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00시즌 도중 부임하여 레알 마드리드에게 00/01시즌에는 라리가 타이틀을, 다음해인 01/02시즌에는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선사했던 그였지만 02/03시즌 이후 팀의 대대적인 개편 바람에 휘말려 레알을 떠날 수밖에 없던 델보스케.
그가 터키의 명문클럽인 베식타시를 맡게 된 소식이 알려진 것은 6월초였다. 최근 그가 터키의 한 언론과 인터뷰 한 것을 옮겨본다.
Q: 레알 마드리드 얘기부터 꺼내볼까요. 왜냐하면 선수와 감독 생활 모두 그런 클럽에서 보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 아닙니까?
A: 저는 정말 행운아였던 것 같습니다. 레알 마드리드라는 클럽에서 선수와 감독으로 봉사할 수 있었으니까요. 레알 마드리드에서만 약 35년간 있었습니다. 약 16년간 지도자 생활을 했고 나머지는 선수 생활로 보냈죠.
Q: 레알 마드리드 감독시절, 라리가 우승도 차지하고 챔피언스리그 우승도 경험해보셨는데 만족하시나요? 아직도 과거의 영광을 생각해 보신적 있나요?
A: 사람은 언제나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의 그러한 성공은 저에게 사기를 더욱 북돋아주기는 합니다. 그러나 베식타시는 제가 지난 날에 이뤘던 성과를 보고 저를 영입하지 않았습니다. 베식타시는 미래를 보며 내가 과연 지금부터 이 팀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생각하며 저를 영입한 겁니다.
Q: 레알 마드리드에서 그렇게 좋은 성적을 거뒀던 이유는 도대체 뭡니까? 델보스케의 전술? 팀 철학? 세계적인 스타들이 모인 그 팀에서 그들을 지휘하는 것과 한데 묶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인 텐데요.
A: 제 경험상 저는 축구스타들에게 큰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선수가 세계적 스타이건 평범한 선수이건 간에 그들 모두가 클럽의 전통과 규칙을 따르며 열심히 뛰는 것이지요. 스타이건 아니건 클럽의 성공을 위해 언제나 준비가 되어있어야 합니다. 다행히 우리는 팀플레이라는 조직 안에서 지단, 피구, 라울과 같은 선수들의 창의성이 조합되었습니다. 선수들은 서로에 대해 관대했으며 최선을 다했다고 봅니다.
Q: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시켜줬는데도 팀과의 계약이 그냥 해지되었는데.. 그 소식을 듣고 어떤 감정을 느끼셨나요? 슬픔? 분노?
A: (약간의 웃음뒤) 저를 보낸것이 어쩌면 클럽의 현명한 선택이었는지도 모릅니다. 4년간 팀을 언제나 정상으로 이끈다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그러나 저는 언제나 구단주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잘못된 곳이 없으면 고칠 필요가 없다"라고 말이죠.
Q: 그러나 레알 마드리드는 당신을 보내고 나서 좋지 못한 시즌을 보냈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그런 일은 얼마든지 생길 수 있습니다. 제가 계속 부임하고 있었다 하더라도 그런 일은 있을 수 있거든요. 좋은 결과가 언제나 찾아오는 것은 아니죠.
Q: 하지만 라울은 당신 밑에 있을 때 25골이나 터뜨렸는데 저번 시즌은 고작 7골입니다.
A: 라울은 저의 도움으로 25골을 넣지 않았습니다. 그러한 결과는 선수 그 자신이 만들어내는 것이지요.
Q: 지금까지 너무 겸손하신 거 아닙니까?
A: 아닙니다.. 그렇게 말하시니 참 뭐라고 얘기해야 할지. 저는 제가 현재 소속되어 있지 않는 곳에 대해 뭐라 따로 코멘트를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한가지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레알 마드리드는 저를 포함한 여러 사람들을 지금까지 있게 해준 클럽입니다.
Q: 베식타시와 레알 마드리드를 비교해본다면요?
A: 공통점을 좀 찾아내었지요. 두 클럽은 정말 동일선상에서 놓고 보면 별 차이가 없어요. 클럽의 전통이라든지 등등. 두팀 모두 각 국가 내에서 존경받는 클럽이고 명승부도 많이 만들어내었지요. 저는 이 팀이 레알 마드리드 이상으로 승점을 올리고 성공을 거뒀으면 합니다.
Q: 현재 베식타시를 자신의 팀으로 만들기 위해 일을 빠르게 처리중입니까? 아니면 넉넉히 시간을 갖고 임하십니까? 왜냐하면 레알 마드리드 같은 클럽은 선수 한명 영입하는데 4000만 달러도 쓸 수 있지만 베식타시에서 그러한 돈은 선수단에 들어가는 돈과 맞먹거든요.
A: 축구는 언제나 쉽지가 않죠. 일단 모든 것은 빠르게 진행시키고 있습니다. 팀 전체를 파악하고 그들이 제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선 가장 먼저 터키가 어떤 곳인지를 알고 적응해 나가는 것이지요.
Q: 올시즌을 앞두고 베식타시에는 10명의 선수가 새로 들어왔을 뿐 아니라 터키리그에 일단 적응하려면 정말 쉽지가 않을텐데요.
A: 벌써 한주간 같이 일했는데도 팀에 대해 많이 알았습니다. 비디오 테이프을 보고 훈련을 같이하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물론 조금이나마 전력파악에 실수나 차이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일단 저는 팀과 선수들을 파악할 기회를 놓치지는 않았습니다. 아메드 하산이나 이브라힘 같은 선수는 나중에 합류할 때 더욱 알게 되겠죠. 다른 팀 전력분석은 1달안에 마칠 생각입니다.
