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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교시 진신 선생 오기가 말하는 부자지국, 부자지병의 공동체
intro
제자 백가 공동체를 말하다 6교시는 오자병법의 오기입니다. 앞서 손자병법의 손자를 살펴보았죠. 이상적인 국가공동체를 말하는 데 있어 튼튼한 국방력이 생각하기 쉬운데 우선은 손자가 말하는 경제력과 정보력 거기에 국군통수권자를 비롯해 위정자들의 냉철한 계산과 분석의 자세, 그것을 기반으로 튼튼하고 강한 나라에 대해 이야기 해봤습니다.
자 이번 시간엔 오자병법의 오기인데요. 병법하면 흔히 손자병법의 손무를 떠올리지만 오자병법의 오기도 있습니다. 더구나 이 오기는 병가사상을 만들어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실전과 야전에서 숱하게 이긴 불패의 명장이고 또 전장이 아닌 조정에선 정책과 정치개혁으로 나라를 강하게 만들어낸 사람인데요, 그렇기에 더더욱 그가 말하는 튼튼하고 강한 국가공동체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의 병법서에 그러한 공동체로 가는 길이 잘 이야기 되어 있지요. 강한 공동체라기보다는 건강한 공동체를 그는 꿈 꾼 거 같고요
그런데 손자병법에 비하자면 차지하고 있는 위상과 인지도 모두 참 초라해 보이는데요. 손자병법은 관련 서적이 무수히 서점에 깔려 있고 군사전문가를 비롯해 많은 대중들에게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죠. 그에 비해 오기병법은 손자병법에 비해 정말 미미해 보이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중국 역사에서 오자병법은 손자병법과 더불어 중국의 양대 병서로 이야기 되었고 최소한 고대 중국에서는 차지하고 있는 위상이 손자병법 못지않았습니다. 사기를 쓴 사마천은 사람들이 군사의 일을 이야기할 때 꼭 손자와 오기의 병법을 이야기 한다고 했으며 한비자는 나라 안의 백성 손자병법과 오자병법을 집집마다 가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비지와 사마천, 이 둘 이외에도 중국의 많은 고서에서 손자병법과 오자병법을 더불어 이야기 하곤 했습니다. 삼국지의 영웅 조조가 최초로 손자병법을 정리해 주석을 달았다면 책사로 조조를 보좌한 가후는 오자병법에 주석을 달았습니다. 최근 들어 삼국지 매니아들에게 조명 되어 극찬 받는 당대 최고의 책사이자 참모라 할 수 있는 가후가 주목해 주석을 달았다는 것이 꽤나 의미심장한데요. 나라가 강해지고 튼튼해지기 위해선 손자뿐만이 아니라 오기의 이야기도 경청해 들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아니 꼭 들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더욱이 오기는 손자가 놓치거나 주목하지 않은 부분을 국방과 군사력의 주제로 설정해 역설했기에 그의 이야기를 꼭 들어봐야 하는데 오기의 통찰력과 시야 한번 이번시간에 살펴 봅시다.
오기는 병가인가 유가인가?
병법의 대가 오기는 당연히 병가로 분류되었습니다. 저는 원래 앞서 말한 이유로 인해 유가와 도가, 법가, 이렇게 家 중심으로 선진시대 철학자들, 사상가들을 범주화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데 어쨌거나 보통의 인식하에선 그는 병가로 분류되었죠. 전쟁전문가이고 전쟁과 국방관련 해 체계적인 사상과 기술을 말한 사람이기에요. 그런데 한비자 같은 경우는 법가로 분류했습니다. 국력의 극대화를 위해 여러 가지 법을 정비한 개혁가, 변법가라고 생각해서요. 그리고 오기를 자신의 선배 사상가로 인식했습니다. 실제 초나라에 있을 때에는 국력과 군사력 증강을 위해 법을 많이도 고치도 강도 높은 개혁 드라이브를 건 사람인데요, 그렇기에 법가로 보아도 크게 무리는 없을 듯 합니다. 상앙 역시 장수로 활약도 했고 부전자전이라고 병가의 자식이 법가인데 법가니 병가니 굳이 꼭 구분해서 봐야할 필요가 있나 싶지만 오기는 법가와 병가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법가고 병가고 그건 후세 사람들의 인식일 것이고 가장 중요한건 스스로 가지고 있는 자의식과 사상적 정체성일 일겁니다. 그것을 기준으로 보면 그는 병가도 아니요, 법가도 아니요, 외려 유가임이 확실하고 그는 공자의 제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실제 그의 스승은 효의 아이콘으로 알려진 증자라고 하지요. 또는 증자의 아들 증신이라고 하는 견해도 있는데 증자는 공자의 말년제자이지만 공자가 천하주유를 마치고 완전히 학자로서 자신의 학문을 정리하고 체계화 시킬 때 키운 제자이기에 공자 사상의 종지를 이었다고도 인식되는 인물이죠. (관념론적 성리학, 엄숙주의적 공자 해석이 주류였기에 증자가 공자의 도를 이었다고들 그래왔는데요. 안연, 자로, 자공 등 기라성 같은 증자의 대선배들이 그런 소리 들으면 지하에서 웃을 일입니다)
유학자. 공자의 학문을 정통으로 배운 사람. 전쟁이 격화된 시대에 유가사상을 원자재로 해서 정치 현장 그리고 야전에서 군사력 강화를 몸부림 쳤던 사람이 오기이구요, 오기는 비록 기존의 유가들이 전쟁과 국방관련해서 보지 못한 여러 가지 객관적, 물질적 요소까지 시야에 장악하며 불패의 지휘관으로 활약했고 국력 극대화란 측면에서 검증된 관료였지만 공자의 학문을 배운 지식인으로서의 정체성은 시종일관 가지고 간 사람입니다, 그렇기에 그는 손자와 달리 군사력과 국방력 극대화를 위해 정신적 요소인 단결과 인화, 상하계층간의 신뢰를 강조했고요, 그것의 전제가 되는 윗사람들의 무한책임과 솔선수범을 역설했고 스스로 강조한 바를 그 자신이 몸으로 실천했습니다. 안자와 같이 지행일치를 항상 삶속에서 보여준 인물이죠.
. 그가 장수로 있을 때 항상 사병들을 자식같이 아끼는 아버지로서 모습을 보였고 이런 오기의 자세에 감동 받은 군사들은 그를 위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싸웠다는데요. 오기연저라는 고사가 있지요.
어떤 병사가 독한 종기를 앓고 있는 것을 보자 직접 오기가 병사 종기의 고름을 입으로 빨아내 낫게 한 적이 있습니다. 이 사실을 장병의 어머니가 알게 되자 대성통곡을 했는데 병사의 어머니를 보고 주변 사람들은 의아해했습니다. 일국의 총사령관이자 장수같이 존귀한 신분의 사람이 일선병사의 종기를 빨아주었는데 왜 우는지 이해가 안 갔습니다. 그래서 어머니가 우는 이유를 물어봤지요. 장병의 어머니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들의 아버지도 오기 수하에서 장병으로 근무했는데 아버지도 몸에 독한 종기가 나서 고생하자 오기가 직접 입으로 종기의 고름을 빨아주었다. 그러자 아들의 아버지는 장군님 은혜를 갚는다고 앞장서서 목숨 걸고 싸우다가 전사를 했다. 아들의 종기도 오기장군이 빨아주었으니 아들도 목숨을 돌보지 않은 채 싸울 것이고 난 남편에 이어 아들까지도 잃게 되었으니 어찌하면 좋겠느냐?“ 자 이렇게 어머니가 신세 한탄을 했다고 하는데 아들도 아버지처럼 오기를 위해 목숨 걸고 싸웠겠지요?
