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제목: 이은영 _ 풍경의 한 조각 (A Piece of Landscape)
전시기간: 2023년3월31일(목)~ 4월10일(목)
전시장소: 갤러리 담
03060 서울시 종로구 윤보선길 72 (안국동 7-1)
Tel: 02-738-2745 E-mail: gallerydam@naver.com www.gallerydam.com
Gallery hour: mon-sat noon-6pm sun noon-5pm
전시내용
갤러리 담에서는 독일 뮌헨에서 거주하며 작업하고 있는 이은영의 국내 전시를 기획하였다.
홍익대학교에서 회화를 전공하고 영국 런던에서 유학후 공부와 함께 한 결혼에서 다시금 독일로 유학을 가서 지금껏 노마드의 삶을 살고 있다.
작가는 아이들과 함께 호숫가나 강가에 가서 휴일을 보내면서 유년기의 스쳤던 기억들을 같이 그려내고 있다. 그래서인지 현실이 아닌 꿈에서 본 모습처럼 보일 수도 있다. 특히나 파스텔조의 풍경에서는 햇살에 반짝이는 나뭇잎의 반사나 물가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과 어른들의 모습에서도 아련한 기억의 한 조각일 것으로 작가는 보고있다.
헬마 디츠의 글에서도 말한 바 유년기의 기억과 여행지의 추억, 나아가 지금 살고 있는 머나먼 이국에서의 삶이 현실을 떠나서 우리가 추구하는 유토피아의 한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2021년부터 작업해온 15여점의 신작이 발표될 예정이다.. 국내에서 처음 갖는 개인전에 많은 관심 바랍니다.
작업노트:
나는 분지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풍경이라봤자 야산으로 둘러싸인 들판뿐이었지만 같은 길을 걸어도 그것은 매일 다르게 보였다. 그리고 모든 것이 느리게 흘러갔다.
어느 정도 자라고 난 뒤에는 마을을 떠나 세계 여러 나라들을 다녔다. 정글과 해변, 추운 사막과 바다를 포함한 다양한 풍경들이 나를 스쳐갔다. 마치 몸이 풍경 속에 스며든 것처럼 기후나 온도, 몸과 감정 상태에 따라 시간과 공간이 뒤틀려 흐르는 것을 종종 느꼈다. 산이 나에게 뜨거운 위로의 말을 걸어와 그대로 주저앉아 엉엉 울어버린 적도 있다. 난생 처음 보는 곳에서 오래 그리던 곳과 닮은 면을 본다거나, 날것의 아름다운 풍경을 맞닥뜨린 순간에는 나의 호흡도 시간도 멈추었다가 이내 다시 흘러가는 듯했다. 그렇게 시간은 상대적이며, 각기 다르게 흘러간다는 것을 길에서 배웠다. 우리는 함께 존재하지만 모두가 같은 시간을 살고 있지는 않는 것 같다.
남독일에서 지내는 지금은 알프스 산자락의 호수와 숲을 자주 만난다. 내가 나고 자란 고향에는 없는 생소한 종의 침엽수림 안에 서서 지구 반대편에 있는 숲을 떠올린다. 그러면 낯설지만 한없이 익숙한 느낌이 든다. 마치 어린 시절의 나와 잠시 만나 손을 잡고 걷는 기분이다.
내 그림 속 풍경들은 대부분 내가 천천히 걸어다니며 직접 만난 곳에서 시작한다. 그리스의 크레타 섬에서 본 이름 모를 작은 꽃과 바람에 흩날리는 풀처럼, 어디에나 있을 법한 숲과 풀과 물을 그리면서 우주의 먼지처럼 흘러가는 각자의 삶과 시간을 생각한다. 대단하지 않은 그 풍경 속에 지금껏 만나온 인연들과 함께한 기억을 담는다.
들판에 나부끼는 풀을 오랫동안 바라보다 보면 어떤 틈을 발견하고는 한다. 평범한 장소에서 새로움을 느끼고, 균열이 시작되는 그 틈을 찾아내는 것은 내가 아주 어릴 때부터 해온 놀이다. 어쩌면 서로 연결된 다른 차원의 두 세계 사이에 존재하는 공간을 찾는 행위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찾은 풍경의 조각을 그림으로 옮긴다. 그리고 내 손 안에서 반짝이는 그 조각들을 매만지며 나와 다른 이의 삶이 만나는, 혹은 과거와 현재의 내가 만나는 어떤 공간을 떠올린다. 어딘가 있을 법 하지만 실재하지 않는 그곳은 현실 세계의 예상치 못한 위협이 배제되어 있으며 보호받고 있어 무해하다. 누군가는 여기서 잠시 쉬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
헬마 디츠 (Helma Dietz) 프라이징 모던 스튜디오 갤러리 (Modern Studio Freising) 부대표,
작가 이은영은 한국 태생으로 어린시절부터 자연 속에서 그것을 관찰하며 시간 보내기를 좋아했다. 그는 그러나 현장에서 바로 그림을 그리기보다는, 찍어온 사진을 토대로 작업실에서 새로운 이미지를 창조한다. 단순히 사진 속 자연물을 사실적으로 재현⋅재생산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주된 모티프는 자연 상태의 정원이다. 다시 말하면, 인간의 손을 탄 자연이 아니라 유토피아처럼 동경의 대상이 되는 정원이다.
