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처럼 대학이 서열화되어 있는 상황에서는 고등학교 상대평가가 당연히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안 그러면 대부분의 고등학교가 문제를 쉽게 출제해서 다 좋은 성적이 나와 변별이 어렵잖아요."
오늘 개강 첫 수업에서 한 학생이 모둠에서 한 말이다. 이 말을 듣고 내가 그들에게 이렇게 말해주었다.
"여러분, 놀라운 사실 하나 말해줄까요? 40년 전 제가 고등학교 다닐때는 절대평가였답니다. 당시에도 대학입시 경쟁이 치열했고 고3 수험생들의 자살도 종종 있아서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라는 영화도 나왔어요."
내 말을 듣고 있던 학생들 눈이 휘둥그레 커졌다. 이때다 싶어 나는 그들에게 질문을 했다.
"40년이 지난 지금의 교육이 예전보다 좋아져야 할까요? 아니면 후퇴되어야할까요?"
어떤 학생은 고개를 떨구며 아무 말도 못했고 어떤 학생은 겨우 들리는 소리로 "좋아져야겠죠."라고 말했다. 모두들 좋아져야 하는 것이 당연한데 실상은 더 나빠졌기에 힘이 빠졌던 것이다. 누가 이들을 이렇게 만들었을까?
아이들의 배움과 성장이 제일 중요하다고 하면서 왜 학교교육에서 경쟁을 부추기며 당연시 할까? 모르는 것을 서로 묻고 가르쳐주는 곳이 교실이어야 되지 않는가? 옆에 있는 친구가 경쟁자여서 알고 있는 것을 절대 가르쳐주지 않는 비열한 인간을 배출하는 것이 정녕 우리 교육의 목표인가?
상대평가는 학교교육과 대학교에서 반드시 폐지되어야 한다. 오늘 수업에서 가장 좋았던 수업으로 학생들이 꼽았던 경우도 모두 절대평가를 실시한 교양 과목들이었다. 동료들과 서로 협력하며 진정한 배움의 경험을 가진 것을 학생들은 잊지 못했다.
배움과 평가는 개별적이어야 한다. 타인과 비교해서 배움의 정도를 결정하고 평가되어져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절대평가를 시행한다고 해서 무조건 시험을 쉽게 출제하거나 후한 점수를 준다면 그것은 명백히 교수자의 잘못이다. 40년전 절대평가를 시행하던 내 학창 시절을 떠올려보면 대부분의 교사들이 평가를 제대로 했었다.
첫댓글절대평가를 시행한다고 해서 무조건 시험을 쉽게 출제하거나 후한 점수를 준다면 교수자만 탓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고등학교 내신성적이 입시에 단순 반영되는 게 아니라 내신성적이 절대적인 전형에서(수시의 학생부교과나 학생부종합전형) 선생님들이 소신껏 문제를 출제하기가 어려워 이를 교수자의 탓으로 보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합니다. 모두가 같은 시험을 보는 (정시도 성적표에 상대평가에 따른 등급이 표시되기는 하나) 정시에서는 가중치에 따른 표준점수 합산으로, 어찌보면 절대평가 처럼 대입을 치르게 되지만 내신이 절대적인 수시에서는 각 학교마다 난이도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는 내신성적이 절대적이기에 많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내신을 많이 보는 수시전형에서 내신의 변별력이 사라지면 (주관이 개입되는)다른 방식으로 아이들을 변별하려고 할 텐데 이는 오히려 아이들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본질적인 문제는 상대평가냐 절대평가냐가 아니라 각 학교마다 다른 내신성적취득 난이도 차이를 고려하면서 학생을 선발해야 하는 시스템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수시를 없애면 교육기회 격차를 감안해서 학생을 선발하기 힘들어지니 그 또한 해선 안됩니다.
경쟁과 서열게 초점을 두는 현재 입시를 그대로 둔 상황에서 절대평가를 생각하면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전제가 잘못되었는데 과정과 결과가 제대로 될 리가 없겠지요. 문제를 지나치게 쉽게 출제하는 것은 어떤 경우든 평가 목적에 부합되지 않습니다. 학교마다 교사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달라질 수 있으므로 평가가 결코 같을 수 없습니다. 대부분의 해외 학교들은 동일한 학교에서 교사들의 평가 방법과 내용이 서로 다릅니다. 교사를 전문가로 인정한다면 그들의 평가 방식도 존중해야 하지 않을까요?^^
첫댓글 절대평가를 시행한다고 해서 무조건 시험을 쉽게 출제하거나 후한 점수를 준다면 교수자만 탓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고등학교 내신성적이 입시에 단순 반영되는 게 아니라 내신성적이 절대적인 전형에서(수시의 학생부교과나 학생부종합전형) 선생님들이 소신껏 문제를 출제하기가 어려워 이를 교수자의 탓으로 보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합니다. 모두가 같은 시험을 보는 (정시도 성적표에 상대평가에 따른 등급이 표시되기는 하나) 정시에서는 가중치에 따른 표준점수 합산으로, 어찌보면 절대평가 처럼 대입을 치르게 되지만 내신이 절대적인 수시에서는 각 학교마다 난이도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는 내신성적이 절대적이기에 많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내신을 많이 보는 수시전형에서 내신의 변별력이 사라지면 (주관이 개입되는)다른 방식으로 아이들을 변별하려고 할 텐데 이는 오히려 아이들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본질적인 문제는 상대평가냐 절대평가냐가 아니라 각 학교마다 다른 내신성적취득 난이도 차이를 고려하면서 학생을 선발해야 하는 시스템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수시를 없애면 교육기회 격차를 감안해서 학생을 선발하기 힘들어지니 그 또한 해선 안됩니다.
경쟁과 서열게 초점을 두는 현재 입시를 그대로 둔 상황에서 절대평가를 생각하면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전제가 잘못되었는데 과정과 결과가 제대로 될 리가 없겠지요. 문제를 지나치게 쉽게 출제하는 것은 어떤 경우든 평가 목적에 부합되지 않습니다. 학교마다 교사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달라질 수 있으므로 평가가 결코 같을 수 없습니다. 대부분의 해외 학교들은 동일한 학교에서 교사들의 평가 방법과 내용이 서로 다릅니다. 교사를 전문가로 인정한다면 그들의 평가 방식도 존중해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