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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4345년 6월 16일(쇠날). 광주서 7시 30분 출발. 목포 검문소 앞 8시 35분 도착. 주유소 앞에 있던 하나관광 버스(목포, 신안, 해남, 영암, 강진 공무원노조 동지들이 대절함) 올라탐. 낯익은 얼굴들이 몇 있어서 인사를 함. 창익이 성 젙에 앙금(앉음). 조금 있응게 강정자 전 민주노동당 목포시 의원이 올라와 바로 앞에 앙금.(이름 생각해 내니라고 멀크락이 많이 아팠음. 그는 민노당허고 참여당이 합당해서 통진당으로 당명을 바꾸자 정체성이 다르다고 탈당하고 시의원직을 내놓음).
7시 42분. 서해안 고속도로 타고 서울로, 서울로.... 차 안에서 공무원노조 교선부장인가 싶은 여성이 행사 안내를 함. 10월 20일 공무원노조 조합원 총력 총회 투쟁이 있다고, 반드시 성사시켜야 한다고, 그래서 오늘 서울대에 올라간다고, 총회 성사를 위한 동영상을 틀라고 했는디 뭣이 잘못 되얐능가 끝내 보지는 못함.
자다가 트윗질 허다가 2시께 서울대 입구역에 도착. 우리 셋은 2호선 전철을 타고 영등포에서 내림. 다시 5호선으로 갈아타고 여의도역으로 가던 중, 쌍둥이 건물 앞에서 견찰 차벽이 행진을 막고 있다고.... 해서 마포역에서 내림. 2번 출구를 빠져 나오자 마침 유모차를 끌고 오는 젊은 아낙이 있어서 마포대교가 어디냐고 물음. 우리가 가는 방향 반대를 가리킴시로, “바로 저기가 마포대교에요.”헌다. 그도 웃고 우리도 웃었다. 군산휴게소에서 천마 장시(장수)한테서 얻은 하이얀 땀수건(운동할 때 땀 닦는 용으로 가늘고 긴 수건) 머리 욱에 걸치고 앞장서서 다리께로 걸어감.(차벽이 어치고 생겼는가 볼 양으로.) 막 다리에 접어드는디 창익이 성이 되돌아 오라고 소리침.
“막혀서 도저히 못 옹게 전철 타고 온당마? 충정로역에서 만나기로 했대.”
충정로역에서 내린다등만 공덕역에서 내림. 4번 출구로 나가는디, 전철역 안에서 ‘해군기지 결사 반대’ 손글씨를 든 행렬을 만남. 무척이나 반가움.
3시 32분. 공덕 4번 출구로 나옴. 조희주 성님 만남.
“워매, 고재성 동지. 흑산도에서 여까지 와버렸어?” “성님, 오랜만이요, 이?”
“아니, 흑산도에서 왔는디 저 놈들이 길을 막네?”
견찰놈들이 인도를 막아섰다. 그러다가 지하철 입구마저 막을라고 허등만 그것은 안 헌다. 허는 수 없이 한길 놔두고 샛길로 돌아갔다. 걸어가던 중, 한 젊은 여성이 구호 선창을 허고 나머지 사람들이 후창을 헌다.
“강.정.마.을!” “사.랑.해.요!!”
“해.군.기.지!” “결.사.반.대!!”
서울서부 지방법원 앞에서 문규현 신부님을 만났다. 정중히 인사를 드렸다. 검게 그을린 얼굴에 인자한 웃음이 번진다. 그 분도 “구럼비를 죽이지 마라!”란 절규가 새겨진 노랑 반팔옷을 입고 계신다. 손기정 체육관으로 올라가는 길모퉁이에서 정은교 선생님을 비롯한 전태일노동연구소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인사를 허고는 곧바로 발길을 행렬들이 향하는 곳으로 욍겼다.
4시. 충정로역 입구에서 멈췄다. 어디서들 있다가 나왔는지 전철 입구 주변이 왼통 사람들로 북새통이다. 뚤레뚤레허고 있는디 자그마한 체구를 헌 분이 인사를 헌다.
“안녕하세요, 고선생님?” “예, 그렀습니다만....”“저 모르시겠어요? 같이 술도 마셨는데.....” “혹시 광주에서 뵀던 분이시까요?” “제주도에서 봤잖아요. 저 목사에요, 술 먹는 목사.” “아, 그 목사님? 아이고 몰라 봬서 죄송헙니다.” “하하하하, 괜찮습니다. 참, 선생님 6월 29일 목포 나오실 거죠?” “무슨 일 있능가요?” “제주 강정 촛불문화제 합니다.” “아이고 그러믄 백 번이라도 가야제라.” “아셨으니까 인제 따로 연락 안 드려도 되겠죠?” “예, 알겄습니다.”
