周易 上編(주역 상편).
17.澤雷隨(택뢰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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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隨(수)는 자신을 숨기고
실력 있는 자를 따라가야 할 때다.
▣ 隨 元亨 利貞 无咎
수 원형 이정 무구
[풀이]
따라가는 수는(군주에게) 크게 형통하고,
바르게만 가면 이롭고 탈이 없다.
[해설]
隨(수)는 자기 자신을 죽이고 실력 있는 자를
따라가야 하는 시절인연이라
찬스를 잘 포착해야 좋다[隨元亨,수원형].
어쩔 수 없이 모시고 따라가야 할 자리라도
정도가 있어야 하니 바르게 처신해야[利貞,이정]만
허물이 없다[无咎,무구].
자신의 주장을 버리고 시절인연에 따른다는
대의를 가슴에 새기고 갈 필요가 있다.
동파는 시절인연을 따르라는 설을 이렇게 편다.
"隨(수)는 시절의 흐름이 고르지 않은 때라
천하를 강요하여 자기를 따르게 한다든가,
곧은 자를 허물한다면 천하가 기뻐하지 않을 것이다.
따름의 시기는 하늘이 만든다.
자신을 따르지 않고 시절의 인연을 따르기에
[不從已而從時,불종이이종시] 隨(수)의 시절은 대단하다."
「잡괘전」에서도 적고 있다.
"이전의 인연이라고는 깡그리 사라지고 없다[无故,무고]."
그러기에 수는 떨어짐이고 몰락이다
[隨者墮也落也,수자타야락야].
否卦(비괘)의 최상위에 있던 강이 지고한 자리로부터
가장 비천한 지위로 추락하여 떨어졌기에 隨(수)라 이름한다.
따른다는 것은 나의 주체성을 버리고 천하가 일으키는
큰 흐름 속으로 내 몸을 맡김이다.
그렇지만 남을 따르는 자는 어느 누구를
따라 갈 것인가를 확실히 알아야 한다.
隨(수)의 시절이 닥치면 실력이 있는 자라도
아랫사람을 따라가는 경우가 생긴다.
물레방아가 물이 없으면 돌아가지 못해 쌀을 찧을 수 없다.
다음은 '元亨利貞(원형이정)'을 다 갖추어
隨(수)를 자세히 펼치라는 공자의 단사이다.
"髓(수)는 강이 아래로 내려와서 유의 아래로 가는 것인데
[剛來而下柔,강래이하유],
안으로 움직이며 밖으로 기뻐함[動而說동이열]이
隨卦(수괘)의 상징이다.
그러기에 군주의 도가 형통하고 바르고 허물이 없다.
천하가 시절을 따르니[而天下隨時,이천하수시]
때를 따른다는 의미는 엄청나게 크다
[隨之時義大矣哉,수지시의대의재]."
임제의 '隨處作主(수처작주)'는
마조의 '立處卽眞(입처즉진)'에서 왔던가.
이색은 '때에 따라 대도를 밟는다
[隨時蹈大道,수시도대도]'고 한다.
지욱도 설명을 더한다.
"世道(세도)를 잡으면 상하 사방에서 서로 이득을 위해
쫒아오듯 法喜(법희)를 얻으면 문득 諸法實相(제법실상)을
자연스레 행할 것이다.
그렇게 가야만 만 가지가 이롭고 허물이 없어진다."
『춘추좌씨전』에 의하면 공자보다 3세대 전에 살았던
노나라 穆姜(목강)은 그가 폄하되어 둥궁에서 퇴출되어
나갈 쯤에 艮卦(간괘)가 隨卦(수괘)로 가는 움직임을 얻고
다음과 같은 철든 소리를 하고 있다.
"隨(수)처럼 '元亨利貞(원형이정)'의 덕을 갖추어
있으면 허물이 없다.
그러기에 네 가지의 덕을 다 갖춘 사람은 속일 수가 없다.
그래서 그러한 사람이 隨卦(수괘)를 얻으면
재앙이 없는 법이다.
그러나 나는 남의 부인이면서 모반에 끼어 들었다.
정녕 나는 여자라는 미천한 신분이면서
더구나 인덕도 없었으니 '元(원)'이라고 말할 수 없고,
모반에 끼어서 나라를 어지럽혔으니
또 '亨(형)'이라 할 수도 없다.
또 옳지 못한 일로 몸을 해하였으니
'利(이)'라고도 할 수 없고,
더구나 부인이란 지위를 잊고서 외모를 꾸미고 놀았으니
'貞(정)'이라고도 말할 수 없지 않은가.
이런 사덕이 있는 자가 隨卦(수괘)를 얻었다면 재앙이 없지만,
나는 덕이 하나도 없었으니 隨卦(수괘)에는 맞지 않다.
