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렇게 16개국의 디자이너들이 만든 옷이 모두 무대에 올라갈 때쯤 채경이 제퍼슨을 찾기 위해 잠시 무대 밖으로 나오고.... 제퍼슨에게 가기 전에 어딘가로 전화를 하는 채경 띠리리~ 띠리리~ 강현- 어..채경아. 채경- 부탁이 있어. 강현- 뭔데? 채경- 지금 잠시만 우리 도를 봐줄 수 있겠니? 강현- 도를 ? 너희 선생님이 보고 있잖아. 채경- 이유는 묻지 말고.. 지금 우리 도가 앉아 있는 자리로 좀 와줄래? 아마 도 혼자 있을 거야. 그럼 끊을게.. 강현- 채..채경아 (독백) 뭐야 신채경.. 무슨 말이야. 왜 도가 혼자 있다는 거야? 강현은 채경의 전화로 인해 도가 혼자 있다는 말에 급히 도가 앉아있는 자리로 향하고.. 채경은 전화를 끊자마자 제퍼슨에게 다가간다. 채경- 선생님... 제퍼슨- 어..채경양.. 무대 뒤에 있어야 할 사람이 여기는 왜 나왔는가? 이제 곧 무대에 올라가야 할 텐데.... 채경- 선생님께서 꼭 들어주셔야 할 부탁이 있으세요 제퍼슨- 부탁이라니? 채경- 저 대신 무대에 제가 만든 옷과 같이 올라가 주세요.. 제퍼슨- 아니 그게 무슨 말인가. 자네가 만든 옷인데 왜 내가 올라가는가? 그건 말이 안되네.. 이 자린 자네를 입문시키기 위한 자리인데 자네가 빠지면 어떻게 되는가? 채경- 제가 선생님께 드리는 마지막 선물입니다. 선생님을 위해서 만든 옷이예요..선생님이 가르쳐 주신대로 제가 할 수 있는 능력 발휘는 모두 다 한 것입니다. 그러니 이번 한번만 선생님께서 저 대신 올라가셔서 박수 갈채를 받아주세요.. 제퍼슨- 내가 거절한다면.. 채경- 거절 하지 않으실 거라는 거 알아요... 제가 부탁한 거 단 한번도 거절 한적 없으시잖아요 제퍼슨- 꼭 그래야 하나? 채경- 너무 큰 무대에 제 옷이 올라간 것 만으로도 전 만족했습니다. 입문은 프랑스로 돌아가 정식적인 절차를 밟겠어요.. 제퍼슨- 그래..알겠네..그럼 이번 한번만일세.. 나중에 자네가 만든 옷이라고 만찬에서 말할 걸세.. 채경- 고맙습니다 선생님... 그때 채경은 멀리서 도를 찾아 뛰어오는 강현을 발견하고.... 채경- 도야.. 잠깐만 여기에 이렇게 앉아있어... 그럼 강현이 이모가 올 거야.. 알았지? 도- 응 엄마... 채경은 도를 안심시키고 제퍼슨을 무대 뒤로 데리고 간다. 이제 이 무대를 성황리에 완성 시킨 국제 디자이너들의 등장이 시작되고 모델들과 함께 손을 잡고 나오는 디자이너들.. 디자이너들이 나올 때마다 박수 갈채는 쏟아지고 꽃다발을 든 사람들도 무대로 진입한다. 하지만 황제가 무대 정 중앙에 있기 때문에 익위사들에게 저지 당하는데.. 그때 마침 채경이가 디자인한 옷을 입은 모델이 등장하고 그 뒤에 등장하는 디자이너. 그건 채경이가 아닌 제퍼슨이었다. 채경은 그렇게 신이를 만날 수 있는 자리를 교묘하게도 피해버린 것이다. 신이는 채경이 자신을 피하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프랑스를 대표한 디자인에 푹 빠져 눈을 못 떼고 있었다. 강현- (도를 옆에 두고) 어.. 저게.. 뭐야? 저건 채경이가 디자인 한 건데.. 혹시 신채경.... 그렇게 성황리에 패션쇼는 막이 내린다. 신이는 채경이를 보지 못한 채.. 그렇게 패션쇼는 막이 내리고 말았다. 채경이를 보지 못해서 일까? 끝까지 채경이를 볼 수 있다는..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너무나 컸던 것일까? 신이의 얼굴은 많이 어두워져 있었고 짧은 한숨만 내쉬고 있었다. 공내관- 폐하.. 이제 만찬회에 참석 하셔야 할 시간이십니다. 