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근현대철학 중간고사 대체과제
유불논쟁에 관하여
제주대학교 철학과
2023201021 고미선
과거 고려시대까지는 불교의 전성기로서 불교가 유학을 압도하였지만, 고려말에 성리학이 도입되고 조선이 건국되면서 국가통치이념으로 유교,성리학을 택하였다. 고려말에 들어서면서 불교는 사상적 측면에서 고려 사회를 지도하는 이념으로서 기능을 상실할만큼 타락이 심화되었으며, 성리학은 불교의 이론에 정면으로 맞설 만큼 이론적 무장을 갖춘 가장 체계적인 유학의 이론 형태이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유,불의 대체를 납득시키기 위해 유학자들로부터 배불론이 제기되었다. 대표적으로 배불론을 주장한 사람은 정도전, 이와 반대로 불교를 옹호하는 호불론을 주장한 사람은 기화 라고 할 수 있다.
정도전과 기화의 유불논쟁에서 공통적이고 주된 4가지 논점 중 불교의 이단성을 둘러싼 논쟁과 불교 교리의 비합리성을 둘러싼 논쟁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정도전은 불교가 성인의 도가 아닌 이른바 서쪽에서 전래된 오랑캐의 도로서 유학에서 면면히 계승된 도를 해치므로 배척해야한다 주자하였다. 유학의 도통 관념에 근거하여 불교가 옛 성인의 도와는 다른 이단의 가르침이라는 점을 배불론의 한 근거로 삼고 있다. 또한 그는 성리학의 기 개념으로써 불교의 정신 불멸설과 그에 근거 한 업보 윤회설, 천장과 지옥에 관한 설 등이 비합리적임을 비판한다. 이에 반해 기화는 지역 개념의 상대성을 들어 불교가 서쪽에서 왔기에 이적의 도라는 비판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중요한 것은 그 도가 지닌 내용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는 유교의 도통론에 근거한 불교 배척은 상대적이고 협애한 지역개념에 의한 것으로 부당하다고 비판한다. 또한 불교의 정신 불멸을 전제로 한 불교의 여러 종교적 교리들을 옹호한다. 정도전과 기화의 이단성을 둘러싼 논쟁은 중국중심주의와 보편주의가 대립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정도전이 문제 삼은 것은 지역이 아닌 유학과는 다른 불교의 인륜 경시 또는 부정의 측면이였다.
인도철학사 수업에서 배운 불교는(아직 원시불교파트까지만 배웠지만) 인간의 인격적, 도덕적, 종교적 향상과 완성을 도모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쁜 행위를 하지 말고 착한 일을 하여 생활을 청정히 할 것을 일반적인 생활 규범으로 권하고 있다. 또한 원시불교에서는 사섭사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보시(자비심에 의해서 아무 조건없이 다른 사람에게 정신적 물질적으로 베풀어 주는 자선적 행위), 애어(모든 사람에게 자비로운 마음에서 친애의 말을 하는 것), 이행(자신보다 다른이를 먼저 이롭게 하는 이타행), 동사(다른사람과 사업이나 이익을 같이 하면서 고락과 화박을 같이 나누는 것)이 있다.
한편 유교 사상은 전통 한국 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부모에 대한 자식의 의무를 중요시했고, 남편과 아내, 형제 간의 위계질서를 확립했다. 윤리적으로는 인의예지신과 같은 덕목을 바탕으로 개인의 도덕성을 강조했다. 또한 유교는 교육을 매우 중시하여 유교 경전을 통한 수기치인의 가치를 가르쳤다.
위에 서술한 측면에서 보면 유교와 불교는 도덕성을 이야기했다는 측면에서는 같은 것 같지만 그 외의 측면에서는 다른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나는 정도전의 배불론보다는 기화의 호불론에 더 마음이 간다. 그동안 내가 느낀 유교는 ‘~~는 ~~해야하고, --는 —해야한다.’는 식의 문장을 쓰며, 명명하고, 인간의 행동을 기준지었다고 생각한다. 사람에게 역할을 부여하고 마땅히 해야한다고 이야기하면서 무언가 한계 짓는 느낌이 들었다. 이에 반해 불교는 자신에 대해 성찰하고 반성함으로써 한계 없이 좀 더 나은 방면으로 나아갈 수 있게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에 덧붙여 솔직히 조선의 건국이념이 불교가 아닌 유교가 된 것도 그저 몇몇이들의 이익을 위한 선택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아직 한국 사회에 남아있는 유교적 사고들에 대해 경험한 것이 있어서 선입견을 가지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고, 유가철학 수업을 듣지 못하여서 유교에 관해 자세히 몰라 그렇게 생각했을수도있다. 하지만 조선에서 유교,성리학만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불교, 도교 등 다양한 학문을 수용하고 널리 사용하였다면 좀 더 발전되고 다양한 모습을 가진 조선의 기록들을 지금 보고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