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못살아도 이제는 가정마다 냉장고가 없는 집은 아마도 없으리라 본다. 더우기 냉장고가 1대만 보유한 집도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우리집만 하더라도 1년 전까지 일반 냉장고 大(851리터용)와 中(322리터용) 그리고 김치냉장고 中(180리터용)과 小(140리터용)로 4대를 보유했다.
지금은 일반 냉장고 中은 정리를 했고 나머지 3대는 가동중이다. 2식구 살림에 3대의 냉장고도 알고보면 차고 넘치는 편이다. 이러한 상황을 놓고 볼 때 집안 살림은 어디까지나 여자들이 하는 것이기에 보유댓수가 많고 적음은 집사람의 몫이고 탓으로 돌리기 쉽다.
하지만 우리 집의 경우에 나의 편협된 생각과 편식 습관 때문에 이러한 참사가 일어났다는 것을 알고 집사람에게 얘기를 했다.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냉장고 댓수를 더 줄여보자고.... 집사람은 의외의 반응을 보이면서 그게 무슨 소리냐고 하며 쌩뚱맞은 반응을 보였다.
그도 그럴것이 냉장고에 대한 나의 생각은 음식이나 재료를 보관하는 것이기에 무조건 시장을 한꺼번에 보고 많이 비축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했다. 즉, 용량에 포인트를 맞춘 것이다. 게다가 전쟁이나 천재지변으로 물자가 동이나면 최소 1달분치 식량은 비축해야 되지 않는냐고 집사람을 세뇌시킨 적도 있었다.
더우기 아무거나 잘 먹지 않는 나의 편식 성향이 냉장고가 4대가 아니라 5대가 있어도 모자란다는 생각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그런데 갑자기 1대로 줄이자고 하니 집사람 입장에서는 참으로 황당했을 것이다. 이런 나의 과오에 대한 미안함과 부끄러운 마음도 올라온다. 원래 집사람은 심플한 것을 좋아하고 아무것이나 잘 먹고 소식을 하는 스타일이다.
늦었지만 속죄하는 마음으로 어떤 음식이라도 내가 먹을 테니 냉장고를 비우자고 했다. 단, 재고소진 시 까지 과일을 제외한 나머지 것들은 가급적 추가 구입을 하지 않는 조건을 제시하고 승락을 받았다. 실은 몇개월 전부터 현미식을 하면서 둘다 채식주의로 변했는데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육식을 감내해야 했다.
프로젝트를 진행한지 1개월 정도 지나가고 있는데 각각의 냉장고가 종전대비 약 80% 수준까지 줄어 든것 같다. 이 추세라면 아마도 4~5개월이면 1개의 일반 냉장고(大)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이 탓인지 생각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제는 냉장고 뿐만이 아니라 생활 전반에 걸쳐 미니멀 라이프가 필요한 것을 느낀다.
아무튼 이렇게 한 생각만 바꾸어도 비용절감, 공간확보, 식품위생 등의 일석삼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을 공유하면서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 동참해 볼 것을 권유해 본다. 아울러 앞으로는 원 플러스 원 상품에 속지말고 무조건 소량제품을 구입하여 미니멀 라이프에 동참할 것도 다짐하면서.......
첫댓글 동감입니다.
한번씩 냉장실 파먹기
냉동실 파먹기 하시면 도움 된답니다^^
냉장고 파먹기 아주 좋은 표현이군요.
실제해보니 꿩먹고 알먹는 것 같습니다.
이것 또한 생각이 바뀐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