장수 오기가 얼마나 부하와 장병들을 사랑했는지 잘 보여주는 일화인데요. 오기연저라는 고사 말고도 등 사서에서 오기는 항상 부하들과 동고동락한 존재로 그려져 있습니다. 병사들과 같은 짐을 지었고 혼자만 맛난 것을 먹는 게 아니라 병사들과 같은 음식을 먹었으며 병사들과 같은 잠자리에 들었고 행군 중엔 말을 타지 않은 채 걸었고 병사들이 식사를 해야 자신이 식사를 하고 병사들이 잠자리에 든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자신도 잠을 청했고. 이렇게 장수로 활약할 때 항상 사병들의 아버지 노릇을 하려고 했던 오기, 유학적 신념이 투철한 사람이라 그렇게도 항상 아버지 노릇하고 윗사람으로서 솔선수범하려고 부단히 노력했는데 이 공자의 제자 오기는 군주와 관리도 항상 백성들의 부모노릇을 해야하고 그것을 기초로 정치공동체 안에서 단단한 화합을 일궈내야 한다고 했습니다. 오기는 그것이 안보와 국방의 시작이라고 했지요. 부대와 군대가 가족같고 장수가 아버지같아야하기 이전에 우선 군주가 부모가 되고 국가공동체가 가족같아야한다고 했는데 꼭 기억해두시길 오기는 공자의 학문을 배운 사람이었고 철저히 유가의 애민의식, 윗사람의 무한책임을 역설한 사상가였습니다.
유가 오기, 오디션에서 인과 의, 문무 겸비를 말하다.
09년부터 오디션 프로가 굉장히 인기이고 요새도 티비를 틀면 자주 볼 수 있는데 춘추전국시대에도 오디션이 자주 벌어지곤 했습니다. 무대는 궁중이었고 심사는 군주가 맡았는데요. 당시 무수히 많은 지식인들과 재주꾼들이 왕 앞에서 벌어지는 오디션을 위해 여러 열국을 돌아다니곤 했습니다. 군주 앞에서 벌어 졌던 오디션, 당시의 말로는 유세(遊說)라고 했지요.
국경을 자주 넘으며 자신을 중용해줄 군주를 찾아 다녔던 춘추전국시대 지식인이 군주 앞에서 국가경영 전략과 비전, 이상을 늘어놓으며 잠재적 재상 후보로서 자신의 내공을 시험 받는 것. 그 오디션을 당시 유세라고 했는데 오기는 노나라에서 총사령관이 되어 제나라 군을 대파하는 큰 공을 세웠지만 노나라 귀족들의 견제와 질시로 노나라에서 쫒겨 나 위(魏)나라로 와 위나라의 개명군주 위문후 앞에서 오디션을 받습니다.
오자병법 맨 처음편인 서장(序章) 편을 보면 위문후 앞에서 오디션을 받는 장면이 생생하게 묘사 되어 있습니다. 궁중 오디션 홀에서 오기는 유생의 옷을 입고 위문후를 알현해서 국정철학과 국가비전을 이야기합니다. 진신선생. 당시에 유자들을 진신선생이라고 했습니다. 사람들이 붉은 띠를 두르고 다닌다고 해서 진신선생이라고 했는데 오기는 천상 진신선생이었던지 유자의 옷을 입고 군주 앞에서 오디션을 받았습니다. 요새도 우리는 상견례나 면접 등 중요한 자리에 갈 때 아무 것이나 걸치고 가진 않지요. 그 때 오기가 유자의 옷을 입었다는데 설마 입고갈 옷이 유자의 옷밖에 없어서 그랬겠습니까? 복장부터가 자신의 정체성을 잘 말해준 것이죠. 이렇게 유자의 옷을 입고 간 유자 오기는 마침 유세를 하면서 인과 의를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문무겸비를 이야기하는데 무보단 문이 먼저고 문으로서 나라를 잘 다스려 신뢰와 화합을 도모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습니다. 옳거니 정말 그는 유자였나 봅니다. 인과 의는 공자의 간판덕목이고 맹자에게도 역시 간판 덕목입니다. 맹자도 위나라에 와서 위혜왕에게 오디션을 받을 때 인과 의를 힘주어 이야기했는데 선배 유자 오기도 인과 의를 말했습니다. 그는 인과 의를 이렇게 소개했네요.
“군주가 적의 침입을 받고서 나아가 싸우지 않은 것은 의롭다고 할 수 없으며 전쟁에 패하고 난 뒤에야 죽은 병사의 시신을 보고 슬퍼하는 것은 어질다고 할 수 없습니다.”
인과 의를 말하는 오기, 그런데 공자나 맹자와 같은 맥락에서 인과 의를 말한 거 같지는 않습니다. 전쟁이 격화된 시대에 군주가 가져야할 의무적인 자세가 있고 그것이 인과 의다. 그 인과 의는 전쟁에서 잘 싸우고 정치 공동체 안의 국민들을 희생시키지 않는 것이다. 이렇게 오기의 인과 의를 이해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그리고 전쟁에서 지지 않고 구성원들을 죽음으로 내몰지 않는 공동체가 오기가 바라는 공동체인거 같은데 그러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오기는 문과 무의 겸비를 역설 합니다.
“현명한 군주는 안으로는 문덕(文德)을 닦고 밖으로는 무비(武備)에 힘써야합니다”
한 나라의 군주는 문과 무를 겸비해야한다는 것인데요. 뒤에서 오기는 장수 역시 문무를 겸비해야한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항상 오기에게는 무보단 문이 먼저입니다. 그리고 그 문은 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 문덕을 말했는데 군주는 덕으로 구성원들을 포용해 공동체에서 신뢰를 형성해 내야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가장 중요한 것은 공자의 말처럼 위정자가 모범을 보이고 항상 아랫사람들을 부모가 된 마음으로 보살피는 것일 것입니다. 오기는 장수에게도 문을 강조하고 장병들을 끔찍이도 사랑함이 장수에게 제일 중요한 덕목이라고 하는데 그는 무기의 질과 양, 병력의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라 했습니다. 병사들을 자식같이 여기고 그들을 아낄 수 있는 덕이 얼마나 장수에게 있느냐를 가장 중시합니다. 장수와 병사가 아들과 아버지처럼 서로를 사랑하고 신뢰하는 군대를 지향하는 오기는 그것을 부자의 군대, 부자지병(父子之兵)이라고 말하는데 부대가 부자지병이 되려면 부대의 지휘관과 장수가 아버지역할을 제대로 하며 항상 모범과 덕을 보여주고 자신을 관리해야겠죠. 항상 병사들에게 어른 노릇 제대로 하려 몸가짐, 마음가짐을 신중히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오기는 그런 전장에서의 문제, 장수의 마음가짐, 몸가짐 문제 이전에 우선은 군주가 아버지 같아야함을 말합니다. 그래서 문덕으로 내치에 주력함이 튼튼한 국방과 군사력 극대화에 선결조건이자 전제조건이라는 것이죠.
