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법은 정의인가?
이번에 읽은 책은 아빠가 너희들과 함께한 여행길에 읽으려고 집어든 책이란다.
여행길에는 재미있는 소설이 제격이니까,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들은 늘 재미는 보장하니까 말이야.
역시나 예상한 것처럼 너희들과 여행 중에는
너희들과 노느라고 책을 거의 보질 못했구나.
이 소설 또한 재미있었어.
그리고 소설을 읽고 나서는 생각거리를 주었단다.
일본의 사회 문제이기도 했지만, 그것이 우리나라에도 똑같은 상황이었거든.
오늘날 밤거리를 다니질 못할 정도로 잔인한 범죄가 많이 일어난단다.
특히 묻지마 범죄와 같은 이유 없이 사람을 해치고, 죽이는 사건들.
더욱이 어린아이나 여자들, 즉, 약자를 노리는 범죄들...
이 잔인한 범죄에 여론을 가해자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지만,
여론의 기대와 달리 법은 너무나 가볍게 판결이 나는 경우가 많아서,
사람들은 또다시 격분하게 된단다.
특히 미성년자가 가해자인 경우는 더욱 형벌은 가벼워진다.
이런 판결에 과연 피해자와 그들의 가족은 고려된 것인가?
사람들은 판사의 가족이 피해자가 되어봐야 한다는 격한 말도 쏟아낸단다.
이번에 읽은 <방황하는 칼날>이라는 소설은 이런 것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이었단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외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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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법은 범죄자를 구해준다.
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갱생할 기회를 주고,
증오하는 사람들의 시선에서 범죄자를 숨겨준다.
그것을 형벌이라고 할 수 있을까?
더구나 그 기간은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로 짧다.
한 사람의 인생을 빼앗았음에도 불구하고
범죄자는 인생을 빼앗기지 않는다.
더구나 미성년인 경우, 어쩌면 교도소에도 가지 않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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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송두리째 빼앗긴 피해자는 고려하지 않는 법...
그럼, 그 법은 정의인가? 항상 옳은가?
그렇지 않단다. 왜냐하면 법은 늘 바뀌기 때문이지...
그럼, 경찰은...
절대진리가 아닌 늘 변하는 법을 수호하고 있단다.
경찰은 법을 지키는 것이 맞는가?
경찰은 선량한 사람들을 지켜야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1. 나가미네와 에마
아내와 사별하고 고등학생인 딸 에마와 단둘이 살아가는 나가미네.
그에게 에마의 살아가는 이유였고, 행복의 전부였단다.
그런데 어느날 에마가 친구들과 불꽃축제를 갔다가 집에 오지 않았어. 실종.
앞이 캄캄해진... 나가미네...
그런데, 며칠 뒤 인근 강에서 에마가 시신을 발견되었어.. .분노... 돌이킬 수 없는....
누가 그랬는지도 모르고, 그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몰랐어.
그런데...
딸의 전화로 그에게 누군가 전화를 했어.
목소리를 변조되어 있었지만,
자신의 딸을 죽인 이는 아쓰야와 가이지라는 10대 소년들이라고 정확히 들을 수 있었어.
아쓰야의 집에 가면 증거를 찾을 수 있다면서, 집의 위치까지 알려주었어.
나가미네는 경찰에 이야기할까 말까 망설이다가, 혼자 가보았어.
전화 속 목소리가 알려준 곳에 가니 정말 원룸이 있었고,
그가 이야기한대로 숨겨진 열쇠를 찾을 수 있어 그곳을 들어갔어.
그런데, 그곳에서 발견한 것은 충격 그 자체였어.
에마가 성폭행 당하는 장면이 그래도 녹화되어 있었어,
범인들이 에마에게 마약을 투여하는 장면도 있고,
그 이후 에마가 정신을 잃는 장면들이 그대로 녹화되어 있었어.
그리고 그곳에서 에마의 옷도 발견하였단다.
충격보다 분노가 앞섰고, 그는 이미 이성을 잃어버렸지.
그때 아쓰야가 집에 들어왔어.
그 비디오 속 소년이 현실 속에 나타난 거야.
나가미네가 가만히 있겠니? 그가 아닌 어떤 사람이라도 그랬을 거야.
그는 칼로 아쓰야를 마구 찔렀어.
그리고 아쓰야는 죽기 전에 가이지가 나가노에 있는 별장에 갔다고 이야기했어.
아쓰야를 죽여도 그는 아직 분노를 삭힐 수가 없었어.
그리고 그는 가야지 마저 죽이기로 했어. 그리고 자수할 계획이야.
그것만이 이유 없이 죽은 에마의 복수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어.