창익이 성이 젙에 계시등만 일정, 장소는 당신이 알려준단다. 유목사님허고 헤어지고는 나 혼자 탈레탈레 앞서 걸었다. 투쟁 조끼를 입은 몇 사람허고 앞서거니 뒷서거니 걷고 있는디 전견 아그덜이 연신 도로를 따라댕김선 차단헌다고 난리굿지랄을 해싼다. 뒤 돌아봉게 멀리 본대가 맥혀 이 쪽으로 오들 않는다. 우리 일행 중 한 사람이 지휘관을 불러서 전경 아이들 교육 잘 시켜라고 소리쳐싼다.
“횡단 보도는 터줘야 할 거 아니야?! 지휘관, 애들 교육 똑 바로 시키란 말이야!”
4시 9분. 브라운스톤 건물 앞 돌의자에 앙겄다. 전견 아그덜이 우리를 빙~둘러섰다. 여남은 우리를 80명 넘은 아그덜이 포위허고 있다. 한참을 쉬다가 일어서봉게 저 멀리서 희망이들이 함성을 지름시로 파도맹키 알로 쏟아져 내려온다. 그 중에 송경동 시인도 있었다. 왼손에 지팽이를 짚고 있다. 송시인한테 다가가 손을 덥석 잡았다.
“아, 고선생님.” “고생이 많으시제라?”
그의 손은 땀으로 범벅이었다. 인사를 나누고나서 지팽이를 짚고 가는 그의 뒷모습에 짠한 마음이 일었다. 길 욱의 성자님이나 송시인이나 모두 아픈 이들의 가슴을 어루만져주는 이 시대의 성자들이다. 저 거룩한 성자한테 불경스럽게 짠한 마음이나 내다니....
4시 29분. 견찰놈들이 희망이들을 인도에 가두고 오도가도 못허게 헌다. 그럼선 남대문 경비과장이란 놈, “여러분들은 지금 불법 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3차 해산명령을 내립니다. 즉시 해산해 주시기 바랍니다. 해산하지 않으면 바로 체포하겠습니다!”허고 악악댄다. 미리 앞장서 오던 나는 대열에서 몸을 빼고(상당히 비겁! ;;) 사진기자들이 올라서 있는 철구조물 욱으로 올라갔다. 맨 앞에 있던 한 분이 무신 증명서 같은 것을 높이 치켜들더니 자신을 연행해 가라고 고함을 지른다. 그 분 덕에 그랬는지 견찰들은 사람들을 연행허지 못허고 있다. 그럴수록 남대문 경비과장의 발악은 도를 더해간다. 왜 연행 안 허고 있냐고 견찰들한테 지천을 해싼다. 그러더니 삼삼오오 짝지어서 반대편으로 건너가라고 헌다. 완전히 미친 새끼다. 한참을 옥신각신 허더니 드디어 연행허기 시작헌다. 대학생인 듯헌 한 젊은이가 끌려가고 뒤어어 흰 웃옷을 입은 건장한 체구의 한 분이 그 놈들한테 붙들려 간다. 나는 그저 그 모습을 사진기에 담기만 했다. 끽소리도 못허고.... ㅜ.ㅜ
두 분이 끌려가자 아까 맨 앞에서 항의하시던 분이 당신도 연행해 가라고 고함을 지른다. 암매도 권영국 변호사 아닌가 싶다. “체포하란 말이야!”하고 소리치자 그의 젙에 서 있던 한 분도 떨리는 목소리로, “같이 연행해 가!”하고 소리를 높인다. 물을 마심서 소리 지르는 그의 몸이랑 손이 사뭇 떨고 있다. ‘아, 나의 용기 없음이여!’
견찰들의 요구대로 희망이들이 저 뒤편 건널목으로 빠져나가자 그때사 길을 터준다. 그 쇠구조물에서 내려온 나는 가던 데로 시청으로 향했다.
4시 50분께 아까 전견들한테 항의하던 권변호사를 가까이서 봤다. 멀크락이 은발이다. 인사를 드릴까 말까 허다가 걍 말아부렀다.
5시가 조금 못 되야서 대한문 앞에 이르렀다. 아, 자랑스런 민중의 곰팡이들은 차도를 호위하고 있었다. 대한문 앞마당에 무대가 설치되어있고 펼침막이 걸려있다. 이리저리 배회허고 있는디 순천식구들이 인사를 헌다. 신선식 전남교찾사 대표와 그의 반쪽 박샘, 박경숙, 박은희, 송영미, 정영미, 송희주, 정종원(?)선생님들이 짜란히 앙거들 있었다. 고마운 사람들!
