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는 중학교 3학년 때이다.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서 토론하고 탐구하는 활동을 했었는데 그 당시에 읽었었던 책이 바로 ‘검은 태양’이라는 책이다. 그때는 단지 이 책을 읽으면서 일제강점기 시대 때, 일본이 우리나라에 저지른 만행과 일본군 ‘위안부’분들이 겪었었던 아픔의 시간들에 대해 글로 접해보고 그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하는 게 다였다. 고등학교 입학 후, 동아리 활동으로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이라는 곳을 다녀왔다. 그곳은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들이 겪었던 역사를 기억하고 교육하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활동하는 공간이다. 그곳을 다녀온 후 중학교 때 읽었던 이 책이 생각이 났다. 그곳을 다녀온 후와 다녀오기 전에 나의 생각에 변화가 생겼을 것이라고 생각되어 이 책을 다시 한 번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 암흑 같은 시간을 보내야만 했던 15살 소녀 은주와 같은 시기에 731부대에서 일하며 괴로워하던 의사 미오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꾸려나간다. 은주는 일본으로 강제로 끌려가 입에 담지 못할 고통을 겪으며 지내고 있던 도중, 미오를 만나 위로도 받고, 이야기를 나누며 당시 일본에서 일어나고 있던 무기 실험, 세균전 실험, 생체 실험에 대해 알게 된다. 더 충격적인 것은 그 대상이 바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이었다. 은주는 미오의 도움으로 731부대에서 탈출하게 되고, 탈출 후 한 마을로 가 보살핌을 받다가 광복이 된 후에 한국으로 오게 된다. 하지만 한국에는 어린 소녀인 은주를 기다리는 사람은 없었고, 은주의 집도 허허벌판이 되었다. 이렇게 이 책은 열린 결말로 마무리가 된다.
책을 읽는 내내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화가 났다. 소녀들이 빼앗긴 날들에 대해 하루빨리 사과하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문제를 외면하고 잊으려고 한다. 하지만 이 사실을 잊지 않고 우리가 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지 생각해야 한다. 그 시절이 왜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하는지, 그 작은 소녀상을 왜 지켜내야 하는지 다시 한 번 일깨워 주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현재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나, 더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사실 나도 중학교 때는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 많은 지식이 없었기에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 알게 되는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이라는 곳을 다녀오고 배움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하여 더 알고 싶은 마음에 다시 한 번 이 책을 읽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읽는 내내 당시에 그 상황에 대해 더 현실적으로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사실 이 책은 우리나라의 역사의 관심이 있다면 모든 사람들이 읽어야 되는 책들 중 하나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한다.
첫댓글 [화해 치유 재단] 해산한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