신- 공내관 공내관- 네.. 폐하. 신- 만찬회 참석은 하지 않으면 안될까요? 공내관- 국제적인 자리이옵니다. 폐하께서 이 나라의 명예를 걸고 하신 패션쇼이옵고 어렵사리 모셔온 디자이너이십니다. 가셔야 하옵니다. 신- 그녀가 없으니.. 참석할 기분이 들지 않군요.. 공내관- (웃으며) 폐하.. 걱정하지 마시옵소서.. 신- 무슨 말입니까? 공내관- 아무 걱정하지 마시고 만찬회에 참가 하시옵소서.... 그리하면 좋은 소식이 있을 것입니다. 신- 공내관 이상하군요... 그럼 만찬회 자리로 옮기도록 하죠.. 공내관- (아직도 웃으며)예..전하 그렇게 신이와 공내관은 만찬회 자리로 이동하고... 만찬회가 열리는 곳 그곳에는 이미 각국의 디자이너들이 다 모여 있었다. 신은 디자이너들 한 명씩 악수를 청하고... 각국의 디자이너들과 악수를 나누었다. 드디어 프랑스를 대표하는 제퍼슨의 차례... 신이는 제퍼슨에게 손을 내민다. 제퍼슨- (고개를 숙이며) 황공하옵니다 폐하... 신- (웃으며) 네.. 오늘 디자인 잘 봤습니다. 제퍼슨- 과찬이십니다 그리고 저번에는 몰라 뵈서 죄송합니다. 신은 그런 제퍼슨을 바라보다가 제퍼슨의 옆에 있는 아이. 도를 발견한다. 신- (무릎을 꿇으며) 공내관- (신이의 행동에 당황하며) 폐하.. 신- (손을 들어 공내관을 행동을 저지하고 도에게도 손을 내민다) 안녕.. 다시 보는구나... 도- (얼굴을 잠시 빤히 쳐다보다가 웃으며) 어.. 아저씨.... 신- (웃으며) 그래.. 기억하는구나. 도- 그럼요... 이렇게 잘 생긴 아저씨를 어떻게 잊어요.. 신- 고마운데... 너도 참 귀엽고 예쁘게 생겼구나... 잘 놀다가 가렴..... 그렇게 제퍼슨과 도를 지나치고 다른 디자이너들과도 악수를 나누는 신.. 그의 얼굴에는 너무 기분 좋은 미소가 지어져 있었다. 신 무대중앙으로 가서 마이크 앞에 선다. 신- 이렇게 저희 한국을 방문 해주신 여러 디자이너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표합니다. 국제적인 자리인 만큼 한국의 명예를 걸고 좋은 취지로 많은 디자이너 분들을 이 자리에서 뵙게 되어 저 또한 마음이 기쁘기 한량없습니다. 이제 각 나라의 문화와 패션이 한 각축장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오늘 이렇게 좋은 자리를 빛내어주신 많은 디자이너 분들께 박수를 드리도록 합시다. 신의 말에 만찬에 참가한 모든 사람들은 박수 갈채를 보내고..... 신은 다시 단상에서 내려와 자신의 자리에 가서 앉는다. 공내관은 항시 그랬듯이 신이의 뒤에 서 있고.. 신- 공내관 공내관- 예.. 폐하.. 신- 내가 저번에 얘기한 아이... 기억하시나요? 공내관- 저번에 잠시 출궁 하셨을 때 만난 아이 말씀이십니까? 신- 네.. 도 말입니다... 공내관- 기억하고 있습니다 신- (웃으며) 그 아이를 오늘 또 만났습니다. 공내관- 무슨 말씀이신지... 신- (제퍼슨이 있는 쪽.. 정확히 말하면 도를 바라보며) 저기.. 저기에 서 있는 귀엽고 예쁜 꼬마가 바로 도 입니다. 정말 예쁘죠? 제 기억에 남을 만큼? 공내관- (신이가 바라보던 곳을 바라보다 조금 놀란다.) 저 아이가 도 이옵니까? 신- 그렇습니다. 노래도 어찌나 잘하는지.. 지금 저 아이와 같이 있고 싶은데 그것조차 맘대로 할 수가 없군요.. 공내관- (독백) 폐하의 어릴 적 모습과 많이 흡사하구나... 어찌 내가 이런 생각을 하는 건지.... 신- 공내관 공내관- 네..폐하.. 신- 어느 책 구절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한 사람을 우연히 세 번을 만나면 그건 우연을 가장한 운명이라고요... 