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유능하고 가장 신뢰받고
가장 많은 지지를 받는
가장 능력있는 언론인이
정권의 비위에 거슬렸으므로
정권의 필요에 의해서
자기가 하던 프로그램에서
그리고,
자기가 근무하던 회사에서
차근차근 멀어져 나가는
이 이상한 상황을 지켜보고 있으면
아니, 뭐 그렇게 이상한 상황도
아니긴 하지.
언제나 걔들은
예나 지금이나
쭉 그래왔으니까 ...
손석희가 가장 빛이 났던 때는
언론의 자유가 최대한 보장되었고,
언론의 자유도가 그 어느때보다 높았던,
가장 높았던 김대중, 노무현 때다.
(그 높은 언론자유도는
우리의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게 해줬고,
우리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생각하게 해줬지만,
조중동에게 주어진 자유는
그들과 그들의 이익을 공유하는 세력과 집단의 비호와
그들이 적'이라 생각하는 대상에 대한 모함과 공격의 시기였지)
각 방송사 마다
특종보도나 단독취재,
단독 인터뷰가 있었고,
(지금은 정부에서, 연합뉴스에서 뿌려주는 뉴스를 받아서
뉴스를 만드니 그게 불가능하지만 그땐 그랬지...)
그것이 곧 시청률, 신뢰도로 연결되었으니
각 방송사는 나름 경쟁했겠지만,
괜찮은 사람이 제일 많았던 MBC는
그중에 제일 나았다.
한나라당 ㅡ>새누리당과
대기업의 비호를 받고 자란
SBS는 그들이 필요한 뉴스와 보도를 해줬고,
국영방송인 KBS는 정권이 바뀔때마다
그 내용이 극과 극으로 달라질수 밖에 없었다.
KBS는 정권과 각계인사들간의 낙하산도 많고,
방송국과 그를 둘러싼 환경 자체가 지나치게 딱딱하고
눈치를 많이 봐야하는 곳이었고
SBS는 돈으로 사람을 사들여오는 방식인데다가
대기업 관련과 한나라, 새누리 관련인물들의 촉탁이
끊이질 않아서 역시 낙하산이 많아서
KBS, SBS 두 방송사는 사람을 키울수가 없는 곳이다.
능력있고 야망이 있는 사람들은 남은 하나로 향했고,
그래서 MBC는 사람이 많았다.
좋은 앵커, 기자, 아나운서, 좋은 PD들까지...
그 중에 전성기의 MBC뉴스의 후반인물인 손석희는
그 중에서도 최고의 신뢰도와 최고의 인기를 누린다.
그 당시의 현안에 대한 보도와 명확한 비판,
그리고 보도를 함에 있어
그 대상이 누구건 핵심을 거스르지 않고
직접 겨냥하는 모습은
우리가 이상으로 그리던 그런 언론인이었다.
손석희는
학력이 기준이 되는 이 사회,
특히, 주류의 언론에서도
명문대 출신이 아니었지만,
전체를 보는 총괄적인 시야와 핵심을 명확하게 짚는 눈이었고,
뉴스를 보는 주체에 대한 입장도 뚜렷했다.
뉴스를 보는 사람들은
그런 손석희를 좋아하지 않을수 없다.
그리고,
뉴스를 보는 사람들은 손석희를
각 계층, 집단간의 중간자의 역할도 충실히 해냄과 동시에
뉴스를 보는 사람들을 정말 제대로 대변하는
그들과 함께하는 인물로 인식하게 된다.
그 뉴스를 보는 사람들은 국민이고
국민들은 손석희를 신뢰하고 좋아했다.
시대는 이미 바뀌었다.
정부도, 대기업도, 언론도
국민들을 신경쓰지 않는다.
이미 드러난 모든 방송사, 케이블종편에선
이제 밀착취재나 현장탐사, 심층보도는 사라지고
그 역할을 하는 미디어는
김어준을 위시한 일부 언터넷 언론뿐이다.
각 방송사, 신문사들은 기자를 많이 뽑지 않는다.
취재를 할 수도 없고,
취재 할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지상파 주요 뉴스의 내용과 순서까지
똑같은 지금에 언론은 무기력하다.
그런 중에
손석희는 종편에 들어갔다.
조중동의 한 축인 중앙일보 JTBC의
해당부서 사장으로 들어간 손석희를 바라보는 시선은
복잡할수 밖에 없다.
자신들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을
도구'로 생각하는 곳에 들어갔으니
나 역시 복잡한 심경이다.
열악한 종편의 생존구조에도
살아남을수 있는 유일한 종편이라는
JTBC는 MBC의 사람을 빨아들였다.
단번에 숙련되고
이미 검증받은 사람들을 대거 영입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JTBC의 편성표를 보면
정규편성시간임에도
프로그램을 재방, 삼방 할수 밖에 없는 수준이고,
뉴스조차
했던 보도를 재탕, 삼탕하고
연재취재물이 아님에도 조금씩 바꿔서
나오고 잇는 실정이다.
뭐, 요즘 언론이야
인터넷에 네티즌들이 올린 글을 취합해서
기사랍시고 올리는게 반은 넘을거다.
아무리 뛰어난 사람도
제한에 많으면
다 할수 없는거다.
지금의 언론은
극히 수동적이고, 극히 제한적이다.
그런 손석희'는 고민이 무척 많을 것이다.
언론은 자유도가 높다해도 수동적인 개체다
상황이 벌어져야만
그리고, 그것을 취재할수 있어야만
취재를 하건, 보도를 할수 있기 때문이다.
손석희의 뉴스룸'이 아니면
다른 JTBC의 뉴스들은
여타 채널A나 TV조선이나 다를바 없다.
심지어는 손석희의 뉴스룸'에서도
손석희가 등장하지 않으면
다른 뉴스는 다 그 수준이다.
손석희가 보도부문 사장이어도,
그의 수족들은 죄다 중앙일보 기자들인 거다.
손석희'에 대한 아쉬움은
제대로 날개를 펼칠수 있음에도
제대로 펼치지 않았을 때 하는 것이다.
손석희의 지금 입지는
JTBC 뉴스룸의 메인 사진 처럼
좁고, 어둡다.
지금의 이 나라에서는
저 정도 밖에 할수 없는 거다.
손석희가 저 정도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겠나?
손석희 개인에 대한 팬덤 처럼 들릴수도 있지만,
능력과 기대를 모두 가진 이조차
제대로 자기를 펼칠수 없는
상황과 환경에 대한 이야기다...
사람에게 주어진 물리적인 시간은 정해져 있다.
평균수명이 늘어났지만
그래도 사람은 늙고 열정과 날카로움은 무뎌진다.
JTBC 뉴스나 시사물에
손석희의 뉴스룸'도 그렇고,
다른 시사물에도
해당 기자나 PD의 이름이 들어간 것을 볼수 있다.
이것은 빨리 사람을 키우고 싶은 의지가 느껴진다.
그것이 손석희의 생각이건, JTBC의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조급함도 느껴진다.
뭐, 그닥 와닿는 사람은 없네.. .ㅋ
손석희의 뉴스룸에서 조차
손석희가 나오는 비율이 줄어드는 것을 보면
이 사람도 좀 있으면
못 볼수도 있을거 같다는 생각도 든다.
지금 이 사람이 예전만큼은 아니어도
그래도 아직은 해줄수 있는 기대감이 있어서,
그리고, 좋은 시기가 오면
다시 이 사람의 총괄적인 분석과 날카로운 비판을 보고싶은 마음이
계속 머무르게 하는 것인데...
........ .
새삼
우리를 둘러싼 이 사회와 이 나라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와치독
아니
와치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