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에게는 면도에 관한 쓰라린 기억이 있다. 정확히 말하면 면도를 돕는 일에 관한 일이다.
야심 차게 ‘일상적으로 사는’ 일을 돕기 시작한 지 오래지 않아 생긴 일이었다.
면도를 도와달라는 입주자 요청에 응했다가 작지 않은 상처가 생겼다.
어쩔 줄 몰라 하는 직원에게 한 동료가 동요하지 말라고 침착함을 알려주었다.
이민철 씨를 만나고 면도를 돕는 일은 피할 수 없다.
처음 면도를 도운 날 우려했던 일은 없었다.
이민철 씨가 수염을 물에 적시니 부드러워지기는 했지만 직원이 돕기에는 여전히 조심스러웠다.
이미 굵고 길게 자란 수염에 조심스러운 면도는 크게 도움이 되지 못했다.
며칠 뒤 다시 무성해진 수염에 면도를 돕기로 한다.
이번에는 이민철 씨가 여러 번 물을 적시기에 이어 직원이 수건을 따뜻한 물에 적셔 면도할 곳에 댄다.
삼 분 남짓 수건을 대는 동안 이민철 씨가 민망하거나 지루하지 않게 생각할 거리를 내놓는다.
골똘히 시간을 보내도 삼 분이 꽤 길다.
저번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훨씬 확신에 찬 손길로 면도를 돕는다.
아직 능숙한 손길은 아니라 시간이 꽤 걸린다. 면도 젤을 덧바른 이민철 씨가 곤욕 아닌 곤욕을 치르는 것 같다.
미안한 마음에 직원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꺼낸다.
“옴메, 피 난다.”
하다 보니 이민철 씨 입술 쪽에 상처가 났다.
이야기하느라 집중하지 못한 탓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어쨌든 직원이 부주의했던 것 같다.
“에이, 피 나네. 피.”, “밴드 붙여야겠는데.”
이민철 씨가 여러 번 말씀하신다. 전보다 당혹감은 덜 하지만 이제는 미안한 마음이 크다.
“이민철 씨, 죄송해요.”
“으이그, 민철이가 말을 하니까 피가 나잖아.”
“아니에요, 이민철 씨. 제가 실수한 거예요.”
직원이 미안해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반, 피가 나니 투덜대고 싶으신 마음 반인 것 같다.
“에이. 다음부터는 다른 선생님한테 부탁해야겠다. 그러니까 그 선생님한테 부탁한다고 해도….”
“아이, 이민철 씨! 제가 처음이라 그래요. 다음번에도 저한테 부탁하실 거죠?”
“그래. 하다 보면 느는 거지.”
이민철 씨가 직원에게 시간을 주신 것이라 여긴다.
“앞에 선생님들도 하다가 피 난 적 있어요.”
피가 난다며 본의 아니게 볼멘소리가 흘러나오고,
연신 밴드를 찾으면서도 이민철 씨는 당신이 말한 탓이라고 하며
하다 보면 늘 거라고 용기를 주고 전에도 그런 적 있다며 직원을 위로하는 듯했다.
직원의 마음에 밴드가 붙은 것 같다.
2026년 1월 30일 금요일, 서무결
하하! 월평
이민철, 주거 지원 26-1, 이민철 씨께 여쭙는 주거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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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민철 씨, 직원의 실수를 가볍게 넘기는 센스가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