5시부터 행사를 헌다. 한 남자 가수가 노래를 부른다. 노래가 끝나자 사회자가 알린다. 여의도에서 행진해 오는 과정에서 두 분이 연행당하고 두 분이 병원에 실려 갔단다. 그랬다믄 바로 내 앞에서 벌어진 일들임이 분명허다. 한 마디도 뱉지 못허고 보기만 했던 내 자신이 두고두고 부끄럽다.
5시 20분. 백기완 선생께서 무대에 오르신다. 백발에 하얀 모시옷을 입으셨는디 왼손 손목에는 쌍차 붉은 손수건이 감겨있다. “여러분 반갑습니다~!”하고 인사를 허신다. 오늘은 쌍용차 노동자들이 한을 푸는 날인디 행사를 방해허는 이명박이는 도가 지나치다고 질타헌다. 쥐새끼를 임기 전에 끌어내려야 헌다고 허자 희망이들이 함성을 지른다.
“내 목숨 걸고 끌어내 이명박이를 감옥에 넣어야 합니다~!” “와아~~!! 짝짝짝짝....”
목숨 걸고 싸우믄 우리가 이긴다고 사자후를 토허시더니 노래 한 자리를 부르신단다. 동요, ‘푸른하늘 은하수’인디 노랫말이 우리가 불렀던 것허고는 다르다.
“은하수를 건~너서 구름 나라로~~~ 구름 나라 지~나서 어디로 가나 멀리서 반짝반짝....”
아까 행진험선 언뜻 봤던 몸집 큰 여성이 사회를 본다. 진행지(팜플렛)를 봉게 변영주 감독이다. 쌍차 김정우 지부장을 소개헌다. 무대에 오른 김지부장이 반갑다고 허더니 가슴이 벅차오른단다. 허기사 희망버스 사람들로 이 대한문 앞 광장이 꽉 들어찼으니 연대에 목말라 했던 그분 가심이 오죽했겄는가!
“정리해고 중단시키고 비정규직으로 고통당하고 있는 노동자 문제 해결을 위해 제주에서 부산에서, 강원에서 이 자리에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투쟁으로 인사드립니다. 투, 쨍!”
“투쟁~~!!!!” “투, 쨍!” “투쟁~~!!!!”
바늘구멍 같은 희망을 보둠고 두 달 넘게 분향소를 지켜왔단다. 스물 두 분의 영정들이 쓰레기 취급당헐 때는 절망했는디 연대의 힘으로 스물 두 분을 가슴에 묻음선 분향소를 사수했단다. 모든 마음을 모아서 당당하게 투쟁하고 힘차게 진군허겄단다. 구호로 정리헌다.
“우리가 희망이다, 세상을 바꾸자!”
“우리가 희망이다, 세상을 바꾸자! 정.리.해.고! 분쇄! 투쟁! 결사! 투쟁~~!!!!”
사회자인 변영주 감독이, “하하하하, 지부장님도 노래하신대요.”허자 무대 아래로 내려가던 김지부장이 다시 나온다. 반주는 없다. 그의 노래가 시작된다.
“가~련다 떠나련~다 어린 아들 손을 잡~고 감자~ 심~~고 수수 심~는 두메산골 내 고향~에 못 살아도 나는 좋~아 외로워도 나는 좋~아 눈물 어~~린 꽃다지에 황혼~빛이 젖어든다~”
노래 솜씨가 보통은 아니다. 감고 넘기는 실력이 대단허다. 근디 노랫말 속에 들어있는 그의 그 소박한 바람이 가심을 찡허니 맹글었다. 이어 은혜합창단이 무대에 오른다. 처음에는 청년들이 오르고 여성들이 오르더니 나중에는 꼬마 아이들까지 해서 혼성합창단이다. 자그마치 60명은 넘어보인다. 은혜공동체를 이끄는 박목사란 분이 짤막하게 소개를 허고 ‘엘라판타지아’를 합창헌다. 이어 전국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이란 분이 의료 민영화 저지를, 전국공무원노조 위원장이 10월 20일 전공노 총회투쟁 성사시켜 10년 불법노조활동에 종지부를 찍기를, 철도노동조합 위원장이 KTX 민영화 저지를 위한 100만 서명운동을 비롯해 하반기에 가열차게 투쟁허겄단다.
쌍차 어린이들이 공연을 헌다. 어린 아이 여섯 명이 나와 노래 ‘여름이다’에 맞춰 모둠북 율동을 헌다. 모다들 색안경을 끼고 멀크락은 검정 뽀글이(뽀글뽀글한 가발)를 뒤집어썼다. 앙징맞은 율동이 끝나자 관중들이 “앵콜~!”하고 외친다. 그러자 바로 나오등만 신중현씨의 노래 ‘애인'에 맞춰 율동을 헌다.
