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그로우 이연진 기자] 최근 기준금리 여파로 전세대출이자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전세를 선호하는 수요자들이 크게 줄었다. 세입자들이 전세 대신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이어지면서 전세 비중도 적어지고 있다.
실제로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의 종말이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올 정도로 전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낮아진 반면 반전세 등 보증부 월세와 월세 비중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국내 기준금리가 단기간 빠른 속도로 인상되자 주택 시장에서 월세를 낀 임대차 거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2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R114가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9월 서울에서 월세를 낀 주택 임대차 거래량은 19만3266건(계약일 기준)으로 전체 임대차 거래의 48.9%로 나타났다. 이는 2011년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1~9월 기준 월세 비율 최고치다.
월세 거래 중 보증금이 월세의 12~240개월 치인 준월세가 21.6%로 가장 많았다. 이어서 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 치를 초과하는 준전세는 18.0%, 보증금이 월세의 12개월 치 이하인 월세는 1.5%를 각각 차지했다.
하지만 아파트 전세 거래 비율은 2010년 초반 70~80% 수준이었으나, 올해는 58.9%로 줄어들었다. 단독·다가구, 다세대·연립 등 다른 유형에서도 전세의 월세화가 빠르게 진행됐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높은 전셋값과 고금리에 따른 대출이자 부담, 깡통전세 우려가 맞물리면서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가 대세가 되는 추세"라며 "전세보증금 인상분을 월세로 지급하는 준전세식의 전환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며, 수요 증가에 따른 월세 상승이 한동안 지속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현상은 매매가격에 이은 전세가격 하락으로 역전세난이 심각해진 상황에 2년 전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한 가구들이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지만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전세 계약 연장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전세대출금리가 7%까지 치솟으면서 전세 계약 연장을 포기하는 세입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결국에는 주인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내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실제로 전세 수요가 감소하자 전세가격은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KB국민은행의 월간 시계열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중위 전세가격은 5억9966만원으로 지난해 2월(5억9739만원) 이후 1년8개월 만에 처음으로 6억원 밑으로 떨어졌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전세대출 금리가 가팔라지자 전세수요가 이탈한 영향이 크다고 분석한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깡통전세가 나올 수 있는 사실은 가장 심각한 상황"이라며 "수도권 외곽 지역이나 신도시 등은 점차 전셋값 보다도 낮아지는 매매가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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