이러한 오기의 유세에 위문후는 크게 만족했는지 바로 자리를 마련해 자신의 부인에게 술을 따르게 하며 오기를 대접했습니다. 그리고 종묘로 가서 왕실의 조상에게 직접 오기가 술잔을 올리게 하는 의식을 치루 게 한 뒤 그를 대장군에 임명합니다. 그런데 오기가 말하는 위정자의 덕과 위정자가 꼭 일구어야하는 공동체의 화합은 위문후 뒤를 이어 위나라의 군주가 되는 위무후 앞에서 자세히 설명됩니다. 그것은 서장편 다음 편인 도국(圖國)편에 잘 드러났지요
구성원이 공동체에 애정을 가져야 나라를 지킬 수 있다.
도(圖)는 도모하다 치(治)의 의미입니다. 도국은 말 그대로 나라를 다스리다. 나라를 이끈다는 뜻이고 오기병법의 도국편은 어떻게 군주가 나라를 다스리고 이끌어 가야할 것인가를 논하는 편입니다. 오기는 본격적으로 군사와 전쟁을 말하기 전에 도국에 대해 말합니다. 우선 앞서 서장편에서 이야기 한 대로 文으로 대변되는 내치가 우선이고 나라 안을 안정되게 함이 튼튼한 국방의 시작이라는 오기의 생각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고 그것이 도국편에서 다시 한번 강조된 셈인데요, 어쩌면 오기에게 강한 국사력과 튼튼한 국방의 공동체는 그가 생각하는 궁극적인 이상과 청사진이 아니라 선정이 베풀어지는 국가공동체에 저절로 따라오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오기가 생각하는 궁극적인 목적이 이루어지면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결과물 같다는 것이죠.
다른 병법서들은 바로 전쟁을 이야기하고 어떻게 전쟁을 잘하고 잘 준비할 것일까 말하는데 오기는 명확한 정치철학과 통치사상부터 보여줍니다.. 역시 증자 문하에서 학문적 두각을 드러냈던 수재답고 유가사상가로서 특징이 강하게 보이는 거 같습니다.
도국은 나라를 다스리고 경영하는 것인데 위무후가 오기에게 도국에 대해 묻습니다. 그리고 오기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엣날에 나라를 잘 다스렸던 왕들은 우선 백성을 가르치고 만민과 친화를 이루는데 주력했습니다. 나라 안에 인화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군주가 항상 유녕해야할 네 가지 불화가 있는데 그것들을 항상 염두 해 두셔야합니다”
“첫째 나라가 하나로 화합되어 있지 않으면 군대를 출정 시켜서는 안 됩니다
둘째 군이 하나로 화합 되어 있지 않으면 부대를 이동 시켜서는 안 됩니다.
셋째 진영이 하나로 화합 되어 있지 않으면 나아가 싸우게 해서는 안 됩니다.
넷째 전투에 임해서 군사들이 하나로 움직이지 못하면 결전을 치루 어서는 안 됩니다.“
和에 죽고 和에 사는 오기. 앞서 살펴본 안자나 공자가 떠오르지 않을 수 없는데 안자와 공자처럼 화를 일구기 위해선 윗사람, 상층부 인사, 지도자의 자세가 가장 중요합니다. 그리고 오기는 지도자가 가져야할 자세를 구체적으로 열거합니다. 도(道), 의(義), 예(禮)와 인(仁) 이렇게 네 가지 덕목을 말했지요. 모두가 다 유가적 냄새가 풀풀 넘치는 덕목들인데 오기는 이렇게 4덕을 강조했습니다.
“지도자의 행위가 도(道)에 합당하지 않고 그의 조치가 의(義)에 부합하지 않으면서 지위만 높게 있으면 반드시 재앙이 그에게 미치게 됩니다. 그러므로 이상적 군주는 도(道)를 지켜 만민을 평안케 하고 의(義)로써 매사를 처리하며 예(禮)에 따라 행동하고 인(仁)으로 사람들을 포용하는 것입니다. 이 사덕을 잘 닦으면 나라가 흥하고 그것을 소홀히 하면 나라가 망했습니다. 따라서 엣날 은나라 탕왕이 폭군인 걸왕을 쳤을 때 하나라 백성들은 오히려 기뻐했고 주나라 문왕이 은나라 주왕을 쳤을 때 은나라 백성들은 이를 비난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이들의 거사는 바로 하늘과 백성들의 인심에 순응한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군주와 지도자들이 갖추어야할 사덕을 말하며 인민들을 포용하고 인민들의 인심에 따라야한다고 말합니다. 역시 공자의 학문을 배운 인물답습니다. 그리고 오기는 이 장에서 나라 다스림의 요체와 관련해서 다른 말로 더 설명을 하는데 신기하게도 공자가 논어에서 같은 주제에 대해 한 발언과 내용, 박자가 거의 유사합니다. 요새 말로 하면 라임이 딱 맞아 떨어지고 싱크로가 일치한다고나 할까요? 공자 말과 싱크로가 딱 떨어지고 라임까지 유사한 말을 오기가 도국펴에서 위무후에게 했습니다.
위무후가 ‘진을 치면 반드시 안정되고 수비에 들어가면 반드시 견고하며 싸우면 반드시 이기는 방법에 대해 듣고 싶소’ 하면서 필승의 전략과 전쟁의 기술에 대해 물어보는데 오기는 좀 생뚱 맞게 답을 했지요.
“왕께서 만약 유능한 자를 위에 앉히고 무능한 자를 아래에 두실 수 있다면 진지는 저절로 안정 될 것입니다”
논어 위정편에서 노나라 군주 애공이 공자에게 어떻게 하면 백성들이 통치에 순하게 따를 수 있겠소 라고 질문을 던지니 “왕께서 곧은 자를 굽은 자 위에 앉히시면 백성들이 저절로 따를 것입니다. 하지만 굽은 자를 곧은 자 위에 올려 놓으면 백성들은 따르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했지요.공자와 말과 상당히 흡사하지 않나요? 오기는 유능함을 말했고 공자는 덕을 말했지만 상당히 흡사해 보입니다. 그리고 뒤이어 덧붙힌 오기의 말을 보면 그가 말하는 유능함은 덕과 상관없는 게 아닙니다.
“백성들이 마음 놓고 생업에 종사하며 관리들에게 친밀감을 느끼게 하다면 저절로 나라가 견고해집니다. 또 백성들이 우리의 임금을 옳다하고 이웃 나라를 나쁘게 여기게만 할 수 있다면 전쟁은 이미 승리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오기가 말하는 유능함이란 건 백성들이 안심하고 일하게 할 수 있고 관리들과 친밀함을 느끼게 하는 것이며 내가 사는 공동체의 정치에 만족하게 하는 것인데요. 공자가 말한 덕과 오기가 말한 능력이 꽤 상관이 있는 것일겁니다.
