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근한나무의 천권읽기 110권 <다만 나로 살 뿐> 1 / 저자: 원제 스님 / 출판사: 수오서재
*책과의 인연
원제 스님의 블로그를 알게되고 포스팅을 읽기 시작한지 3년 정도가 된 것 같다.
스님의 글들을 읽으며 마음을 깨어있음의 상태로 유지하는데에 많은 도움을 받아왔다.
<질문이 멈춰지면 스스로 답이 된다>가 출간된 이후에 세계 일주기를 책으로 내신다기에 기다려왔고, 출간 되자마자 구입해서 읽어보았다. 2020년에 마지막으로 읽은 책이었다.
*감상후기
세계 일주를 하기로 다짐하고, 비용을 모금하고, 카우치 서핑 연습을 하고, 세계로 나가 실전을 거쳐나가는 스님의 모습을 보며, 스스로 선택한 수행자로서의 삶이 헛되지 않게 살아가고 계신것 같아 내 삶이 아님에도 무척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감정이 느껴졌다. 내가 불자이고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살아가고 있음에 다시 한 번 자부심을 갖게 되었다.
책을 읽으며 1인칭 주인공 시점의 소설 같다는 느낌을 받을 무렵, 블로그 글을 통해 스님의 소설 습작 공부 이력을 알게되었다. 글솜씨가 정말 좋으시다고 생각했는데 훌륭한 글이 나오기까지는 타고난 재능뿐만 아니라 연마의 시간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일반인들에게 불교는 어렵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불교가 대중에게 다가가기 위한 고민이 많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평소에 하곤 한다. 그 중 하나가 이렇게 불교를 통해 배운 부처님의 가르침을 여러 형태의 글로 풀어내고 대중과 공유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스님께서는 본인이 해오신 공부를, 갈고 닦아온 작문 능력을 발휘해서, 글로써 대중에게 공유해 주시니 이것이 바로 포교이면서도 대중을 향한 훌륭한 보시가 아닐까 한다. 2년의 시간 동안 공들여 체험하신 내용들을 이렇게 전해주시니 읽는 내내 감사한 마음이 가득했다.
내가 1권에서 인상깊게 읽었던 이야기들은 독일의 바보도인, 밀라노에서의 도난사건, 도묘에 관한 이야기 등이었다. 무의식적으로 사로잡힌 편견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생각과 의식의 흐름을 알아차리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나에게 무척 도움이 되는 실전들이었다.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살아가는 불교인들의 모습을 만날 수 있고, 한국의 불자들과는 또 다른 모습들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먼훗날 이 책은 21세기초의 세계 불자들과 불교 문화를 기록으로 남긴 훌륭한 자료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 이 책이 앞으로 다가올 세월 속에서도 많은 이들에게 읽히고 사랑받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는 것은, 저자인 원제 스님의 수행자로서의 삶에 대한 다짐과 원력, 깨어있는 사유와 훌륭한 전달력을 갖춘 문장들이 주는 진심이 독자들의 마음을 감동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1권 막바지에 사마귀가 남긴 흔적을 딛고 2권에서도 새로운 마음으로 스님의 일주기와 마주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