6시. ‘내 땅에 내가 간다’ 노래가 흐르고 아그덜이 뭔가를 들고 나온다. 우산이다. 그 우산을 편다. 그림인지 글인지 잘 보이든 않는다. 변영주 감독 왈, “이 우산에 그림 그리려고 새벽 두 시까지 작업했다네요?”헌다. 아이들이 우산을 펴고 빙글빙글 돌림시로 퇴장헌다. 변감독이 너스레를 떤다.
“쌍차 친구들 빨리 집으로 돌려보내고. 공장에서 일하게 합시다!” “하하하하....”
이어 민주노총수석부위원장이란 사람이 무대에 오른다. 구호를 외친다.
“해고는 살인이다, 정리해고 철폐하라!”
“해고는 살인이다, 정리해고 철폐하라! 정.리.해.고. 분쇄! 투쟁! 결사! 투쟁!!”
범국민대책위원회가 정부에 대해 다섯 가지요구를 내 놓는다.
1. 해고자를 복직시켜라!
2. 살인진압 책임자 처벌하라!
3. 회계조작 진상을 규명하라!
4. 희생자 명예 회복시켜라!
5. 정리해고, 비정규직 철폐하라!
하나같이 들어줄 것이 아니다. 이 놈의 미친 쥐새끼 정권은 말이다. 그는 이어 희망이들한테 두 가지 제안을 헌다.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철폐 100만인 서명 운동에 동참할 것 하나허고 87년 유월항쟁 정신을 되살려 총파업을 하자고 헌다. 덧붙여 7월 20일에 있을 제2차 범국민대회 참여를 부탁헌다. 구호로 마무리헌다.
“이명박 정권 몰아내고 자본독재 끝장내자!”
“이명박 정권 몰아내고 자본독재 끝장내자! 정.리.해.고. 분쇄! 투쟁! 결사! 투쟁!!”
변영주 감독이 아까 공연했던 아이들 맨얼굴을 보여준단다. 뽀글이도 벗고 안경도 끼지 않은 조막둥이들이 손에 풍선을 들고 나온다. 마당에서는 한 젊은이가 사람들 사이를 다님시로 풍선을 나눠주고 있다. 어찌어찌헌 싱징의식을 약간 허고는 풍선을 날린다. 서울 하늘 위로 형형색색의 풍선들이 하늘거림시로 오른다. 높디 높으신 건물들 욱으로 높이 높이....
변감독이 너스레를 떤다.
“다음에 올라오는 사람은 아무 것도 아닙니다. 제 아래에요. 그러니 경찰 여러 분 이 사람 잡아가지 말고 정 잡아가려거든 나 같은 사람 잡아가세요. 알았죠? 다시 말합니다. 이 사람은 그냥 심부름꾼일 뿐이에요. 잡아가지 마세요?! 자, 여러분~! 송경동 시인을 모시겠습니다~!” “와아아아~~!!!!”
“동지 여러분 반갑습니다~!” “예~! 반가워요~!”
“전국에서 이 짧은 순간에 다시 모여주신 동지 여러분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우리는 다시 모였습니다! 희망이 이깁니다! 연대의 이 힘이 투쟁에서 이깁니다!”
송시인의 목소리에 감격이 덕지덕지 묻어있다. 쉰 목소리가 단호하고 격정적이다. 7.20대회 때는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이자고 한다. 1박 2일 끝까지 함께 해줄 것과 저녁식사는 진보신당에서 마련한 밥차에서 해줄 것을 부탁헌다. 아울러 이윤엽 화가의 판화를 많이들 사도라고 헌다.
6시 반께나 쌍용차 해고자 복직과 정리해고-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한 범국민공동행동 행사 “함께 말하자”가 끝난다. 밥차 있는 데로 갔다. 내가 묵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밥배끼 없다. 밥허고 국인디 국이 돠지고기 국이다. 신선식 동지가 서 있길래 그를 꼬셔각고 채식보리밥 집에 갔다. 그의 반쪽 박현자 선생님도 와서 우리 셋은 보리밥을 항꾸네 묵었다. 쐬주 한 잔 생각이 나서 한 병 도라고 헝게 술은 안 판단다. 사다 묵어도 되냐고 했등만 곤란허단다.
“쬐깨 참제라?” “죄송해요, 손님.”