그리고 위의 인용문 오기의 발언은 앞서 말한 위정자가 문(文)으로 하는 내치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입니다. 위정자가 문(文)으로 내치가 잘 이루어지게 하면 저절로 안정되고 저절로 견고해지고 저절로 승리한다고 강조하는 것이죠. 얼마나 공동체구성원이 한 마음이 될 수 있고 또 얼마나 공동체 구성원들이 자신이 속한 정치공동체에 애정을 가지게 하느냐? 그것이 국방력의 바로미터라는 것인데 참 좋은 말이고 항상 우리가 염두 해 두어야할 것입니다. 누구든 자신이 애정을 가진 것을 지키려고 하고 잃지 않으려고 하는데 국방을 논함에 있어 구성원들이 얼마나 자신이 사는 공동체에 애정을 가지게 하느냐의 문제는 너무도 중요한 문제일 것입니다. 애정이 없으면 누가 죽기를 각오하고 지키려고 할까요? 또 외부에서 쳐들어오는 적은 맞서 싸우면 되지만 안에서 곪아 들어가고 썩어가고 무너지는 것은 어느 정도 이상이 되면 손을 쓸 수가 없는 일이죠. 국가를 둘러싼 울타리가 얼마나 튼튼 하느냐 문제 못지 않게 울타리안에서 통치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울타리안의 사람들이 얼마나 행복하게 사느냐 이거 국방에서 정말 중요한 문제입니다. 오기는 그것을 강조한 것 이구요.
하지만 강한 군사력 이전에 잘 이루어지는 내적 통치, 나라 안의 화합이 국방의 시작이고 국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다 라고 한 오기의 사상이 사람에 따라선 좀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 특히 한국 같은 경우는 국가안보를 내세우는 군사정권이 억압적으로 국민들을 찍어 눌렀고 장시간 그런 체제를 유지했기에 구성원들이 위정자들의 정치에 만족하건 말건, 불만을 품건 말건 국방은 그런 것들과 상관없다, 더 나아가 국민들 찍 소리 못하게 하고 숨죽이게 해야 국방에 유리하다가 생각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기에 오기의 말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더구나 오기는 분명 유자이고 오자병법에서 그 유자의 정체성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천시가 지리만 못하고 지리가 인화만 못하다, 인화만 이루어지면 막아내지 못할 적군이 없다, 또 인자무적이라고 말한 유자들 특유의 어떤 백면서생 내지 책상물림적인 순진함이 그에게서 보이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저런 것들이 우선해야한다, 가장 중요하다, 필수적이다 라고 말했을 뿐이지 분명히 그것들이 전부라고 하진 않았습니다. 오기는 다른 유자들처럼 백면서생 내지 순진한 도덕군자가 아닙니다. 어떻게 전선에서 물자 보급을 치밀하게 해 군대가 살아 있는 유기체로서 기능하게 할지 또 기상, 지형조건에 따라 어떻게 맞춤형으로 부대를 운용 할 것인지 상세한 매뉴얼들을 오자병법에서 열거했습니다. 또 손자의 지피와 같이 적을 명쾌하게 알아야함을 오기도 강조했는데 적을 헤아린다는 뜻의 료적(料敵)편에서 여러 열국들의 성향과 허실에 대해서 보는 사람이 혀를 내두를 정도로 명징하게 서술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열국들에 대한 오기의 진단은 역사학을 하는 사람에게도 중요한 자료이고요.
무엇보다 오기는 실전에서 진적이 없는 불패의 명장입니다. 검증된 지휘관 정도가 아니라 천하제일 명장이었는데 설마 다른 유자들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주관적, 정신적 요소들만이 중요하다고 하고 다른 객관적이고 물질적인 것들, 현장 전투에서 필요한 실용적 노하우들을 보지 못했을까요? 다만 오기는 다른 병법가들이 거의 시야에 두지 못하거나 크게 강조하지 않은 주관적, 정신적 요소 그리고 내치가 잘 이루어지는 선정의 공동체를 강조했을 뿐이죠.
자 그리고 선정의 공동체를 말하는 오기는 공동체의 신뢰, 화합을 일구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더욱 자세히 이야기 하며 군주에게 주지시킵니다.
백성에 대한 교육과 부득이용병
오기는 가르침을 말했습니다. 어떤 덕성과 덕목을 꼭 백성들에게 가르쳐야한다는 것이죠. 위정자들이 덕을 갖추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피지배계층 역시 덕을 갖춘 인간으로 거듭나야한다는 것입니다.
“무릇 국가를 잘 정비하고 군사력을 막강하게 하려면 반드시 예를 가르치고 의를 고취하여 국민들로 하여금 부끄러움을 알게 해야 합니다. 사람들이 부끄러움을 알게 되면 크게는 적을 향해 공격하기에 충분하고 작게는 적의 공격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기에 충분합니다. 엣날의 명군들께서는 반드시 군신간의 예의와 상하간의 법도를 잘 세우시고 관리와 백성들이 저마나 자기 직분에 충실하도록 하였으며 풍습에 따라 올바르게 가르치고 훌륭한 인재를 가려 뽑아 부족함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였습니다”
먼저 가르쳐야한다. 잘 가르쳐서 백성들이 착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덕성을 갖추도록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위정자의 말을 잘 듣는 인간형으로 개조해야함을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좀 더 깊이 생각하며 오기의 진의를 헤아려 보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왜 가르쳐야하고 하필이면 예와 의, 부끄러움을 가르쳐 알게 해야 한다고 했을까요?
오기의 말이 바로 잘 들어오지 않을 텐데요. 마침 현재 우리시대에 그와 흡사한 캐릭터이자 비슷한 리더쉽을 가진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김성근 감독. 김성근 감독은 항상 선수들을 내 자식, 아니 더 정확히 우리 정서식의 표현대로 하면 내 새끼라고 생각하는 감독입니다. 그리고 어떻게든 내 새끼인 선수들 먹고 살게 안간힘을 쓰는 아버지 리더쉽을 가진 사람이며 윗사람의 솔선수범과 무한책임을 강조하는 인물인데 참 여러 가지로 오기와 닮은 사람이지요. 실제 성격이나 인생역정까지도 비슷한 부분이 많고요..
마침 그도 오기처럼 예의와 부끄러움, 순함을 강조했고 팀에 부임해서 전력을 보강하고 훈련을 시작하기 전에 그것부터 선수들에게 몸에 배게 하려고 애썼다고 합니다. 오기와 비슷한 역전의 용장 김성근 감독, 그의 말을 들어보면 오기가 말한 진의가 잘 이해될 거 같은데 철학자는 아니지만 우리 시대 최고의 리더 중 하나인 김성근의 말을 한번 들어보도록 하지요. 오기 사상의 이해를 위해 참고해보자는 것입니다.
