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먹어야 보이는 것들 / 내가 도와줄게

[망실봉]

  천천히 먹어야 보이는 것들

 
  온갖 생명이 피어나는 초봄, 세계적인 불교 지도자 틱낫한 스님이 만든 수행 공동체에서 새로운 명상법을 배웠다. 일명 '식사 명상'.
 
  나를 비롯해 많은 이에게 익숙한 명상은 다음과 같을 것이다. 방석에 앉아 허리를 꼿꼿이 펴고,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수많은 잡생각에 놀라는 동시에 그것을 어찌어찌 물리치며 들숨과 날숨을 반복하는 행위.
 
  그러나 식사 명상은 조금 다르다. 이보다 더 즐겁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간단히 말하면 식사 명상은 먹으면서 명상을 하는 것이다. 보다 자세하게 말하면 먹는 행위 자체가 명상이 되는 것이다.
 
  들깨미역국과 나물비빔밥을 먹는다고 상상해 보자. 평소 이 음식을 먹으며 드는 생각은 '고소하다' '따뜻하다' '맛있다' 등이 전부일 것이다. 하지만 식사 명상을 하면 그 감상이 적어도 열 가지, 많으면 스무 가지로 늘어난다.
 
  그 비밀은 음식을 천천히, 정성을 다해 먹는 데 있다. 식사 명상을 시도하고자 하는 사람을 위해 수행 공동체에서 배운 방법을 자세히 공유하려고 한다.
 
  평소 엄두가 나지 않지만, 일상 속에서 간단하게 명상을 해 보고 싶다면 속는 셈 치고 한번 시도해 보기를.
 
  식사 명상의 첫 단계는 음식을 뜰 때 입안에 무엇을 넣으려고 하는지 눈으로 쓱 보는 것이다. 만약 미역국을 먹는다면 숟가락에는 미역이 가득 담겼을 수도, 국물만 있을 수도 있다. 비빔밥을 먹는다면 밥만 조금 떴을 수도. 다양한 나물이 고추장과 잘 섞여 있을 수도 있다.
 
  이렇게 눈으로 보고 나서 음식을 입안에 넣는다. 이때 손에 들고 있던 수저를 식탁에 내려놓고 음식을 다 씹어 삼킬 때까지 다시 들지 않는 게 중요하다. 지금 먹고 있는 것에만 집중하기 위해서다.
 
  그러기 위해선 이제까지 음식을 먹던 방법은 잊어야 한다. 먹으면서 말하거나 휴대폰을 보는 등의 행위 말이다.
 
  맛을 음미하면서 눈을 감을 필요는 없다. 중요한 건 입안의 음식을 제대로 씹으며 천천히 맛보는 것이다. 이때 '미역 줄기와 잎은 씹을 때 식감이 전혀 다르네.' 같은 생각을 하거나, 비빔밥에 들어간 나물의 달고 쓰고 향긋하고 아삭한 식감과 맛을 하나하나 느끼는 경험을 할 수도 있다. 한 입이 마치 한 끼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
 
  이제 두 번째 입을 먹을 차례다. 고추장과 참기름이 유독 잘 버무려진 밥알과 달걀프라이 중에서도 큰 조각이 들어간 부분을 한 술 크게 뜬다. 이제 먹는 게 신이 나기 시작한다. 나도 모르게 슬며시 미소가 지어질 때도 있다.
 
  세입. 네 입… 그리고 마지막 한 입까지 시간을 들여 천천히 먹고 나면 호흡이 깊어져 있다. 그저 느리게 먹었을 뿐인데 내 몸은 어느새 명상을 하고 있다.
 
  틱낫한 스님이 이 모습을 본다면 아마도 잔잔한 미소를 띤 얼굴로 말할 것이다.
 
  "바쁠수록 천천히 드세요."

  이지은 | 예술가 
 
 
  내가 도와줄게

《빨간 머리 앤》(영어: Anne of Green Gables)은 캐나다의 여성작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1908년작 소설이다. 원제는 《그린게이블스의 앤》(문화어: 푸른 집의 앤)이다. 한국에서는 《빨간 머리 앤》, 《붉은 머리 앤》 등으로 번역했다.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소설 《빨간 머리 앤》은 고아원 출신의 소녀 앤 셜리가 나이 든 남매가 사는 초록 지붕 집으로 오면서 시작된다.
 
  매슈와 마릴라는 농사일을 도와줄 남자아이를 입양하려고 했지만, 도중에 일이 꼬이는 바람에 앤이 오게 된다. 기차역으로 마중을 나간 매슈는 여자아이를 보고 일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지만, 그곳에 아이를 혼자 둘 수 없어 일단 집으로 데려온다.
 
  그날 밤, 매슈는 앤을 고아원으로 다시 보내자는 마릴라의 말에, 앤이 초록 지붕 집에 살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우물쭈물하긴 했지만 평소 자신의 생각을 잘 드러내지 않던 매슈로서는 대단한 용기를 낸 것이리라. 하지만 마릴라는 단호했다.
 
  "저 아이가 우리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어요?"
 
  마릴라의 말은 현실적으로 옳았다. 애당초 매슈의 농사일을 도와줄 남자아이가 필요했던 거니까. 그런데 매슈는 한결 차분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저 아이에게 도움이 될지도 모르잖아."
 
  남을 돕는 일은 누구보다도 나 자신을 위하는 행위이다. 그다음이 상대방이다. 내가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스스로에게 가장 먼저 보여주니까. 게다가 왠지 모를 뿌듯함과 존재감도 느낄 수 있다. 앤이 마릴라와 매슈의 도움으로 더없이 행복하게 산 것은 맞지만, 그에 못지않게 두 남매도 타인을 돌보고 사랑하며 가슴 벅찬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김유진,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피카

  You Are The Reason - Calum Scott | Piano Cover + Sheet Music

[망실봉]

[사랑천사]

[망실봉]

감사합니다
사랑천사 님 !
보람과 즐거움 가득
행복한 나날들보내세요
~^^

[동트는아침]

좋은글 감사 합니다

[망실봉]

반갑습니다
동트는아침 님 !
다녀가신 고운 걸음
감사합니다 ~
기온차 큰 변절기
감기 유의하시고
늘 건강하세요
~^^

[바다고동]

고마운 글 잘 읽으면서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해봤습니다.
고맙습니다...망실봉님!
회원들을 위해서 매일 이렇게 좋은 글들을 올리는 것도 정성입니다.
박수를 보냅니다.
대단하십니다.

내일이 벌써 주말 휴일입니다.
이렇게 가다가 보면,
멀리서 달려온 단풍을 맞이했던 가을은
서서히 말라가며 흩어지고
그리고 먼 산에는 흰 눈이 내리겠죠.
짧은 가을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늘 고마운 마음입니다.

[망실봉]

반갑습니다
바다고동 님 !
고우신 글로 격려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
소중한 하루
축복받은 하루
나누는 감사의 마음으로
평안하고 즐건
주말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