밥 묵고 7시 15분깨나 나옹게 희망토크쇼 ‘집회할 자유! 연대할 권리!’행사가 진행중이었다. 한 젊은이가 민망헌 속곳만 걸치고(물론 웃옷은 입고) 영 거시기헌 춤을 추고 있다. 노래는 당최 무신 말인지 통 모르겄다. 근디 몇몇 젊은 사람들이 그 가수 앞에서 펄쩍펄쩍 뛰고 난리 법석을 피운다. 앙거 있는 사람들도 몸을 흔들고 박수를 치고 소리를 지른다. 아, 문화소외란 이런 것?
음향 소리가 좀 덜 들린 데로 가서 자동수레님(아직도 이름은 모름. 부산에서 만난 장애인 투사)한테 전화를 했다.
“오빠야, 무신 일이고?” “혹시 서울 오셨는가 해서 전화했습니다.”
“거기 어딘데예~.” “대한문 앞인디요.”
“내는 아파가 몬 갔데이.” “아, 그래요? 아직도 안 나샀습뗘?”
“늘 그렇지예. 참, 오빠야 내 간다. 가기 전에 소리하지 마래이~.” “오실라고요?”
“내 가꾸마~. 오빠야 이따 전화하께에~.” “예, 조심히 오쑈이?”
전화 끝나자 다시 행사장 젙으로 갔다. 길 욱의 성자이신 문정현 신부님이 무대에 오르신다. 그 분, 성자님의 목소리는 언제나 카랑카랑허다.
“.... 군사기지면 군사기지지, 이 씨, 사기꾼 같은 놈들!” “옳소~!”
“강정 주민 속여서 해군 기지를 만든다~ 이겁니다! 강정 주민이 1,900명인데 80여 명 해녀들 돈으로 꼬셔서 공청회 해갖고 기립박수 치게 해서 해군기지 유치신청했다고 사기쳤습니다. 주민투표 96퍼센트가 ”해군기지 안 돼!“인데 이 날강도 같은 놈들....”
부안 핵폐기장 반대싸움에서 처음 뵀던 문신부님은 아시다시피 용산참사 이후 쭉 그곳에 계셨고 인자는 제주 강정마을 지킴이로 활동하고 계신다. 그러다가 해경 놈한테 떠밀려서 함바트라믄 잘못 돼불 뻔도 허셨는디 저리도 열성이시다.
“가는 사람 길 막아놓고 집회한다고, 이 멍청한 새끼들아! 우리 모이자 이거야! 자본가에 맞서고 공권력, 아니 용역이지. 용역 무력화시키자고 자주 모이자~ 이말이야! 갈 거요? 가믄 져! 꾸역꾸역 모인다 이거야! 모이면 이긴다 이거야! 그래서 강정을 놔두고 여기 와 있어요. 함께 합시다!” “와아~~!! 짜자자작....”
성자께서도 노래를 허신다. 강정 사람들이 부르는 노래는 웬만헌 노래는 다 아는디 처음 듣는 노래다.
“늬들이 억압할수록 평화의 씨앗이 될.... 강정 가장 작은 마을 너에게서 온나라의 평화가 시작되리 강정 너는 이 땅에서 가장 작은 고을이지만 너에게서 온누리의 평화가 시작되리라....” (박수, 함성)
“여러분~, 끝까지 함께 합시다! 노동자~! 빈민~! 강정이 해방이다~!”
“문정현~!!” “문정현~!!” “문정현~!!” “문정현~!!”
7시 40분. 한진 희망버스 탔다고 기소당헌 여섯 사람이 시낭송을 헌다. 전화기가 울린다. 자동수레님이다. 무대 뒤에 있단다. 그리 갔다. 늘 그랬던 것맹키로 자동수레를 타고 있다. 그의 품에는 샛별이라는 애완견이 있다.
“오빠야, 반갑다.” “빨리도 오셨네요? 뭣 타고 오셨소?”
전철 타고 왔지이.“ “아, 그랬소? 밥 묵었소? 안 묵었제라. 갑시다, 저 밥차 있는 대로....”
쌍차 희생자 영정 모셔놓은 맞은 편에 진보신당 밥차가 있었다. 그 쪽으로 가장게 한사코 사람들이 싫어헌다고 도로로 간단다. 도로로 진입 못허게 견찰들이 커다란 뿔비랑박을 쳐놓고 있다. 자동수레님이 가더니 터도라고 헌다. 책임자인 듯헌 전경이 터라고 헌다. 한 놈이 길을 트기는 헌디 포도시 지나갈락말락 허니 내준다. 그가 역정을 낸다.
"더 크게 안 트나? 우째 길을 막고 이 지랄이노, 지랄이?!"
밥차 앞에 갔다. 국밥 한 그럭 도라고 헝게, "오빠는?"헌다.
