옻칠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도료塗料이다. 원산지인 티베트 북부와 동북아시아를 비롯하여 남아시아·서아시아에 이르기까지 널리 퍼져 있으며, 나라마다 옻칠을 활용하는 방법도 다양하다. 중국은 두껍게 올린 칠층을 조각하여 무늬를 만드는 조칠彫漆 또는 척홍剔紅, 일본은 옻칠 위에 금박이나 금가루를 뿌려 무늬를 내는 마키에蒔繪, 한국은 옻칠기 외에도 전복 껍데기로 무늬를 놓는 나전칠기가 각각 대표성을 띤다.
옻칠에는 장점이 많다. 땅에 묻혀서 천년을 넘겨 내부의 목질이 다 삭은 유물에서도 칠층은 그대로 남아 있는 예가 적지 않다. 산성에도 견디는 힘이 강하고 열과 소금기, 수분, 부식, 벌레에 두루 강한 특성이 있다. 탁월한 투명도와 깊은 발색으로 기물의 품격을 높이는 데는 옻칠 만한 도료가 없다. 피부염을 일으키는 단점이 있으나 수천 년을 이어 오래도록 애호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옻칠은 습기를 가해야 건조되는 특이한 공정과 함께 완성 후 3년이 지나야 비로소 색이 더 맑고 투명해지며 발색이 깊어진다. 1950년대 이후에는 캐슈cashew칠이 유입되어 널리 쓰였으나 지금은 천연 옻칠의 수요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오늘날 칠공예 전통은 무형문화재를 비롯한 전승공예의 영역을 넘어 목공예, 금속공예, 회화 등 현대 작가들의 관심을 끌면서 확장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