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은 네덜란드의 의학교수인 실비우스(Sylvious)박사가 19세기 후반기에 열대성병의 치료제 및 예방약으로 개발하였다는 설과 네덜란드의 '브리마우스'교단의 한 승려의 손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전해진 설, 그리고 또한 모래(Comte de Morret)백작이 발명했다는 설 등이 있다.
이 진은 대맥을 비롯한 여러 가지 곡물을 이용하여 양조하고 이양조주를 3회 증류를 거듭하여 순도 높은 중성주정(Neutral Grain Spirits)을 만들어 이것을 다시 두송자(Juniper Berry)로부터 향미를 내게 한 무색주이다.
무색이란 중요한 요소로서 유리제탱크를 사용하며 거의 에이징(Aging)을 않고 시판되기 때문에 생산원가가 적게 든다. 따라서 시판가격도 저렴하여 모든 칵테일의 기본으로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진이 칵테일의 기본 술로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은 과거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다. 그것은 진이 색이 없다는 것과, 다른 술과 맛의 조화가 잘 된다는 이유 때문이다.
알코올 도수는 45% 전후의 것이 많으며 종류로서는 드라이 진(Dry Gin), 런던 드라이 진(London Dry Gin), 골든 진(Golden Gin), 홀렌드 진(Holland Gin), 올드 탐 진(Old Tom Gin), 플레이버리드 진(Flavored Gin), 슬로우 진(Sloe Gin), 아메리카 진(America Gin)등이 있다.
여하간 초기의 진은 술이라기 보다는 강장, 건위, 소독을 위한 약용으로 만들어졌다. 이것이 애주가의 호평을 얻어 얼마 안가서부터는 단지 술로서 음용(飮用)되게 되었다. 그리고 17세기 말엽 무렵에는 런던에서도 만들어지게 되자, 영국사람들은 주니에브를 짧게 줄여서 진이라 부르게 되었다.
19세기가 되자 영국에서 연속식 증류기가 개발되고 런던의 진은 그것을 사용하여 독자적인 타입을 확립하게 된다. 이에 대하여 네덜란드의 진은 전통적인 제법을 고수하여, 풍미가 중후한 주네바를 채택하고 있다.
1689년 네덜란드의 윌리암 3세가 영국왕을 계승하면서 프랑스 산의 와인과 브랜디의 관세를 대폭 인상하자 가격이 저렴하고 향과 맛이 뛰어난 진이 영국인의 인기를 얻게 된 것이다. 특히 노동자들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술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값이 싸고 먹고 취하면 백만장자가 부럽지 않다는 뜻에서 로얄 포버티(Royal Poverty)라고 까지 불리울 정도였다.
진의 특성과 개성은?
진은 대맥의 맥아, 라이맥을 원료로 하여 증류한 술이며, 쥬니퍼(杜松, Juniper, 노간주 나무, 학명 Juniprus Communis)라는 관목의 열매, 즉 쥬니퍼 베리를 주원료로 한 향료식품을 첨가하여 만든 것이다.
오늘날에는 칵테일의 기주(基酒)로서 없어서는 안될 술이다. 기타 향료첨가물로는 코리엔더, 시나몬, 안젤리카, 카라웨이 등이 쓰여지고 있다.
진(Gin)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내포하고 있다.
- 진의 증류는 다른 술과 달리 정류(精溜)란 말을 쓰고 있다. 즉 두 번의 증류를 통하여 분술물이 완전히 제거된 증류주이다. - 산뜻하게 퍼지는 향기의 신선함과 음주시 청량감이 있다. - 다른 술이나 리큐류(Iiqueur) 또는 쥬스 등과 잘 조화를 이룬다. - 영국 진은 저장을 하지 않는다. - 특유한 방향(芳香)성의 무색투명한 증류주이다. - 착미(着味)한 주정이 40%나 되는 독한 알코올성의 증류주이다. - 드라이 진(Dry Gin)은 감미(甘味)가 없는 증류주이다. - 올드 톰 진(Old Tom Gin)은 영국산 진으로서 설탕시럽을 첨가시킨 약간 달콤한 맛의 진을 말한다.
진에는 3명의 은인이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말이다. 3명이란 네덜란드인과 영국인, 미국인을 말한다. 그 이유는 네덜란드인이 만들고, 영국인이 세련되게 하였으며, 미국인이 영광을 주었기 때문이다.
미국인은 칵테일 발명자로써 그 칵테일의 베이스(Cocktail Bast)로 첫째 지위를 차지한 것도 바로 진이다.
영국에도 칵테일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진에 토닉 워터를 가한 진토닉은 19세기경의 영국의 신사숙녀의 멋진 음료였다고 한다. 또한 20세기 최대 시인중의 한 사람인 T.S. 엘리어트의 '칵테일파티'라는 시극에는 진에 물을 한방울 썩으면 매우 순수한 칵테일이 나온다는 용어가 등장하고 있다.
진 베이스(Gin Base)의 고전적인 명작은 미국에서 유명한 마티니라고 단정할 수 있다. 마티니는 이탈리아의 버머스 메이커인 마티니사가 고안한 칵테일로서 최초의 마티니 비율은 진과 버머스를 1대 1로 그리고 버머스는 단맛의 아티리안으로 했다.
그것이 점차 드라이해져서 신맛의 후렌치 버머스를 사용하게 됐다. 진짜 버머스의 비율도 2대 1에서 15대 1까지, 심할 경우엔, 버머스 냄새가 살짝 날 정도인 것까지 생각하게 된다.
또한 최근에는 진의 온더락스(On the Rocks)에 소량의 버머스를 넣는 마티니 온 더 락스도 상당히 인기를 끌고 있다.
진이 칵테일 베이스에 좋다는 것은 진이 다른 재료와 잘 조화될 뿐만 아니라 그 재료 본래의 맛을 훌륭하게 살려주기 때문이다.
물론 좋은 드라이 진은 맑고 투명해야 하며 칵테일을 했을 때 진이 갖는 독특한 향을 끝까지 지속해야 한다. 또한 칵테일을 만들었을 때 향이 너무 역겹다거나, 반대로 얼음이 조금 녹으면 물맛으로 변한다거나, 진 고유의 쥬니퍼 향을 지속하지 못할 때는 좋지 못하다.
오늘날은 진을 베이스로 하는 칵테일의 종류만도 200여가지가 넘으며 그 중에서도 진 토닉, 싱가폴 슬링, 오렌지 블라섬 같은 것들은 칵테일의 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 진이 대량으로 소비되게 된 것은 80년대 중반으로 국산 진인 쥬니퍼 진과 두산에서 OEM 생산된 캐나다 씨그램사의 세계적 브랜드인 씨그램 진이 시장을 주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