이제 저 아이와 한번만 더 만나면 저 아이와 난 우연을 가장한 운명이 되는 거겠지요? 저 아이와 한번 더 만나서 운명이고 싶습니다. 왠지 저 아이를 만나는 게 우연이 아닌 거 같아요... 꼭 만나야 되는 운명 같은... 저 아이에게서 그런 게 느껴집니다. 굉장히 따뜻이 감싸주고 싶고 내가 곁에서 같이 있어주고 싶은.... 이런 것도 욕심이겠지요.... 공내관- (고개를 숙이고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다) 그때 신이는 자신을 향해 뛰어오는 도를 발견하고 등을 기대고 앉아 있다가 의자에서 등을 뗀다 도는 신이를 향해 뛰어오지만 신이 곁을 지키고 있던 익위사들이 도의 앞을 가로 막자 도는 멈춰 서서는 위를 올려다 보지만 무섭게 내려다 보는 익위사들만 눈에 보일 뿐이었다. 신- (익위사들을 향해 손을 들고) 됐습니다. 그 아인 날 보러 온 것입니다. 신이의 말에 익위사들은 도의 앞을 가로 막아 섰던 것을 풀고 도에게 길을 터준다. 자신의 앞을 가로막던 검은 물체들이 사라지자 도의 입가엔 미소가 번지며 신이를 바라보며 신이에게 다시 뛰어오고... 신- (도의 눈 높이를 맞추며 다정하게) 무슨 일이니? 내게 할 말이라도 있니? 도- 아저씨... 공내관- 아저씨가 아니십니다. 황제폐하 이십니다. 신- (공내관에게 손을 들어 보이며) 됐습니다. 말해보렴... 도- 나랑 같이 놀아요.. 신- (눈이 동그래지며) 뭐? 도- 나랑 저번처럼 노래 부르고 놀아요... 신- (도를 안아 들어 자신의 무릎에 앉히며) 노래? 어떤 노래? 밀보리 송? 도- 네.. 밀보리 송 불러 주세요.. 신- 그래..그러자꾸나.. 신이는 많은 익위사들이 자신을 둘러 싸고 있었지만 왠지 도를 위해서는 그 노래를 불러주고 싶었다. 그래서 신이는 도를 안은 채 나지막이 밀보리 송을 불러준다. 신- 도야... 도- 네? 신- 넌 내가 누군지 아니? 도- (고개를 가로저으며) 아니요... 신- 날 모른다니... 그럼 넌 한국에 안 사는 거니? 도- 전 프랑스에 살아요... 신- 프랑스? 아.... 같이 온 할아버지랑 같이 프랑스에서 사는가 보구나... 도- 전 엄마랑만 살아요.. 신- 엄마랑만? 그럼 아빠는? 도- 엄마가 그러는데 아빠는 제가 태어나기 전에 돌아가셨대요..그래서 프랑스에서 엄마랑 둘이 살아요.. 신- 아.. 미안하구나.. 아빠가 안 계신걸 몰랐구나. 도- 괜찮아요... 다만 아빠를 항상 그리워하는 엄마가 불쌍할 뿐이에요.. 신- 엄마가 아직도 아빠를 그리워하시니? 도- 엄마는 나한테 말하지는 않지만.. 도는 느낄 수 있어요...엄마가 아빠를 얼마나 그리워하는지... 엄마는 항상 내가 잠자리에 들면 서재방으로 가서 눈물을 흘려요... 아빠를 그리워하면서요... 신- 그..랬구나... 도- 근데... 아저씨는 뭐 하는 사람이에요? 왜 아저씨는 앉아 있고 더 나이 많은 아저씨는 서 있는 거예요? 우리 엄마가 그러는데 항상 어른을 공경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했어요.. 공내관- (옆에서 듣고 있다가) 이 분은 이 나라의 황제폐하 이십니다. 도- 황제.. 폐하? 그게 뭔데요? 공내관- 이 나라를 이끌어 가는 왕이신 거죠... 도- 아..왕... 어..그럼 궁에 살고 있겠네요... 공내관- 네... 폐하께서는 궁에서 거처하고 계시옵니다. 도- 나도 궁에 가고 싶어요.... 어제 궁에 잠깐 다녀왔는데... 이모가 궁은 황족만이 들어갈 수 있는 곳이라고 해서 들어가보지 못하고 다시 돌아왔단 말이에요.. 신- 그래.. 