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지방은 배롱나무가 공원뿐만 아니라 가로수로 심어질 정도로 흔합니다.
우리집 울타리 건너 논에 정원수 재배가 돈이 된다하여 배롱나무 묘목을 심어 십 몇년을 키웠어도 판로가 없어 백수건달같이 보입니다.
해마다 봄이면 꽃나무를 몇 주씩 들였지만 배롱나무를 심어볼 생각은 해본적이 없었는데 올 봄 자연애님이 실생 2년차 핑크벨로를 주셔서 그다지 큰 기대없이 화분에 심어두었습니다.
여기 저기서 배롱나무 꽃 핀다고 사진들이 올라오는데 내 것은 열심히 옆가지를 만들고 키를 쑥쑥 높이더니 여름이 끝나가는데 꽃망울을 터트렸습니다.
겨우 2년된 어린나무가 이렇게 꽃을 보여주다니 배롱나무가 새롭게 보여집니다.
옛 어른들 말씀에 사람은 내자식이 젤 잘나보이고 곡식은 남의밭 곡식이 여물어 보인다더니 내가 가꾸는 꽃은 사람과 격이 같은지 이웃밭 백수건달 같은 안팔리는 배롱나무와는 비교할 수 없이 예뻐 보입니다.
내년 봄에는 단감나무 한 주 쫒아내버리고 그 자리를 핑크벨로와 다이나마이트가 차지할것 같습니다.
첫댓글 매화꽃님의 식물 키움의 피드백은 최고십니다
또 멋진 후기를 기대하면서
내일 두리번 거려 봐야겠습니다
저내년 쫒김을 당할 단감나무 한 주에겐 미안하지만 ㅎㅎ
나눔한 분 기분좋아지는 글^^
나까지 기분좋아집니다.
매화꽃님 글 보믄서 울집 배롱이한테 겁나 미안함..이 풀밭 어딘가에 있읇껀디..
며칠 전 단감 출하 작업을 하면서 남편이 너무 재미없고 힘들다고 감나무를 더 베어내고 숲을 늘린다고 뭐 심을게 없냐길래 당당하게 배롱나무가 화분에서 꽃 핀걸 못보았냐고 물었지요.
대기중인 어린 나무가 얼마든지 있으니 풀관리나 잘하라고 했어요.
이 정도면 내조를 잘 하는것이지요?
매화꽃님의 글을 읽으면 저는 미소가 지어져요~^^
빵 터지는건 역시 개 무료로 드립니다~~ㅋㅋㅋㅋ
그건 부동의 1위.따라올자가 없어요.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사건도 이젠 추억으로 남았답니다.
한 달 전 우리 개가 약으로는 고칠 수 없는 자궁축농증으로 떠났거든요. 이제는 더 이상 개를 키울 생각이 없어 모두 치우고 나니 꽃밭이 넓어져 그 자리에 뭘 심을까 구상 중입니다.
12년을 자고 일어나 창문을 열면 개와 먼저 눈을 마주쳤는데 텅 빈 자리가 너무 허전하지만 세월을 이길 수는 없고 생로병사가 자연의 섭리이니 이젠 사진으로만 남은 농장 가족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