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우식 토마스 신부
연중 제25주간 수요일
에즈라기 9,5-9 루카 9,1-6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모든 마귀를 쫓아내고 질병을 고치는 힘과 권한을 열두 제자에게
주시며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고 병자들을 고쳐 주라고 파견하십니다.
그리고 “길을 떠날 때에 아무것도 가져가지 마라. 지팡이도 여행 보따리도 빵도 돈도
여벌 옷도 지니지 마라.” 하고 당부하십니다.
가까운 곳으로 잠깐 여행을 갈 때도 짐이 많습니다.
먹을 것, 입을 것은 물론이고 휴대폰 충전기, 화장품 등등 …….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가져갔다가 꺼내지도 않고 도로 가져오기도 합니다.
우리는 준비성이 투철한 사람들입니다.
미래를 철저하게 대비하는 유비무환의 정신이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우리와 생각이 다르신 것 같습니다.
제자들에게 아무것도 가져가지 말라고 하십니다.
복음을 전하는 여정은 우리의 여행과는 분명히 다르고, 세상 것에 애착을 보이면
이룰 수 없는 사명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철저하게 하느님의 은총만을 의지하라고,
아무것도 가지고 가지 말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가진 것 가운데 자신을 온전히 주님께 의탁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필요 없는 짐일 뿐입니다. 결코 제자들이 잘나서 예수님께 뽑혔고,
마귀를 쫓아내고 병자를 고쳐 주는 능력을 지니게 된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합니다.
제자들의 사명은 오로지 다른 이들에게 구원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것이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능력과 힘은 주님을 따라 살아가기 위한 도구입니다.
이웃과 나눔으로써 우리는 하느님께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습니다.
원주교구 신우식 토마스 신부
***********
이병우 루카 신부
연중 제25주간 수요일
에즈라기 9,5-9 루카 9,1-6
"길을 떠날 때에는 아무것도 가져가지 마라."(루카 복음 9장 3절)
'제자들의 파견!'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들을 불러 모으시어, 그들을 세상 안으로 파견하십니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두 가지 파견목적을 제시하십니다. 하나는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병자들을 고쳐 주는 것'입니다. 제자들은 떠나가서 이 마을 저 마을 돌아다니며,
어디에서나 복음을 전하고 병을 고쳐줍니다.
열두 제자들에게 부여된 두 가지 일은 지금 여기에 있는 '또 하나의 제자들'인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그러니 우리도 내가 머무는 삶의 자리에서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고, 병자들을 고쳐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아니 내 힘으로 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를 파견하시면서 그들에게 이렇게 이르십니다.
"길을 떠날 때에 아무것도 가져가지 마라. 지팡이도 여행 보따리도 빵도 돈도 여벌 옷도
지니지 마라."(루카 복음 9장 3절)
예수님의 이 말씀은 한마디로 오직 주님께만 의지하면서 전도에 헌신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오직 주님께만 의지하는 '무소유의 삶', 이에 대한 역설인 '성령의 충만함' 속에서
살아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성령의 충만함 안에서 누리는 의로움과 평화와 기쁨이 '하느님의 나라'이고,
나의 성령의 충만함이 너에게로 전해질 때 너의 아픔까지도 낫게 할 수 있습니다.
요즘 우리가 듣고 있는 '에즈라기의 말씀'은 '제2의 출애굽 사건'이라고 불리는
'바빌론 유배에서의 귀환(해방)'을 전하고 있습니다.
오늘 독서에서 에즈라는 하느님께 감사기도를 드리면서 먼저 자신의 잘못을 하느님께 깊이
고백합니다.
"저의 하느님, 너무나 부끄럽고 수치스러워서, 저의 하느님, 당신께 제 얼굴을 들 수가 없습니다."
(에즈라 예언서 9장 6절)
우리도 에즈라처럼 하느님 앞에서 나의 연약함을 자랑하도록 합시다!
그래서 새롭게 다시 태어나는 우리가 됩시다
마산교구 이병우 루카 신부
*************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연중 제25주간 수요일
에즈라기 9,5-9 루카 9,1-6
산보 길에 길 잃은 어린 참새를 보았습니다. 가까이 가니 아직 잘 날지 못합니다.
날개 짓을 하지만 1미터를 넘지 못합니다. 가녀린 날개, 걷기에도 힘이 부치는 작은 발,
갈 곳을 몰라 하는 눈망울을 보았습니다.