그럼 언제든지 궁으로 놀러 오거라. 그럼 이 아저씨가 언제든지 널 반겨줄 테니.. 도- 진짜요? (신이의 품에서 내려와 팔짝팔짝 뛴다) 우와 신난다. 이제 진짜 궁에 갈 수 있다. 난 궁에서 살 거예요.. 신- 궁? 내관이 되고 싶은 게냐? 도- 내관? 내관은 뭐예요? 공내관- 왕실의 일을 돕는 사람을 내관이라고 합니다. 도- (고개를 가로저으며) 으음.. 그럼 아니에요..난 왕이 될 거예요... 이 나라를 이끌어갈... 신- (웃으며) 넌 프랑스에서 살고 있다고 하지 않았니.. 도- 나중에 엄마랑 다시 한국으로 오면 그땐 왕이 되어 궁에서 엄마랑 같이 살 거예요.. 신- 그래..그럼 그렇게 하렴... 그때 마침 제퍼슨이 도를 찾는 소리가 들리고.. 신- 네 할아버지께서 널 찾으시는 구나. 이제 그만 가봐야지.. 도- 네.. 나중에 정말 궁으로 갈 거예요.. 신- 그래.. 꼭 오렴.. 기다리고 있을 테니.. 도는 신이의 품에서 빠져 나와 제퍼슨에게로 다시 간다. 그런 도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신이의 입에는 연신 미소만이 번지고.. 제퍼슨은 도를 데리고 다시 자신이 있던 자리로 돌아가 다른 디자이너들과 애기를 나눈다. 디자이너1- 오늘 디자인 참 잘 봤습니다. 역시 제퍼슨씨 다웠어요.. 제퍼슨- (웃으며) 오늘 디자인은 제가 한 작품이 아닙니다. 디자이너2- 네? 그게 무슨 말씀 인가요? 제퍼슨- 제 제자가 한 작품입니다. 오늘은 그 친구의 부탁으로 내가 대신 무대에 올라갔지만 정말 능력과 재능을 겸비한 특별한 디자이너 입니다. 디자이너1- 어머.. 그래요? 그럼 그 제자 분 소개 좀 시켜주세요.. 오늘 디자인이 너무 산뜻하고 고품있어 보여서 내 머릿속을 떠나질 않는데.... 제퍼슨- 아.. 그 사람은 몸이 좋지 않다고 패션쇼가 끝나자마자 먼저 호텔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내가 한국을 떠나기 전에 꼭 그 사람을 소개 시켜 드리리다. 기대하고 계셔도 좋을 것이요.. 디자이너2- 정말 기대하고 있을게요..어떤 분인지 궁금하네요... 그랬다. 신이가 채경이를 만찬회까지 와서 발견하지 못한 것은 채경은 신이를 만나게 될까봐 제퍼슨에게 몸이 좋지 않다는 거짓말을 하고 먼저 호텔로 돌아간 것이었다. 제퍼슨은 채경을 위해 도를 자신이 맡아줄 테니 먼저 들어가서 쉬라고 하고 너무 무리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그 시각 패션쇼 장 강현과 싱숭생숭 그리고 골드 3인방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강현- 경이 너는 인이랑 환이랑 먼저 돌아가고 희숭이랑 순영이도 그만 돌아가. 난 여기 마지막 정리까지 끝내야 해.. 경- 어떻게 그러냐.. 내가 널 두고 먼저 어떻게 가냐..오늘 같은 날 축하주라도 한잔씩 해야지... 희숭- 그렇소.. 축하주 라도 한잔.. 순영- (그런 희숭의 옆구리를 찌르며) 그래.. 다들 그만 돌아가자.. 강현이도 피곤할 텐데 오늘은 쉬고 내일 다시 만나서 축하주라도 들면 되잖아. 어차피 내일이 토요일인데... 강현- 그래..경아. 나 오늘 많이 피곤해..그러니까 너희들은 먼저 들어가고 내일 다 같이 모여서 축하하자... 내가 한턱 낼 테니... 인- 그러자.. 강현이 정말 피곤해 보인다. 긴장이 다 풀려서 그런지 아파 보이는 거 같기도 하고.. 강현이 아파 보인다는 말에 놀란 경이는 강현이 옆에 가서 더 찰싹 달라 붙는데.. 경- 어디 아파? 강현- 아냐.. 피곤한 거야..그러니까 내일 다 만나. 