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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동 시조집
『귀촌 일기』
979-11-92613-57-4 / 136쪽 / 135*200 / 2023-6-15 / 15,000원
■ 책 소개 (유튜브 영상 바로보기)
‘고재동의 진솔한 정서 時調’라는 부제를 단 고재동 시인의 첫 번째 시조집 『귀촌 일기』가 발간되었다.
“아배요, 내 육아일기가 책으로 나온다면서요?” “누구한테 들었니?” “ 제가 누굽니까? 새들의 말, 지나가는 바람 속에 섞인 소소한 말까지도 알아듣는 강아지 아닙니까?” “얼씨구나, 너, 시를 쓰고 있구나. 그렇다면 내가 시인을 폐업할 테니 네가 시인이 되려무나.”(「책머리에」)
오래전에 안동시 와룡면 선돌길에 귀촌, 정착하여 유유자적 전원생활을 누리며 시를 쓰고 수필도 쓰는 고재동 작가가 강아지 ‘별이’를 매개로 하여 쓴 100일간의 귀촌 일기를 시조의 형식에 담았다.
■ 저자 소개
고재동
1988년 《한국수필》 초회 추천 및 《월간문학》 신인상 당선
(전) 한국문인협회 안동지부 회장
국제펜한국본부 경북위원회 회장
대표에세이문학회 회장
(현) 와룡문학회 회장
사)한국문화예술연대 부이사장 한국수필가연대 부회장
문학과 비평 작가회 부회장
한국수필가협회 이사
『한국문인협회 70년사』 편찬위원
□ 저서
시 집 『바람색 하늘』 『바람난 매화』 『바람의 반말』 『바람꽃 그녀』
수필집 『낮달에 들킨 마음』 『경자야』
산문집 『간 큰 여자』 『강아지와 아기 염소가 쓰는 서사시』
시조집 『귀촌 일기』
□ 수상
제39회 한국수필문학상
제3회 문학과비평 문학상
2022경북펜문학상
■ 목차
책머리에│강아지의 구술로 적은 귀촌 일기
1
귀촌 일기・47-똥 쌍피 / 귀촌 일기・48-네 탓 / 귀촌 일기・49-하늘로 간 암탉 / 귀촌 일기・50-떡국 / 귀촌 일기・51-섣달그믐날 / 귀촌 일기・52-설날 / 귀촌 일기・53-난 자리 / 귀촌 일기・54-과세 잘 하셨니껴 / 귀촌 일기・55-뒷방 남자의 비애 / 귀촌 일기・56-봄 그림자 / 귀촌 일기・57-陽地가 사는 곳 / 귀촌 일기・58-서울 일기 / 귀촌 일기・59-나이 3개월 / 귀촌 일기・60-보리 개떡 / 귀촌 일기・61-단식 투쟁 / 귀촌 일기・62-詩나무 / 귀촌 일기・63-소가 웃는다 / 귀촌 일기・64-이사 / 귀촌 일기・65-시골 참새 / 귀촌 일기・66-닭대가리
2
귀촌 일기・67-달의 유희 / 귀촌 일기・68-백세시대 / 귀촌 일기・69-이기주의 사랑 / 귀촌 일기・70-중병 앓는 지구 / 귀촌 일기・71-봄비가 아니야 / 귀촌 일기・72-윷놀이 / 귀촌 일기・73-찬밥 신세 / 귀촌 일기・74-동화 나라 / 귀촌 일기・75-소소한 날 / 귀촌 일기・76-봄의 길목 / 귀촌 일기・77-선돌길 위계질서 / 귀촌 일기・78-꽃비 서울 / 귀촌 일기・79-우수 / 귀촌 일기・80-닮은꼴 우리 / 귀촌 일기・81-분홍 편지 / 귀촌 일기・82-참새의 꿈 / 귀촌 일기・83-명작(1) / 귀촌 일기・84-명작(2) / 귀촌 일기・85-명작(3) / 귀촌 일기・86-탁구 대회
