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九雲夢] 「예폐를 물리다」 행시
예(禮)로써 마음을 다해도
폐(幣)로는 뜻을 대신할 수 없으니
를(을) 헤아린 진심 하나가 더 귀하고
물(物)의 값으로는 헤아릴 수 없는 도리여
리(理)를 따르는 청렴한 마음으로
다(多)함을 버리고 옳음을
[九雲夢] 29. 예폐(禮幣)를 물리다
내관이 진씨더러 말하되,
“황상께서 쓴 양상서의 글을 다시 보시려 하오.”
하니, 진씨가 울면서 이르기를,
“그 글아래 화답하여 스스로 죽을 죄를 범하였는지라 황상께서 보시면 필시 죽이라 명하실 터이니 법에 걸리어 죽는 것보다는 차라리 목숨을 끊을 것이니 이몸이 죽은 다음의 엄토(掩土)는 그대로 믿겠소. 바라건데 그대는 이몸으로써 까마귀 밥이 되지 않게 해주오.”
내관이 이에 대답하기를,
“여중서는 어찌 이런 말씀을 하는고? 황상께서는 인자하시고 관대하시어 큰 조히는 아니 주실 것이오. 설혹 진노(震怒)하실질도 내 마땅히 간하여 힘써 구할 터이니, 여중서는 나를 따라오오.”
진씨가 내관을 따라 어전에 당도하자 문 밖에 새ㅔ워두고 홀로 들어가 모든 글을 상께 바치니, 상이 차례로 어람하시다가 진씨 부채에 이르러 양상서의 글 아래에 또 다른 글이 있는지라 상이 의아히 여겨 내관에게 하문하시니, 내관이 아뢰었다.
“진씨가 신에게 아뢰옵기를 황상이 다시 찾지 아니하시리라 여기고서 외람되이 글을 지어 그 아래에 썼으니 필연 죽을 죄를 면치 못하겠다 하여, 스스로목숨을 끊으려 하옵기에 신이 효유하여 데리고 왔나이다.”
상께서 그 글을 읊어 보시니 거기 씌였으되,
깁부채 둥글기가 가을달 부끄러운 얼굴 대함을 생각하였네.
처음에 지척에서 서로 알지 못할 줄 알았던들
문득 그대로 하여금 자세히 봄을 뉘우치리로다.
상이 다 보시고 이르시되,
“진씨에게 필연 사정이 있도다. 어느 곳에서 어느 사람과 서로 만났기로 글 뜻이 이와 같을꼬? 그 재주 가히 아깝고, 또는 칭찬할지어다.”
하시고, 내관에게 명하여 부르시니 진씨 뜰에 엎디어 죄를 청하거늘, 상이 이르시되,
“사실을 그대로 아뢰었으니 네 죄를 사하리라. 네 어느 사람과 더불어 사사로운 정이 있었느뇨?”
진씨 머리를 조아리며 여쭙되,
“신첩이 어찌 감히 은휘(隱諱)하겠나이까? 신첨의 집이 패망하기 전에, 양소유가 과거 보러 가는 길에 우연히 서로 보고 양류사(楊柳詞)를 화답하였으며 신첨의 유모를 보내어 정혼 언약을 맺었삽는데, 일전 봉래전에 입시하였을 적에 신첩은 양소유를 알아보되 양소유는 알아보지 못하옵는고로, 옛 일을 슬피 느껴 난잡히 글자를 그렸삽는데 황상께서 보셨으니 이 몸 죽어 마땅하나이다.”
상이 그 뜻을 불쌍히 여기어 이르시되,
“그러면 양류사로서 정혼한 일을 능히 기억하느뇨?”
진씨가 즉시 양류사를 써 올리니 상이 윤사(允事)하시되,
“네 죄 중 하나 네 재주가 가히 아깝고, 또한 난양공주가 너를 사랑하는 고로 특별히 용서하노니, 네 정성을 다하여 공주를 섬기어 네 본심을 저바리지 말지어다.”
즉시 부채를 내리시니, 진씨는 황공하여 사은하고 물러가니라.
월왕이 정사도 집ㅇ에서 돌아와 양소유가 이미 납체한 사실을 황태후께 아뢰니 태후가 낯을 찌뿌리며 이르기를,
“양소유의 벼슬이 상서에 이르니 이제 조정 사체(事體)를 알겠거늘 그 고집 어찌 이와 같을꼬?”