김성근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세 번이나 일군 SK에서의 일을 회고할 때 팀에 부임해서 가장 먼저 신경을 써서 가르친 것이 인사와 예의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SK에 부임해서 선수단에게 서로간의 예의를 강조하며 인사가 습관이 되도록 교육 했다지요, 단순히 선수들이 윗사람인 감독과 코치에게 하는 게 전부가 아니라 동료들끼리도 하도록 했고요, 그날 첫 대면 했을 때만이 아니라 볼 때마다 하도록 했으며 후배가 선배에게 먼저 하는 게 아니라 먼저 본 사람이 우선 하도록 하게 했다고 합니다. 김성근은 우선 SK 야구단에 부임해 팀원들이 인사 잘하고 예의 바른 팀으로 만들려고 했고 그리고 나서 전력보강과 극대화를 시작하려 했습니다.
김성근은 선수들이 예의를 알게 되어야 팀이 강해진다고 말 했습니다. 인사가 습관화 되고 예의를 알면 선수들이 순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는데 순한 마음을 가지면 선수들이 서로를 존중하게 되고 다른 팀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지 않고 내가 먼저 한 발짝 먼저 더 뛰려고 하게 되고. 또 자신의 현재 뭐가 부족한 지 수시로 돌아보게 된다고 했는데 이렇게 순한 선수들이 구성되어야 팀이 하나가 되어 움직여 싸울 수 있다고 김성근은 역설했습니다. 팀에 부임해 훈련과 전력보강이전에 김성근은 선수단 정신교육을 먼저 하며 선수들의 마음가짐을 먼저 바꾸고 시작하는데 그 중심에 인사, 예의, 순한 마음이 있습니다. 그런 과정을 거치며 김성근의 SK는 인화의 힘을 갖추게 되었고 눈으로 드러나는 전력이상으로 잘 싸우고 유형보다 더 무서운 무형의 힘이 있는 팀이 되었습니다. 그것은 세 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결과가 말해줍니다,
이렇게 김성근 감독의 리더쉽을 살펴보면 왜 오기가 백성들에 대한 교육을 말했고 예와 의, 부끄러움을 말했는지 알게 될 거 같습니다. 상호 존중과 신뢰. 남 탓하지 않고 내가 먼저 움직이게 하고, 내 직분에 충실하고 그러면서 구성원들이 굳게 단결하고. 오기는 이렇게 백성들이 교육을 통해 내적인 덕성을 갖추게 해 공동체의 단결을 만들고자 했고 그래야 국방력을 극대화 시킬 수 있다 생각한 거 같습니다.
그리고 오기는 부득이 용병을 말했다. 함부로 군사행동을 취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싸워서 이기기는 쉬워도 지키는 것은 어렵다, 그러므로 천하가 어지러울 때 다섯 번을 싸워 이긴 나라는 결국 재앙을 면치 못할 것이다. 네 번 싸워 이긴 나라는 피폐해질 것이고 세 번 싸워 이긴 나라는 패권국이 될 것이고 두 번만 싸워 이긴 나라는 왕천하 할 것이고 한번만 싸워 이긴 나라는 천하를 장악해 황제의 나라가 될 것이다. 사실 예로부터 여러 번 이겨서 천하를 손에 넣은 자는 드물고 망한 자가 훨씬 많았다.”
“현명한 군주는 반드시 나라 안의 화합을 완성해내고 나서 전쟁을 도모했다. 그러고도 혹시 군주 자신의 생각이 틀렸을지 몰라 반드시 종묘에 고하고 그것으로도 부족해 거북점을 치고 천시를 살펴 길한 결과가 나왔을 때에만 실행에 나섰다. 이렇게 함으로써 백성들은 군주가 자신들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며 희생을 아까워한다고 믿게 된다. 이와 같이 한 후에야 군주가 전쟁을 도모한다면 병사들은 용감히 싸우다 죽는 것을 자랑으로 생각하고 물러나 살아남는 것을 부끄럽게 여길 것이다”
군주는 최대한 전쟁을 억제해야하고 군사적 모험주의를 자제해야한다는 말입니다. 전쟁에서 승패가 나뉘고 승전국과 패전국이 생기지만 하층민들은 국적을 불문하고 모두 패자가 되는 게 전쟁이죠. 그러니 함부로 전쟁에 나서고 상대를 도발하고 군사적 모험주의를 감행한다면 백성들이 위정자들을 신뢰할 수 없을 것이며 당연히 나라 안의 화합도 일굴 수 없을 것입니다. 이렇게 오기는 공동체 안의 신뢰와 화합을 위해 부득이용병 사상을 말했는데요. 앞서 손자 역시 부득이용병 사상을 말했죠. 그런데 둘이 부득이용병을 말하는 주요 이유가 같지 않습니다. 손자는 우선 국력의 소모, 주로 경제적 손실이 우려가 되어 부득이하게 전쟁하라는 것이고 오기는 공동체의 신뢰 와해, 민심의 이반이 우려 되어 최대한 전쟁을 자제하라는 것이죠. 같은 부득이용병 사상을 말하지만 주요 이유가 같지 않고 그 다름에서 두 사상가들의 대조되는 개성이 보이는 거 같습니다. 자 그리고 여기까지가 장수가 아닌 정치사상가로서 오기의 이야기였고요. 이제는 본격적으로 장수 오기의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도록 하죠.
오기의 상비군 구성원칙, 사람은 버리는 게 아니다.
군주가 문덕으로 어떻게 안에서 다스려야하는 지 또 구체적으로 어떠한 방침으로 백성들을 다스리며 공동체 안의 화를 일궈낼 것인지 살펴보았습니다. 이제 장수로서 오기 이야기도 한번 들어볼까요? 위대한 정치사상가 오기가 아니라 역전의 용장 오기의 말을 들어봅시다.
오기는 문후에게 과거 진문공과 제환공, 진목공등 춘추 시대를 호령했던 패자중 세명을 열거하면서 요민(料民)을 말합니다. 요(料)는 헤아린다, 파악한다라는 뜻으로 손자병법에서 말하는 지피지기의 知에 대응하는 개념이랄 수 있겠네요. 저런 군주들은 자신의 나라 백성들의 특성을 잘 헤아렸고 특성에 맞게 부대를 만들어 군대를 조직해 패자가 되고 적들을 굴복시켰다고 운을 떼면서 다섯가지 방법으로 군대를 나누어 육성하라고 말합니다.
첫 번째 담력과 용기가 있는 자들로 한 부대를 편성한다.
두 번째 기꺼이 망설이지 않은 채 전장으로 나아가 자신의 힘, 충성심과 용맹을 과시하고 싶은 자들로 한 공격부대를 편성한다.
세 번째 담을 잘 뛰어 넘고 다리가 빨라 행동이 민첩한 자들로 척후부대를 만든다.
네 번째 높은 관직에 있다가 과실로 자리를 잃은 자중에 다시 지위를 얻으려는 자로 한 부대를 만든다.
다섯 번째 과거 성을 버리고 패주했던 자중에 명예를 회복하려고 했던 자들로 나머지 한 부대를 만든다.
이렇게 다섯 개의 원칙으로 다섯 개 정예부대로 육성하면 어떤 포위망도 돌파할 수 있고 아무리 견고한 성도 무너뜨릴 수 있다고 오기는 자신합니다.
