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쿼리, 9호선 떠났어도...정부 특혜로 ‘돈다발’
사회간접자본으로 막대한 이익, 도로공사는 1,000억 특혜 논란
서울 지하철 9호선에서 손을 뗀 맥쿼리인프라가 9호선 매각 과정에서 284억 원의 매매차익을 올리면서 ‘먹튀 논란’이 일고 있다. 운영과정에서의 천문학적인 이익과, 매매 과정에서의 차익까지 남기며 떠난 셈이다.
특히 9호선 민자사업에서 빠진 맥쿼리는 정부의 특혜를 발판으로, 여타의 정부 개발 사업에서도 천문학적인 이익을 남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하철 9호선 지분 24.5%를 확보해 대주주에 올랐던 맥쿼리는 최근 9호선 민자사업에서 손을 뗐다. 이로써 맥쿼리는 9호선 매각 대금 1,300억여 원을 돌려받았으며, 이 과정에서 284억의 매매 차익을 얻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에 따르면, 매각 차익으로 인해 올해 주당 분배금은 주당 86원 가량이 늘어난 250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또한 맥쿼리는 최초 투자금 납입부터 매각 시점까지 총 6년간 연 13%수준의 투자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초기 9호선 건설 과정에서 서울시는 총 사업 대비 46.7%에 달하는 사업비를 지출했다. 절반 이상의 예산을 지출하면서도, 최소운영수입보장(MRG)이라는 협약을 체결하면 민간업체의 수익을 보장해 줬다. 맥쿼리는 인천공항 매각추진 과정에서 매각주체 0순위로 거론됐던 다국적 기업으로, 시민사회는 막대한 세금이 다국적 기업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줄곧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9호선은 빙산의 일각일 뿐, 맥쿼리는 인천공항고속도로, 인천대교, 서울-춘천 고속도로, 용인-서울고속도로, 우면산터널, 수정산터널 등 국내 다수 사회간접자본에 대주주나 운영자로 참여하고 있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9호선에서 손을 뗀 맥쿼리 측에, 정부가 천문학적인 이익을 보장하며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도 일고 있다.
민주당 이미경 의원에 따르면, 한국도로공사가 맥쿼리를 행담도 개발의 투자운용사로 내정해 최소 1,000억 원이 넘는 수익을 안겨줬다는 의혹이 드러났다. 현재 행담도개발의 최대주주인 시티은행은 맥쿼리에 소유주식 전부를 950억 원에 양도하는데 합의한 상태이며, 오늘 열리는 도로공사 이사회 의결만을 남겨두고 있다. 사업기간은 2035년 12월 31일까지로 22년간 운영권이 보장된다.
이미경 의원은 “지난 17일 도로공사는 주식인수자인 맥쿼리에 주식인수대금과 2단계 개발비 등 총 1,250여 억 원의 인수를 최종 결재했다”며 “그 과정에서 2단계 사업의 위험요인을 없애주고 투자자가 원하는 방식의 개발을 승인해 줬다”고 설명했다. 행담도휴게소의 경우, 연평균 3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곳으로, 22년간의 잔여휴게소 운영권의 순이익은 연간 100억 원 씩 2,2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의원은 “2,000억 원이 넘는 사업가치가 있는 사업체를 950여억 원에 파는 셈”이라며 “투자협약에 묶여있던 2,366억 대신 300억만 투자해 전문식당가와 아울렛 매장을 개발한다면 수수료 수익만으로도 연간 최소 50억 원은 벌어들일 수 있어 22년 남은 운용기간동안 순이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휴게소 운영권 매각차액 외에 1,000억 원 이상의 특혜에 또 다른 특혜를 얹어준 셈”이라며 “누가 어떤 의도로 외국기업에 특혜를 제공했는지 명백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도로공사는 해명자료를 통해 "도로공사는 시티그룹 행담도개발(주) 주식 매입사 선정 및 매각 대금에 대해 관여할 수 없다"며 "따라서 맥커리에 특혜 제공 관련 보도는 사실무근"이라고 의혹을 일축했다.
이어서 "본 건은 도공의 이사회 의결사항이 아닌 보고사항"이라며 "또한 시티그룹의 주식매각 승인 요청 시 '행담도개발사업협약서'에 의거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승인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