상이 대답히시되,
“납체는 성례함과 다르오니 친히 효유하옵시면 아니 듣지 못하리라.”
하시고, 이튿날 양소우를 불러들여 이르시기를,
“짐에게 한 누이가 있는데 자태가 비범하여 경이 아니면 배필될 자가 없겠기에 짐이 월왕으로 하여금 뜻을 전하였거늘 경이 납체함을 청탁하더라 하니 경을 생각지 않음이 심하도다. 옛적 인군들은 부마를 간택할 때, 정처(正妻)를 내쫒는 고로 왕헌지(王獻之)는 종신토록 뉘우쳤고, 짐의 뜻인즉 그렇지 아니한데 어찌 예의에 어긋남이 남보다 더하리오? 이제 경이 정씨와 혼인을 물릴지라도 정녀(鄭女)는 갈 곳이 있고, 경은 또한 성례한 일이 없거늘 무슨 윤기(倫紀)를 해침이 있으리오?”
상서는 머리를 조아리고 아뢰되,
“성상께옵서 죄를 주지 않으시고, 도리어 순순히 효유하시어 부자지간같이 이해 주시니 감축하와 다시 아뢸 말씀이 없나이다.
그러하오나 신의 정상은 타인과 다르오니, 신이 하방서생(遐方書生)으로서 서울에 오던 날 의탁할 곳이 없는데, 정사도의 후대를 받았고 그 여자에게 납체 뿐 만이 아니오라 사도와 옹서지분(翁婿之分)을 정하였사옵고 또 이미 남녀가 서로 낯을 보아 완연히 부처의 의가 있사옵니다. 아직 성례치 못하였음은 국가가 다사하와 모친을 데려올 겨를이 없었는데, 이제 다행이 변방이 귀화하고, 변경에 또한 근심이 없사오니 바햐흐로 여가를 얻어 시골집에 돌아가 노모를 데려온 후 택일하여 성례코자 작정하였는데, 뜻밖에 황상께서 명을 내리시니 황공무지하와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신이 만일 죄를 두려워하여 명을 따르오면, 정녀는 죽기로써 다른데로 가지 아니하오리니 이 어찌 한 지어미의 길을 잃으면 왕화에 험이 되지 아니하오리까?”
하니 상이 일시되,
“경의정리는 비록 민망하나, 경은 국가의 주석지신(株石之臣)이요,
동량지재(棟梁之材)라 짐의 뜻에 가합할 분만 아니라, 황태후께서 이미 경의 용모와 덕기를 사모하시어 혼례를 친히 주장하시니 굳이 사양치 못하리라. 그러나 혼인은 인륜대사라, 가히 경솔히 못할 것이니 짐은 잠시 경과 더불어 바둑을 두어 소일 하겠노라.”
하고, 내관에게 명하여 바둑판을 들이게 하고, 군신 사이에 서로 승부를 겨루시다가 날이 저물어서야 물리치니 양상서가 돌아와 보니, 정사도가 만면에 비창한 빛을 뜨고, 눈물을 씻으며 이르기를,
“오늘 황태후께서 조칙을 내리시어 양랑의 예폐를 물리게 하시니, 내 이미 춘운에게 화원 별당에 하였거니와 여아의 신세를 생각하면 우리의 내외 심회가 어떠하겠는고? 나는 겨우 부지하나 노처는 과념한 탓으로 방금 혼몽하여 인사불성이로다.”
하나 상서가 대경실색하며 한동안 생각에 잠기다가 아뢰기를,
“이 일이 불가함을 들어 소서가 상소하여 간하오면 조정에 어찌 공론이 없겠나이까?”
하니 시도가 손을 두드리며 만류하였다.
“양랑이 황명을 거역함이 여러 번인데, 이제 상소하면 어찌 황송치 아니할꼬? 반드시 중한죄책일 있을 터이니 준수함은 못하도다. 일후에도 내 집 화원에서 거처하는 것은 대단히 불안하니 창졸간에 서로 헤어짐은 심히 서운하지만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것이 합당하리로다.”
