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바자르 시장통을 오가는 사람들을 보고 무상을 생각하다>
가을 들녘에 버려진 조롱박처럼
회백색의 해골이 있네. 거기에 무슨 즐거움이 있단 말인가?
참으로 가을에 버려진 이 호리병박들처럼
회백색의 해골들이 있네. 그것을 보고 어찌 기뻐하겠는가?
이 몸은 살과 피로 덮여 있고 뼈로 쌓아 올린 하나의 성곽
그 안에 교만과 비방, 늙음과 죽음이 함께 머물고 있구나
뼈로 만들어지고 피와 살로 덧칠해진 도시
거기에 늙음과 죽음과 자만과 위선이 감추어져 있네
그러나 성인의 가르침은 쇠퇴하지 않느니,
성인에게서 성인께로 전해지기 때문이라
잘 꾸며진 왕의 수레도 낡아가듯
마찬가지로 이 몸 또한 늙어가는 것
배우지 못한 사람은 황소처럼 늙어가리
몸은 뚱뚱해지지만 지혜는 자라지 않아
한량없는 세월 동안 윤회 속에서
집을 지은 자를 찾아 기웃거렸지만
찾지 못한 채 여러 생을 보냈으니
삶은 언제나 고통이었네
집을 짓는 자를 찾았으나 찾지 못하고
많은 생 동안 윤회를 달려왔으니
거듭 태어남은 고통이었네
Anekajātisaṃsāraṃ, sandhāvissaṃ anibbisaṃ;
Gahakāraṃ gavesanto, dukkhā jāti punappunaṃ.
아, 집을 짓는 자여!
너는 이제 보였노라!
너는 이제 더 이상 집을 짓지 못하리!
모든 서까래는 부서졌고
대들보는 산산이 조각났으며,
상카라가 사라진 마음이여
갈애가 소멸했음이여
Gahakāraka diṭṭho si, puna gehaṃ na kāhasi;
Sabbā te phāsukā bhaggā, gahakūṭaṃ visaṅkhataṃ;
Visaṅkhāragataṃ cittaṃ, taṇhānaṃ khayam ajjhagā.
젊어서 청정하게 살지 않고 재산을 모으지 못하면
고기 없는 연못의 늙은 백로처럼 죽어 가리
젊어서 청정한 삶을 살지 않고 재산도 모으지 못하면
쏘아져 버려진 화살처럼, 누워서 옛날을 애도하리
*경전을 약간 의역해서 옮김
*그랜드 바자르 grand bazar 는 큰 시장이라는 뜻, 그래서 욕계세상이라고 이해해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