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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화되는 제주, 우려스럽다
김정식
중국은 2017년 3월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여행사를 통한 중국인의 대한민국 단체관광을 금지했다. 지난해 8월 중국이 해당 조치를 철회하고 단체관광을 전면 허용한 후 1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어떤 영향을 받고 있을까.
얼마 전 ‘차이나타운 같은 제주… 간판·음식·직원도 중국인 맞춰야 장사 돼’라는 기사를 접했다. 제주도는 오래전부터 우리 국민이 사랑하는 대표적인 관광지였지만, 바가지 해산물·비계 삼겹살 등 각종 논란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점차 외면받는 곳이 됐다. 역대급 엔저 현상까지 겹치며 ‘제주도 가느니 일본을 간다’는 말이 돌 정도였다.
반면 제주도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 6월까지 68만8095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766.5%가 늘었다. 이런 추세로는 2019년 관광객 수(107만9133명)도 넘을 전망이다. 베이징과 상하이 등 중국 대도시와 가까운 제주도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중국인들이 비자 없이 들어올 수 있는 곳이다. 게다가 보통 내륙에 사는 중국인들이 많기에 바다로 둘러싸인 제주도는 매력적인 여행지로 꼽힌다.
그러다보니 최근 전통시장부터 골목 상점, 택시에 이르기까지 제주도 곳곳에서 중국어가 일상처럼 들려오고, 중국인 관광객을 위한 시설과 서비스가 급증하는 추세다. 이렇게 내국인이 외면하게 된 제주도를 중국인들이 채우며, 마치 차이나타운 같다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다. 관광객 상당수가 중국인이라는 이유로 이러한 구조가 강화되는 것은 대단히 우려스러운 일이다.
우선 지속 가능성 여부조차 의문이 든다. 미·중 갈등, 대만·중국 분쟁 등 주변 국가와 화합하기 어려운 중국이기에, ‘제2의 사드 보복’과 같은 일이 발생하지 말란 법도 없다. 현 상황에 중국인 관광객이 제주도를 빠져나간다면, 섬 전체가 공동화 현상을 겪으며 경제적으로도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중국인 관광객 증가와 함께 범죄율 상승도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외국인 범죄 중 중국인이 연루된 사건이 60%를 차지했으며, 특히 강도 사건 증가가 눈에 띄었다고 한다. 범죄보다 더 큰 악영향을 끼치는 것은 중국인들의 행동일 것이다. 최근에도 제주도 길거리에서 대변을 보는 중국 아동과 그를 방치하는 부모의 영상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러한 이슈는 내국인과 다른 국적 외국인의 발길을 끊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제주도뿐만 아니라, 한국의 관광 산업은 단일 국가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다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글로벌 팬데믹과 외교적 갈등에도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관광 산업을 구축해 더욱 매력적인 국가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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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식 터닝포인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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