알았지? 환- 그래..내일 만나자. 오늘 안 한다고 죽냐.. 내일하자. 인- 그래.가자 경아. 오늘은 내가 쏠 테니 가자. 환- (경이의 팔을 잡으며) 그럼 이놈은 내가 데려 갈 테니 낼 보도록 하자. 그럼 안녕 경이는 인이와 환이에게 끌려나가다 시피 나가고... 경- 내일..꼭 연락 해야해.. 오늘 집에 가서도 연락하고 알았지? 강현- 응 알았어... 그렇게 인이와 환 경이는 패션쇼현장을 떠나고... 희숭과 순영만 남았다. 강현- 니들은 좀 기다릴래? 나 마지막 마무리 좀 하고.... 희숭- 왜? 무슨 일 있소? 순영- (희숭의 말을 가로 막으며) 응 알았어... 혹시 우리가 뭐 도와 줄 거는 없어? 강현- 아냐..금방 끝나니까 이 건물 옆 커피숍에 먼저 가있어 금방 끝내고 갈 테니.. 순영- 알았어... 순영은 의아해하는 희숭이를 끌고 커피숍으로 내려간다.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 강현은 일을 다 마치고 희숭과 순영이가 기다리고 있는 커피숍으로 온다. 강현- (자리에 앉으며) 이제부터 내가 하는 애기 잘 들어. 순영- 그래 알았어... 희숭- 도대체 무슨 일이오? 강현- 희숭아.... 채경이.. 한국에 있어... 희숭- (놀라며) 뭐.. 뭣이요? 순영- (차분히) 지금 어디 있는데? 강현- 지금 000호텔에 묶고 있고 프랑스에서 이번 패션쇼 때문에 잠시 한국에 있는 거야.. 오늘 패션쇼가 끝났으니까 얼마만 더 있다가 다시 프랑스로 돌아갈 거야.. 순영- 경이는 알고 있던 거 같은데..왜 우리한테는 말 안 했어? 강현- 채경이와 경이.. 우연히 마주쳤어. 그래서 경이가 알고 있는 거야.. 경이는 패션쇼가 끝나면 채경이가 바로 프랑스로 가는 줄로 알고 있어. 희숭- 그럼.. 바로 프랑스로 가는 게 아니오? 강현- 내 부탁으로 며칠 더 있다가 프랑스로 갈 거야.. 그러니까 절대 다른 사람들한테는 말하지마. 절대로.. 채경이를 위해서야.. 니들도 채경이가 무엇 때문에 궁에서 나온 지 알지? 더 이상 시끄럽게 하지 말자.... 채경이가 원하는 건 이번 패션쇼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다시 프랑스로 조용히 돌아가는 거니까 채경이가 원하는 거 들어주자. 알았지 희숭, 순영- 알았어.. 꼭 지킬게.. 강현이는 순영이과 희숭이에게도 채경이가 신이의 아이를 낳아 키우고 있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더 큰 문제가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해서 강현은 자신과 채경이만이 아는 비밀로 묻어두고 싶었다. 강현- 절대..절대 환이랑 인이한테도 그리고 황제폐하는 더더욱.. 알았지? 희숭- 우리가 황제폐하랑 연락하는 사이도 아니니..걱정 마시오.. 근데 지금 채경이 만날 수는 없는 게요? 강현- 기다려봐.. 강현은 채경이에게 전화를 건다. 채경- 어..강현아. 강현- 너 지금 어디야? 채경- 호텔이야..먼저 들어왔어. 강현- 지금 싱숭생숭이랑 같이 있어. 다.. 애기 했고.. 애들이 널 보고 싶어해서.. 오늘 잠깐 볼 수 있을까 해서.. 채경- 그래? 그럼 여기로 와.. 기다리고 있을게... 강현- 응 알았어. 강현은 전화를 끊고 희숭과 순영이와 자신의 차를 타고 채경이 묵고 있는 호텔로 향한다. 같은 시각 만찬회 장 공내관이 익위사 한 명에게 보고를 받고 있다. 그리곤 신이에게 다가가는 공내관 신- 공내관 공내관- 네..폐하.. 신- (씁쓸한 미소로) 오늘 비궁을 만나기를 내심 많이 기대했습니다. 근데 비궁을 보지 못하였어요.. 