3
귀촌 일기・87-검은 돌 흰 돌 / 귀촌 일기・88-별이의 휴일 / 귀촌 일기・89-별이 집이 호텔 / 귀촌 일기・90-서울 달 실종 사건 / 귀촌 일기・91-죽 같은 세상 / 귀촌 일기・92-개똥철학 / 귀촌 일기・93-하룻강아지 / 귀촌 일기・94-변명 / 귀촌 일기・95-화살나무 / 귀촌 일기・96-약국에서 / 귀촌 일기・97-혹시나 / 귀촌 일기・98-새날에 / 귀촌 일기・99-그녀는 외출 / 귀촌 일기・100-산에서 크는 물고기 / 귀촌 일기・101-산수유의 빈말 / 귀촌 일기・102-산수유 핀다 / 귀촌 일기・103-먼지 / 귀촌 일기・104-계 철학 / 귀촌 일기・105-반달 / 귀촌 일기・106-봄바람아
4
귀촌 일기・07-잠꾸러기 오빠 / 귀촌 일기・08-별이 / 귀촌 일기・09-나무의 철학 / 귀촌 일기・10-춘분 / 귀촌 일기・11-시경을 읊는 나무 / 귀촌 일기・12-하룻강아지일 적에 / 귀촌 일기・13-별이는 꽃 / 귀촌 일기・14-강아지와 성리학 / 귀촌 일기・15-아프면서 피는 / 귀촌 일기・16-고천리 가는 길 / 귀촌 일기・17-초승달 / 귀촌 일기・18-담장 너머 누가 살까 / 귀촌 일기・19-개나리꽃 / 귀촌 일기・20-진달래 哀歌 / 귀촌 일기・21-꽃동산 그리다가 / 귀촌 일기・22-시를 읊는 별이 / 귀촌 일기・23-민들레 씨방 속에 강아지 남자 숨었다 / 귀촌 일기・24-제비꽃 / 귀촌 일기・25-알몸 철학자 / 귀촌 일기・26-는개비
5
귀촌 일기・27-해독 불가한 말 / 귀촌 일기・28-봄 풍경(1) / 귀촌 일기・29-봄 풍경(2) / 귀촌 일기・30-봄 풍경(3) / 귀촌 일기・31-봄을 가두다 / 귀촌 일기・32-밤에 피는 배꽃 / 귀촌 일기・33-경물중생 / 귀촌 일기・34-황사와 성선설 / 귀촌 일기・35-참새 눈물 / 귀촌 일기・36-지구의 잔혹사 / 귀촌 일기・37-너랑 연애하고 싶어 / 귀촌 일기・38-재 너머 내 임 있을까 / 귀촌 일기・39-호연지기 / 귀촌 일기・40-국자로 밥 먹는 철학자 / 귀촌 일기・41-것말쟁이 꽃 / 귀촌 일기・42-지구의 날 / 귀촌 일기・43-공치는 일요일 / 귀촌 일기・44-자웅암 / 귀촌 일기・45-상대성 이론 / 귀촌 일기・46-짧은 봄 긴 장대
해설│‘별이’를 매개로 한 일상의 시적 승화_이동백
■ 출판사 서평
작가의 시적 대리인이라 할 수 있는 강아지 별이의 눈을 통해 바라본 『귀촌 일기』의 세상에는 사람, 동물, 식물, 자연이 한데 어울려 삶의 희로애락을 온전히 누리고 있다.
“선돌길 언덕 위에/ 동화 속 이야기인 듯/ 하얀 집 그려 넣고/ 십 년을 경영했네// 별이를/ 그려 넣은 지 쉰 날/ 동양화 한 폭일세”(74_ ‘동화 나라’)
별이는 별이 이기도 하고 시인 자신이기도 하고 때론 하나가 된 화자로 시조 편 편에 등장하여 기쁘고 슬프고 즐겁고 아프기도 한 선돌길 세상 이야기를 우리에게 진솔하게 들려준다. 있는 그대로의 소박한 삶의 고백, 현란한 시적 장치 없이 편안하게 써 내려간 즉흥 시조 같은 시의 세계가 한결같이 따스하고 아름답다.