Q: 이번의 선수영입은 주로 미드필드와 수비쪽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레프트 윙에 관한 적절한 대책이 없고 그동안 미드필드에서 핵심역할을 해주던 지운티가 떠났고 타이푸르도 부상을 당했습니다. 또한 판쿠에게도 현재 어떤 일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A: 당신 말이 맞습니다. 지운티와 타이푸르가 빠짐으로 인해 미드필드 라인에 큰 문제가 생겼습니다. 미드필드와 레프트윙 자리가 팀의 가장 취약한 부분이라는 당신의 지적은 정확합니다.
Q: 새로운 선수들을 앞으로 어떻게 써먹을 것이며 더 영입할 선수나 방출할 선수는 있나요?
A: 새로운 영입과 관련된 나의 요구는 명확합니다. 일단 자구 대신에 카그다스가 뛸 것이고 이브라힘 토로만은 젊고 재능있는 선수이기에 계속 지켜볼 것입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선수 개개인에 대해 말하는 것은 되도록이면 삼가할려고 합니다.
Q: 이밖에도 터키에서도 가장 중요한 선수인 하나인 세르겐 얄췬이 있습니다. 그가 과다체중이라는 소식과 함께 부상을 당했다는 소리도 있는데요?
A: 그가 약간 체중이 불었을 수도 있겠지만 좋은 감독이라면 창의력 있는 선수를 어떻게 써먹을지 압니다. 우리는 지금 터키뿐만 아니라 베식타시와 관련된 가장 중요한 선수를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에게 큰 문제가 없을 거라 믿습니다.
Q: 당신을 주로 선수들을 감싸는 편이라 알고 있는데요. 선수들의 감독이라고도 불리는데 만약 선수들에게 징계같은 처벌을 가할 생각도 있는가요? 좀 더 규칙을 따르라고 명령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A: 기술고문이나 단장이 자기 선수들에게 처벌을 한다는 일은 참으로 이해하기 힘들지만 그런 일들은 제가 관련할 사항이 아닙니다. 구단측에서 알아서 처리하는 문제죠.
Q: 터키에선 주로 기술고문이 단장들의 파워가 막강한데요..
A: 감독은 자기가 맡은 역할만 수행하면 됩니다. 정원사는 정원만 잘 가꾸면 되듯이 선수들도 자기가 맡은 역할에 충실하고 감독도 자신이 맡은 역할만 잘 수행한다면 무슨 일이 생기겠습니까?
Q: 과거 레알 마드리드에서 당신의 지휘를 받던 선수들 중, 베식타시로 오고 싶다는 선수가 있었나요?
A: 선수의 영입과 관련하여 저는 그냥 리스트만 만들어 구단에 제출합니다. 나머지는 구단측에서 처리하여 영입할 선수와 안할 선수를 결정하는 것이지요. 한마디로 저는 선수영입과 관련해 깊이 관여하지는 않습니다.
Q: 레알 마드리드로부터 데려오고 싶은 선수는 있습니까?
A: 있긴 합니다..
Q: 혹시 그 선수이름을 밝힐 수는 없습니까?
A: 이해를 못하시는군요. 저는 선수이름을 말해줄 수 없습니다. 저는 단지 구단에 리스트만 작성해 넘길 뿐이고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는 선수들도 리스트에 올라와있긴 합니다. 하지만 전적으로 선수영입 문제는 구단측에서 결정하는 겁니다.
Q: 그러면 혹시 샤레브나 밀로세비치, 뤼생 같은 선수가 당신의 리스트에 포함되어 있는지는 물어봐도 될까요?
A: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선수들도 여러 있습니다. 더이상 클럽을 생각해서라도 영입관련 얘기는 말할 수가 없네요.
Q; 제가 던진 질문 중에 답변이 명확하지 않은 것이 하나 있어서 그런데 다시 한번 묻겠습니다. 레알 마드리드와의 계약이 끝나버렸을때 도대체 어떤 느낌을 가지셨나요? 그리고 이후 스페인의 몇몇 클럽들로부터도 오퍼가 들어왔는데 정말 여기에 온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베식타시로 온 것은 도박이 아닙니까?
A: (웃음 뒤) 저는 베식타시로 잘 왔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할 수 있는 말은 그것밖에 없네요. 저는 이미 레알 마드리드를 빼고 스페인 내에 있는 그 어떤 팀의 지휘봉도 잡지 않을거라 얘기했습니다. 그팀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든 바르셀로나이든 말입니다.
Q: 당신이 레알 마드리드 팬이라서 그런겁니까?
A: 저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태어났습니다.
Q: 터키에서는 빅3클럽 (갈라타사라이, 페네르바흐체, 베식타시)간의 경쟁이 치열한데 2위만해도 비판의 목소리가 큽니다. 이런 것들을 이해하시는지?
A: 스페인하고 상황이 비슷하죠. 옳은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현실이니 받아들이고 적응해야 합니다. 일단 누가 해석을 해주더라도 신문은 계속 읽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언론의 힘은 막강하니까요. 저는 우승을 하더라도 단 한번의 패배도 가만히 용납치 않는 그런 클럽에서 왔습니다. 빅클럽의 상황이 어떠한지도 알고 있고 저는 이번 시즌 우리팀이 거둘 성적에 대한 책임도 저에게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첫댓글 뒷북같은데;;;