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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방송에 1990년 대 `입영열차 안에서`, `사랑일 뿐야` 등을 발표하며 하이틴 스타로 급부상했던 가수 김민우씨가 나왔다. 2009년 결혼한 6세 연하의 부인이 지난 여름 희귀난치성 질환의 일종인 혈구탐식성 림프조직구증으로 세상을 떠난 아내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죽기 전까지 의료 지원하느라 20여개에 매달려 있던 줄을 잊을 수 없다며, 아픈 마음을 전했다. 어느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게 미래이다. 장담할 수 있는 건 현재를 사는 일이다. 하지만 우린 현재를 급급하게 살아간다. 그러다보니 우리의 미래를 대비하지 못해 긴급한 상황에선 가족이 선택할 수밖에 없다.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건 삶과 죽음이다. 헌데 죽음의 과정이 될 수 있는 부분을 스스로 미리 결정해 놓는 것이 `사전연명의료의향서`이다. 누군가 미리 떠나보낸다는 건 하늘이 무너지는 아픔을 겪는 일이다. 누구도 떠올리고 싶지 않은, 아니 겪고 싶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헌데 미리 준비하지 않는 긴급 상황이 일어났을 땐 가족이 온전히 책임을 져야 한다. 결과가 좋아 건강하게 완쾌 했을 땐 힘들었던 만큼 기쁠 것이다. 하지만 떠나보내는 일이 생겼을 땐, 모든 상실의 아픔은 남겨진 사람 몫이다. 그 상실의 아픔 속엔, 연명치료를 찬성이나 반대하건 어느 것 하나 마음 편치가 않다. 유족들이 갖게 될 죄책감은 상실의 아픔에 덧대어져 큰 고통을 안겨주게 된다. 자신의 죽음의 과정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그 권리를 누리기 위해서도 우리는 미리 준비해야 한다. 또한 가족들에게 죄책감이란 짐을 덜어주는 것만큼 큰 유산이 없지 않을까 싶다. `품위 있게 늙어, 품위 있게 죽는 것은 모든 인간의 바램이다` 일본 작가 미야우치 히로이치는 (아름다운 노후, 자신 있는 성)이란 책에서 `잘 사는 것이 잘 죽는 것이요. 잘 죽는 것이 잘 사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잘 살고 잘 죽는 전형은 없다. 그저 서툴러도 따스한 마음 잃지 않고 세상을 산다면, 후회 없는 삶이 되지 않을까. 살아있음에 감사함이고 같이 있어 감사함이 있는 삶 뒤엔, 남은 사람들의 상실 또한 감사함으로 이겨낼 힘을 주고 가리라 믿는다. 거기엔 품위 있는 죽음이 동반 되어야 한다. 편안한 죽음은 남은 자들의 고통 또한 덜어주는데 가장 큰 조건 중 하나일 것이다. 연명의료 중단이 합법화된 후 처음으로 연명치료를 하지 않고 임종한 환자가 나왔다. 지난해 2월 연명의료결정법은 국회를 통과해 공포됐다. 호스피스는 .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 (연명의료결정법)을 제정한 이후 법적 절차에 따른 존엄사를 선택한 첫 사례이다.
21일 보건복지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연명의료 결정 시범사업 의료기 10개 기관 중 한 곳에 입원한 한 암 환자가 최근 병세 악화돼 자연사로 임종을 맞은 것이다. 연명의료계획서는 의사가 환자의 뜻을 받들어 연명의료를 시행하지 않겠다는 뜻을 담은 문서다. 의사가 환자를 설득해 작성을 요청할 수도, 반대로 환자가 의사에게 요청할 수도 있다. 첫 사례자는 환자가 요청한 것이다. 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하면 환자가 임종 과정에 접어들 때 연명의료 행위를 시행하지 않고 편안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 환자가 연명의료계획서에 서명했고 의료진이 최종적으로 서명해 국생원(국가생명윤리위원회)에 제출했다. 국생원은 정부의 위임을 받은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이다. 이 환자가 임종 과정에 접어들 때 계획서에 따라 의료진은 연명의료 행위를 시행하지 않게 되고 환자는 편안한 임종을 맞게 된다.
임종 과정이란 회생 가능성이 없고, 치료에도 불구하고 회복되지 아니하며, 급속도로 증상이 악화돼 사망에 임박한 상태를 말한다. 담당의사와 해당 분야 전문의 1명이 임종 과정이라고 판단한다. 연명의료 중단이란 임종 단계에 진입한 환자가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혈액투석, 항암제 투여 등 네 가지 행위를 하지 않는 걸 말한다. `무의미한 연명치료`가 무엇이며 왜 이런 의료치료를 거부해야하는가도 알아야한다. 사전연명의향서는 주로 건강할 때 작성한다. 이 조치를 거절하더라도 고통을 줄이는 `완화치료`는 가능하다. 자신의 임종을 병원에 맡겨두는 일도 안타깝지만, 자식에게 결정하라고 부담을 주는 일도 있어서는 안 된다. 우리의 선택지는, 건강할 때 건강을 잘 지켜가며 품위 있게 살고, 품위 있게 나이 들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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