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말하는 달력은 음력이든 양력이든 그 날짜가 1을 정수로 딱 맞아 떨어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지구의 공전 주기와 자전 주기, 달의 공전 주기가 정확히 맞아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맞추기 위해서는 인위적으로 보정해야 한다. 만약 보정해 주지 않고 그대로 방치해 두면 몇 천 년이 지나면서 혼란이 야기된다. 이를 없애기 위해 달력에서 윤일(閏日, intercalary day), 윤달(閏-, leap month), 윤년(閏年, leap year)을 두는데 이런 것을 치윤법(置閏法, intercalation)이라고 한다. 윤일은 윤날로 표현하며 윤년에 드는 날, 즉 2월 29일을 칭한다. 윤달은 음력과 양력의 비율을 맞추기 위하여 음력을 한 달 더 두는 것이고, 윤년은 윤달이나 윤일이 든 해를 일컫는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달력은 가장 많은 나라에서 사용하는 태양력인 그레고리력이다. 그런데 사실 지구가 태양의 둘레를 1바퀴 도는 데는 딱 365일 걸리는 것이 아니다. 정확히는 365.2422일인데, 이 때문에 1년에 1/4일이 더 걸린다(365.0-365.25=0.25×4년=1일). 이것을 없애기 위하여 보통 4년마다 2월에 하루를 더하여 29일로 해 주는데 이것이 윤일이다. 그래서 4년마다 2월 마지막을 29일로 함으로써 4년간의 연평균 일수를 365.25일로 맞추었다. 이 값도 실제보다 1년에 0.0078일(365.25~365.2422)이 길다. 즉 4년마다 윤일을 하루씩 더한다고 해도 1년에 0.0078일의 오차가 있다는 말이다. 이를 계산해 보면 400년에 3일 정도의 오차가 생긴다(0.0078×400년=3.12일). 그러므로 4세기마다 3일의 오차를 또 조정해야 한다.
다시 정리를 하면 그레고리력에서 1태양년이 365.2422일로 되어 있으므로, 365일로 맞추기 위해 400년에 97회(400년×0.2422)의 윤일을 두어야 한다. ① 4년에 한 번은 윤년으로 한다(4로 나누어서 딱 떨어지는 해). ② 100년에 한 번은 윤년으로 하지 않는다(100으로 나누어서 딱 떨어지는 해). ③ 둘째 규칙의 예외 규정으로 400년에 한 번은 윤년으로 한다(400으로 나누어서 딱 떨어지는 해). 그러므로 2000년은 400으로 나누어지기 때문에 윤년이지만 2100년은 100으로 나누어지기 때문에 윤년이 아니다. 이러한 조정 덕분에 그레고리력은 수천 년에 하루 정도의 어긋남밖에 생기지 않는다.
태음력에서 한 달을 더 두는 것을 윤달이라고 한다. 1태음년은 354.367068일(1삭망월(朔望月)은 29.53059일)이고, 1태양년은 365.2422일이므로 음력의 일수는 양력보다 약 11일이 짧다. 그러므로 3년에 한 달, 또는 8년에 석 달의 윤달을 넣지 않으면 안 된다. 만일 음력에서 윤달을 전혀 넣지 않으면 17년 후에는 5, 6월에 눈이 내리고 동지 섣달에 더위로 고통을 받게 된다. 그래서 예로부터 윤달을 두는 방법이 여러 가지로 고안되었다.
그 중 19태양년에 7개월의 윤달을 두는 방법을 19년 7윤법(十九年七閏法)이라 하여 가장 많이 쓰고 있다. 이에 의하면 19태양년이 235삭망월과 같은 일수가 된다. 19태양년=365.2422일×19=6,939.6018일이고, 235삭망월=29.53059일×235=6,939.6887일이다. 여기서 6,939일을 동양에서는 BC 600년경인 중국의 춘추 시대에 발견하였는데, 이를 장(章)주기라고 하며 서양에서는 메톤 주기(BC 433년 그리스의 메톤에 의해 발견)라고 한다.
윤달은 평소에는 없던 달이기 때문에 ‘공달’, ‘덤달’, ‘여벌달’, ‘썩은달’ 등으로 불린다. 윤달에는 수의를 만드는 집에는 사람들이 줄을 서고 예식장이나 경사스런 대사는 가급적 피하는 게 우리의 풍속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단지 풍습으로 수의를 만드는 일처럼 평소에 꺼리던 일을 해도 좋다는 뜻이지 경사스러운 일을 치르지 말라는 뜻은 아니다. 이 때문에 윤달에는 이장(移葬)을 하거나 수의(壽衣)를 준비하는 풍습이 전해 내려왔다.
한국에서는 고종의 칙령에 의하여 1896년 1월 1일부터 양력을 쓰고 있다. 아무튼 ‘음력을 지내자.’, ‘아니야 양력을 지내자.’ 또는 ‘양력과 음력을 같이 지내자.’로 한동안 말이 많았다. 어느 쪽이든 이들 모두는 태양과 지구 및 달의 운동으로 생긴 것이다.
윤초
지구 자전 속도와 원자시계의 차이(1초)를 윤초(閏秒, leap second)라고 하는데 이는 지구 자전 속도가 불규칙한 데서 비롯되었다. 국제협정에 의하여 인위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협정세계시(協定世界時, UTC; Coordinated Universal Time)와 영국의 그리니치 천문대를 통과하는 자오선을 기준으로 삼은 세계시(世界時, UT; Universal Time)가 차이 날 때 조정하는 것이다.
윤초는 ±0.9초 이내에서 관리하기 위하여 조정하는데, 필요에 따라 12월과 6월 또는 3월과 9월 말일의 최종 초 뒤에 윤초(1초)를 삽입하거나 삭제한다. 즉 지구의 자전이 늦어져 협정세계시가 빨라지는 경우에는 협정세계시의 23시 59분 59초 다음에 1초를 삽입하는 양(陽)의 윤초가 실시되고, 그와는 반대로 지구의 자전이 빨라져 협정세계시가 늦어지면 음(陰)의 윤초로 조정하도록 되어 있다. 윤초가 처음 도입된 1972년 이후 지금까지 24회 적용하였으며, 가장 최근에는 2008년 12월 31일 오후 11시 59분 59초(UTC)에서 2009년 1월 1일 0시(UTC)로 넘어갈 때 적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