부치거나 노부모가 계시면
사직을 요청했습니다.
이때 ‘호사수구’라는 말로 고향에
돌아가겠다는 뜻을 강하게 피력했습니다. 이렇게 조정의 유력 인사나 학문의 권위자가 낙향을 하면
서울과 지역의 문화 교류가 일어났습니다.
서울의 문화가 지역에 유입되어
새로운 변화를 일구는 동력이 되었습니다.
요즘 고향은 우리가 명절에
한두 번씩 들리거나 필요하면
가끔 찾는 곳이지만 자주 들리거나 돌아가 사는 곳이 아닙니다. 이 때문에 고향에 들리면 마음은 푸근하지만
나날이 줄어드는 인구로 인해 쓸쓸해지기도 합니다.
올해에는 ‘호사수구’의 마음으로
고향의 곳곳을 살펴보는 여유를 가지면 좋겠습니다.
호사수구(狐死首丘).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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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고향이 많이 변하였지요
낯선 사람도 많이 와서 살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