이영직 편의 오자병법에선 두 번째 부대를 공격부대라 하고 세 번째 부대를 척후병이라고 하고 네 번째 부대를 유격대, 다섯 번째 부대를 결사대라고 하는데 이렇게 다양하게 구성된 상비군을 육성하자는 게 오기의 지론입니다. 어떻게 짜임새를 갖추어 상비군 전력을 극대화할 것인지 장수로서 오기의 내공이 엿보이는데요. 그것만이 아니라 자신의 용력을 자랑하려는 자,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거나 지위를 다시 찾으려는 자 이렇게 인간 심리에 대한 오기의 통찰이 있다는 점 그리고 과실로 관직에서 쫒겨 난 자와 방어와 경계에 실패한 자에게도 기회를 주려는 점 등이 눈에 뜨입니다.
이익을 주로 중심으로 놓고 산 손자는 인간의 이익을 탐하는 마음 호리지성에 주목했다면 오기는 유학자라 그런지 명예를 추구하는 인간의 마음에 주목한 거 같습니다. 임금이 임금답고 신하가 신하답고 아버지가 아버지답고, 아들이 아들답고 답고주의라고 할 수 있는게 유학인데 각자가 자신의 이름에 걸 맞는 덕을 갖추어라. 그렇지 않을 경우 공동체 안에서 손가락질 당하고 명예가 실추되는데 그 명예가 실추됨을 가장 큰 벌과 페널티로 인식하는 게 유학이죠. 그리고 분명 인간에겐 이익만이 아니라 명예를 추구하는 욕구 역시 무시 못 할 인간의 본능입니다. 사회적 지위와 위치, 체면, 위신 많은 사람들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바입니다. 학자 출신답게 인간 심리에 대한 통찰이 돋보이는 오기. 그런데 제일 여기서 주목했으면 하는 건 실패한 자를 버리지 않고 기회를 주려는 오기의 용인술입니다. 굵게 표시된 부분 보십시다.
다른 병가 사상가들에게 one more time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실패한 병사에게 기회를 주자고 하는 주장은 찾아보기 어렵지요. 실패한 자는 그저 군법에 의해 엄단해야할 대상입니다. 시범케이스로 참수를 해서 군기를 엄정하게 유지하기 위한 좋은 수단 내지 먹이감이지. 한 번 더 기회를 주고 특히 명예를 회복할 기회를 주자?? 어떻게든 사람을 버리지 말자는 건 인본주의를 배운 오기이기에 할 수 있는 주장입니다. 오기 성격을 보면 one more time정도가 아니라 two more time, three more time도 가능했을 거 같은데 군사력 극대화를 떠나 애초에 그가 온정주의자이기에 그랬을 거 같습니다.
이렇게 실패한 자들로 유격대와 결사대를 구성해보자고 오기는 주장했는데 사실 유격대와 결사대가 필요하다고 해도 목숨을 걸어야 하기에 유격대와 결사대는 구성이 쉽지 않습니다. 실패를 만회하고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려는 자들에게나 유격대, 결사대 지원이 가능할 텐데 온정주의 측면도 보이지만 꼭 필요한 유격대와 결사대를 갖추려는 장수로서의 혜안도 보이는 거 같네요.
오기가 손자병법류를 위시한 다른 병가사상가들과 대조되는 특성을 살펴보았는데 벌보단 후한 상이 우선이라는 군(軍) 운영철학도 다른 병가사상가들과 뚜렷이 대조됩니다.
위무후가 오기에게 묻습니다. “우선 벌을 엄하게 하고 (다음으로) 상을 명확히 하면 강한 군대를 만들 수 있겠소?”
“그 일은 군주의 소관인지라 신하된 저로선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굳이 제 생각을 말하라고 한다면 그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이보다는 군주가 긴급명령을 내렸을 때 백성들이 기꺼이 따르고 나라에서 군대 동원령을 내렸을 때 기꺼이 나아가 싸우며 전투가 벌어졌을 때 기꺼이 죽을 수 있다는 것 이 세 가지를 갖춘다면 군주는 언제든 이길 수 있습니다.”
실패하거나 공을 세우지 못한 자에게 엄한 형벌이 우선이고 다음으로 공을 세운 이에게 상을 줌이 필승의 조건이 아니냐는 위무후에 주장에 NO라고 말하는 오기. 그는 후한 상이 우선이고 공을 세우지 못한 자에게도 격려를 하라고 말합니다.
“군주께서 공이 있는 자들을 불러서 잔치에 초대하시어 대접하시고 공이 없는 자들도 불러 격려를 해주셔야합니다.”
이런 오기의 말을 위무후가 받아 들여서 거나하게 잔치와 연회를 열었다는데요.
무후가 종묘의 뜰에 자리를 열어 사람들을 세 부류로 나누어 대접하였다. 탁월한 공을 세운 자들은 맨 앞줄에 모셔 식탁에는 호화로운 기물을 두고 최상의 음식으로 자리를 만들었고 작은 공을 세운 자들은 가운데에 앉혀 그보다 못한 기물과 음식으로 대접했고 공이 없는 자들도 초대를 해 세 번째 줄에 앉혀 평범하게나마 식탁을 꾸려 대접했다. 그리고 잔치가 끝났을 때 공이 있는 이들 모두에게 선물까지 푸짐히 안겨주었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었다고 합니다. 공이 있는 자들은 그들의 부모처자에게도 직접 조정으로 초빙해 공의 크기에 따라 상을 내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전사자가 있는 집에는 해마다 정기적으로 왕의 명령을 받은 신하가 직접 찾아뵈어 부모를 위로하고 선물을 내리면서 국가가 항상 유공자들을 잊지 않고 있다는 뜻을 전달하며 극진한 예우를 표시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오기의 의견대로 잔치를 열어 공이 있는 자들을 대접하며 유공자들을 국가가 직접 챙기면서 예우하고 공이 없는 자들도 격려와 동기 부여를 했습니다. 위나라는 오기의 주장을 채택해 국가유공자 대우를 제도로써 확실히 했고요. 3년만에 그 효과를 톡톡히 보았다고 합니다. 진(秦)나라 군대가 서하라는 군사적 요충지를 침범하자 인민들이 군대 소집명령이 떨어지기도 전에 갑옷을 입고 달려가 용감히 싸웠고, 그런 인민의 수가 수만을 헤아렸다고 합니다. 군대를 운영하는 철학 자체가 기타 병가사상가들과 상당히 다름을 여기서도 잘 알 수 있습니다. 실패한 자에게도 다시 기회를 주고 벌보단 상이 우선이라는 오기. 실패한 자는 군법에 의해 엄하게 책임을 묻고 그것으로 군기를 서슬 퍼렇게 유지하고 이런 벌이 우선임을 말하는 기타 병가사상가들과 오기는 참 다른 색채를 지닌 사람입니다. 사실 역전의 용장이고 훌륭한 정치가이고 사상가지만 사람 냄새가 많이도 나는 인물인거 같고 인정이 있는 인물 같아 오자병법을 읽어볼수록 매력이 느껴집니다..
인정과 온정주의자 오기의 특색이 드러나는 부분 더 살펴봅시다. 이 부분 역시 손자와 뚜렷하게 대조가 됩니다.
