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장원에서 긴 머리를 싹둑 자른 후 아주 보글보글 볶고 돌아온 아내를 본 남편이 짜증을 내며 말했다.
"아니 당신은 내게 의논도 없이 그렇게 머리를 자르고 볶으면 어떡해?"
그러자 아내는 코웃음을 치더니 "당신은 내게 의논을 하고 대머리가 됐수?"라고 맞받아쳤다.
대머리는 이래저래 놀림감이다.
그런데 요즘은 중년의 대머리가 아니라 20대와 30대의 젊은이들에게도 대머리 증세가 많아져서 문제다. 머리가 벗겨지면 아무리 인물 좋고 직장 좋아도 장가가기 어려워진다. 나이보다 10년은 들어 보이기 때문이다.
나이에 맞지 않은 탈모가 늘었다는 건 그만큼 사회적 스트레스가 늘었다는 말이다.
머리가 지끈지끈하면 머리칼이 빠지게 돼있다.
오랜 옛날부터 대머리는 있었지만 채식을 위주로 하던 고려시대나 조선시대에는 대머리가 많지 않았다.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탈모가 부쩍 늘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건 서구인들이 우리보다 대머리가 5배 비율로 많은 걸 봐도 알 수 있다.
또 머리가 벗겨진 사람들에게 동맥경화증이 많은 것도 우연한 현상만은 아닐 것이다.
역사상 가장 유명한 대머리는 줄리어스 시저다.
그럼에도 그는 바람둥이로도 유명해 로마에는 그의 애인들이 득시글했다.
그의 국제적 애인은 클레오파트라였는데 그녀는 시저의 벗겨진 머리를 치료해주려고 비약을 만들었다. 그것은 쥐를 태운 재에 곰의 기름을 넣고 사슴의 뿔을 잘라 넣은 요상한 약이었는데 별 효과가 없었던 모양이다.
이집트 시대에는 탈모방지법으로 악어기름과 하마의 똥으로 만든 연고를 머리에 문지르는 엽기적인 요법도 있었다.
한때 독일의 군인들은 말의 침을 탈모치료제로 발랐으며 미국의 농부들은 소에게 머리를 핥게 하는 우스꽝스러운 방법도 썼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탈모라는 건 당사자에게 몹시 고민스러운 문제임은 틀림없다.
요즘은 미국에서 개발된 탈모치료제가 많이 쓰이고 있지만 그것도 정수리 부분에만 효과가 있다든지 완전히 대머리가 된 다음에는 소용이 없다든지 하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머리가 빠지기 시작할 때 서둘러 관리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머리는 매일 감는 것이 좋으며 특히 땀 흘린 후에는 반드시 샴푸를 하고 두피에 피지가 쌓이지 않게 해주어야 한다.
머리 부분에 혈액순환이 잘 되고 영양공급을 충분히 하는 것이 탈모를 막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인데 그러려면 두피에 적당한 자극을 자주 주는 것이 필요하다.
손가락을 세워서 힘을 줘 두피를 눌러주든가 두드려주는 마사지는 누구나 할 수 있는 방법이다. 머리에는 경혈점이 많은데 이렇게 머리를 눌러주면 경혈점들이 자극돼 머리 혈행이 그만큼 좋아진다. 이때 뒷목 마사지도 함께 하면 머리 쪽으로 혈액이 잘 순환될 수 있다.
탈모에는 기름진 육식을 피하고 야채, 과일, 해산물을 많이 먹어야한다. 이들 식품에는 디 하이드로 테스토스테론 이라는 탈모를 촉진하는 호르몬의 생성을 억제해주는 물질들이 많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특히 검정콩이나 다시마, 효모에 이런 성분이 더 풍부하게 들어있다.
오늘도 머리 빠지는 것이 걱정된다면 삼겹살 집 그만 가고 컴퓨터의 자판 대신 머리를 키보드 치듯 열심히 두드리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