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볕더위가 연일 계속되고, 도시 속 아스팔트를 이글이글 타오르게 하는 여름.
조금만 걸어도 작열하는 태양에 땀이 등줄기를 따라 줄줄 흘러내린다.
휴무가 겹쳐 집사람과 편한마음으로 인천을 떠나 부산으로 나들이 떠난다.
부산 해운대 바닷바람이 불어 시원하기는 한데, 부산더위도 만만치 않았다.
달맞이 고개를 넘으면서 송림사이로 불어오는 해풍에 솔향기가 은은하다.
송정해수욕장, 40여년 전 백사장에 두 줄로 나란히 발자국만 찍었던 그곳은
지금은 몰라볼 만큼 변해있었고 나 또한 변해서 그 자리를 서성인다.
멍하니 창밖에 시선을 고정하고 애써 그 옛날 추억을 더듬어본다.
밴쿠버 유명한 휴양지 이름을 딴 카페 “나나이모”에서 더위를 식히고,
해 지는 송정해수욕장 파라솔이 하나둘 접혀지기 시작한다.
부산서 일박하고 다음날 밀양 표충사를 향하는데, 길은 왜 그리 가파른지.
꼬불꼬불 굽이치는 고갯길을 몇 바퀴나 돌았던가, 현기증조차 일어난다.
초보운전자는 감히 접근할 수 없는 급경사 급커브길이 오히려 스릴 있었다.
언양에서 밀양을 이어지는 일대에는 1천m급 거봉들이 운집해 준령을 이루며
영남 알프스란 이름으로 불리기에는 손색이 없다.
밀양댐 언덕 위 팔각정에서 삶은 옥수수 먹으면서 더위를 식히고,
갑자기 느티나무에서 암 매미는 자지러지게 울어재낀다.
길 양옆으로 대추나무가 무성하고 영글지 않은 오박조박한 파란 대추가 풍작임을 암시한다.
천년고찰 표충사는 원래 신라시대 원효대사가 삼국통일을 기원하고자 명산을 찾던 중 이곳
산정에 올라 남쪽 계곡에 서리는 오색상운을 보고 터를 잡아 산문을 열고 죽림사라 하였다
그러나 훗날 임진왜란 때 나라를 구하기 위해 승병을 총 지휘했던 사명대사의
영정과 위패를 옮겨와 충정을 기리기 위해 표충사라 명명하게 되었다.
천황산 남쪽 기슭에 자리 잡고 있는 표충사는 사명대사가 기거한 곳이기도 하다.
1,400년을 한국의 역사와 함께한 표충사 삼층석탑이 오늘도 단아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팔상전에는 사바세계의 중생을 제도하기 위하여 오신 부처님의 생애를
태어나서부터 입열반까지를 나누어 표현한 탱화와 존상을 모셨다.
울창한 송림과 천혜의 자연경관이 어우러져 이곳이 명산대찰임을 깨닫게 해준다.
표충사를 둘러보고, 맑은 물이 졸졸 흐르는 아름다운 계곡 옥류동천으로 올라간다.
둥글둥글한 바위는 비바람을 맞으면서 천년 세월을 말없이 그렇게 보낸 것이다.
적당한 반석에 자리 잡고 아름다운 계곡에서 자연을 즐겼다.
계곡에서 끓여먹는 라면 맛은 고급 식당에서 먹는 음식맛과는 비교도 할 수 없다.
코펠 뚜껑에 라면 담아 훌훌 불며 마시는 그 맛은 영영 잊을 수가 없었다.
소주 한 잔 입에 탁 털어 넣으니 짜르르하게 목으로 넘어가는 맛은 일품이다.
이 순간이 참으로 행복하게 느껴진다.
자연과 함께하는 이 맛에 사람들은 계곡으로 산으로 떠나나보다.
꽃뱀 한 마리가 놀라서 급하게 바위틈으로 몸을 숨긴다.
(사천왕이 제석천의 명을 받아 천하를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의 동작을 살펴 보고한다는데,
잘못 보고될까봐 사천왕문을 조심스레 통과했다)
(보물 제 467호 높이 7.7m의 표충사 3층 석탑은 통일신라시대의 화강암으로 조각했으며 기단은 단층이며 면석은 5매로
구성되고 탱주일주가 있어 각 면은 2구로 구분하고 있다. 탑신부는 옥신과 옥개석이 각각 일매석으로 되어 있다)
(외부인 출입금지라는데, 뭐 하는 곳인지 오히려 궁금하기만 하다. 저 스님은 출입증이 있나보다)
(경상남도 문화재 제141호, 팔상전은 사바세계의 중생을 제도하기 위하여 오신 석가모니 부처님의 생애를 여덟 가지 모습,
하천, 탁태, 강탄, 출가, 강마, 성도, 전법륜, 입열반으로 나누어 표현한 탱화와 존상을 모신 법당이다)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131호, 대광전은 표충사의 주 불전으로 중앙의 석가여래좌상, 동쪽에 약사여래좌상,
서쪽에 아미타여래좌상등 삼존불을 본안하고 있다. 건물은 석조로 된 축대와 기단위에 웅장하게 건립되었으며,
건물의 모양은 단층 팔작지붕으로 목조와가이며 건물 내부가 온통 조각과 그림으로 장식한 듯한 화려함을 나타내고 있다)
(명부전, 정면 3칸, 측면 2칸의 규모에 주심포계로 겹처마 팔작지붕 건물이다. 창호는 각 4분합의 문을 달고 문살은
빗살무늬로 짜여져 있습니다. 천정은 우물반자로 마감하였으며, 안에는 지장삼존상과 시왕상 등이 모셔져 있다)
(관음전, 다듬돌 초석 위에 원주를 세워 겹처마 팔작지붕을 짜 올린 건물로 정면 3칸, 측면 2칸의 주심포계형식이다.
창호는 빗살창 문살로 짜여져 있고, 전면의 양측 칸은 2분합, 어 칸은 4분합의 문을 달았다)
(명부전 창호는 각 4분합의 문을 달고 문살은 빗살무늬로 정교하게 짜여져 있다)
(표충사 옥류동천 계곡에 더워서 피서 온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놀란 꽃뱀 한마리가 황급히 몸을 숨긴다. 뱀을 잡으려는 사람을 말려서 살려줬는데, 언잰가는 저 뱀이 보은 하리라)
첫댓글 안셈... 올만입니다.. 자바야 하지 아늘까요 혹시 물까 시포서..
글도 잘 쓰시고 여유롭게 사시는 모습이 보기 좋슴니다
타이틀 하게 삽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