작가의 집중력이 느껴지는 디테일은 중세 시대 수도원의 정원 양식인 ‘호르투스 콘클루수스(Hortus Conclusus)’를 연상시킨다. 사방으로 둘러싸여 폐쇄적 형태의 이 정원은 그래서 안전한 공간을 상징하기도 한다. 대형 캔버스 위에 펼쳐진 초원은 알브레이트 뒤러의 작품 ‘커다란 잔디’를 닮아 있다.
이은영의 색은 가볍고 부드러운 파스텔 톤이다. 향기를 머금은 듯 투명한 색들이 얇게 층층이 쌓인다. 그림을 감상하다보면 자연이 창조한 공간에서 흔쾌히 머물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중세 낙원 호르투스 콘클루수스에서 생명의 물을 내뿜던 분수는 그의 작품에서 연못으로 변모했다. 일부 빛이 가득한 그림들(이 빛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에서는 사람들이 조화롭게 둘러 앉아 있거나 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람들의 얼굴은 희미하다. 그들이 존재하는 자연 공간이 현실의 특정 장소를 가리키지 않으며, 이밖에 모든 현실성을 배제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은영의 자연은 인간의 죄로 잃어버린 낙원에 대한 영광스러운 기억이자 현현이다. 또한 인간이 이루어내기를 갈망하고 실현할 수 있는 유토피아의 모습이다. 인간은 여기서 보호받는다거나 안전하다는 감정, 즉 절대적 소속감을 느낄 수 있다. 바로 우리가 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이은영 李恩英 Lee EunYoung
1984년생
개인전
2023 풍경의 한 조각 (A Piece of Landscape), 갤러리담, 서울, 한국
2022 Voyage, Galerie Orange, 테겐제, 독일
2020 Paintings and Books, Librairie Française à Munich, 뮌헨, 독일
2012 Collection of peaches, Petit Coin, 런던, 영국
2012 Internal Landscape, Mostart, 런던, 영국
단체전
2022 Sights, 2인전, 프라이징 모던 스튜디오(Modern Studio Freising e. V, Freising) 갤러리, 프라이징, 독일
2022 Dreamscape, 3인전, Schützdeller Architekten, 뮌헨, 독일
2022 The Augurs’ Silence, 3인전, Art Tausch, 뉴욕, 미국
2021 No Fear In Trying, Art Tausch, 뉴욕, 미국
2019 Große Kunstausstellung, Arbeitskreis 68, 바써부어그 암 인, 독일
2019 KUNST AKTUELL – Jahresausstellung, 로젠하임 시립미술관 (Städtische Galerie Rosenheim), 로젠하임, 독일
2019 Gruppenausstellung, Kunst Block Balve, 뮌헨, 독일
2019 ‘Liebling, ich habe die Bilder geschrumpft’, super+CENTERCOURT, 뮌헨, 독일
2016 Target Partners, 뮌헨, 독일
2012 입주 작가 전시회 Artists in residence show, 33 Officina Creativa, 토피아, 이탈리아
2012 Little summer benefits, Cultivate gallery, 런던, 영국
수상
2022 바이에른 주정부 예술가 지원금 Junge Kunst und neue Wege, 바이에른, 독일
2019 오스카 칼 포스터 재단 장학금 Oskar-Karl-Forster-Stipendium-Fonds, 독일
2012 예술가 레지던시 프로그램 33 Officina Creativa, 토피아, 이탈리아
학력
2014- 2022 뮌헨조형예술대학 디플롬 졸업 (Akademie der Bildenden Künste München, Painting and Graphic Studies, Prof. Schirin Kretschmann, Prof. Axel Kasseböhmer), 독일
2018- 2010 런던예술대학교, 센트럴세인트마틴 컬리지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석사 졸업 (Central Saint Martins College of Art & Design, MA in Communication Design), 런던, 영국
2003- 2008 홍익대학교 회화과 졸업, 서울, 한국
2006- 2007 런던 대학교, 슬레이드 스쿨 교환 학생 (University College of London, Slade School of Fine Art, Exchange Study), 런던, 영국
2006 케임브리지 시각퍼포먼스예술학교 단기과정 연수 (Cambridge School of Visual and Performing Arts, Short course in Digital media) 케임브리지, 영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