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자원공사 분리하여 권역별 물기업 조성
물산업진흥 기본계획 1차 계획보다 퇴보
불투명한 재정계획 어떻게 물산업 진흥하나
제2차 물관리기술 발전 및 물산업 진흥 기본계획(안) 수립을 위한 공청회는 물산업관계자들을 또 한번 실망시키는 공청회로 마감됐다.
지난 19년 1차 물산업진흥기본계획 수립이후 3년만에 열린 2차 물산업진흥 공청회(23.11.15일)는 맥빠진 공청회로 희망과 기대보다는 물산업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자괴감이 엄습한 자리였다는 것이 참석자들의 중론이다.
물산업진흥은 획기적이고 새로운 기술의 등장이 아니라 기존 기술에 대한 시장조사를 통해 경쟁력있는 기술들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시장확산이 중요하며 이를 수출전선까지 배달시키는 도우미역할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의견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물산업이 발전되려면 내수시장을 활성화 시켜야 하는데 오히려 환경부가 발목을 잡고 있으며 수자원공사는 물시장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환경부는 미래설계에 대한 안정적이고 예측가능한 지속적인 정책을 펼치기 보다 시류에 따라 사업이 중단되거나 예산을 삭감하는등 매우 불안전한 정책으로 기업들이 제품개발이나 시장확산을 위한 대응을 하지 못하게 만들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댐을 거점으로 모든 사업의 발주부터 공사,관리까지 전권을 지니고 있고 중소 기술기업들을 활용하여 수공의 사회적 역할을 홍보성으로 과시하는 경향이 높다. 수공은 독점적 지위를 통해 손쉽게 수익을 창출하고 있으며 부가세도 내지 않고 있다.
수공은 8년 전부터 상생협력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4기 위원회(20명)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지난 7월에는 ‘Inno-Wave 추진단’을 발족하여 △물관리사업, △미래성장사업, △스마트·기후테크, △조직혁신 등 4개 분과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물 시장 진출의 교두보와 녹색산업 육성 수출지원에 대한 지속적이고 연속적인 실증적 결과에 대해서는 건전한 자료도 공개되지 않고 있으며 사실상 대외적으로 큰 변화를 주지 못하고 있다.
특히 성과공유를 통한 성공한 기술개발제품에 대해 시장확산을 위한 수공자체 구매에서도 벽이 두터워 구매와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최근에는 구매조건부를 통한 기술개발을 시도하고 있지만 과연 성과공유한 기술들의 구매확산이 될지는 미지수이다.
그동안 수공이 실행하는 각종 사업이 홍보성으로 마감하는등 현실적 문제가 지속되면서 수자원공사도 한국전력처럼 8개 기업(남동발전,중부발전,서부발전,남부발전,동서발전,수력원자력,전력기술)으로 운영하듯이 권역별로 분구하여 선의적 경쟁체계로 분리운영하는 제도개선부터 해야 한다는 학계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수자원공사의 조직 분리는 10여년 전 물산업 육성방향에서도 지적된바 있다.
영국,독일,이탈리아등 세계 물시장에서는 1개 공사 독점보다는 광위의 지역별로 민간기업에게도 운영권을 주면서 민간사업을 육성시키고 있다,
그 대표적인 기업이 베올리아(프),수에즈(프),테임즈워터(영),AOEA(이탈리아),상하이(중국),어메리칸워터(미국)등이 자국내 물산업운영 뿐 아니라 세계시장에 진출하고 한국에도 진출하고 있다.
베올리아의 해외사업비중은 82%, 수에즈는 90%, 스페인의 FCC는 54%,이탈리아의 ACEA스파도 46%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국가가 키운 한국의 수자원공사는 50년 역사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해외사업비중이 0.5%도 되지 않고 있으며 조지아 넨스크라등 11개 지역에 투자한 손실규모만 3,277억원(2023년 현재)에 달하고 있다.
세계 물산업 5대 강국으로는 미국,일본,프랑스,독일,영국을 꼽고 있으며 한국은 12위에 머물고 있지만 물산업 수출경쟁력에서는 아직도 걸음마 단계에 머물고 있다.
1차 물산업진흥기본계획 연구에서는 물산업육성정책의 실패 원인으로 불확실한 비전,내수시장 확대미흡, 민간 물기업 육성 실패, 과도한 공기업 주도,과다한 수출목표,분절된 해외진출 지원,비효율적인 R&D정책과 물관리 일원화(분산된 물관리)를 꼽았다.
