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구황 식품
<文霞 鄭永仁 수필>
예로부터 내려오는 구황작물은 메밀, 도토리, 칡, 송기 등이 있다. 똥끝이 메지도록 가난하던 시절, 초근목피(草根木皮)로 생명을 부지하였다. 자연의 선물이기도 하다. 지금은 그런 것들이 몸에 좋다는 자연식품으로 각광을 받고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보릿고개 시절, 곡식은 다 떨어지고 많은 가난한 서민들은 풀뿌리, 나무껍질로 긴 보릿고개를 넘어야만 했다. 지금이야 보릿고개라는 말이 고릿적 이야기가 되어가고 있지만…. 보릿고개를 직접 체험했던 세대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아무리 mz 세대에게 보릿고개를 설명해봤자 보리의 까끄라기처럼 까끄러울 뿐이다.
현대판 구황식물은 무엇일까? 아마 첫 번째가 라면이 아닐성싶다. 편의점에 가면 수많은 라면들이 진열되어 있다. 또, 갖가지 반찬이 들어간 도시락이 지천이다. 가장 저렴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라면이다. 우리에게 전해진 라면의 원조는 일본이라 하지만 한국의 라면은 이제 세계 곳곳의 K-푸드가 되고 있으니 말이다. 북극에서 남극까지 한국의 매운 라면 발은 구불구불 그 위세는 뻗어가고 있다.
라면 값이 올랐다. 처음 나올 때는 10원 정도였던 것이 지금은 1,000원 정도 되었으니100배가 오른 셈이다. 소비자와 가장 친근한 먹거리인 라면이 천정부지로 뛴 셈이다. 값이 저렴해서 인상된 느낌이 덜할 뿐이다.
라면의 원조는 중국이라 하나 우리는 종주국인 일본에서 들여온 것으로 안다. 라면의 종주국인 일본에서도 한국 라면의 열광이라니……. 지금은 라면 생산과 수출의 대국은 한국이다. 면이 꼬불꼬불해서 라면(拉麵)이다. 라면값이 인상되니 이젠 천원 한 장에 한 끼를 때울 수 있는 식품이 점점 사라지고 있으니 말이다.
라면은 세계 어디서나 언제나 먹을 수 있는 인류 식품이 된 것이다. 그러던 것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밀가루, 팜유 등의 값이 급등하여 라면 가격도 계속 올라가고 있다. 반대로 쌀값은 내려가고…. 거기다가 밀가루, 팜유 생산국들은 식량을 무기화하고 있다. 한 번 올라간 것은 내려오기가 어렵다. 그 바람에 세계적으로 빈곤층만 이래저래 더욱 어려운 처지다. 가뭄과 전쟁이 라면값에 부채질하고 있다. 한국의 매콤한 라면인 ‘신라면(辛-)’이 라면 단일 품목으로 매출 1조원을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한다. 신라면은 전국적으로 1위를 달리지만 경상도에서만 안성탕면이 1위라고 한다.
한국은 라면 강국이다. 한국 라면은 극지인 남극에서도 열대의 아프리카에서도 그 위상을 드날리고 있다. 그저 뜨거운 물만 있으면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인류의 기호식품, 비상식품이 되 가고 있다. ‘한국적인 맛이 가장 세계적인 맛’이라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닌성싶다. 라면과의 조합도 다양하다. 떡라면, 치즈라면, 볶음라면, 만두라면 등.
오늘은 무슨 라면으로 한 끼를 때울까나……. 그래도 천원 한 장이면 한끼를 때울 수 있으니 현대판 구황식품임에는 틀림없다.
첫댓글 맞다 라면!
특히 추운 겨울에 야외에서 먹는
라면은 최고죠. ㅎ
포청 선배님~
구수한 라면에 대한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어디서나 간편하게 먹을수 있는 라면은
우리의 자랑 입니다.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