"저는 아까 묵었는디....." "내도 안 묵을란다. 혼자는 묵기 싫다. 밸로 생각도 엄꼬. 일행들한테 가봐야 안 되나?"
"글믄 이따가 보까요?" "그래예."
천주교 인권위 김덕진님의 사회로 희망토크쇼를 시작헌다. 경찰을 다섯 글자로 표현해보란다.
최일배 : 자본의 똥개!
윤 경 : 그까이거다.
사 회 : 네 글자인데요?
윤 경 : 다섯 글자지요. 그.까.이.꺼.다!
청 중 : 호호..하하....
박주민 길벗한의사 대표는 평택 대추리 싸움이 있던 때 의료지원단 활동을 했단다. 그는 그 뒤부터 민족민주열사 유가족의 진료를 허기 시작헌다. 80년대에 군대에서 의문사 당한 군인들이 많았는디 그 중 한 아버님은 고질병을 갖고 계시더란다. '그리움'이란 고질병.... 어디 그 아버님 한 분뿐이겄는가!
"그 고질병이 도지면 밤에 잠을 잘 수가 없답니다. 신원, 억울함을 풀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장애인 운동을 허는 윤경씨는 견찰의 비열한 짓거리를 폭로헌다. 장애인들이 시위를 허믄 비웃거나 조롱해대고 경멸허는 눈초리로 쳐다본단다. 그러고 보는 사람 없는 데서는 장애인을 팬단다. 민중의 지팡이? 아나, 지팽이! 이 세상의 곰팽이쌕퀴들아!
"장애인은 잡아갈 수가 없어요. 지들이 활동보조 해야 하거든요. 그래서 대부분 벌금을 물게 해요. 이것이 장애인들을 작게 만들어요. 잡혀가면 벌금 내야 하니까 접게 만듭니다. 벌금따위에 주눅들지 말자!" "와아아~!!"
민변에서 나온 한 변호사가 집회에 대해서 야그를 해준다. 그의 말에 따르믄 집회신고를 아예 안 해도 해산명령을 헐 수가 없단다.
"신고한 집회는 물론이고 신고하지 않은 집회라 할지라도 해산명령을 내릴 수는 없습니다. (집회를) 지켜보다가 폭력 사태가 발생하면 그 때 해산명령을 할 수 있습니다."
그밖에 김세균 교수는 전노협시절이나, 홍콩에서 있었던 WTO 반대집회를 예로 들어서 전투성을 상실한 집회문화에 대해 겁나게 아쉬워했다. 사회자가 마무리 발언을 해도란다.
"정권이 쳐놓은 울타리에 길들여지는 것이 아닌가 걱정입니다."
"평화롭기만 하면 신고 안 한 집회도 할 수 있습니다."
"장애인등급제 폐지, 이동권 보장을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연대해주십시오!"
"작년 희망버스는 사회적 연대였습니다."
"희망버스 계속 탑시다!"
8시 47분. 기소자들의 영상이 나오고 뒤이어 가수 박준씨가 공연을 헌다. '질긴 놈이 끝내 승리한다!'를 부르더니 김정우 지부장을 불러낸다. 노동자는 눈 뜨믄 해고, 이 망헐 놈의 정권은 4대강 삽질에 언론 장악에 학살을 자행허고 있는 행태를 비판하는 노래다. 장장 4절이다. 노랫말 외울라고 멀크락 꾀나 아팠겄다. 김정우 지부장의 노래가 끝나자 박진씨가 한 자리 더 허고 내려간다.
".... 모여라 노동자여 모여라 민중이여~...."
사회자가 김진숙 동지를 부르잔다. 영상 자막에 김진숙 동지의 해맑은 모습이 보인다.
"제가 소금꽃~! 하면 여러분은 김진숙~! 하시고 제가 김진숙~! 하면 여러분은 소금꽃~!하시면 됩니다?"
"소금꽃~!" "김진숙~~!!!!"
"김진숙~!" "소금꽃~~!!!! 와아아아~~~~!!!!!!!!!!!!!!"
그가 소리대 앞에 선다. 청바지에 푸른 반팔옷을 입고 목에는 붉은 손수건을 둘렀다. 멀크락은 최근에 염색했는지 별라도 새카맣다. 미리 준비해온 원고를 읽어내려간다. 아니, 읽어 내려 간다기보다 가져온 종우떼기에다가는 잠깐잠깐 눈을 주고 주로 희망이들을 보고 열변을 토헌다. 거의 외우다시피 했능갑다.
