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경기도 구리시·남양주시가 맞닿은 자리에 위치한 별내신도시는 한때 부동산 시장에서 주목받던 핫플레이스지만 지난해 정부의 8·2 부동산 대책 여파로 한동안 주춤했다. 그러나 교통 여건이 점차 개선되는 데다 아파트 입주가 마무리되면서 상권까지 살아나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다. "강북의 판교"라 불리던 블루칩의 잠재력이 폭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이달 24일 기준 남양주 별내동 아파트 매매가격(3.3㎡당)은 지난해 말(1247만원) 대비 2.6%가량 상승한 1280만원으로 집계됐다. 8·2 대책 이후 올 1분기까지 평행선을 그렸지만 다시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 같은 회복세는 별내신도시의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히던 서울 접근성이 개선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2023년 완공 예정인 8호선 연장선 별내선은 암사역을 출발해 중앙선 구리역, 농수산물도매시장, 다산신도시와 별내역을 연결하게 된다. 강남까지 20분대에 이동할 수 있다. 지하철 4호선 연장선도 2020년 하반기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구간이 개통되면 당고개역에서 출발해 별내, 오남, 진접을 지난다. 별내에서 서울역까지 49분이면 도달할 수 있게 된다.
구리~포천 간 고속도로도 지난해 6월 개통되면서 서울 접근성을 높였다. 석계역에서 별내역까지 간선급행버스(BRT)도 운행되고 있다. 현재 예비타당성조사가 진행 중인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도 중·장기적으로 별내신도시에 교통 호재다. GTX B노선은 마석역에서 출발해 별내역을 지나 청량리역, 서울역, 용산역, 여의도역 등 서울 중심지를 횡으로 관통해 인천 송도까지 이어진다.
이러한 교통 호재에 힘입어 집값도 이미 상승세를 타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별내 아이파크2차, 별내 한화꿈에그린 등 전용면적 84㎡ 아파트는 최근 1년 새 평균 2000만원 이상 상승했다. 이처럼 부동산 시장이 되살아나면서 실수요자들과 투자자들도 별내신도시에 다시 눈길을 돌리고 있다. 특히 수요에 비해 공급량이 턱없이 부족한 상업시설 등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별내신도시는 탄탄한 배후수요를 자랑한다. 남양주, 구리, 포천, 노원 등 주변 지역 기업 수는 1만3000여 개에 이른다. 사노동과 퇴계원 일대에서 개발이 추진되고 있는 구리·남양주 테크노밸리는 일자리 1만3000여 개와 1조7000억원에 이르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진접읍 일대에 조성될 예정인 그린스마트밸리 역시 500개 기업이 입주하고 일자리 1만5000여 개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 남양주·구리 디지털시티도 조성될 예정이어서 별내지구로 인구가 유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7월 기준 별내신도시에는 2만6805가구가 입주를 마쳤으며 인구도 7만여 명에 이르고 있다. 주민등록 인구통계상 지난해 말 기준 별내동 주민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연령대는 30대(19.8%)다. 이는 전체 경기도 평균(15.4%)보다 높은 수치다. 0~14세 비중도 18.4%로 경기도 평균(15.1%)보다 높다. 반면 50대 이상 주민 비율은 경기도 평균에 못 미친다.
소비성향이 큰 30대와 유아·아동 비율이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은 셈이다. 인구 유입이 늘어나는데 그들 중 젊은 층 비율이 높다는 건 중·장기적으로 상권이 활성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하지만 지금까지 별내동 상권은 소규모 상가 위주로 구성돼 있어 유아·아동을 동반한 30대 가족 단위 소비자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대형 상업시설과 여가시설은 부족한 실정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별내신도시 주민 1인당 상가면적은 5.35㎡로 전국 평균 8.33㎡보다 낮다.
지난달 현대건설이 공급한 상업시설 "힐스 에비뉴 별내 스테이원"이 흥행에 성공한 것도 지역 내 상업시설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인지한 투자자가 많았기 때문이다. 당시 상업시설 63실에 대한 경쟁률은 평균 14대1에 달했다.
별내신도시 부동산 시장 관계자는 "인근 위례신도시, 미사강변도시, 다산신도시 등은 교통망 확충 계획이 늦어지면서 상권이 위축됐지만 별내신도시는 교통 호재가 예정된 데다 상가 공급이 수요를 따라오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상업시설에 대한 투자자 문의가 특히 많다"고 전했다.
[정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