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책인 '시절인연' 최종 원고가 인쇄소로 넘어 갔다고 연락이 온다. 당초 작년 이맘때 나올 책이나 출판사 사정이 녹녹치 않아
출판협동조합을 만들고서야 출판된다고 하니 출판사 사장인 고교동기 친구한테 미안한 마음만 든다.
애시당초 책으로 낼 생각이 전무하였던 개인 일상사 개발괴발 쓴 글인데 또한 내밀하지는 않지만 개인 사생활적 이바구인데 한편으로는 책이 안나오기에 이제 되었다 싶었으나 아니올시다로 다시 업장 하나가 세상에 나올 것이다.
이번책 중간에 이오일이 쓴글을 실어 놓았다. 이친구 글을 처음 보았을 때 나는 생각했디. 내글은 글이 아니다로...
헌데 이오일 글이 세상에 빛을 발하지 못하니; 내 책속에 한꼭지 실어 내기로 하였다.
혹 눈 밝은 자가 알아 보고 이오릴글이 책으로 엮어 나올지 누가 알겠는가.
아래는 책에 실린 이오일 글이다.
16년 전 얼굴이 동글납작하고 말수가 적은 떠거머리 총각을 무슨 모임에서 만났는데 게시판에 글 한땀씩 쓰는 모양새가 예사롭지 않았다. 오늘 근 1년 만에 행님하면서 전화가 온다.
나도 갱상도인데 이넘 사투리는 나도 알아듣기 힘들다. 이제 50이 된 친구인데 녹내장으로 앞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전언에 마음이 하잖다. 글 하나 만큼은 넘볼 수없는 있는 그대로의 글이다. 아래 한편 동생 이오일의 글을 옮겨본다.
남문시장 선산상회 - 이 오일-
내가 그 때는 봉덕동 현대반점에서 짜장면
배달 하던땐데 은심당 이라고 시계고치고 반지팔던 집 아재는
내만보머 바우야 바우야 하고 불렀다.
내가 열됫살 묵언나 그 시절인데 아침에 일나가
고산골 만디까지 운동이랍시고 한바쿠 돌고 내려오만
십칠번 버스에는 등교하는 효대 누부야들이 전부 고만고만한 교복치마에 스타킹을 신고 내렸다.
현대반점에서 보면 얼굴은 하나도 안보이고 버스 밑으로 까만삐딱구두하고 살색나는 스타킹만 바지란히 움직이는기 보였다.
우야다가 짜장면 묵으러 오는 누부야들은 내보고 바우야 바우야 안카고 총각요 총각요 그랬다.
글고보머 사람이 배아야되는기라. 말 한마디라도 뽄새있게 할라카머 돈들이 배아야 하는기라.. 카던 이전 어른들 말이 맞다.
대성유아원 담벼락에 구루마 세아놓고 해바라기 하던 이삿짐 나르는 어른들캉 너나들이 하던 목욕탕 미린다 자지큰 칠곤이는
밤이면 밤마다 왼짝가슴에 봉우리 장미 하나 수놓은 하얀 와이샤츄입고 그 시절 별스럽게 파마한 긴머리로 춤추는데 찾아다녔다.
작은 키 감출요량으로 맞춘 굽이 세치나 되는 구두를 신고서.
내는 칠십일곱번째 아가씨네 삼백육십오 꼬바기 스물넷이 꽝이네 하는 내 알지 못하던 영화선전표지가 군데 군데 붙어있던 동네.
아코디언을 연주하던 영감이 주인으로 있는 궁정술집의 미스정 미스김 미스리 들은 그렇게도 짬뽕값 안주고 날로 애를 믹이드마는 모두들.....