상서는 이에 대답지 아니하고, 화원에 들어가니, 춘운이 느껴 울다가 예폐를 받들어 드리면서 말하기를,
“전첩이 소저의 명을 받아 상공을 모신 지 오래되어 각별히 은애을 입사와 항상 감격하옵도니 귀신이 시기하고 사람이 투기하여 대사가 그릇되어, 소저의 혼사는 여망이 없사온즉 천첩 또한 상공께 영 이별하고 돌아가 소저를 모시겠나이다. 오호라! 천지신명이여, 너무도 가혹하시나이다.”
하며 느끼어 우는 소리를 차마 들을 수 없기에, 상서가 일러두기를,
“내 바로 상소극간할 것이고 또 여자가 한 번 몸을 남에게 허락하였으면 지아비를 따르는 것이 예법에 맞거늘 춘랑이 어찌하여 나를 배반하려 하느고?”
춘랑이 의연히 이에 해답하되,
“천첩이 비록 불민하오나 삼종의 도리는 아옵고, 또한 사정이 남과 다른 것은 첩이 어릴 적부터 소저와 더불어 자라났고 귀천의 분을 끊어 사생같이 하기로 맹세하였삽기로, 길흉과 영욕을 함께 하여야 되겠기에 이 몸은 소저에게 그림자가 몸을 따르듯 하기 때문에 몸은 이미 갔는데 어찌 그림자만 남아 있사오리까?”
상서가 다시 이르기를,
“네 주인을 위하는 정성은 극진하다 하겠으나 너는 소저와는 다르니라, 소저는 동서남북 뜻대로 갈 수 있지만 너는 소저의 뜻을 쫒아 나를 선기는 것이 여자의 예절에 아무런 거리낌이 없으리라.”
춘운이 다시 대답하되,
“상공의 말씀은 소저와 첩은 마음을 알지 못하시나이다. 소저께서 결심하시기를, 길이 부모님 슬하에 계시다가, 두 분 백년 해로하신 후에 소저는 절간으로 들어가서 머리를 깎고 중이 되어, 부처님께 후생에는 절대로 여자의 몸이 되지 않게 해주시기를 발원하기로 굳게 맹세하였고 천첩도 처신을 그와 같이 할 것이오나, 상고이 만일 춘운을 다시 보시려거든 상고의 예폐가 다시금 소저의 방안으로 들어간 다음에라야 녹의할 터이요, 그렇지 않으오면 오늘이 곧 생리사별이라 후세에 상공의 집 개와 말이 되어서 주인을 위하는 정서을 본받으려 하오니 부디 옥체를 보중하옵소서.”
하고는, 돌아앉아서 느껴 울기를 반나절이나 하다가, 몸을 일으켜 뜰에 내려가 재배하고 내당으로 들어가더라.
첫댓글
예를 갖추어 정성으로
폐백음식을 차려놓고
를 하던 풍습대로 절을
물린 대추를 서로 냠냠
리릴리 손뼉치며 웃는
다정한 친인척들이 모인
기쁜 날 결혼식 날 이다
예전과 다르게 세상이 어지럽네요.
폐이런하구 쓸데없는 전쟁은 종식되야합니다
를 사람들의 마음들도 급해지는지
물리적인 충돌이 비일비재 하네요
리얼한 현실세계 미소 캠페인이 필요해요
다함께 상생하는 그런세상은 언제오려나
프란치스코님
안녕하세요
화사하고 고운날
기온이 다시 겨울이 온듯
싸 하네요 감기 조심 하시고
축복과 은총이 가득한
평화로운 날 되시길 빕니다.
화요일아침입니다.
하루하루가 은혜요,축복입니다.
깨어나 아침을 볼 수 있는 것도
축복이요.
이튼님과 이렇게 대화할 수 있는 것도
축복입니다.
오늘이 있어 내게 감사함을 알게하고
내일이 있어 희망을 바라보게 됩니다.
오늘 하루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다보면 미소가 저절로 지어지고
행복 또한 우리의 것이 됩니다.
안녕하세요
4월의 끝자락을 달리는 인생열차는 어느덧
싱그런 오월의 가정의 달을 향해 달려갑니다.
빨리도 말고 천천히 가세요.
서두르지 말고, 아름다운 세상을 구경하며 즐기는 행복한 여행길이
되기를 바랍니다.
프란치스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