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서양화와 색채학 강의를 마무리지었습니다.
3월13일과 14일에는 영상 관련하여 강의가 진행됩니다.
참고하세요.
사랑은 야채 같은 것 / 성미정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씨앗을 품고 공들여 보살피면
언젠가 싹이 돋는 사랑은 야채 같은 것
그래서 그녀는 그도 야채를 먹길 원했다
식탁 가득 야채를 차렸다
그러나 그는 언제나 오이만 먹었다
그래 사랑은 야채 중에서도 오이 같은 것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는 야채뿐인 식탁에 불만을 가졌다
그녀는 할 수 없이 고기를 올렸다
그래 사랑은 오이 같기도 고기 같기도 한 것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녀의 식탁엔 점점 많은 종류의 음식이 올라왔고
그는 그 모든 걸 맛있게 먹었다
결국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 사랑은 그가 먹는 모든 것
첫댓글 어찌하다 만났고 어찌하다 헤어졌다... 이 빤함으로부터 줄기가 다른 살앙, 어디 그리 흔할까요. 사랑, 사랑, 누가 말했나 하면 지금 이순간에도 카페 곳곳을 차지하고 있는 테이블마다 사랑 타령으로 혼미한 청춘들, 사랑 시작했다 사랑 끝내는 저마다의 곡절로 웃거나 울고 있을 텐데요, 정색하고 사랑이 뭘까?라고 물으면 우물쭈물 말 못해버리는 사랑의 그 알다가도 모를 정의... 보세요, 사랑은 참혹처럼 발음조차 힘든 말이 아니라 누워서 야채 먹기처럼 쉬운 거라잖아요. 그리하여 사랑은 그가 먹는 모든 것이라잖아요. 그가 입는 모든 옷, 그가 가진 모든 돈, 그가 부르는 모든 노래, 그가 내뱉는 모든 말. 이렇듯 사랑은 그가 원하는 모든 것을 원 없이 할 수 있게끔 놓아주고 풀어주는 마음일진대 대다수의 우리들은 어떻던가요. 사랑할 때는 이해뿐이고 헤어질 때는 오해뿐이지 않던가요. 아무래도 사랑을 몸으로만 배웠나 봐요. 머리로는 그 사랑, 참 쉬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