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교사 안은영> 정세랑 작가, 민음사
정세랑 작가의 소설은 편하게 잘 읽힌다.
과하지 않게 발랄한 문체와 상상력이 즐겁다.
이미 드라마로 제작된 소설은 물론 드라마에 비해 에피소드가 흩어진 느낌이다.
드라마화하는 과정에서 긴장감과 통일성을 부여하기 위해
일광소독과 행복한 미래의 집단을 대립구도를 설정하고
그리고 몇년에 걸친 이야기가 아니라 한 해의 시즌으로 조정하였다.
정세랑 소설의 공간은 서울이라는 도시지만 상상력의 배경은 토속적이다.
무속과 만화가 짬뽕이 되어 믿거나 말거나 밀고간다.
독자들은 작가의 장난스러움이 부담스럽지 않다.
충분히 즐겁고 찡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 나오는 역사교과서 채택을 둘러싼 극우의 노력 같은
창작 당시의 사건을 다룬 부분들도 재밌다.
그만큼 충동적이고 그만큼 유연하다.
세상에나 젤리라니 에로에로 젤리, 에로에로 파워라니...
남녀의 사랑을 이렇게 유머러스하게 바꿔치기해서 놀아먹다니....
꿍꿍이를 묻지 않겠다.
결국 나는 이 소설을 젤리소설이라고 부르고 싶다.
= 차례 =
사랑해 젤리피시 7
토요일의 데이트메이트 41
럭키, 혼란 55
원어민 교사 메켄지 89
오리 선생 한아름 127
레이디버그 레이디 143
가로등 아래 김강선 175
전학생 옴 195
온건 교사 박대흥 219
돌풍 속에 우리 둘이 안고 있었지 235
작가의 말 2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