현대목욕탕 보이라 기사 정씨하고 연탄집 맏상주 하고 둘이가 그시절 봉덕동 대표로 삼청교육대를 댕기왔는데. 정씨는 봉덕동이 객지니까 교육잘 받고 집에갔는지 우짠지 모르고 연탄집 맏상주가 한 달포나 걸리가 오디마는 저거엄마 끌어안고 잘못했다고 울고불고 난리를 치디마는 지 버릇 개못준다고 술마처묵으머 동네방네 고함치고 돌아댕기고 그 지랄을 했다.
특히나 정화위원 대문앞에 토사물을 쫙쫙 쏟음서...
통일주체 뭐시긴가 대의원에 뽑힌 실경씨가 하는 건재상에는 내 어릴적 살던동네 용바우 같은 내보다 너됫 더 먹은 총각이 년전에 내가 끌던 리어카에 연탄대신 모레를 싣고 소같이 끌고댕깄다.
저기 바보지 싶어 말시키보다 한 가치 권하는 담배, 바보같은눔 한티 지기싫어 받아서 콜록이며 피운담배를 처음으로 중동교 언저리 동백장이란 여관 옥상에나 가나다 맨션 옥상에 철가방 옆에놓고 쪼글씨고 앉아가 피우던 거북선이 지금은 레죵이됐다.
오일아 가서 꼬치까리 좀 사온나 카머 나는 자전가 타고 봉덕시장 지내가 쇼많이 하던 남도극장 지내고 껌디 힌디 보이는 켐프헨리 지내고, 이천동 어디에 있는 오작교 술집이있는 다리위에 전피놓고 떠드는 뱀장수 구경한다꼬 점심시간이 대도록 앉아가 구경하다가 관우장군 창 같은 흔이 덩어리에 벡히도록 연탄찌께로 맞기도 마이했다. 정신 퍼뜩 차리보머 점심시간 이 다대가는데 아이고 클났다카고 자전거 타고 수도산 지내가 명덕로터리 지내고 남문시장 선산상회에 숨 할딱거리고 드가머 그 아재매가 니와 인자 오노? 카고 물었다. 너거 집에서 니 심바람 보낸지가 언젠데 인자오노..카미 불쌍하다는 데끼 나를 보고그랬다. 그 아지매가 이전에 야구하다가 삐떡하머 연속으로 홈런 맞고 운동장서 남이 보기나 말기나 눈물 질질짜던 그사람 어메다. 그 냥반은 우찌된기 학생때 그버릇 못없애고 프로야구 할때도 삐떡하머 연속으로 홈런맞고 질질 짜다가 쫒기나고 그랬는데 어디서 뭐하는지 몰라도 암해 야구밥먹고 있을거같다.
홀에씰거 두근하고 짬뽕고치까리 두근하고 퍼뜩주소 이카머 여 다 해났다. 이카미 고치가루를 내한테 줬는데 방금 빻은 따땃한고치가리를 받아들고 자전거타고 오가던 길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선산상회 아지매 인저 우째됬는지 모리겠다.
아들내미 잘하나 못하나 이름난 선수로 맹글어 놨시이 말년이 맵던 꼬치가리 장사할때 보다야 편하겠제.
내가 이리 욕먹어가미 숨할딱 거리 가미 봉덕동사거리서 남문시장꺼정 먼길 자진구 타고가서 빻아온 고추가리를 삼일직물 김과장은 짜장면 배달갈때마다. 어거 망개가루제? 톱밥에 물들인기제? 카민서 사람 허페디비는 소리만 히떡히떡 하고 그랬다. 나쁜눔 이기 벌씨로 말하기 좋아하는눔 표현대로라면 사반세기 전이야기다.
설이라꼬 춥어가 수도도 얼어삐고 식당도 다 문처닫아삐고 생수한빙 사다가 라민하나 삶아묵고 이래 할일없이 이전 생각나가 한번 주끼봤다. 어이구 추버라.
첫댓글 그러쵸?!
이오일 아재 글에 뻑이 갑니당!
물론 싸부님 글은 옷깃을 여며야 하지요.
이 책을 어디所 만나나여?
출간되면 한권 챙겨 드리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