그래서인지 마음이 허전합니다. 공내관- 폐하... 올릴 말씀이 있습니다. 신- 고하세요.. 공내관- 비궁마마께서 지금 거처하고 계신 곳을 알아냈사옵니다. 신- (놀라며) 무슨 말입니까.. 알아냈다니요.. 그럼 공내관은 비궁을 봤다는 말입니까? 공내관- 송구하옵게도 폐하께는 아뢰지 못하였사오나 패션쇼 현장에서 비궁마마를 보았나이다. 신- 내가 비궁을 보는 즉시 알려 달라고 하였거늘..어찌 내 명을 거역한 겁니까? 공내관- 제가 비궁마마를 뵈었을 때 좀 달라진 모습이셔서 처음에는 긴가민가 하였사옵니다. 허나. 비궁마마라고 확신한 건.. 비궁마마께서 폐하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고 계셨사옵니다. 만약 그때 폐하께 비궁마마께서 여기 계신다고 알렸다면 그걸 비궁마마께선 보셨겠지요.. 그럼 비궁마마께서는 다시 어디론가 사라지실 거라고 판단하여 소인 폐하의 명을 거역하고 익위사를 통해 비궁마마의 뒤를 밟은 것이옵니다. 신- 공내관..... 내..공내관께 무어라고 말할 수가 없군요. 근데 비궁의 거처가 어디랍니까... 공내관- 폐하께서 짐작하시는 바와 같이 000호텔에 묵고 계셨사옵니다. 신- 그럼..역시 이번 패션쇼 때문에 다른 나라의 초청된 디자이너와 함께 온 것이군요... 어느 나라에서 왔다고 합니까? 공내관- 송구하옵게도 그것까지는 알아내지 못 하였사옵니다. 신- 됐습니다. 내 직접 비궁을 만나러 가야겠습니다. 공내관- 네.. 폐하... 신- (독백) 채경아...널... 널 다시 만나러... 내가 간다.... 드디어..널 만날 수 있게 되었구나.. 기다려.. 곧 갈 테니... 신이는 그 말을 되뇌며 공내관을 따라 만찬회장에서 나오고 채경이 묵고 있는 000호텔로 향한다. 그 시각... 아무것도 모르는 채경의 룸... 채경은 신이를 피하기 위해 제퍼슨에게 거짓말과 함께 도를 맡기고 룸에 들어와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채경은 짧은 핫팬츠와 커다란 흰 와이셔츠를 입고 있고 와이셔츠의 맨 위의 단추는 풀어져 있고 패션쇼를 위해 단장했던 머리는 자연스럽게 풀어 흘러내리고 있었다. 채경이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때 항상 그렇게 입고 창가에 앉아서 멀리 내다 보는 것을 좋아했다. 오늘 역시 채경은 와인한잔을 손에 쥐고 자신 룸의 창가로 가서 다리 하나를 구부려 올리고 그 무릎에 턱을 괴고 앉아서 아래 내려 놓은 와인잔의 입구를 손가락으로 빙빙 돌리고만 있었다. 그리고 멀리 보이는 궁을 바라보고 있다. 그때 갑자기 생각나는 것이 있었으니... 경이를 만나고 호텔로 돌아오던 길에 샀던 노래 CD 한 장.. 그 동안 패션쇼에만 열중하느라 자신이 CD를 샀던 것 조차 잊어버리고 있었던 것이다. 채경은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가방에서 그때 샀던CD를 꺼내서 오디오로 향하고.. 오디오에 CD를 재생시키고.... 그리곤 오디오에서 들려오는... 그때 레코드사 앞에서 자신을 멈추게 만들고 결국에는 자신도 모르게 이끌려 사 들고 온 노랫소리가 들린다. 분명 오늘도 꼭 시계 두 바퀴 (Tim 의 하루새) 채경은 자신이 프랑스에서 가지고 온... 신이에 대한 자신의 사랑을 담아두는 상자를 열어서 그 곳에 들어있는 신이의 사진을 꺼낸다. 도에게 보여주지 못했던... 도에게는 아빠 사진 한 장 없다면서 보여주지 못했지만... 채경이는 신이의 사진을 간직한 채 그렇게 너무나 그리울 때면 그를 꺼내보면서 그리움을 달래는 방법을 터득했다. 