그러나 2차 물산업진흥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서 변화된 모습은 물관리일원화만 변화되었을 뿐 1차시기의 실패원인분석과 별 차이가 없고 오히려 후퇴했다는 지적은 환경부를 비롯한 물관련 학회,기관등이 뼈아픈 반성과 혁신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지적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 물산업지원팀 남가영대리는 1차 기본계획 수립시에는 지자체와 협의하기도 했는데 2차 계획에서는 전혀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었다.
환경부 문제원과장은 “물산업육성을 위해 기본계획을 잘 수립하는 것이 우선인가, 기업들을 잘 살펴야 하는 것이 우선인가, 확고한 재정투입이 우선인가, 인증제도의 강화가 우선인가 여러 가지를 고민했다. 본인으로서는 시장확산을 위해서는 인증제도의 개선이 가장 시급하다고 판단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박기영교수는 참여한 토론자중에서 가장 강력하게 현실적인 개선방향을 지적했는데 “ 이번 2차 계획은 핵심적인 포인트가 없다, 물산업진흥을 위해 재정기획은 어떻게 마련하고 운영할 것인지도 없다. 현재의 물산업 관련 사업들이 지속적으로 사업할 수 있는지 아니면 조기에 막을 내리고 새로운 시도를 할것인지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2차기본계획에 제시된, 초순수 플랫폼 구축, 그린수소 산업,수열산업활성화등의 사업은 민간기업들이 국제환경에 대비하여 펼쳐야 하는 사업이다.(수전해장치산업은 테크로스가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박교수는 이어서“국가는 공익을 위한 공공시설에 대한 물산업분야를 육성발전시켜야 한다, 그동안의 물관련 사업에서 파생된 다양한 기술과 핵심 제품을 엄밀하게 분석하여 경쟁력 있는 기술과 제품을 육성발전시키는 것이 우선순위이다. 현재의 물산업 운영에 대해서 총괄하고 있는 환경부의 사업능력은 사실상 없다”라고 뼈아픈 현실을 지적했다.
아울러 “R&D 분야에서는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독점하고 있는 것은 위험 요소가 크며 수처리 기술의 표준화는 오히려 기술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원인이 된다. 기술수준평가를 단순하게 %로 환산하는 것은 매우 불합리하며 과연 %로 산정하는 근거가 무엇인지 곰곰이 따져봐야 한다.라는 건강한 비판도 나왔다.
이석헌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현실에서 이제 현재 60세가 넘은 전문인력들은 최소한 70세까지 사업에 종사해야 하며 지금의 젊은 세대도 마찬가지로 고령사회에서 활동해야 한다, 일본은 이미 15년전부터 고령화 사회를 염두에 두고 기술전수를 위해 초보자도 알기쉽게 매뉴얼을 보급하는 등 기술이관을 위한 다양한 국가정책을 수립하여 시행하고 있다, 기술혁신을 위해 인재육성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결국 그것은 지도자(선생,교수)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정책은 결국 그 역할이 제대로 수행되지 못한다, 각종 물산업진흥에 관한 세미나 공청회,전문가회의에는 학계보다 기업의 오랜 경륜을 지닌 시니어그룹이 등장해야 한다. 해외에서는 학계보다 유능하고 경륜많은 기업의 시니어그룹이 주요 정책간담회나 자문회의에 참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 19년 1차 물산업진흥 기본계획 수립시 정책우선순위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는 물기술 혁신과 R&D지원 67.3%, 시장확대와 해외진출 지원 활성화 61.4%, 전문인력 양성과 일자리 창출지원 45.5%,물클러스터 및 물기술인증원 활성화 14.9%, 우수제품 우대제도 및 혁신 물기업 지원이 10.9%로 나왔다.
이번 공청회에는 기본계획 설명은 삼일회계법인, 지정토론에서는 김건하(한남대교수,대한상하수도학회장)교수의 진행으로 문제원(환경부 물산업협력과장),박기영(건국대교수,한국물환경학회 부회장), 이석헌(한국과학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 정호영(삼진정밀대표),서성수 (한국유체기술대표)가 참여했다.
참석자로는 수자원공사 물산업혁신처의 창업혁신부,물산업기술부,테스트베드운영부등이 참석했으며 한국환경공단 물산업클러스터,경기도,대구시,테크로스,자인테크,대덕벤처파트너스,상하수도협회등 60여명 남짓 극히 소규모로 열렸다.
(환경경영신문www.ionestop.kr 조철재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