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타지 영화는 대부분 발달된 영화 테크놀로지를 기반으로 비쥬얼이 완성되기 때문에 그 나라 과학기술의 발달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 이것은 SF 영화도 마찬가지다. 한국 SF 영화는 우뢰매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다가 2천년대 이후 다각적인 모색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거대 제작비를 쏟아 부은 [내츄럴시티][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원더풀 데이즈] 등은 모두 실패했다. 괴수영화인 [괴물]과 [디워]만이 흥행 성공했을 뿐이다. 하지만 최근 한국형 히어로 무비 [전우치]의 성공은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영웅영화가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것은 [해운대]가 한국형 재난영화의 성공을 입증한 것과 궤를 같이 한다.
신인 김민석 감독의 데뷔작 [초능력자]는 [전우치]의 뒤를 잇는 한국형 히어로 무비다. [전우치]가 고전의 현대적 재해석을 통해 관객들과 소통의 노력을 기울였다면 [초능력자]는 대담하게 할리우드와는 조금 다른 시각으로 영웅신화에 접근한다.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특별한 초능력을 가진 인물이 등장하는 영화들은 기본적으로 영웅신화에 의지하고 있다. 영웅은 평범한 세상에서 일어나는 특별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투입된다. 보통 사람들로서는 해결하기 힘든 어려운 문제들과 부딪친 영웅은 처음에는 난관에 봉착하게 되지만 결국 그 난관을 해결하고 다시 보통의 세계로 귀환한다. [초능력자]에서 진정한 영웅은 보통 사람들이 가지지 못한 특별한 능력을 가진 초능력자가 아니다. 초능력자가 일으키는 각종 문제를 해결하려는 평밤한 보통 사람이다. 초능력자에 접근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