그냥 경찰에게 이야기하면 가이지는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감옥에 가지 않을 수도 있을 거야.
그렇게는 못하지...
아빠도 은근히 이 책을 읽으면서 나가미네를 응원하게 되더구나.
그는 예전에 취미 때문에 구입했던 사냥총을 가지고 나가노로 향했어.
아쓰야는 친구에 의해 발견되었고, 아쓰야의 집에는 나가미네의 지문이 잔득 묻어 있어서
경찰은 곧 아쓰야를 죽인 범인 나가미네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
2. 범인들의 친구
나가미네에게 전화를 해서 범인을 알려준 사람은 마코토라는 사람으로 범인들의 친구였어.
그는 아쓰야, 가이지가 에마를 납치하는 현장에 같이 있었어.
뿐만 아니라, 마코토의 아버지의 차를 이용해서 에마를 납치한 것이야.
마코토는 그들과 어울리긴 했지만,
그들이 사람들을 납치하고 성폭행하는 것에 대해 껄끄럽게 생각했어.
그래서 그날도 아빠의 전화를 받고,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집으로 돌아왔어.
그런데, 며칠 뒤 아쓰야가 당황한 얼굴로 찾아와서
마코토의 아버지의 차를 다시 빌려달라고 했고,
그 일이 있고 난 다음날, 자신들이 납치한 여자애가 시신으로 발견되었다는 뉴스를 보게 된 거야.
충격. 마코토는 자신도 공범으로 몰릴까 걱정했지만,
아쓰야가 그에게 협박을 해서 경찰에게 알리지도 못했어.
그는 고민 끝에 자신이 주운 죽은 여자애의 핸드폰에 찍여 있는 그의 아빠에게 전화를 했어.
그 일이 있고 아쓰야가 죽은 채 발견이 되었고,
그는 더 이상 숨길 수 없어서, 자신의 아빠에게 모두 이야기했어.
마코토의 아빠는 그를 숨기면서도 자신의 아들이 감방에 가지 않게 하려고
마코토에게 있었던 일을 그에게 유리하게 윤색시킨 다음 경찰에 자수하도록 시켰단다.
이제 경찰은 사전의 내막을 모두 알게 되었어.
아쓰야, 가이지가 아무런 죄 없는 에마를 납치해서 성폭행을 하고,
마약주사를 투여했는데, 그 약물반응으로 에마가 죽은 것이고,
에마의 아빠 나가미네가 어찌저찌해서 범인을 알게 되어 아쓰야를 죽였다는 것.
나가미네는 이젠 피해자에서 살인용의자의 신분이 되었어.
그리고 경찰 내부에서도 나가미네의 그런 복수극을 이해하는 사람들도 있었어.
그들도 사람이니까.
그리고 법이 미성년자의 가해자에게 어떤 판결을 할 것인지 예상을 하니까 말이야.
이 사건은 큰 이슈가 되어 방송을 타고,
나가미네 얼굴은 전국으로 알려지게 되었어.
그리고 소년범죄에 대한 가벼운 형벌에 대한 토론이 벌어지기도 했단다.
3. 그를 도와야하나, 신고해야 하나
나가노에 그렇게 팬션이 많은 줄 몰랐어.
나가미네는 가발도 쓰고 수염도 기르고 선글라스를 쓰고, 변장한 상태로
나가노의 팬션들을 돌아다녔어.
그도 그곳에 한 팬션을 얻어서 생활했단다.
그곳은 와카코라는 여자와 그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팬션이었어.
와카코라는 여인도 아픈 과거가 있었단다.
자신의 방심으로 세살짜리 아들을 사고로 잃었고,
그로 인해 남편과 이혼까지 하게 된 아픈 과거가 있었어.
와카코가 죽은 아들의 사진 보정에 힘들어하는 것을 보고,
나가미네는 자신이 잘 하는 것이기 때문에 도와주기도 했어.
그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행동하려고 했어.
하지만, 와카코는 나가미네가 바로 뉴스에서 봤던 딸을 죽인 범인을 살해한 용의자란 것을 눈치했어.
그리고 그가 외출했을 때, 그의 방에서 그의 노트북에서 그의 딸이 어떻게 폭행당했는지 생생하게 보았단다.
그 이후, 와카코는 갈등에 빠졌어.
신고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지만, 그녀를 도와주고, 그의 모습을 보면 심성이 착한 사람이란 걸 금방 알 수 있었어.
그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어.
자식이 죽었을 때의 심정이 어떤지 와카코 또한 잘 아니까 말이야.
와카코는 나가미네와 단둘이 있을 때 이야기했어.
당신이 뉴스에서 본 그 사람이란 걸 안다고.... 하지만 도와주고 싶다고.