신의사진을 들고 다시 창가에 앉은 채경은 와인잔이 놓은 곳에 신이의 사진을 내려 놓고... 다시 멀리 있는 궁을 한번 바라본다. 오늘 패션쇼 장에서 본 신이의 모습은 5년 전 신이와는 많이 달라진... 조금은 야윈 그러나.. 여전히 멋진 모습 그대로.. 여전히 늠름한 모습.. 여전히 자신을 지켜줄 거 같은 품을 지녔지만... 그녀는 그에게로 돌아갈 수 없는 자신을 탓할 뿐이었다. 채경- (사진 속 신이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네게 다시 돌아갈 용기가 없는 날... 용서 하지마... 이렇게 아프고 힘든 건 나 하나만으로도 족하니까.. 당신은 절대 아프지도 아파하지도.. 슬퍼하지도 마... 당신의 아픔.. 슬픔까지 내가 모두 겪을 테니 당신은 행복하기만 하면 돼.. 그리고.. 빨리 나 같은 건 잊고 새로운 황후를 맞이하길.... 그리고 정말 당신 닮은 아이들이 이 나라의 모든 축복을 받으며 태어나길....
그렇게 노래를 들으며 중얼거리고 있던 채경은 고개를 푹 숙이고... 그녀의 왼쪽 눈망울에서는 너무나 깊고도 애절한 눈물 한 방울이 떨어지고.. 채경은 다시 고개를 하늘로 향하게 들고 눈을 감아버린다. 감은 두 눈에서 흘러내리는 눈물은 그녀의 눈가를 타고 흘러내리고... 채경- (흐느낌으로 힘들어하며) 신.. 군.. 흐흑... 신...군.... 오늘 정말 당신에게 가고 싶었어... 너무나도 가고 싶었어... 내 이 가슴이 당신 때문에 너무 아파... 당신을 그리워하다가... 그렇게 아파.. 5년동안 아무도 모르게... 그렇게 당신만 생각하면서 힘들지만.. 당신과 너무 많이 닮은 우리 도 보면서 지냈는데.. 그러면서 당신을 잊겠노라고 다짐했는데.. 오늘 당신을 본 순간.. 내 마음은 5년 전 그대로 아직도 당신을 사랑하면서 가슴 아파하고.... 당신 품에 안기고 싶어하는 날 발견했을 때 알았어. 당신을 잊기 위해선 아직도 수 많은 시간.. 아니.. 내가 죽어서야 당신을 잊게 될 거라는걸... 내가 죽어 한줌의 재가 됐을 때에.... 당신을 잊을까? 죽을 만큼 사랑해.. 죽고 싶을 만큼 당신을 사랑해.... 하지만 도를 위해서.. 우리 아이를 위해선 난 그럴 수가 없어. 너무나 원했던 아이였는데... 왜 이제서야.. 왜 이렇게 우리의 운명은 기구한 건지... 보고싶어... 안고 싶어.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어... 하지만 전할 수 없어 더.. 마음이 아파... 신군.... 흑... 사랑해... 정말... 사랑해.... 그렇게 채경은 한참을 신이의 사진을 바라보면서 눈물을 흘리고만 있다. 너무나 여린 여인이여..당신은 그렇게도 힘들어하는데도 그 어느 누구 하나 당신의 어깨를 감싸주는 이가 없는 구려... 당신이 아프면 이리 내 마음도 아픈데 어찌 그리 힘들어 하는지.. 아파하지 말자... 엄마의 마음으로 이겨내고 또 이겨내자..... 조금 지나서 안정이 된 채경은 자신의 얼굴에 눈물 범벅이 된 것을 정리하고... 신이의 사진도 다시 제 자리에 가져다 둔다.. 그때 울리는 소리... 띵동~ 띵동~~ 채경- 벌써 왔나 보네.. 빨리도 왔다... 채경은 자신의 눈이 너무 울어 빨갛게 충혈되어있는 것도 모른 채 강현이와 싱숭생숭을 맞이하기 위해 문 앞으로 간다. 채경- (문을 열며) 좀 전에 전화하더니 왜 이리 빨...... 채경은 자신의 문 앞에서 있는 사람을 보고 순간 얼어버리고...... 하지만 이내 마음을 추스르고 고개 숙여 인사한다. 채경- 황제.. 폐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