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하루>에서 퍼온 글 -6제
나그네의 여행길
세계 곳곳을 다니는 어느 여행자가 있었습니다.
그러다 한 마을에 현인이 있다는 소식에
곧장 그를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현인의 집은 책 몇 권,
조그만 식탁, 의자 등이 전부였고
가구며 서재도 없이 너무 초라한 집이었습니다.
여행자는 초라한 집의 모습에 놀라
다른 가구며 집기가 어디 있는지 물었고
현인은 잠시 침묵한 뒤 여행자에게
되물었습니다.
"그대의 것은 어디 있습니까?"
"제 것이요? 저는 여행자 아닙니까.
그저 지나가는 존재일 뿐인걸요."
그러자 현인은 조용히 웃으며
여행자에게 말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잠시 머물다 가는 것이 인생이지만
우리는 천년만년 살 것처럼 소유하며
살곤 합니다.
오늘 하루 굶지 않고 먹을 수 있음에
바람과 비를 피해 쉴 수 있음을
감사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 오늘의 명언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
-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 -
폼페이 최후의 날
로마 시대 지중해의 국제 무역 도시 중심지였던 폼페이.
그런데 이 화려한 도시는 서기 79년 8월 24일
베수비오 화산 폭발이 일어나며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그 뒤로 오랫동안 화산재에 묻혀있던 폼페이 유적은
1738년 우연히 발견되면서 다시 세상에 나오게 됐습니다.
발굴작업이 시작되며 놀라움을 자아내는 유적도 있었지만
이제는 화석이 되어버린 폼페이 사람들의 모습은
충격과 슬픔을 안겨줬습니다.
아기를 꼭 껴안은 어머니의 모습,
연기를 피해 고개를 숙인 남자,
서로를 힘껏 끌어안은 연인,
식기들을 챙겨 골목길을 빠져나가는 여인,
수술용 칼과 겸자 가위를 챙기려던 의사 등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지키려다 죽음을 맞이한
이들의 최후의 순간이었습니다.
끝맺음의 시간도 주어지지 못한 채
맞이하는 이별은 우리에게도
종종 찾아옵니다.
삶은 영원할 것 같지만 영원하지 않습니다.
살면서 내가 지킬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요?
# 오늘의 명언
사랑은 언제까지나 떨어지지 아니한다.
- 고린도전서 13:8 -
내 인생은 딩동댕
"전국~ 노래자랑!"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한없이 외친 주인공,
송해 할아버지가 향년 95세의 나이로
별세했습니다.
1927년 4월 황해도에서 태어나
일제강점기, 6.25 전쟁 등 굵직한 역사를
직접 삶으로 살아내 '살아있는 근현대사'라고도 불린
송해 할아버지는 유난히 가슴 아픈 이별을
끊임없이 겪었습니다.
6.25 전쟁으로 하루아침에 어머니와 생이별하고
1남 2녀 자녀 중 하나뿐인 외아들을
교통사고로 한순간에 잃었습니다.
당시 21살이었던 아들은 6시간이 넘는
큰 수술을 받아야 했는데 아버지 송해는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갑작스러운 사고로 자식을 잃게 되면서
방송 활동을 중단하며 힘든 시간을 보내다가
1988년, 아픔을 딛고 재개한 프로그램이
바로 KBS '전국노래자랑'입니다.
매주 일요일 시민들과 만나 웃고 울며 보낸
32년이란 시간은 송해 할아버지를 많은 이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주는 국민 MC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95세가 되던 2022년 1월,
송해 할아버지는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사람들이 '땡'과 '딩동댕' 중에서
뭐가 더 소중하냐고 하는데, '땡'을 받아보지 못하면
'딩동댕'의 정의를 몰라요."
말이 끝난 뒤 할아버진 자신의 인생을 담은 노래
'내 인생 딩동댕'을 불렀습니다.
"눈도 맞고 비도 맞고 앞만 보고 달려왔었네
괜찮아 이만하면 괜찮아 내 인생 딩동댕이야"
인생은 내 마음대로 흐르지도 않고
나도 모르게 흘러가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혹시 '땡'을 받더라도 실망하지 말고
다음에 '딩동댕'을 받으면 됩니다.
# 오늘의 명언
자기의 직분을 천직으로 소중히 여기며,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다.
- 송해 –
햇볕이 될래요
어느 이른 봄날,
가까운 공원으로 산책하러 나왔습니다.
공원 놀이터에 어린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놀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모여 앉은 아이들이 자기의 꿈을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것이 마치 내 어린 시절의
한 자락을 보는 것 같이 왠지
마음이 흐뭇해졌습니다.
그런데 한 아이가 한참을 말없이
가만히 있었습니다.
"야, 너는 뭐가 될래?"
"빨리 말해, 궁금하단 말이야."
그러자 뭔가 결심한 듯 벌떡 일어서더니
햇볕이 잘 드는 벽으로 뛰어 들어가
기대어서는 것이었습니다.
"난 햇볕이야,
너희들 모두 이리로 와봐."
어리둥절해하던 아이들은 모두 달려가
그 아이 옆에 서서 외쳤습니다.
"와, 따뜻하다."
