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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20
김남조 시인은
(1927~2023) 대구 출생이다.
96년을 사셨다.
내 어머니보다 10년을 먼저 태어나시어
사시다가 가신 분이다.
보기에
김남조 시인은 대략적, 나름대로 행복한 삶을 지내며
사신 분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구체적으로
나는
박경리님보다는 김남조 시인은 그렇게 많이 알지는 못한다.
아주
오래전의 일로
종이도 귀하고 책을 읽고 싶은 사람들이
돈도 없으므로 서점에가면 그리 고민하지 않으면서도
쉽게 책을 산것이 문고판이었다.
문고(文庫)라는 것이
'글들을 모아 놓은 창고'라는 뜻인데
그 문고라는 것이 그런 의미를 떠나 보통명사에서 이제는 고유명사가 되어 있다.
책(冊)이라는 것이
한자의 모양에서 그 의미를 보이듯이
무언가 꿰어 있는 게 책(冊)이다.
문고판은
원래 삼중당 출판사에서 시작하여,
지금은 그나마 범우출판사에서 만들어져 있는 것을 판매하고 있는데
범우사에서도 더이상의 문고판 수준의 새로운 책은 만들어 내지 않는다.
정부에서는
버스회사에 교통지원금을 공급하기보다는
이렇게 종이책을 만드는 출판사에 기준을 정하여
그들의 소프트웨어를 유지 시키도록 해야 한다
나는
청와대에 이런 부분을 지적하고 요청할 것이다.
문고판,
4천원 짜리 책이다.
이응백 교수가
본인께서 알고있는 지성인들에게 요청하여 50여 개의
시(詩)를 수록하여 오래 전에 퍼낸 책이다.
4천원 짜리.
50개 시의 모두가
추천한 사람들이 지식인이나 지성인이다보니
아주 가볍게 추천할 리도 없었을테니
그런 의미에서
이 작은 책은 거의 보물스럽다.
그 중에
두고 두고
감탄할 수밖에 없는
'사랑'에 연관한,
어머니 같기도 한 김남조 시인의
시(詩),
세 개의 연(聯)이 여기에 있어 소개한다.
<사랑초서> 1.
사랑하지 않으면
착한 여자가 못된다.
소망하는 여자도 못된다.
사랑하면
우물곁에 목말라 죽는
그녀가 된다.
<사랑초서> 44.
하늘이 못 주신 사람 하나를
하늘 눈 감기고 탐낸 죄
사랑은 이 천벌.
<사랑초서>45.
사랑은 동천(冬天)의 반달
절반의 그늘과 절반의 빛으로
얼어붙은 수정이었네.
이건
도대체
'우물가에서 목말라 죽는 그녀'라는 둥,
'하느님 눈을 봉한 채
천벌 받을 것을 마다 하지 않을 것이라는' 둥
'겨울 하늘에 떠있는 반달이 보였다가 또 보름을 기다려야만 볼 수있는 그 기다림'을 사랑으로 표현한.
참
기가 막힐 노릇이다.
<사랑초서>44는
천벌을 받고라도 감수해 내고 싶을 만큼 용기를 북돋아 주는 시(詩)이다.
진정한 시(詩)라는 것이 이 정도의 그 즈음의 머무름에 있어야 할 게 아닐까! 싶다.
하느님을 봉쇄시키고
'하늘 눈감기고 탐낸 죄'를 저지른,
'하늘 눈 감기고 탐낸 죄' 의 정도라면 누구든
저지르고 싶지 않을까.
하느님이 씨껍하여 인간들을 제대로 바라보고 내려다 보도록.
(하지만,
종교를 믿는 사람들에게 미안한 얘기이지만 하느님과 내세(來世)는 없다.)
나는 두 번 태어날 일도 없겠지만,
'하늘 눈감기고 탐낸 죄'를 저지른,
'하늘 눈 감기고 탐낸 죄' 의 정도라면 누구든
저지르고 싶지 않을까.
나는
'하늘 눈감기고 탐낸 죄'를 저지른 주체가
남자이기 보다는 여성이였으면 좋겠다.
이건 정말
아홉 글자, 한 줄이 만들어 낸
절창(絶昌)이 아닌가!
시(詩)는
정말 이정도의 시를 늦게나마 발견하여 그나마.
시인이라고 하면
정말 "시인이로다"
어떻게 이런 표현을 끌어 낼 수 있는 것인가.
'야 정말 조타'라고 무릎을 탁 치고 다시 일어날 수없게 만드는
이 시는
그 표현이 정말 감탄스러울 지경을 넘는다.
김남조 시인의
사랑초서는 102연이나 된다.
돈으로 지불하여 읽어 그 즐거움을 얻으려고 했더니,
없다.
중고책시장에도 없고
새 책에도 사랑초서 102연을 담은 단행본으로 나온 책을 구할 수도 없어 안타까울 뿐이다.
거의 30년 전에 출판된 것이니 이해 못할리는 없지만.
단지
225,000원의 김남조시인의 시전집에 102가지의
사랑에 대한 시인의 시(詩)가 수록되어 있는 것이 유일하다.
언젠가 내게 읽히게 될 것이다.
사랑초서라고하여
도대체 초서(招書)라고 붙인 이유가 무엇일까 라고 생각했는데,
결국은
초서(招書)라는 것이
"사랑을 불러내는 글" 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시인이 되고 싶어하지는 않았지만
가장 아랫녘에서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서도
감동과 감탄을 자아내게 할 수 있는 것은
책(冊)이 유일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