어린 참새가 엄마를 찾고, 친구를 만나서 재잘거리면 좋겠습니다.
알을 깨고 이 세상으로 나왔으니, 참새로서 기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2005년 캐나다 연수를 시작할 때입니다. 추운 겨울 온타리오 호수 주변의 가로등에
외로이 앉아 있던 갈매기를 보았습니다. 당시에는 외로운 갈매기처럼
저도 외롭고 쓸쓸했습니다. 겨울이 지나니 봄이 찾아왔고, 한인성당의 미사를 도와주면서
교우들을 만날 수 있었고, 여름에 활짝 꽃이 피듯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아련한 추억입니다.
지난 8월 23일에는 서품 30주년을 맞이해서 감사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1년 동안 미사를 도와드리고 있는 부르클린 한인 성당에서 축하해 주었습니다.
퀸즈 한인 성당에서 동료신부님들과 감사미사를 봉헌하였습니다.
가톨릭평화신문의 필진, 엠이 봉사자들, 부르클린 교우들, 퀸즈의 교우들이 함께 하셨습니다.
필라델피아 한인성당에서 서울교구 사제들이 함께 감사미사를 봉헌하였습니다.
태풍의 영향으로 하루 종일 비가 내렸지만 저를 기억해주고, 함께 해주신 분들이 있어서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80이 넘으신 신부님께서 덕담을 들려주셨습니다.
지나온 30년을 감사드리고, 앞으로 남은 시간도 감사드리면서 지내라고 하셨습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을 들려주셨습니다.
“우리는 낙심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외적 인간은 쇠퇴해 가더라도
우리의 내적 인간은 나날이 새로워집니다. (2코린도 4,16).”
그렇습니다. 나이를 숫자로 생각하면 주름이 늘고, 경험으로 생각하면 연륜이 쌓이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파견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파견하시면서 많은 걱정을 하셨습니다.
‘마치 내가 너희를 이리 때 속으로 보내는 것 같구나!’
제자들이 가는 길이 결코 쉬운 곳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계셨습니다.
그러면서도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길을 떠날 때에 아무것도 가져가지 마라. 여행 보따리도 빵도 돈도 여벌옷도 지니지 마라.”
현실의 삶에서 꼭 필요한 것들도 가지고 다니지 말라고 하십니다.
복음을 전하는 것은 사업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복음을 전하는 것은 소유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제자들은 떠나가서 이 마을 저 마을 돌아다니며,
어디에서나 복음을 전하고 병을 고쳐 주었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주님과 함께 지냈고, 주님의 가르침을 들었던 제자들이
파견되어서 주어진 사명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습니다.
소유와 욕심을 버릴 때, 우리는 참된 주님의 제자가 될 수 있습니다.
2달간 뉴욕에 머무시던 신부님은 제게 말은 하지 않으셨지만 행동으로
사제의 길을 보여주셨습니다. 매일 아침 미사를 혼자 준비하셨습니다.
미사에 오는 교우들을 위해서 간단한 아침식사를 준비하셨습니다.
80이 넘은 노구에 힘이 들기 마련이지만 신부님을 찾아오는 신자들을
따뜻하게 맞아 주셨습니다.
허리가 아픈 사람, 다리가 아픈 사람, 잠을 잘 못자는 사람,
말이 어눌한 사람, 늘 피곤한 사람들이 찾아왔습니다.
신부님은 정성껏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셨고, 수경침으로 도움을 주셨습니다.
돌아갈 때는 활짝 웃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예수님께서 ‘나는 이스라엘의 다른 마을로도 복음을 선포하여야 한다.’라고
하셨던 것처럼 신부님도 뉴욕에서의 시간을 마무리하시고 LA로 가셨습니다.
그곳에도 신부님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처럼 아무것도 지니지 않고 훌쩍 떠나셨습니다.
내년에도 건강한 모습으로 오시도록 기도합니다.
오늘 하루 ‘나의 세례명’은 무엇인지, 나의 성인께서는 어떤 삶을 사셨는지
묵상했으면 좋겠습니다. 내 뜻이 이루어지기 보다는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일을 먼저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서울대교구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 ‘오요안 신부의 가톨릭‘
가톨릭사랑방 catholics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