그 이후 저는 가끔 노는 아이들에게
간식을 제공하곤 했습니다.
그리고 무심결에 햇볕이 되고 싶은 아이에게
그 이유를 물었습니다.
"우리 할머니는 시장에서 장사하시는데요.
할머니가 앉아 계신 곳에는 햇볕이
잘 들지 않아요."
아이는 잠깐만 할머니를 비추고는 옮겨가는
햇볕이 얄미웠던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른이 되면 햇볕이 되어
할머니를 온종일 따뜻하게 비춰 줄 거라고
했던 것입니다.
저는 저도 모르게 그 아이를
꼭 안아 주었는데 햇살을 가득 품은 것처럼
따뜻하게만 느껴졌습니다.
어른들도 어릴 적에는 각자 다른
꿈들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른 인생을 살아왔음에도
세월이 지나 어른이 되면 어느 순간
꿈이 닮아 있습니다.
왜일까요?
시간이 순수함을 빛바래서 그런 걸까요?
오늘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봅니다.
나에게 어릴 적 꿈은
무엇이었는지..
# 오늘의 명언
삶에서 가장 순수했던 어린아이 시절로 돌아가라.
- 나단 사와야 –
74년째 메뉴는 딱 3개
미국의 유명한 햄버거 체인점 인앤아웃은
'시대착오적인 햄버거 가게'로 불립니다.
경쟁업체에서 신메뉴를 쏟아내는 동안
인앤아웃은 세 가지 햄버거 메뉴로
74년째 장사를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디지털 시대에 그 흔한 자체 주문 앱도
없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경쟁에서 밀릴 거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콜로라도주에 매장을 오픈하자 고객들이
14시간을 기다릴 만큼 엄청난 입지를
보여줬습니다.
이 같은 성공의 배경에는
'화려한 비즈니스 전략보다
기본에 충실하는 게 곧 혁신'이란
경영철학이 있습니다.
1948년 스나이더 부부의 손에서 탄생한 인앤아웃,
한 평도 안 되는 작은 매장으로 시작했지만
'맛과 품질이라는 기본에 충실하자'는 경영철학에
신규 매장은 신선한 식자재를 배송할 수 있는
곳에만 개설했습니다.
또 신메뉴를 내놓는 공격적인 마케팅보다는
신선한 재료로 만들 수 있는 맛과 품질을 지키기 위해
메뉴도 크게 바꾸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경영철학은 '사람'입니다.
최고의 직원에게서 최고의 햄버거와 서비스가
나온다는 신념으로 직원들에게 업계
최고 수준의 급여를 줍니다.
세계 최대 직장 평가 사이트 글래스도어에 따르면
인앤아웃은 2018년 일하기 좋은 직장 4위에
뽑히기도 할 만큼 신의 직장이라고 불리는 구글보다
한 단계 높은 순위라고 합니다.
이 경영철학은 패스트푸드점이 파트타임으로
잠깐 일하는 곳이라는 통념을 깨고 직원들이
미래를 거는 일터로 만들었습니다.
그 결과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일했고
이는 매장의 매출까지 연결돼 연 매출 1조를
넘기는 회사가 되었습니다.
기본에 충실하다는 것은
누가 보든 안 보든 내가 손해를 보든 이익을 보든
어떤 상황에서도 마음이 바르고 곧은 것을
말합니다.
어떤 이들은 융통성이 없다고
혹은 바보 같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그렇게 원칙과 기본을 잘 지키는 사람이
세상을 바꿉니다.
# 오늘의 명언
본립도생(本立道生)
기본이 바로 서면, 나아갈 길이 보인다.
- 논어 학이 편 –
황금 상자와 씨앗
한 여객선이 항해하다 큰 폭풍을 만났습니다.
여객선은 곧 난파됐고 항로를 잃고 헤매다
어느 무인도에 도착했습니다.
승객들 모두 목숨은 건졌으나
고칠 수 없을 정도로 고장이 난 여객선으로는
다시 운항할 수 없었습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배 안에
충분한 식량과 씨앗이 남아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언제 구조될지 모르는 상황인지라
미래를 위해 땅에 씨앗을 심어두기로
했습니다.
씨앗을 심기 위해 땅을 파기 시작하자
땅속에는 오래된 나무 상자들이 발견되었는데
그 안에는 황금과 보석으로 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아마도 해적들이 숨겨 놓은 보물 같았습니다.
사람들은 황금 상자를 보자 더는 씨앗을
심는 일은 모두 잊고, 상자를 찾기 위해
열중했습니다.
어느덧 여객선은 황금 상자로
가득 차게 되었지만, 몇 달 치의 식량은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선택의 갈림길에서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요?
인생의 목표는 다르지만, 모두가 비슷한 상황에서 시작합니다.
하지만 나중에 인생의 결과는 전혀 다르게 됩니다.
지금 내 모습은 수많은 선택의 순간들이 모여서
이룬 결과입니다.
# 오늘의 명언
불행한 사람의 특징은 그것이 불행한 것인 줄
알면서도 그쪽으로 가는 점에 있다.
우리 앞에는 불행과 행복의 두 갈림길이 언제나 있다.
우리 자신이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게 되어 있다.
– A. 링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