“적의 성을 무너뜨린 이후에 반드시 지켜야할 원칙이 있다. 성을 함락 시키고 나면 먼저 각 궁으로 들어가 관속을 통제하고 기물들 지키고 치안부터 다잡는다. 그리고 군대가 주둔할 때는 함부로 백성들의 나무를 베거나 집을 훼손하지 않도록 하며 곡식을 약탈하고 가축을 도살하며 재산을 불태우지 않도록 하며 백성들에게 적의가 없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 주어야한다. 그리고 투항을 원하는 자가 있으면 너그럽게 받아줘야 한다.”
손자의 말대로 적국에서 빼앗은 쌀 한가마는 본국에서 수송한 쌀 스무 가마와 맞먹죠. 그만큼 물자를 보급하는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듭니다. 그래서 약탈은 항상 전쟁에서 있어왔습니다. 독이 오른 뱀과 같이 적의가 오를 대로 오르고 악에 바친 군사들이 약탈을 통해 맺힌 것을 풀기도 하지만 군경제학상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기에 약탈을 허용하고 권장했지요. 또 약탈을 하고 성안의 여자들을 강간하도록 허락하겠다며 군사들의 투쟁심을 높이는 일은 장수들의 흔히 쓰던 동기부여책이었습니다. 하지만 위에서 보듯이 오기는 약탈과 양민을 괴롭히는 일을 엄금했습니다. 약탈을 손자는 적극독려 했는데 오기는 엄금했죠. 분명히 놓치지 않고 봐야할 대목입니다.
부자지병-군대가 지향해야할 궁극적인 목표
오자병법 치병편에서 전투에서 승리의 관건은 무었이냐는 무후의 질문에 오기는 이렇게 답합니다. “잘 다스려진 군대가 승리할 수 있다”고. 이에 무후가 병력의 많고 적음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냐며 딴지를 거는데 오기는 거기서 분명히 자기 생각을 말했죠. 백만대군이라도 잘 다스려진 군대가 아니라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그리고 그가 지향하는 잘 다스려진 군대를 부자지병이라는 말로 딱 잘라 이야기합니다.
“이른바 잘 다스려진 군대란 평상시에는 상호간에 예절이 깍듯하고 유사시엔 위풍이 당당하여 공격에 당해낼 적이 없고 후퇴하더라도 쫓아올 수가 없다. 전진과 후퇴에 모두 절도가 있고 좌우를 이동할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부대가 단절되고 분산되더라도 진열과 대오를 유지한다. 평소에 상하가 동고동락하고 항상 하나가 되어 움직이고 전투가 벌어지면 지칠 줄 모르니 어디에다 투입해도 천하에 당할 자가 없다. 이를 일컬어 부자지간과 같은 군대라고 한다”
이렇게 부자지병을 오기는 군대를 운영하고 병사를 키우고 움직이는데 있어서 이상으로서 제시합니다.
평소에도 국가공동체는 가족 같아야한다고 주장했고 가족처럼 화합해야한다고 했는데 군대도 역시 부자지간 같아야 한다고 하네요. 국가공동체나 군대나 모두 구성원들을 끔찍이도 아끼고 포용하는 리더를 정점으로 해서 하나가 되어야한다. 오기의 부자지병은 고스란히 그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국가공동체의 모습을 군대로 끌어오고 용병의 장으로 가져온 것일 뿐입니다. 부자지국 그리고 부자지명. 먼저 왕이 백성들의 어버이 노릇 잘해서 부자지국이 되고 그렇게 만들어진 건강한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전장에서 부자지병의 일원이 되고 이것이 오기가 꿈꾼 이상적 공동체죠.
국가공동체든 군대든 하나가 된다는 것은 역시 위정자와 장수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죠. 그렇기에 앞서도 우선은 위정자의 의무와 덕목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했죠. 그리고 역시 장수가 가져야할 덕목에 대해 오기는 여러 가지로 말했습니다. 가장 중요한건 앞서 오기연저란 고사에서 살펴본 부대원들을 자식처럼 아끼는 장수의 덕과 마음이죠.
군신으로 추앙받기도 했던 나폴레옹도 무수히 이기고 강한 군대를 만드는데 있어 병사들을 아끼는 그의 일관된 마음자세가 크게 도움이 되었다죠. 항상 병사들을 아끼고 그들을 한 인간으로 대하고 소탈한 모습으로 자주 병사들 앞에 등장해 안부를 묻고 비상한 기억력으로 병사들 얼굴 하나 하나를 기억해 간만에 병사들을 마주쳤을 때 어느 전투에서 활약한 누구라고 바로 기억을 떠올려 말해주고. 그의 치밀한 준비와 귀신같은 전략과 전술 이전에 나폴레옹의 이런 인간적인 면이 병사들의 충성심을 이끌어내 그가 유럽을 제패하게 했죠. 그런데 나폴레옹도 그런 인간적인 면 말고도 그의 장수로서 다른 장점들이 있었기에 군신으로까지 추앙 받을 수 있었는데요. 오기도 장수에게 병사를 아끼는 마음만을 덕목의 전부로 말하지는 않았습니다.
지형과 기상조건, 적의 상태에 어떻게 대응을 할 것인지 상세히 병법서에 써놓기도 했는데 이렇게 상황에 맞춰 부대를 운용하는 장수의 판단력을 말했고 다음으로 항상 보급을 빈틈 없이 하고 병사들을 피로하지 않게 해 군대가 건강한 생명체로서 살아 숨 쉬도록 군대의 살림살이를 잘 꾸려가는 장수의 알뜰한 군대 경영능력을 말했습니다. 그리고 평소에 체계적으로 병사들을 훈련시킬 수 있는 육성 능력도 장수가 갖춰야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군대조직을 적은 인원을 다스리듯이 부릴 수 있게 조직을 정비하고 지휘명령체계를 간결히 해야함을 역설하기도 했지요.
또 전쟁에서 이겨야하는 장수이니만큼 장수의 기백과 용기도 강조했는데 죽기를 각오하면 살고 살기를 각오하면 죽는다 라는 말은 사실 오기가 가장 먼저 한 말입니다. 그 말은 병사들의 마음가짐이 아니라 장수가 가져야하는 마음가짐이란 맥락에서 오기가 한 말이죠. 오기는 또 이런 말도 했습니다. 전쟁에 나아가는 장수에게 명예로운 죽음이 있을 뿐이지 수치스러운 삶은 있을 수가 없다고. 장수라면 그런 기백, 당연히 있어야지요. 오기란 인물이 대단한 게 병사들을 사랑하는 그런 따뜻함과 저런 장수로서 물러날 수 없다는 기백과 용기를 두루 갖췄기 때문입니다.