화면이 김진숙 동지로부터 희망이들로 옮아간다. 한 사내가, 안경을 쓴 한 사내가 안경 너머로 두 줄기 진한 액체를 소리도 없이 눈 아래로 흘려보내고 있었다. 무담씨 나도 울컥해진다. 군더더기 하나 없는 그의 말이 투쟁으로 끝을 맺는다.
".... 살고 싶었으나, 너무나도 살고 싶었으나 끝내 살 수 없었던 22명의 죽음! 매일 빈소를 찾아와 우리가 (그들을) 잊지 않는 한, 노동자가 주인되는 세상 그날까지, 끝까지 함께 투쟁!" "와아아아~~~~!!!!!!!!!!"
그 뒤로 3M나주지회, 콜트콜택, 전북고속, 코오롱 쟁투위 동지들이 나와 발언을 헌다. 언젠가 본 적이 있는 김혜진씨가 나와 항꾸네 넘어야 헐 산이 있다고 헌다. (사회정의를 위해서 희망버스를 탔다가) 개인이 책임지는 현실을, 집회의 자유를 가로막는 경찰의 폭압과 잘못된 집시법을 완전히 폐지할 수 있는 힘, 한진, 쌍차 등 한 사업장 문제로 해결할 수 없는, 그래서 결국 총파업을 할 수밖에 없는 권리의 연대, 이 세 산을 넘자고 헌다. 그럼선 세 가지 제안을 헌다. 풀뿌리 모임을 많이 만들 것, 3억 정도의 모금(벌금으로 쓰지 않고 투쟁사업 비용으로 쓸), 불복종운동 들이다.
사회자가 알린다.
"스카이 모임이 결성되었습니다. 스카이라고 해서 서울대, 고대, 연대가 아니라 쌍용, 강정구럼비, 용산입니다. 이 세 단체가 스카이공동행동을 조직했습니다. '우리가 하늘이다, 노동자가 하늘이다, 구럼비강정이 하늘이다.'라는 깃발을 들고 6월 28일 2시 시청(서울)광장에서 집회를 열 계획입니다. 해고는 살인이고 안보는 전쟁이고, 철거는 죽음입니다. 구호 한번 외쳐봅시다~ 노동자가~! 하늘이다~!" "노동자가~~!! 하늘이다~~!!!!"
"구럼비가~! 하늘이다~!" "구럼비가~~!! 하늘이다~~!!!!"
"민중이~! 하늘이다~!" "민중이~~!! 하늘이다~~!!!!"
"우리가~! 하늘이다~!" "우리가~~!! 하늘이다~~!!!!"
9시 34분. 덥이란 가수가 노래를 헌다. 김창완씨의 '어머니와 고등어'를 부른디 왼 다리를 박자허고 상관없이 떨어싼다. 노래 중간중간에 뭔 말(이른바 드립)을 집어 넣어싼다. 그란디 그것이 재밌다.
"나는 고등어(?) 먹는다. 명박이 너는 어묵 처묵어."
덥씨가 노래 한 자리를 더 부르고 내려간다. 희망난장 '투쟁사업장의 고성방가!'를 시작헌다. 자동수레님이 배고푸깨미 그한테로 갔다.
"배고플 것이디 뭣이라도 조깨 묵을라요?" "자리가 이리 비었는데 가도 되나?"
"이따가 또 오믄 되제라." "그라입시더."
철거민연합에서 허는 포장마차에 갔다. 파전허고 떡볶이 시키고 쇠주 한 병 시켰다.
"술 한 잔 허실라우?" "오빠야, 내는 술 몬한대이."
나는 술 마시고 그는 땅소주(물) 마시고 허고 있는디 희찬이 성이 마침 우리 앞을 지나간다.
"희찬이 성, 이리 오쑈. 성도 술은 안 허제? 었소, 물."
안주가 금세 바닥이 나자 순대볶음을 시켰다. 마침 자동수레님이 잘 아는 젊은이 둘이 아는 체를 헌다. 그들을 붙들어서 술잔을 권했다. 아까 낮에 행진헐 때 봤던 젊은이다. 처음에는 빼더니 한 잔만 받는다고 헌다. 키 큰 다른 친구는 끝내 사양헌다. 그러저러 허고 있는디 서울 교찾사 식구들 여럿이 광화문 쪽으로 간다. 포장마차 끄트머리께에서 한 잔 허고 있겄다고 그리로 오란다. 자동수레님이 그런다.
"오빠야, 소리 들어보고싶다. 소리 한번 해봐라." "그러까요? 여그 있으쑈 내가 가서 말해보고 오께라."
일정상 안 된단다. "예, 알겄습니다."허고는 우리가 있던 자리로 갔다. 그한테 시간이 늦어져서 안 된다는 말을 전했다. 그러고는 꿩 대신 닭을 찾았다.