또 나는 악한 짓도 행하였으니 어찌 재앙이 없겠는가?
틀림없이 여기서 죽었으면 죽었지,
더 이상 나갈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는 동궁에서 죽음을 맞았다.
穆姜(목강)처럼 죽음도 예상되는 隨(수)는
震木宮(진목궁) 歸魂卦(귀혼괘)로 7월이다.
공자도 대상에서 "연못 속에 우레가 잠복하고 있음이
隨(수)니 군자는 이를 보고 날이 저물면
편안히 먹고 마시며 즐겁게 쉬어라
[象曰 澤中有雷 隨 君子以 嚮晦入宴息,
상왈 택중유뢰 수 군자이 향회입연식]" 한다.
여기 공자의 '嚮晦入宴息(향회입연식)'을
希谷(희곡) 이지연은 "우레가 못 가운데 숨어 있음을
미래에 장차 일어날 양을 기르고,
어둠을 보면 들어가 쉬면서 평탄한 아침의
청명한 기운을 기르라 한다"고 해설한다.
陽村(양촌)도 설을 보탠다.
"우레라는 것은 봄 여름에는 땅에서 나와 진동하고 떨치며,
가을 겨울에는 땅속으로 들어가 숨는 것이다.
우레가 못 속에 있다는 것은 들어가 숨는 때이기에,
한 해에 가을과 겨울이 있는 것은
하루에 황혼이 있는 것과 같으니,
군자는 우레가 못 속에 있는 상을 보고,
날이 어둠으로 향할 때는 안에 들어가
편안하게 쉬어야 한다."
나아가 김도는 군자의 움직임과 고요함은
각 각 그 때를 따라야 하니,
움직일 때인데 고요하면 중도가 아니고,
고요할 때인데 움직이면 또한 중도가 아니라 한다.
우레는 움직임을 위주로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을과 겨울에 움직이면
우레의 바름이 아니고 함부로 움직이는 꼴이 된다.
"그러므로 군자는 隨卦(수괘)의 상을 본받아
움직일 만하면 움직이고,
고요할 만하면 고요하게 해야 한다.
날이 어두워지는데도 쉬지 않으면
이는 함부로 움직이는 것이 되니,
어찌 군자가 때에 알맞게 하는 것이겠는가?
예전에 혹 세상으로부터 도피한 사람이 있어,
가부좌를 한 채로 아침에 이르기까지
잠을 자지 않았는데,
이는 불교의 유파로 배우는 사람이
마땅히 분명하게 구분해야 할 것이다."
이처럼 천지를 울리는 천둥의 계절이 지나고
연못 속에 잠시 잠복 하는 기운
[澤中有雷,택중유래]을 보고
공자는 隨行(수행)의 상을 잡고 있다.
"군자는 날이 저물면 몰던 수레를 멈추고
음식을 먹으며 충분한 휴식도 취할 줄 알라
[嚮晦入宴息,향회입연식]"는 것이다.
여기 '嚮晦(향회)'에는 그믐 달밤에
고향으로 향해 가라는 뜻이 숨어 있듯,
내가 아무리 큰 지혜와 대단한 힘을 지녔다 하더라도,
지금은 그 값이 먹혀들지 않을 때이니
뜻[時義,시의]을 더 길러야 할 것이다.
여기에서도 三山(삼산)은 震(진, ☳)은 아침,
兌(태, ☱)는 저녁이라 하고,
震(진)의 木(목)이 兌(태)의 金(금)으로 들어가면 잘리고,
우레가 못 가운데로 들어가면 숨고,
사람이 어두운 때에 들어가면 쉬니,
모두 때를 따른다는 뜻이라 이른다.
子範(자범)은 '嚮(향)은 '向(향)'과 같고,
'晦(회)'는 '昏(혼)'이라 하고,
華東(화동) 서유신은 추분에 용은 바다로 들어가고
우레는 소리를 거두어들이는데,
못 가운데 우레는 때를 따름이라 이른다.
『水經,수경』에 용은 가을날을 밤으로 삼는다 했으므로
날이 어둠을 향하면 안에 들어가 편안하게 쉬는 상이니,
편안하게 쉬어서 장차 다시 움직이는 것이
군자가 때를 따르는 것이라 한다.
주자가 '晦庵(회암)'을 쓰고,
고려의 안향이 '晦軒(회헌)',
조선의 이언적이 '晦齋(회재)'를 쓴 뜻도
여기 隨(수)에 있다.
마지막으로 지욱의 법문이 훌륭하다.
"이미 本源自性(본원자성)에 합하여
위로 과거제불[往古諸佛,왕고제불]과 같을진대,
隨(수)의 시절에는 반드시 三德秘藏(삼덕비장)을 갖춰
大涅槃(대열반)에 들어갈 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