자 오기가 용기를 이렇게 강조했지만 그는 군주와 마찬가지로 장수의 문무겸비를 강조했고강과 유를 겸해서 부대를 다스리라 했습니다. 그래서 무턱대고 적과 맞서 싸우는 자세는 철저히 금물이라고 했고 용기만을 앞세워선 안 된다고 했지요 그가 말한 치밀한 준비능력과 보급능력, 상황에 따른 판단력, 전투에서 항상 견지해야할 꺼진 불도 다시 한 번 보자는 신중함, 체계적인 부대원들의 훈련과 교육 능력, 부대 편제와 구성 능력, 거기에 부대원들을 자식처럼 생각하는 아버지로서의 마음가짐. 이것들은 모두 오기가 말하는 장수가 가져야할 문(文)이라는 것에 포괄될 수 있을 듯합니다. 무에 비에 문의 비중이 훨씬 크고 용기라는 것은 장수가 가져야할 덕목 중에 한 요소에 불과하다는 게 그의 생각입니다.
그리고 오기는 병사와 부대를 다스릴 때 부대 안에 노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고 합니다. 용기와 완력이 떨어져도 어떻게든 그 사람의 쓸모를 찾아내어 보직을 주어야한다고 하는데 그것은요 효율적으로 백성의 힘을 이용하고 군사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목적에 한정되는 게 아니라 부대원들 전부가 주인의식을 가지게 함이 그의 진정한 의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오기와 유사한 리더십을 가진 김성근 감독도 조직이 하나가 되려면 노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고 했죠. 노는 사람이 있으면 조직이 하나가 되어 싸울 수 없기에 어떻게든 선수들의 쓸모를 찾아내 역할을 부여하려 노력한 승부사가 김성근 입니다. 대주자, 대수비, 원포인트 어떻게라도 선수의 쓸모를 찾아내 승리에 기여하게 해 전체가 일하게 해야 조직이 하나될 수 있다고 했는데 조직 안에 보직이 없는 사람이 없고 모두가 주인의식을 가지게 하는 것. 두 장수 모두 조직을 하나로 단결 시키는데 있어 꼭 살펴야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둘이 닮은 점이 너무도 많은데 이왕 김성근 감독의 이야기가 나온김에 더 좀 살펴보죠. 오기 이해의 깊이를 더하기 위해서요.
오기와 너무도 흡사한 인물 김성근
앞서 언급한 부분 말고도 둘 사이에 비슷한 면들이 아주 많습니다. 아버지 리더쉽, 화합과 하나됨, 지도자의 솔선수범 등의 강조, 훈련 이전에 정신교육을 말한 것, 이런 것 말고도 항상 스스로 철저히 자신을 관리했고 절대 윗사람들에게 아부하지 않고 정치하지 않고 또 직격탄에 가까운 직언을 올리는 꼿꼿함. 그래서인지 오기는 노나라와 위나라에서 큰 공을 세웠는데도 모두 해당국가에서 쫒겨 났는데요. 김성근도 역시 놀라운 성적과 결과를 냈지만 구단의 윗사람들과 사이가 좋지 않아 해임을 많이도 당했죠. 리더와 승부사, 장수이기 전에 학자의 색채도 진하게 드러나고 절대 사람은 버리는 게 아니다 라는 생각으로 항상 여럿에게 기회를 주려고 하고, 어떻게든 구성원들에게 쓸모를 찾아내 보직을 주어 승리에 기여하게 만드는 점도 같고. 참 많이도 닮았는데 가장 크게 닮은 점은 역시 아들을 아끼는 아버지로서의 리더쉽, 그 리더쉽과 자세를 평생 일관되게 실천하며 살았다는 점이 아닐까 합니다. 지행일치, 언행일치란 너무도 힘든 일입니다. 특히 사상과 평생의 삶을 일치 시키는 것은 굉장히 어렵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한 안자처럼 오기도 자신의 사상과 삶을 일치 시켰기에 어떤 울림을 주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김성근 감독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김성근 감독을 직접 만나면 치열하게 산 사람이 풍기는 노년의 아우라가 보이는데 오기 역시 말년에 그런 아우라를 풍겼을까요? 자신의 사상과 평생의 삶을 일치시키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온 사람의 아우라. 독자분들은 그런 인물 몇 명이나 만나 보셨나요?
이제 6교시를 정리해보겠습니다.
위정자와 사회지도자들의 백성을 아끼는 덕과 솔선수범하는 자세, 그에 기초한 정치 공동체의 화합과 신뢰, 하나됨. 그것이 오기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공동체의 모습이고 군대와 부대도 국가공동체처럼 정점에선 장수와 지휘관들이 구성원들을 아끼는 덕과 솔선수범하는 자세가 제일 중요하고 그에 기초해 만들어지는 부자지병의 군대를 오기는 지향한다.
국가는 부자지국. 군대는 부자지명. 국가공동체도 군대도 커다란 인화(人和)를 항상 목표로 추구해야한다. 그러다보면 정치공동체의 안전함과 견고함은 자연히 결과로서 따라온다는 것.
손자가 전쟁은 경제력이고 정보력이고 위정자들의 냉철한 계산과 분석을 말했다면 오기는 위정자들의 덕과 마음 그리고 내가 사는 정치공동체에 대한 애정을 백성들이 얼마나 가지도록 할 것인가를 논했는데 이렇게 뚜렷이 대조 되어 이해가 될 것 입니다. 다만 둘이 이질적인 사상을 가진 사람으로 보기보단 상호보완적으로 보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네요. 나라를 다스리는 위정자라면 그리고 내가 사는 국가가 바람직한 공동체를 지향하고 있느냐 살피고 싶은 공동체구성원이라면 둘 모두의 사상을 참고해 점검해보고 진단해보고 갈 길을 찾아보고 그러는 게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생각할 거리.
1. 억압적 체제가 군사력, 국방력을 높인다?
-억압적 체제는 대부분 쿠테타를 통해서 만들어짐. 그 과정에서 역전의 용사와 장군들이 숙청되어 사라지고 쿠테타 성공이후에도 항상 군내부에 이반세력이 존재하기 쉬움. 연개소문 그리고 한국현대사만 봐도......
2. 우리 역사에 등장했던 독재자들에 대한 평가를 어떻게??
당나라와 총력 대결, 북한과 체제대결 총동원 체제를 내세운 독재자들이 있었는데 그 독재자들이 정녕 국가안보를 튼튼히 하고 국민의 생명을 안전히 책임지는 공동체를 만들었나? 연개소문은 차치하고 세습 후보자 김정일의 뒤를 봐주며 안전한 권력승계의 방패막이 되어줄 북조선의 혁명1세대들을 보고 따라해 만든 혐의가 있는 한국군의 하나회. 군대에 사조직을 만든 지도자가 정녕 국군 통수권자 자격이 있었는지? 겉으론 체제경쟁과 총력대결을 통한 국가안보, 속으로는 영구집권 추진에 나쁜 점 벤치마킹이 국가 안보에 정답이었는지
3. 가부장적 리더쉽, 가족 같은 조직 분위기의 위험성
-현실에선 저런 것들을 강조하는 회사의 대부분은 리더와 관리자의 책임과 솔선수범은 보이지 않고 강도 높은 노동착취를 자랑함.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 찾기와 요구를 억압하는 데 좋은 수단. 김성근과 오기와 같은 지도자와 관리는 현실에서 존재하지 않음. 유가사상은 훌륭해도 착취와 억압을 은폐하는 수단이 되기에 취약하고 악용되기 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