"그러믄 제가 아는 사람들 있는 데로 갑시다. 걱서 들려 드리께라."
소리를 했는지 어쨌는지 기억이 없다. 교찾사 식구들허고 술잔 주거니 받거니 허다가 술허고 안주가 떨어졌길래, "재석이 성, 늬가 술허고 안주 조깨 사오쑈!"라고 헌 말은 기억난다. 그러자 김진철 선생님이 당신이 갖다 온다고 일어서고 잠시 뒤 술이 오고....
누군가 돗자리를 깔아 나를 눕히고 홑이불을 덮어준다. 이튿날 새복 5시에 눈을 떴다. 가방 욱에 희건 땀수건이 접혀 얹혀있고 내 대갈님이 그것을 비고 있었다. 밤 지새우기가 자신 없다던 자동수레님은 대한문 앞마당에서 누군가와 이야기꽃을 그때까지 피우고 있었다.
'에라, 모르겄다. 더 자자.'허고 몸땡이를 다시 부렸다. 그러고 누워있다가 건너편 재능동지들이 생각났다. '웜메, 엇저녁에 가봤어야 헌디....'허고는 건너갔다. 재능본사 건물 앞에 천막이 쳐있고, 그 분들의 피맺힌 목소리가 여기저기 나붙어있다. 진보라 우리옷을 입은 한 사내가 그 앞 의자에 앙거서 졸다가 벌떡 일어나 어디론가 간다. 사진 몇 장 찍고는지하도 화장실을 찾았다.
볼일 보고 씻고 나오는디 "오빠, 어데요? 재능에 갔다길래 그기 갔더니 없데예?" "아, 거그 갔다가 칫간 갔다오니라고요. 시방 대한문 앞으로 가고 있그만요?"
순천 식구들도 인나서 밥을 묵을라고 줄을 서있다. 자동수레님한테 밥 묵을라냐고 했등만 아침밥을 안 묵는단다.
"나도 안 묵으요."
8시 반에 마무리 집회가 있는디 나는 흑산도 들어가야해서 먼저 간다고 했다. 자동수레님이 못내 서운해허는 눈치다.
"마무리집회 끝나믄 가지. 뭣 타고 내리가는데?" "뻐스 타고 갈라고라."
"서울역에서 케이티엑스 타고 내리가지. 한 정거장만 가모 서울역인데. 강남터미날은 복잡다아." "그러까요?"
"아무튼 잘 내리가라." "예, 담에 또 봅시다."
순천식구들한테 갔다. 다 있는디 신선식 대표만 안 보인다. 이빠지 닦으로 갔단다. 허는 수 없이 먼저 내려간다고 전해도라고 허고는 발길을 돌렸다.
지하도로 내려가는디 송경동 시인이 온다. 인자 막 세수를 했는가 얼굴에 물기가 흥건허다. 내가 갖고 있던 수건을 건넸다.
"아, 고맙습니다." "그러믄 고생허십시오. 저 내려 갈랍니다. 담에 또 뵙겄습니다." "예, 조심히 내려가십시요."
"참, 흑산도 한번 안 오실라요?" "예, 가겠습니다." <땡>
<빼묵은 이야기> : 술 묵고 있는 자리에 송시인이 오더니, "고선생님, 학교에 계시지요?" 허드란 말씀? 하, 그리서 내가,
"예, 흑산중핵교에 있그만요?"했제? 그랬더니 그가 내 손목을 잡아 끌더니 이윤엽 화가의 판화를 사도
라고.... 10만원이믄 된다고.... 허거걱, 10만원썩이나? 그리서 끌려갔는디 시상에나 만상에나 맘에 든
'소금꽃' 판화가 15만원!
"음마? 아까 송경동 시인이 10만원이라고 했는디?" "이것들이 10만원이고요, 이 그림은 15만원이에요."
"아따, 시상에 에누리 없는 장사가 어딨다요? 10만원에 해주쑈!" "선생님~, 다 정가가 있어서 곤란한데요~."
애처로운 눈빛을 쏟아내는 여성을 더는 거시기 못허고, "예, 알었습니다. 15만원 디릴라요. 다 존 일에
쓴다고 허신디 제값 드려야제라."했다. 내가 내 돈 주고 최초로 산 판화! 기대하시라 개봉박~두!
(진도에 오시믄 보실 수....)
<<인자 참말로, 땡~~~~>>
첫댓글 오메 고생하셨구마요.....그저 투쟁 투쟁 투쟁!!!!
고상은 무신.... 사람이 끌려가는 것 보고도 비겁허니 끽소리도 못헌 놈인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