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부도 방아머리에서 구봉도 낙조전망대까지
2월1일 빛사냥 번개모임 공지가 올라왔습니다.
정기모임을 1년여 못하다 보니 친구들 모습도 보고 싶어 설 전에 번개라도 한번 하려는 것이지요.
때마침 조만간 눈소식도 있어 흰 눈 쌓인 바닷가를 가보기로 했습니다.
2월4일 새벽 창문을 열어보니 간밤에 눈이 내려 소복히 쌓였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집을 나서 오이도행 전철을 타고 안산역으로 향합니다.
지상으로 달리는 전철의 차창 너머로 흰 눈 쌓인 전원풍경이 휙휙 스쳐지나 갑니다.
미세먼지도 없는 듯, 하늘은 구름 한 점 없는 푸른빛입니다.
안산역에 10명이 모였습니다. 번개치고는 대성황을 이룬 것이지요.
123번 시내버스를 타고 오른쪽으로는 인천남동공단, 왼쪽으로는 호수가 보이는 시화방조제를 건너
30여분만에 대부해솔길 1코스의 출발점인 방아머리에서 내렸습니다.
아침식사가 부실했던지 모두들 해장국 한 그릇을 뚝딱 해치웁니다.
방역기준 5인이상 집합금지로 4,3,3으로 조를 편성해 트레킹에 나섰습니다.
트레킹코스는 북망산을 넘어야 하는데 눈쌓인 산이 위험하다는 총무님의 배려로 우회도로를 따라 구봉솔밭야영지를 지나
눈앞이 뻥뚤린 해변에 도착했습니다.
만으로 둘러쌓인 드넓은 해변은 눈이 부시도록 하얀 눈이 우릴 첫 손님으로 맞고 있었고,
바닷가는 눈과 얼음과 모래와 파도가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시선이 닿는 저 끝에 인천 송도신도시의 모습이 가물가물 거리고, 해변에 외롭게 서있는 해송 한그루에 마음이 쏠립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굴따는 할머니를 만났습니다.
해변을 나서니 동화의 한 페이지같은 장면이 펼쳐집니다.
하얀 집, 붉은 집, 갈색 집, 노오란 낚시터가 하늘과 저수지에 수를 놓고 있었습니다.
산봉우리가 아홉개 있는 섬, 구봉도는 더이상 섬이 아니라 대부도 북쪽 끝의 일부분입니다.
구봉도 공영주차장에서 일부는 산으로 향하고 대부분은 해안도로를 따라 걸었습니다.
해변 저 너머는 영흥도, 화력발전소 2개의 굴뚝에서 흰 연기가 솟아오르고, 거대한 송전탑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썰물인지라 갯벌은 드넓었고 햇빛에 반사되는 바다는 눈이 덮인듯 흰빛이었습니다.
해안도로 곁의 두개의 바위가 시선을 끕니다.
고기잡이 나간 할아버지를 기다리던 할머니는 기다림에 지쳐 비스듬한 바위가 되었고,
나중에 돌아온 할아버지는 그런 할머니가 가여워 함께 바위가 되었다는 할매 할아비 바위입니다.
할매바위 모퉁이를 돌면 멀리 빨간등대와 낙조전망대가 보이가 시작합니다.
전망대로 가려면 개미허리아치교를 지나 소나무가 울창한 작은 동산을 지나야 합니다.
전망대를 가르키는 이정표 옆에 세워진 나무판의 시 하나, 제가 좋아하는 나태주시인의 "행복"입니다.
"저녁에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이 있다는 것, 외로울때 혼자서 부를 노래가 있다는 것"
솔밭을 지나고 나무데크길을따라 바닷가로 내려서면 일몰이 유명하다는 낙조전망대에 이릅니다.
잔잔하게 일렁이는 파도위에 비치는 아름다운 노을 빛을 형상화한 "석양을 가슴에 담다"라는 조각물은
곧 다시 밝아올 내일에 대한 희망과 설레임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트래킹 소요시간 3시간30분, 거리 13Km.
주) 귀갓길 구봉도주차장에서 방아머리까지는 차로 이동하였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