나가미네는 와카코를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을 했어.
그리고 그녀를 믿기로 했어.
펜션을 떠난 그에게 은신처도 제공했고,
인근의 펜션의 손님의 사진들을 찍어서 그에게 주기도 하는 등 그를 도와주었어.
나가미네... 좌절을 느꼈어.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가이지를 찾아야 하는지 알 수 없었거든.
그런데, 그 의문의 전화가 또 왔어.
가이지가 묵고 있는 펜션을 알려준거야.
망하고 폐허가 된 펜션에 묵고 있다는 거야.
나가미네는 준비를 하고 그곳을 향하기로 했어.
근처까지 와카코가 태워주기로 했고..
사실 와카코는 그곳에 가서 나가미네를 설득할 생각을 가지고 있어....
그만 멈추고, 자수를 하라고 말이야....
4. 경찰은 법을 지키는가? 시민을 지키는가?
경찰도 가이지가 나가노에 숨어든 것을 알게 되었어.
그러자 마코토는 더 급해졌어.
가이지가 경찰에 잡히고 나면, 얼마 안 있다 풀려나게 되고...
그러면 자신은 배신당했다고 그에게 어떤 짓을 당할지 모르거든...
이걸 막는 것은 나가미네가 가이지를 죽이는 거야.
가이지가 마코토에게 전화를 걸어 왔기 때문에
마코토는 가이지가 어디에 있는지 알았어.
마코토는 다시 나가미네에게 전화를 해서 가이지가 있는 곳을 알려주었어.
....
경찰은 가이지가 묵고 있는 펜션을 알아내고 그곳에 도착했지만,
가이지는 그곳에 없었어...
그곳에 가이지의 협박으로 같이 있던 소녀만 있었어.
경찰은 마코토의 전화를 도청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이지의 행적을 알 수 있었어.
가이지는 또 마코토에게 전화를 걸어와서 돈을 빌려달라고 했어.
그리고 마코토는 가이지와 지하철 역 근처에서 만나기로 했어.
경찰은 그곳으로 총출동을 했단다.
마코토는 이제 더 시급해졌어.
빨리 나가미네에게 연락을 주어야 하는데,
경찰들이 그의 주변을 계속 감시하고 있어서.. 방법이 없었어...
...
나가미네에게 또다시 목소리를 변장한 전화를 받았어.
그리고 가이지가 나타나는 장소와 시각을 알려줬어.
그리고 가이지는 마코토와 약속한 정확한 시간에 나타났어.
그때 총을 꺼내든 나가미네가 나타났어.
조준을 했지.
그때 나가미네 씨를 부르는 목소리...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와카코였어.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를 들은 나가미네는 마지막 순간 흔들렸어.
그때 들린 총성...
그래, 경찰이 쏜 총이야.. 나가미네는 그 총을 맞고 죽었고,
가이지는 경찰에 잡혔단다.
그렇게 소설은 끝났어.
아참, 마코토가 어떻게 나가미네에게 가이지의 마지막 약속 장소를 알려주었을까?
사실 그 약속 장소를 알려준 것은 마코토가 아니고, 경찰이었어.
경찰 중에서도 현재의 법이 잘못되었고, 나가미네가 가이지를 죽였으면 바랬던 이가 있었던거야.
그 경찰은 경찰이 법을 지키기 위해 선량한 사람들의 마음을 짓밟아도 되느냐고
공허한 질문을 던졌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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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라는 건 무엇일까? 경찰은 과연 정의의 편일까?
아니야, 경찰은 단지 법을 어긴 사람을 잡고 있을 뿐이야.
경찰이 지키려고 하는 건 시민이 아니라 법이란 말이지.
경찰은 법이 상처 입는 것을 막기 위해 죽을힘을 다해 뛰어다니고 있어.
그런데 그 법이란 게 절대적으로 옳을까?
절대적으로 옮다면 왜 끊임없이 개정되고 있을가?
법은 결토 완벽하지 않네.
그 완벽하지 않은 법을 지키기 위해 왜 경찰은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걸까?
그 법을 지키기 위해 선량한 사람들의 마음을 마구 짓밟아도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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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런 법의 가벼움을 이용해서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도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단다.
무서운 세상이구나.
무엇인가 잘못된 시스템…
누군가는 이 시스템을 고치려고 노력을 하고 있을까?
책제목 : 방황하는 칼날
지은이 : 히가시노 게이고
옮긴이 : 이선희
펴낸곳 : 바움
페이지 : 544 page
펴낸날 : 2008년 02월 27일
책정가 : 15,000 원
읽은날 : 2016.05.14~2016.05.18
글쓴날 : 2016.05.24,2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