“울 밖의 매화나무/ 꽃망울 피울 적에/ 구슬피 울던 억이/ 하늘로 떠난 후에/ 매화도/ 봄을 잊었는가/ 깨어날 줄 모르네// 별이가 데려왔나/ 매화 그루터기에/ 복숭아 움이 터서/ 꽃 피울 채비 하네/ 기적을/ 몰고 온 강아지/ 화사하게 피는 날” (76_ ‘봄의 길목’ 전문)
선돌길의 자연은 순하다. 산골에 묻혀 사는 별이의 마음에 비친 봄은 한없이 곱다. “살얼음 지르밟고/ 새털처럼 가볍게” 양지가 오고, 외진 곳 논둑길에 핀 민들레는 “찾는 이 하나 없어”도 홀로 해바라기하고 “아이들 깔깔깔깔/ 기다린 듯 산벚 핀다” “별이는/ 구름 몇 점 따다가/ 기름진 땅에 심”어 봄을 가둔다. 시인은 꽃이 되고 나무가 되고 달이 되는, 물아일체의 세계를 수채화 그림처럼 시조로 담아내고 있다.
“토끼든 고라니든/ 무장 해제하는 산/ 늘 푸른 소나무가 귀 열어 뒤를 본다/ 멧새와 산토끼한테/ 멧돼지가 등을 주는// 별이가 산책 나서 영역 표시해놓은 길/ 고라니 따라가고 산토끼 다져간다/ 콩새가 밑그림 그린 뒤/ 다람쥐가 색칠하는 (84_ ‘명작(2)’ 전문)
“반달이 쫓기듯이/ 하늘에서 내려온다/ 어디로 숨었을까/ 세상이 깜깜하다/ 아뿔싸/ 반쪽 찾으려다/ 우물 속에 빠졌네// 별이가 심심한 듯/ 공 굴리며 놀고 있다/ 앗 저런 공 아니고/ 동그란 달이구나/ 초저녁/ 우물에 빠진 반달 두 개 건졌나 봐” (105_ ‘반달’ 전문)
선돌길 어름에도 사람들이 산다. 대개 노인일 것이다. 시인은 자식들 생각밖에 없는 나이 든 부모들의 외로운 삶과 애타는 마음을 연필로 스케치하듯 짧은 시조의 형식에 채워 보여주고 있다 “한숨 짓는 늙은이”, “손주들 놀던 자리/ 흔적만이 남아서/ 노부부/ 휑한 가슴에/ 찬바람 스미”고 “아이들 떠난 저리 적요가 밀려온다/ 별이는 심드렁하고 할미 할비 외적다” 같은 표현이 쓸쓸하면서도 담백하다.
“입춘이 코 앞인데/ 산천이 떨고 있다/ 설을 거꾸로 쇘나/ 와야천 동면 드네/ 별이는/ 추위를 모르는지/ 집 밖에서 마중한다// 과세 잘하셨니껴/ 아랫집 어르신네/ 떠나는 큰아들 차/ 손 흔들어 배웅하는/ 맨발이/ 시리지도 않을까/ 그깟 추위 대수더냐” (54_ ‘과세 잘하셨니껴’ 전문)
시인은 선돌길에 ‘살고 있다’. 귀촌의 삶은 대체로 외롭거나 고적하다. “때로는 ‘찬밥 한 덩이’를 앞에 놓고 시장기를 해결해야 한다. “때로는 ‘세상만사가/ 나한테만 가혹’할 수도 있는 법이다. …간에 그것이 진심 어린 고백이라면, … 이렇게 탄탄하게 견지한 긍정”(이동백 시조 시인)임을 보여주는 시인의 시조는 삶을 위한 성실하고 싱싱한 기운이 넘친다.
“오일장 고기 사서 택시 타고 집에 가네/ 아들은 과장이고 손자 손녀 서울대에/ 할머니 즐거운 푸념 오래 사마 마니껴// 고천리 가는 길에 개나리 흐드러져/ 노랗게 물이 드네 봄볕이 너울너울/ 서산을 오르는 것이 숨 가쁜가 보더라// 별이 집 담벼락에 개나리 샛노랗다/ 택배차 온 줄 알고 바깥에 나갔더니/ 별이는 담 넘어오는 꽃 보고 짖고 있네” (116_ ‘고천리 가는 길’ 전문)
오늘도 와야천을 끼고 돌아가는 선돌길을 ‘별이’와 거닐고 있을지도 모를 시인이 그려낸 화엄의 세계, 합일의 세계, 그 행복한 세상을 『귀촌 일기』로 느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